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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뒷이야기

환율의 골디락스

경불진 이피디 2021. 4. 1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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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보고서가 하나 있습니다. KB증권에서 지난 4일 발표한 환율의 골디락스라는 보고서인데요. 골디락스는 다들 알고 계시죠? 예전에도 여러번 설명드렸었는데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최적의 경제상태를 뜻하는 용어인데요.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환율 하락, 원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개속 늘어나고 주식시장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특히 환율 하락기에는 수출보다는 내수가 각광을 받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내수주보다는 오히려 수출주(반도체, IT, 자동차 등)의 주가가 더 양호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하 연구원은 핵심은 실질실효환율 대 원달러 환율 중 뭐가 더 많이 변동했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실질실효환율이 뭘까요?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상대국 화폐에 비해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갖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환율을 말합니다. 해당 국가의 국민들의 소비수준을 정확히 알려면 1인당 GDP보다는 구매력기준 1인당 GDP를 따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좀 더 설명해보면 앞서 언급했던 원/달러 환율은 단순하게 달러에 대한 환율, 그것도 명목환율일 뿐입니다. 해당 환율이 해당국가 소비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정확히 알려면 물가를 감안해야 합니다.

 

또 중요한 것이 있죠. 우리나라가 수출하는 국가는 미국만 아니죠. 미국 수출 비중은 23%내외인 중국보다도 훨씬 작은 13% 내외입니다. 유럽, 일본 등도 만만치 않습니다. 따라서 원달러 못지않게 원/위안, /유로, /엔 환율도 중요하죠. 이 때문에 이를 종합하는 환율이 필요한 것입니다. 즉 각국별로 수출 비중을 감안해서 가중치를 주고 환율을 계산하면 명목 실효환율이 나옵니다. 이를 앞서 언급한 물가 변수를 추가하면 실질 실효환율이 나오는 것이죠.

 

이렇게 계산한 실질실효환율이 명목환율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점은 더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죠.

 

하 연구원도 원달러 환율의 변화보다는 실질실효환율의 변화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입니다. 하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실질실효환율 상승률이 원달러 환율 하락률보다 큰 시기에는 우리 경제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과거 4번 차례 이런 시기가 있었는데 이 때 모두 우리 경제가 크게 나빠졌고 코스피지수도 하락했다는 것이죠. 특히 1998년의 경우에도 수출경기가 급격히 나빠져 코스피지수가 40%나 빠졌다가 회복됐다고 합니다.

 

반면에 지금처럼 원달러 환율 하락률이 실질실효환율 상승률보다 큰 시기는 환율의 골디락스라고 설명했습니다. 과거 3차례 비슷한 시기를 분석해 보면 원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수출 증가율은 점차 개선됐고,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됐다고 합니다. 또 수출주가 부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달리, 수익률 상위 업종에는 주로 수출 업종이 포함됐죠. 따라서 코스피도 전반적으로 완만하게 상승했다는 군요.

 

실제로 달러/원 기준 환율이 2020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던 20163(1,182)부터 20183(1,070)까지 달러/원 하락시기와 20184(1,068)에서 20198(1,210)까지 상승했던 시기를 비교하면 수출 증가율은 환율이 하락했던 앞선 시기에는 18.6%나 증가했는데 환율이 상승했던 뒷시기에는 오히려 수출이 9.5%나 감소했습니다. 이는 바로 실질실효환율의 차이 때문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하 연구원은 한국 전체 수출에 대한 영향은 달러/원뿐 아니라 유로/, 위안/원 등을 종합한 실효환율이 중요하다면서 달러를 제외하면 주요국 통화들이 대부분 강세를 기록했으며, 한국 실효환율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위안의 강세폭이 원화보다 크기 때문에 실질실효환율 상승률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내년에도 이 기조가 지속되면 우리 수출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군요.

 

게다가 우리 주요 수출 품목의 변화도 살펴봐야 합니다. 반도체와 자동차, IT제품이나 2차 전지 같은 고품질 기술 집약 제품들이 주력이죠. 과거처럼 가격으로 승부하는 단계는 지난 만큼, 환율 때문에 수출가격이 다소 올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보수언론들과 야당이 아무리 갱판을 치려고 해도 내년도 우리 경제는 별다른 변수가 더 생기지 않는다면 맑음이라고 할 수 있겠죠.

 

기왕 환율이야기 했으니 재미난 것 하나 알아보죠.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낮은 화폐와 높은 화폐는 뭘까요?

 

지난 4일 기준 EXCHANGE-RATES.ORG에서 전세계 127개국의 환율을 비교해 봤습니다. 가장 낮은 순위.

1위는 베네수엘라입니다. 경제가 폭망했기 때문인데요. 1달러가 무려 1056275.2041 볼리바르. 엄청나죠.

 

2위는 놀랍게도 이란입니다. 1달러가 무려 42116.6499 리라.

 

3위는 베트남. 23224.1722

 

4위는 인도네시아 14092.7581 루피아

 

5위는 우즈베키스탄 1469.2773

 

6위 기니(9928.7111 기나아 프랑) 7위 라오스(9311.2866 ), 8위 파라과이(7057.2704 과라니), 9위 캄보디아아(4066.2723 리엘), 10위 우간다(3694.8109 실링)

 

그럼 화폐가치 1위는 어디일까요?

 

놀랍게도 1위 쿠웨이트입니다. 1달러가 0.3043 디나르죠.

2위는 바레인, 0.3772 디나르.

3위는 오만, 0.385 리알

4위는 요르단, 0.7088 디나르

5위는 영국, 0.7442 파운드

6EU 0.8251 유로

7위 케이먼제도 0.8333 케이먼 달러

8위 스위스 0.8919 스위스 프랑

9위 바하마, 버뮤다, 파나마가 동률 1 바하마 달러, 버뮤다 달러, 발보아입니다.

 

그러면 궁금한 것이 있죠? 우리나라는 어느 수준일까요?

 

생각보다 낮군요. 110위입니다. 1달러에 1083원이죠.

 

그럼 중국은? 42. 1달러에 6.535원이죠.

 

일본은? 87, 104.1878엔이고요.

 

우리나라의 화폐가치가 생각보다 낮죠. 경제규모는 세계 GDP순위 10, 3050클럽에 가입할 만큼 커졌는데 아직도 유아기 시절의 옷을 입는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화폐개혁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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