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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키시 스킵’일까? ‘유턴’일까? 잭슨홀 미팅에 달렸다!!! 본문
‘호키시 스킵’일까? ‘유턴’일까?
오늘 새벽 기준금리 결정이 결국 언론과 시장의 기대대로 진행됐습니다. 매파적 통화정책을 한차례 쉬는. 즉 금리인상을 한차례 멈춘 것이죠. 그런데 이번 한차례로 그치는 것일까요? 아예 도비시(비둘기)가 득세해 금리인하까지 유턴하는 것은 아닐까요? 앞으로 어떤 이슈를 중요하게 봐야할까요?
다들 확인하셨다시피 15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10회 연속 이어졌던 기준금리 인상을 멈췄습니다. 그래서 기준 금리를 5.00~5.25%로 유지됐습니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끌어올렸던 것은 지난해 3월. 특히 지난해 6월, 7월, 9월, 11월에는 4차례 연속 파격적인 자이언트 스텝을 밟는 등 약 15개월간 0,25%였던 기준금리를 무려 5%포인트나 끌어올렸는데요. 그야말로 아우토반급 속도였죠. 덕분에 미국의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동결. 잠시 기름을 넣기 위해 주유소에 들린 것일까요? 아니면 아예 유턴을 하기 위한 것일까요? 이를 점쳐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이번에 금리를 동결한 이유부터 따져와야겠죠.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이유는 역시 어제 저녁 발표된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2년 2개월 만에 최소폭인 4.0% 상승에 그쳤죠. 4월이 4.9%였으니까 0.9%포인트 떨어졌습니다. 특히 전월 대비해서는 겨우 0.1% 상승에 그쳤죠. ‘이 정도 수치면 정말 물가가 잡혔구나’라는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요 며칠 언론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거의 확정적이라는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어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가 선물시장 참가자들에게 물어본 결과 무려 94.2%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했다는 거죠. 특히 이 수치는 전날의 79%에서 대폭 오른 것입니다.
즉 CPI도 그렇고 페드워치 전망도 그렇고 죄다 금리동결을 전망하니 연준이 이를 무시하긴 힘들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었죠. 여기까지는 아마 많은 언론들도 지목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더. 미 대선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죠. 2024년11월5일 예정이지만 내년 2월로 예정된 아이오아 코커스가 실질적인 시작이잖아요. 이제 7개월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셈입니다. 그런데 현재 여론이 바이든에게 그렇게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진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거든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경제입니다. 연준이 물가를 잡겠다며 기준금리를 급하게 끌어올렸지만 아직 역부족인 상태잖아요. 그런데 이런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바이든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 국민들이 많다고 합니다.
미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금리를 적시에 올리지 못한 연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너지 비용 상승) 등도 물가를 끌어올린 요인 중 하나지만, 인플레이션에 불을 붙인 사람은 바이든이었다”며 “유권자들은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악화시켰다고 본다. 이들은 내년 재선의 유력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제를 더 잘 다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연준과 바이든은 금리 인상을 주저할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 CPI가 4%로 낮아졌는데도 금리를 인상한다면 인플레이션이 보기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으니까요. 물가 잡는다고 금리만 올려놓고 경기침체를 불러일으킨다는 비난이 쏟아질테고요.
따라서 연준과 바이든은 물가가 잡히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것입니다. 물가가 잡혔으니 금리인상도 멈추지 않았느냐고 미국 국민들을 설득하려 나선다는 거죠.
그런데 여기에는 큰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번 호키스 스킵이 자칫 물가를 또다시 자극할 가능성도 매우 커 보이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그 이유가 뭘까요?
일단 CPI가 4%로 크게 낮아졌지만 식품과 에너지 같은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이 5.3%로 아직 높다는 사실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2021년 11월 이후 최저이긴 하지만 연준 목표치에는 한참 못미치죠.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이번에 4%로 낮아진 미CPI는 전년 대비 수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꼭 같이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전년 CPI가 얼마였는지. 아무래도 전년 CPI가 낮았다면 기조효과로 올 CPI는 더 올라갈 수 있고 반대로 전년CPI가 높았다면 올CPI는 낮아질 가능성이 크죠.
그럼 지난해 5월CPI는 얼마였을까요? 무려 8.6%였습니다. 이게 얼마나 높은 수치인가하면 2021년 1월만해도 미CPI는 1.4%였습니다. 그러다 코로나가 확산되면 스멀스멀 올라가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3월 8.6%까지 뛰었는데요. 이후 6월에는 9.1%까지 치솟았고요. 이러자 연준이 급하게 기준금리를 올렸던 것이죠. 문제는 지난해 5월 8.6%로 엄청나게 높았기 때문에 올 5월 CPI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즉 지난해 수치를 감안하면 4%로 안심할 수 있는 단계가 결코 아니라는 거죠.
이 때문일까요? 호키스 스킵을 했지만 파월 연준 의장은 “거의 모든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위원들이 올해 중 추가 금리인상이 적절할 것 같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잠시 주유소에 들린 것이지 유턴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죠.
실제로 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도 파월의 발언을 뒷받침하더라고요. 점도표에 찍힌 올해 말 금리 예상치(중간값)는 5.6%. 이는 3월 전망치(5.1%)보다 높습니다. 특히 18명의 위원 중 9명이 올해 말 금리를 5.5~5.75%로, 2명이 5.75%~6.00%로 내다봤습니다. 6.00~6.25%를 꼽은 위원도 1명이 있었고요. 이는 베이비스텝 기준으로는 올 하반기에 두 번 정도의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럼 미 연준이 바로 다음달, 즉 7월 27일에 기준금리를 올릴까요? 앞서 설명드렸듯이 근원CPI가 여전히 높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불씨는 여전하거든요. 특히 미국인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주거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 CPI가 낮아지는데 큰 공을 한 국제 유가도 아직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거든요. 우크라이나 전황과 사우디 감산 등에 따라 다시 요동칠 가능성도 있죠. 이 때문에 연준 내에서 매파적 발언이 쏟아지고 있죠.
하지만 주변 여건이 매파성을 드러내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앞서 설명드린대로 대선이란는 큰 이슈가 있거든요. 자칫 트럼프라는 똘아이가 다시 미국 대통령이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연준 의원들의 마음 바뀔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5월처럼 전년도 6월 CPI도 유리하지 않죠. 왜냐면 지난해 6월 CPI는 무려 9.1% 였거든요. 따라서 FOMC 직전에 발표될 올 6월 CPI는 4% 이하로 낮아질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이런 수치를 두고 다시 금리 인상을 주장하기는 힘들어 보인다는 거죠. 그래서 현재로써는 7월까지도 호키스 스킵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인플레이션 불씨는 여전하죠. 국제 유가도 어디로 튈지 모르고요. 따라서 앞으로의 중요한 이슈는 8월 잭슨홀 미팅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미 연준은 휴가철은 8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대신 미국 중서부 와이오밍주에 있는 휴양지 잭슨홀에서 미팅을 갖죠.
그런데 다들 기억나실 것입니다. 비둘기였는 줄 알았던 파월이 매파적 성향을 확연하게 드러냈던 장소가 바로 지난해 잭슨홀 미팅이었거든요.
물가를 무조건 잡겠다며 느닷없이 투사로 변신해 6월 자이언트 스텝을 두차례 더 반복했고 덩달아 시중 금리도 급격하게 올랐었죠. 이 때 킹달러라는 달러가 초강세가 됐고요. 따라서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에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데요.
특히 걱정스러운 점은 9.1%까지 올랐던 미국 CPI가 7월부터는 낮아지기 시작했거든요. 다음번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지난해 8월 CPI는 8.3%입니다. 이후로도 계속 낮아져 12월에는 6.6%. 따라서 상대적으로 올해 8월 CPI부터는 더 올라갈 수도 있다는 거죠. 이런 상대적인 수치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는 사우디는 물론 중국을 달래는 행보를 강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물가 상승을 어떻게든 낮추고 경제성장률이 올라가야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거든요.
실제로 연준은 오늘 새벽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3월만해도 0.4%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를 0.6%포인트나 끌어올린 것이죠. 반면 실업률은 4.5%에서 4.1%로 낮춰잡았고요. 경제살리기에 올인한다는 의지인 것 같습니다.
그럼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죠. 우리나라는 지난 2월부터 진작 기준금리를 동결했잖아요. 그래서 한미간 금리차는 무려 1.75% 포인트.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앞서 살펴본대로 한동안 더 벌어지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따라서 7월 13일과 8월 24일로 예정된 기준금리 결정에서 한숨을 돌릴 수도 있어 보입니다. 이미 언론이나 많은 전문가들은 벌써 동결을 주장하고 있죠. 더 나아가 인하를 외치기도 하고요,
하지만 쉽지 않다는 사실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전에도 설명드렸듯이 선진국 중에서 가장 먼저 동결에 나섰던 캐나다와 호주가 최근 다시 금리 인상에 나섰습니다. 그래서 캐나다는 4.75%, 호주는 4.1%. 이들 나라도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에 골머리를 앓았는데요. 이번 인상으로 금리차를 좁힌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 국가보다도 금리차가 큰 우리나라가 그냥 동결해도 문제가 없을까요?
게다가 1분기까지 감소하던 은행의 가계대출은 금리동결이후 4월에 2조3000억 늘었고, 5월에는 4조2000억 원 급증했습니다. 5월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지난 2021년 10월 이후 가장 큰 규모죠. 소비자물가는 5월 3.3%로 수치상으로나 잡히는 듯하지만 근원물가지수는 3.9%로 여전히 높습니다. 특히 체감물가는 장난 아니죠.
따라서 13일 공개된 지난 5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6명 금통위원 모두가 최종금리를 3.75%까지 가져가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했더군요. 따라서 다음달 13일로 예정된 기준금리 결정에서 최소한 인하는 아닐 듯합니다. 그런데 캐나다나 호주처럼 미국이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에 우리가 쫓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미국이 쉰다고 같이 쉬었다가는 영원히 뒤쳐질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물론 금리인상에 따른 서민,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보듬을 수 있는 정책이 선행돼야 하는데요. 이창용 한은 총재도 현 정부를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잠못드는 밤을 보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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