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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스파이크’ 위기에 맞설 대책이 구두밑창?

경불진 이피디 2022. 5. 1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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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제공 고려증권

애청자 여러분들은 배구 좋아하시나요?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배구를 좋아했는데요. 당시 유명한 배구팀이 있었죠. 고려증권, 추억의 이름. 멋진 선수들이 팡팡 치는 스파이크는 정말 속이 시원했죠. 야구의 홈런만큼이나 짜릿하고요.

 

갑자기 배구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있습니다. 최근 경제학계에는 슈퍼 스파이크란 용어가 회자된다고 합니다. 스파이크에 슈퍼가 붙었으니 장윤창 선수나 김연경 선수급의 스파이크를 뜻하는 것일까요?

 

슈퍼 스파이크는 이름처럼 강력한 스파이크입니다. 그런데 뭐가 강력한지가 중요하겠죠. 모든 물가가 한꺼번에, 특히 짧은 기간에 오르는 것을 뜻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바로 짧은 기간이란데 있습니다.

 

과거에도 20년 이상의 장기적인 가격상승을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후 세계 각국의 경제발전을 하면서 물가도 서서히 올랐거든요. 이를 경제학계에서는 슈퍼 사이클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물가 상승은 슈퍼 사이클과는 거리가 멀다는 거죠. 짧은 기간에 빠르게 물가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세계 경제가 강한 스파이크를 맞은 것 같다는 의미에서 슈퍼 스파이크라고 합니다.

 

근거가 있습니다. 현재 물가 상승을 촉발한 원자재 가격이 언제부터 오르기 시작했을까요? 얼마되지 않았더라고요. 20204월 원자재 지수(CRB index)가 저점을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더 가팔라졌고요. 이 때문에 올해는 물론 2023~2024년까지도 식료품 원자재 가격만큼은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요인들이 상당히 많은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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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피디 픽]‘슈퍼 스파이크’ 위기에 맞설 대책이 구두밑창?

‘슈퍼 스파이크’란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물가상승세가 심상치 않은데···. 경유가격이 휘발유가격을 추월하고 미국 물가상승률은 또다시 8%를 훌쩍 넘었다고···. 이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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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스파이크의 파장은 우려했던 것보다 큽니다. 국내 경유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휘발유 가격을 추월하는 현상까지 벌어졌습니다.

제가 처음 경유차를 샀던 2005년만해도 경유가격은 600원대로 휘발유 가격의 3분의2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경유가격은 그야말로 깜놀할 수준이죠. 전국 평균 경유값이 1,946원입니다. 특히 1,945대인 휘발유값을 넘어섰습니다. 이런 가격 역전 현상은 지난 2008년 이후 14년 만입니다.

 

기억나시는 분들 계실텐데요. 2008529일부터 618일까지 약 3주간 경유가격 역전현상이 나타난 바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경유 수요가 급증하며 국제 시장의 경유 가격이 휘발유보다 더 크게 뛴 영향이 컸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유럽 전체가 사용하는 경유의 60%는 러시아에서 수입되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수입이 중단되면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경유 가격도 크게 올랐습니다. 정부가 유류세를 30% 낮췄지만, 상대적으로 유류세 비중이 낮은 경유의 경우 가격 인하 효과가 미미했습니다. 게다가 국제 석유 시장에서도 경유가 휘발유보다 조금 더 비싸거나 비슷한 수준입니다. 국내에선 유류세가 휘발유보다 낮아 가격이 더 낮게 형성돼 있어 경유가격이 쌌으나 유류세 인하로 이 차이마저 없어진 셈이죠.

 

문제는 이런 유가 상승이 다른 물가를 더 자극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나마 안정세를 보이던 수산물 가격까지 들썩이고 있죠. 그래서 정부가 급히 비축분 천 8백톤을 시장에 풀어야 할 정도입니다. 비축 수산물은 '물가안정용'이라 표기 돼 별도 매대에서 판매되는데요, 가격이 비싸 부담됐던 이 울릉도 마른 오징어도 이번에 처음 공급됐습니다. 특히 수입 수산물이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영향으로 많이 뛰었는데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연어는 1년 전보다 배 가까이, 명태도 50%가까이 올랐습니다.

 

수산물 뿐만 아니라 곡물값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밀과 옥수수 수입 단가는 40% 넘게 뛰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46%정도. 정권마다 식량 자급률을 높이겠다며 목표치를 제시해왔지만 실제 자급률은 계속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결국 국제 식량 가격 상승이나 식량 무기화 등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사정은 우리만의 일은 아니긴 합니다. 최근 기준금리를 빅스텝한 미국의 물가 상승세도 멈추질 않고 있습니다. 미국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3% 급등했다고 밝혔습니다. 41년 만의 최고치였던 3월의 8.5%보다는 상승 속도가 다소 줄었지만, 월가의 전망치 8.1%보다는 높았습니다. 특히 에너지 가격이 한 해 전보다 30.3%나 높았는데, 가솔린값이 무려 43% 넘게 급등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인 3월보다는 지난달 에너지 물가 오름세가 다소 꺾였지만 이달 들어 미국 휘발유 가격이 다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해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식품 물가도 1년 사이 9.4%나 올랐고, 자동차 생산도 차질을 빚으며 신차는 13%, 중고차도 22% 넘게 올랐습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도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6.2%를 기록했습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강하다는 우려에 미국 국채금리는 다시 오름세를 보였고, 주가지수 선물은 하락했습니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 결과에 미국 언론들은 여전히 물가가 높은 수준이어서 연방준비제도가 고강도 긴축이라는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그대로 밀고 나갈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뒤 최소 두 차례 더 같은 수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이젠 빅스텝으로 부족하다, 자이언트 스텝을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는 26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의 고민이 심각해질 것 같습니다.

 

물가가 제일 문제다. 국민들의 허리가 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11일 첫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했다는 말입니다.

 

물가 안정 등 민생 안정을 최우선으로 챙기면서 거시경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또한 실물경제와 금융·외환시장 등 경제 상황 전반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선제 대응 조치를 마련해 한 치의 빈틈도 없이 관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이 좀 의문스럽습니다.

 

구두 밑창이 닳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는 군요.

이 방 저 방 다니며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끊임없이, 그야말로 정말 구두 밑창이 닳아야 한다. 그래야 일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주먹구구식 경제를 망쳤다며 과학적인 계획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었는데 윤석열 정부의 과학적인 대책은 구두밑창인가요? 사무실에서 이방저방 돌아다닌다고 구두밑창이 과연 닳을 수 있을까요? 지금의 물가 상승은 국내적요인이라고 보다는 해외 요인이 대부분인데 외국 전문가를 만나라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그냥 열심히 돌아다니는 것이 과학적인 대책인지 묻고 싶습니다.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시대답게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스마트한 해결책은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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