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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피디 픽]또 다시 대규모 투자한다는 재벌들, 일자리 정말 늘었나?

경불진 이피디 2022. 5. 2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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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대기업, 잇단 대규모 투자 발표신기업가 정신 선언

뉴시스 신기업가정신' 실천한다6대그룹서 청년일자리 18만개

 

어제부터 오늘 아침까지 포털 뉴스창을 뒤덮고 있는 기사들입니다. 바이든 대통령 방한 때 대기업들이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죠, 삼성과 현대 등 대기업들이 이번에는 국내 투자 계획도 잇따라 내놨다는 거죠.

 

언론들이 전한 소식을 보면 삼성은 향후 5년간 반도체와 바이오, 신성장 IT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450조 원을 투자합니다. 이 가운데 80%는 연구개발과 시설 투자 등을 통해 국내에 투자할 예정입니다. 또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해 5년간 8만 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습니다.

 

지난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평택공장 방문 나흘 만에 나온 대규모 투자 발표로, 한미 '반도체 동맹' 강화와 현 정부의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에 적극 부응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는 군요.

 

역시 바이든 대통령 방한 때 105억 달러, 13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내놨던 현대차 그룹도 오는 2025년까지 국내에 63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국내 투자 분야와 규모는 전기차·수소 전기차 등 전동화와 친환경 사업에 162천억 원, 로보틱스 등 신기술·신사업에 89천억 원. 내연기관차 등 기존 사업의 상품성과 서비스 품질 향상에 38조 원 등입니다. 현대차 그룹 측은 집중적인 국내 투자를 통해 한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화그룹도 앞으로 5년간 에너지, 탄소중립, 방산·우주항공 등 미래 산업 분야에 국내 20조 원 등 모두 376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5년간 2만 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입니다.

 

롯데그룹은 건강과 모빌리티, 유통과 관광, 화학 등에 앞으로 5년간 37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한상공회의소는 어제 24일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76개 국내 대표 기업들이 참여하는 '신 기업가정신' 선포식을 열었습니다. 선포식에서 최태원 회장은 디지털 전환과 기후변화, 인구절벽 등 새로운 위기와 과제 해결을 위해 기업도 새로운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경제계의 동참을 주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언론들은 우리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와 함께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단 의지를 나타냈다고 극찬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칭찬을 받아야 할 일이죠. 이렇게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하루 새 잇따라 공개한 건 이례적인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벌들이 내세운 '신 기업가 정신'의 배경이 뭘까요?

https://www.podbbang.com/channels/9344/episodes/24355669?ucode=L-VnqkdqZB

 

[이피디 픽]또 다시 대규모 투자한다는 재벌들, 일자리 정말 늘었나?

많은 언론들이 국내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청년일자리 18만개나 만든다고 보도하는데···. 과거 정부에서의 일자리 약속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의 임직원수 변화는? ◆1+1의 뜻은

www.podbbang.com

 

이날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연설에 답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맨날 갑질한다, 너희는 불통이다…. 국민들은 지금 '기업들이 변해라'라고 하는데 기업은 '라떼(나 때는)'만 계속 얘기하고 그렇게 되면 꼰대(잔소리꾼)로 낙인찍히겠죠.”

 

편법 승계와 갑질 논란 등 대기업에 대한 따가운 시선 속에 달라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지 않으면 안된다는 극박함 때문이라고 보입니다. 한껏 나빠진 대기업의 기존 이미지를 바꿔보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는 거죠.

 

그런데 편법 승계와 갑질 논란의 근본 원인은 나둔 채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나 사회적 책임 선언 등을 한다고 이미지가 바뀔 수 있을까요? 횡령 등 엄연한 법을 어겨놓고선 기업하기 힘드니 사면해달라고 언론을 이용하는 구태를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미지 쇄신이 가능할까요?

 

게다가 발표 시점도 의심이 갑니다.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등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 재벌들은 앞다퉈 신규채용 발표와 투자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고 얼마되지 않은 201775일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 반도체 라인을 본격 가동하고, 2021년까지 기존 투자 금액 156000억 원을 포함해 30조원을 투자해 증설한다고 약속했습니다. LG전자도 20173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일자리 창출의 기반을 조성한다고 약속했고요. 국내를 대표하는 전자기업들이 공장 증설 등 투자에 나서며 90만개의 일자리 창출할 것이라고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이 계획대로라면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임직원수가 크게 늘어야 정상이겠죠.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살펴봤습니다. 2017년 임직원수는 308745명입니다. 그러면 가장 최근인 2021년 임직원 수는 얼마일까요? 계획대로라면 퇴직자 등을 감안하더라도 적어도 40만명은 넘어야 하겠죠. 그런데 지난해 임직원수는 267937명에 불과합니다. 대규모 투자로 일자리를 늘린다고 했는데 5년 만에 오히려 4만명 넘게 줄었습니다.

 

LG전자는 어떨까요? LG전자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임직원이 73773명이었습니다. 그런데 2021년에는 늘긴했네요. 2000여명 늘어난 75890명입니다. 90만개 일자리 창출이라더니 실망이 크죠.

 

살펴보는 김에 현대자동차도 볼까요? 2017년 임직원 수는 122217명입니다. 그런데 2021년에는 121403. 5년만에 800명 넘게 줄었죠.

 

따라서 경불진에서 늘 강조했듯이 계획은 계획일뿐 진짜 일자리를 늘렸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엄청난 채용 계획을 언론에 발표하면 폼은 잡지만 실상 일자리는 거의 늘어나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까요?

 

게다가 이런 의심도 드는 군요.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권 초기에 재계가 일종의 주고받는 카드로 사용을 하는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이게 뭔소리일까요? 일자리 늘릴테니 재벌 규제 풀어주고 총수들 사면해달라는 것입니다.

 

물가는 오르고 경제성장률은 떨어지는 세계적 악재 속에서 이런 꼼수가 의심되는 재벌들의 대규모 투자가 과연 성과를 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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