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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내리고 한국에선 올리고···국내기업들의 이중행태는?

경불진 이피디 2022. 7. 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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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건조기 40% 할인.’

대형 TV 최저가.’

 

우리나라 이야기라면 좋겠지만 미국 이야기라고 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미국의 청산업체들이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대형 유통업체에 상품 재고가 쌓이자 청산업체가 판매 품목과 할인폭을 늘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는 군요.

 

실제로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할인 소매업체인 홈바이스는 최근 유명 브랜드의 세탁기와 건조기를 정가보다 40% 할인된 가격에 내놨다고 합니다. 삼성전자, LG전자 제품도 포함돼 있죠. 전단지를 보니 삼성 드럼세탁기의 경우 1438달러짜리가 899달러입니다.

 

이전에는 이러한 할인율을 붙이긴커녕 세탁기, 건조기 자체를 이 업체가 판매하는 일이 드물었다는 군요. 그런데 지금이 최근 20년 중 상품 재고가 가장 넉넉해 대폭 할인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내 소매 재고는 날이 갈수록 쌓이고 있다고 합니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 소매 재고는 7053억달러(917조원)를 기록했습니다. 전월 6972억달러(906조원) 대비 1.2% 증가하며 최고 수준. 전년 동기(6011억달러)와 비교하면 17%나 늘었습니다.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완화로 소비자들이 집밖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가정용품, 가전제품 등의 소비를 줄였기 때문입니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인 타깃의 재고는 전년 동기 대비 43% 늘었고 월마트도 상품 재고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쌓인 재고 물량은 상설 할인업체나 청산업체로 넘어 간다는데요. TJX컴퍼니즈, TJ맥스, 로스스토어 등 대형 할인업체가 재고품의 판매 창구가 된다는 거죠.

 

대형 유통업체도 자체적으로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할인 행사에 돌입했습니다. 월마트는 제품 1만여종의 가격을 인하했습니다. 로레인 허친슨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애널리스트는 상품 매대와 보관 공간은 제한돼 있는데 새 상품 배송이 계속되고 있다정가 소매업체는 잘 팔리지 않는 상품을 빠르게 (매대에서)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https://www.podbbang.com/channels/9344/episodes/24392998?ucode=L-cYlmqQUB 

 

[이피디 픽]미국에선 내리고 한국에선 올리고···국내기업들의 이중행태는?

최근 미국에서 삼성전자·LG전자 제품이 싼 값에 팔린다는데···. 재고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국내에서도 재고는 쌓이고 있는데···. 하지만 가격은 오히려 올라간다고···. 계약 후 1년이라

www.podbbang.com

그럼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미국처럼 재고는 쌓이고 있지만 상황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114.5%로 집계됐습니다. 역대 5월 기준으로 코로나19를 겪던 20205(127.5%)과 외환위기 때인 19985(137.6%) 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재고율은 기업의 제품 재고를 시장에 내다 판 제품의 양으로 나눈 값이기 때문에 팔리지 않고 쌓인 악성 재고가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죠.

 

특히 소비재를 판매하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재고 지표가 빠르게 악화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올 3월 말 재고자산이 455907억원으로 작년 3월 말보다 55.4%(169708억원)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103927억원)LG전자(102143억원)의 재고자산도 각각 68.1%, 27.7% 증가했습니다. 특히 3월말 기준이니 현재는 1.5배 가까이 더 쌓였을 수도 있습니다.

 

공급부족을 호소했던 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현대자동차 122943억원, 기아 77517억원이나 쌓여있습니다.

 

상위 30대 상장사(금융사 지주사 제외)의 재고자산 규모는 148429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39.2%(418107억원) 증가했습니다. 특히 올 들어 석 달 동안 재고자산 증가 폭은 173541억원으로 분기 증가 폭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문제는 재고가 소비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데 있죠. 인플레이션을 감당하기 힘든 소비자들이 앞다퉈 지갑을 닫고 있어서 입니다. 5월 소매판매액지수는 119.6(2015100 기준)으로 전달에 비해 0.1% 하락했습니다. 벌써 석 달째 마이너스행진입니다.

 

그러면 미국처럼 가격을 대폭할인해서 팔면 되지 않을까요? 하지만 우리기업들은 미국에서는 할인할지 몰라도 우리나라에선 아직 그럴 생각이 없는 듯합니다. 최근 TV나 냉장고 대대적으로 할인 한다는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양판점에서 직원이 할인해줄진 몰라도 공식적인 할인은 찾아보기 힘들죠.

 

오히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나섰습니다. 삼성전자가 더세리프 65인치 TV’트롬 드럼세탁기등 주력 상품 가격을 동일 사양의 기존 제품 대비 약 10~20% 인상했다는 군요. 이중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4도어 냉장고'는 지난 5월 행사가 기준 150만 원대에 판매됐으나, 7월부터 190만 원대로 뛰었다고 합니다.

 

앞서 삼성·LG는 지난해부터 TV 가격을 약 30%,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 가격을 약 10% 인상한 바 있는데 더 올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수요가 줄자 아예 고가 전략으로 나섰다는 거죠. 싼 것 팔아 돈 안되니 비싼 것만 팔겠다···. 이를 프리미엄 전략이라고 미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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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인가 주문해도 1년 가까이 걸린다던 현대차·기아 출고기간이 최근 대폭 단축됐습니다.

 

기아 준대형 세단 K8(3.5 가솔린 기준)은 계약 후 출고까지 걸리는 시간이 지난달 6개월에서 이달 들어 3개월로 짧아졌습니다. 10개월 걸리던 카니발 가솔린 모델은 이달 들어 5개월로,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8개월에서 17개월로 줄었습니다.

 

이에 대해 업계는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숨통이 트인데다 4개월 연속 생산량도 늘어난 덕분이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이것 만일까요? 재고가 늘어난 것은 어떻게 설명할건가요?

 

재고가 쌓이고 있는데 신차 가격을 죄다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출시된 싼타페 연식변경 모델은 판매 가격이 이전 모델 대비 최대 240만원, 6%가량 올랐습니다. 올해 초 기아가 출시한 모하비의 경우 4869~5694만원에서 4958~5781만원으로 올랐고 현대차의 코나도 2.0 가솔린 기준 1962~ 2648만원에서 2144~2707만원으로 인상됐죠. 평균적인 인상 폭은 100만원 이상입니다.

 

이렇게 가격을 올려도 될까요?

 

현대경제연구원은 재고가 더쌓일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비싼 가격표를 보고 놀란 소비자가 소비를 줄이는 이른바 스티커 쇼크가 현실화했다고 분석이죠.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재고 소진을 위해 가격을 낮추면 브랜드 가치 하락에 직면할 수 있고, 반대로 매출을 방어하고자 대대적 마케팅에 들어가면 기존 고객들의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고 항변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싸게 파는 것은 뭔가요? 미국에서는 브랜드 가치가 더 떨어질리 없다는 건가요? 아니면 국내 소비자만 호구라는 건가요?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사태에도 우리국민들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기아차 등 국내 기업들의 제품을 많이 구매했습니다. 우리 기업들이 잘돼야 우리 경제도 좋아지고 코로나 위기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죠. 덕분에 우리기업들은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면서 보너스 잔치까지 했죠. 그런데 우리 국민들의 애정에 우리 기업들은 호구잡기에만 열을 올리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지금이라도 정신차리고 우리 국민들에 대폭할인이라는 보너스를 주면 안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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