경불진 이피디의 경제공부방
5% 오른 최저임금 관련한 황당 사건은? 본문
오늘 아침 많은 분들이 이 이야기를 하실 것 같습니다. 어제 저녁 늦게 결정된 최저임금. 각자 위치에 따라 의견이 갈릴 것 같은데요. 애청자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오늘은 최저임금과 관련된 황당한 뉴스를 전해드릴까하는데요. 어떤 이야기일까요?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앞서 지난 8차례 심의를 거치며 노동계와 경영계가 조금씩 입장 차이를 줄여갔지만 끝내 간극을 좁히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공익위원들이 나서서 올해 최저임금인 9,160원보다 5%, 460원 높은 9,620원을 제시했습니다.
왜 9620원일까요?
https://www.podbbang.com/channels/9344/episodes/24386692?ucode=L-cYlmqQUB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7%와 물가상승률 4.5%를 더한 뒤 취업자증가율 2.2%를 빼서 5% 인상안을 내놓은 겁니다. 그런데 이 수식이 이해되시나요?
일단 추경호 부총리가 얼마전 “6월 또는 7∼8월에 6%대의 물가 상승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잖아요. 소비자들이 향후 1년 동안의 소비자물가의 방향을 전망하는 기대인플레이션이 지난 1월달에 2.6%에서 매달 오르기 시작해서 6월달에는 전달에 비해 0.6%포인트나 오르며 3.9%까지 올라갔습니다. 이는 2012년 4월(3.9%) 이후 10년2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 0.6% 포인트 상승 폭은 2008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가파른 것입니다. 따라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8년 수준(4.7%)을 넘어설 가능성도 큽니다.
게다가 정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4.7%로 높였습니다. 전기·가스요금, 대학등록금 등 공공요금도 죄다 오를 조짐이라 물가상승률은 이보다 더 높은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최저임금 산정할 때는 4.5%.
게다가 취업자증가율은 왜 뺀 것일까요? 따라서 ‘4~5% 인상’이라는 가이드라인을 갖고 애써 맞춘 수식이라는 의심이 든다는 거죠.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최저임금은 사실상 마이너스가 된 것입니다.
아무튼 이번 결정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5% 오른 시급 9,620원에 월환산액 201만580원이 됐습니다.
표결을 앞두고 노동자위원 중에 민주노총 소속 4명이 인상율이 너무 적다며 퇴장했습니다. 사용자위원 9명은 반대로 인상율이 너무 높다며 모두 퇴장했습니다. 다만 사용자위원의 경우 표결 선포 직후에 퇴장해 기권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사 양측 모두 불만이라는 거죠.
특히 대부분의 언론들은 이런 이야기를 쏟아냅니다.
동아일보···경총 “소상공인 영업익 줄어… 내년 최저임금 인상 어렵다”
중앙일보···“내년 최저임금 1만원 되면 일자리 최대 16만5000개 감소 가능성”
조선일보···소상공인연합회 “사업 접어야 할 판… 최저임금 인상, 동의 못 해”
매일경제···내년 최저임금 5% 오른 9620원…자영업자·中企 "차라리 폐업"
그런데 황당한 일이 있습니다. 중앙일보·JTBC 노사가 이미 지난 4월 기본연봉 6% 인상에 합의한 데 이어 동아일보도 지난 16일 2022년 4월부터 적용되는 임금을 전년 대비 4.7%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두 회사 모두 최근 10년 내 최대 폭의 임금 인상이라고 합니다. 특히 이들 회사는 평균 연봉이 6000만원이 넘기 때문에 4.7%, 6% 인상도 크죠. 최저임금 5% 인상과 비교해서는 안됩니다.
재미난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에 쌍심지를 켜고 있는 조선일보 노동조합은 지난 23일자 노보에 이런 기사를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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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동아 등 언론사들이 최근 10년 내 최대 폭의 임금 인상을 결정한 것은 최악의 물가 상승으로 인한 실질 임금 폭락을 보전해 주려는 측면도 크다”며 “임금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조합원들은 '그럼 월급쟁이들만 고스란히 물가 고통을 떠안으라는 것이냐'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행은 지난 21일 올해 물가 상승률이 4.7%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사실상 동아일보 임금 인상률도 뛰어넘는 것"이라며 "더욱이 국내 물가 집계에는 해외와 달리 주거 비용이 빠져 있어 체감 물가는 최소 6% 이상, IMF 이후 20여년 만에 최악이라는 것이 중론”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이게 뭔소리일까요? 물가상승률보다 높게 임금을 올려달라는 이야기잖아요. 연봉 2412만6960원 밖에 못받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일자리가 줄어들고 경제가 망한다고 난리치더니 자기들 임금은 왜 올려주지 않냐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특히 조선일보의 경우 지난 8일 사설에서 “지금의 임금 인상은 물가 상승으로 실질 임금이 하락하는 바람에 임금 상승 압박이 높아지고 이것이 다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임금 인플레이션' 악순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며 “대기업의 임금 인상은 추가 고용 여력을 줄인다”고 지적했는데요.
자기들은 대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임금을 올려도 추가 고용 여력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건가요?
국제유가폭등과 식료품난으로 전세계가 현재 고통받고 있습니다. 물가를 안정시키기 것과 동시에 경제적 약자의 생활을 지키기 위해 정부마다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제도 지적했듯이 우리 정부의 노력은 다른 나라들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약자를 보호하기 보다는 강자에게 혜택을 주는데 혈안이 되고 있습니다. 이를 견제해야할 언론들도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제 밥그릇만 챙기고 있고요.
고물가에 허덕이는 서민들을 위한 제대로 된 대책을 빨리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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