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불진 이피디의 경제공부방
[이피디픽]영국·이탈리아보다 부자인 대한민국···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본문
우리나라가 3050클럽에 가입할 만큼 잘사는 나라라는 사실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구매력 기준 소득은 어느 수준일까요? 구매력 기준은 환율과 물가 등을 고려한 것입니다.
아무래도 3050클럽에 가장 늦게 가입했으니 꼴찌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재미난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평균 소득은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 3만3천유로(약 3843만원)이라고 합니다. 이는 일본 (3만500유로)은 물론 영국(3만2700유로)·이탈리아(2만9100유로)보다는 높습니다. 프랑스(3만6300유로)·독일(3만9900유로)보다는 낮지만 유사한 수준입니다, 참고로 3050클럽 중 1위는 미국 5만4300유로입니다.
전세계에서 인구 5000만명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인 단 7개 밖에 없는 3050에서도 우리나라는 미국·독일·프랑스 다음인 4위인 셈입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이렇게 잘 산다니 놀랍죠. 그런데 놀랍기보다는 믿기지 않죠. 주변을 보면 그렇게 잘사는 것 같지 않은데··· 다들 힘들어 죽겠다고 하는데···. 혹시 통계가 잘못된 것 아니냐. 도대체 어디서 만든 보고서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출처가 의미 있습니다. 바로 세계 불평등 연구소. 이 연구소는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세계 불평등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습니다.
세계불평등 연구소는 21세기 자본으로 유명한 토마 피케티 등이 소속된 연구단체입니다. 세계 각국의 빈부격차가 얼마나 심해지고 있는지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이죠. 극심한 양극화로 자본주의가 붕괴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입니다.
그럼 보고서로 다시 돌아가서 보고서는 총 236페이지로 구성돼 있더군요. 엄청난 양이죠. 다행히도 우리나라를 비롯해 약 20개 국에 대한 사항을 따로 정리돼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항만 읽어봤는데요.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잘사는 나라죠. 그런데 심각한 점이 있다고 합니다. 2021년 기준으로 한국의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46.5%를 벌었고 1인당 소득은 15만 3천200유로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소득 하위 50%는 전체 소득의 16%를 벌었고 1인당 평균은 만 600유로에 그칩니다. 결국 두 집단의 1인당 소득 격차는 14배를 넘었습니다.
특히 1990년대 이후 국가 전체 소득에서 상위 10%가 차지하는 비중은 10%포인트 늘어났고 하위 50%가 차지하는 비중은 5%포인트 줄어 들습니다. 불평등이 더 심해진 것으로 볼 수 있죠.
서유럽 국가들의 소득 격차는 프랑스가 7배, 영국이 9배, 독일은 10배로 한국보다 작았습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어떨까요? 소득 격차는 프랑스가 7배로 한국의 절반 수준이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8배, 영국이 9배, 독일은 10배로 한국보다 격차가 작습니다.
더 큰 문제는 자산, 즉 부의 불평등입니다. 금융자산과 주택 등 비금융자산을 합한 부의 격차는 얼마나 될까요? 금수저, 흙수저 이야기가 여기서 나오잖아요.
실제로 상위 10%가 전체의 58.5%를 차지해 1인 평균 105만 1천300유로인 반면 하위 50%는 전체의 5.6%를 차지하는 데 그쳐 1인 평균 2만 200유로로 조사됐습니다. 1인당 평균 부의 상, 하위 간 격차는 52배가 벌어졌죠. 이는 14배인 소득 격차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성별 불평등 문제도 심각해 보입니다. 양성이 평등한 나라에서는 여성 근로소득이 전체 근로소득의 50%를 차지해야 겠죠. 그러나 한국 전체 근로소득에서 여성의 점유율은 1990년 27.3%, 2000년 29.2%, 2010년 30.9%, 2020년 32.4%로 늘어나는 추세이긴 하나 이상적인 평등인 절반에는 한참 못 미칩니다. 물론 일본(28%), 인도(18%)보다는 한국 여성이 국가 근로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서유럽(38%)이나 동유럽(41%)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습니다.
이처럼 우리사회에서 불평등이 심화된 이유는 뭘까요? 보고서는 한국 경제가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지 않은 채 규제를 완화하고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불평등이 심화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래도 자본주의 기본은 경쟁인데 어느 정도 불평등한 것이 발전하는데 도움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세계불평등연구소 공동책임자인 뤼카 샨셀르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오히려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친칩니다. 소수의 상위층에만 부가 집중되면 사회 구성원 대부분의 소비력이 약해지고 내수 경제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이지요. 부가 고르게 분배돼야 경제적으로 안정적이고 성장에도 좋습니다.
양극화는 사회적으로도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옵니다. 불평등이 심한 나라일수록 범죄율·투옥률이 높고 사회 구성원 간 신뢰도가 낮습니다. 나라가 불안정하다는 뜻이지요. 정신질환을 포함한 각종 질병을 앓는 사람이 더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권력이 한쪽에만 집중된다는 점 또한 문제입니다. 상류층은 정치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펼치도록 유도합니다. 이로 인해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지지요. 격차가 벌어질수록 일반 국민은 분노하고 사회는 분열됩니다.“
현재 대한민국을 설명한 것 같지 않나요? 그럼 이런 불평등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경제가 성장하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는 주장은 틀렸습니다. 옥스팜 보고서에 따르면 억만장자의 재산은 일반인의 임금에 비해 6배 더 빨리 불어나기 때문이죠. 따라서 국내총생산(GDP)을 늘리는 데만 매달리는 건 해결책이 아닙니다.
노동자에게 임금을 충분히 지급하고 모두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은 불평등과 가난을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하위계층의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면 경기 부양에도 도움이 됩니다. 물론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에는 부담이 될 수 있겠지요. 이들이 최저임금을 올리는 데 동참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줘야 합니다.
요즘 전세계가 논의 중인 기본소득도 유용합니다.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양극화 해소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정책과 제도 없이 자연스럽게 빈부격차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습니다.”
기업인들이 힘들어 한다며 주 52시간제 폐지하고 최저임금도 없애자고 하는 국힘당의 윤석열.
영국·이탈리아보다 부자이지만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이 현실에 대해서는 어떻게 이야기할지 궁금하네요.
아예 체감할 생각도 못하게 만들려고 최저임금보다 못한 월급만 받고 주 120시간 일하자고 하는 것 아닐까요?
https://www.podbbang.com/channels/9344/episodes/24226682?ucode=L-lXFfav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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