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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문(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제질문)

생산자물가지수와 금리, 부동산의 삼각관계는?

경불진 이피디 2022. 5. 24.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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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도대체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되는 걸까?

요즘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락 안정화되는 듯했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오른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죠. 특히 부동산 성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에서는 똘똘한 한 채 바람으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요. 정말 부동산 불패 신화는 영원히 계속되는 것일까요?

 

오늘은 부동산 시장의 미래를 예측해볼 수 있는 다양한 지표를 살펴볼까 합니다. 이를 통해 부동산 불패 신화가 지속될지, 이제는 깨질지 같이 예측해보시길 바랍니다.

 

우선 지난 20SBS 비즈가 이런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3주 만에 8억원 껑충오직 강남만 매수문의 늘었다

 

기사 내용은 이렇습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노후 아파트가 지난달 중순 전용 155제곱미터가 59억 원에 거래됐다고 합니다. 앞서 지난 3월에 51억 원에 팔렸는데 불과 3주 만에 8억이나 오른 거라는 군요. 거래 자체가 많이 늘진 않았지만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수요에 호가가 점점 가파르게 오르면서 연이어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업체 설명이라고 합니다.

 

이보다 앞서 17일에는 연합뉴스가 규제 풀린다서울 아파트 실거래지수도 5개월 만에 상승이란 제목의 기사를 썼는데요.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지수는 175.1로 전월(173.7) 대비 1.4포인트(p) 상승했다는군요. 3월 초 대선 이후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거래 숨통이 트이면서 실거래가지수도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특히 동북권의 지수가 지난 2178.8에서 3월에는 183.2로 가장 많이(4.4p) 올랐고 대통령실 집무실 용산 이전 호재로 도심권(176.4)이 전월(174.3) 대비 2.1p 상승했다는 군요. 또 경기도의 아파트 실거래지수도 162.5를 기록하며 역시 5개월 만에 상승 전환됐다고 합니다.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기조에 맞춰 투기자들이 다시 움직이는 것은 아닌지 의심됩니다. ‘에이 뭔소리 규제 완화하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다른 곳은 몰라도 강남 아파트 만큼은 절대 떨어지지 않아라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시장 지표가 가리키는 방향은 그게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이게 뭔소리일까요?

 

아파트를 비롯해 모든 물건의 가격이 오르려면 반드시 뒷받침돼야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거래량입니다. 가격이 올라갈 기대가 높으면 웃돈을 주고라도 사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거래량은 늘어날 수 밖에 없죠. 물론 거래량이 줄어드는데도 상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크게 두 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고가 미술품처럼 희소한 경우 거래가 감소하더라도 가격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도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거래가 감소하더라고 가격은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죠.

 

하지만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지난 12일 기준으로 57937건입니다. 허위매물에 대한 과태료 부과를 시행한 지난 20208월 이후 가장 많죠. 이는 대선 직전인 3849032건보다 18.2% 많은 수치로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전인 955509건과 비교하더라도 4.4% 늘어난 수치입니다. 물론 적정 매물 수가 어느 정도인가에 대한 의견은 제각각이지만 서울의 경우 통상 4만건대를 유지해왔는데 올해 3월 초 5만건을 넘어선 뒤 두 달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공급부족이라고 이야기하기 힘들다는 거죠.

 

그럼 거래량이 줄어드는데도 상승하는 두 번째 이유는 뭘까요? 바로 가짜 상승입니다. 소위 자전 거래라고 하죠. 가격을 뻥튀기하기 위해 하는 것. 이런 의혹은 워낙 많이 재기됐으니 다들 아실 것입니다.

 

https://www.podbbang.com/channels/9344/episodes/24354868?ucode=L-cYlmqQUB

 

[꼬꼬문]생산자물가지수와 금리, 부동산의 삼각관계는?

최근 강남 부동산 가격이 다시 뛴다는 뉴스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생산자물가지수와 금리가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은? 벼락거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은? ◆너 그거 아니?···가

www.podbbang.com

따라서 거래량을 보면 언론들이 주장하는 아파트 가격 상승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수 있겠죠.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찾아봤습니다. 올들어 부동산 거래량이 크게 줄었다는 것은 뉴스를 통해 다들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 3,4월 들어서 다시 늘었났다는 뉴스도 보셨을테고요.

 

실제로 1월에 1087건, 2월 810건으로 크게 줄었다가 3월 1437건, 4월 1624건으로 늘어나긴 했습니다. 그런데 5월은 아직 집계중이긴 하지만 22일 현재 503건. 계약후 3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하기 때문에 5월 거래량은 6월 말에나 나올테지만 지금 추세로 가면 다시 1000건 초반대에 머물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더 중요한 것이 있죠. 늘어났다는 4월 거래량 1624건은 지난해 43655건에 비해 절반도 안된다는 점입니다. 2015411859건에 비하면 8분의 1 수준이고요. 이런대도 거래량이 늘어났다고 언론들이 설레발치는 것은 좀 심했죠.

 

그런데 부동산 트렌드 변화를 점치기 위해 또 유심히 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물가인데요. 왜 물가 변화를 유심히 봐야 할까요?

 

지난 20일이었죠. 한국은행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를 발표했는데 전달보다 1.1% 상승했습니다. 넉 달째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상승 폭은 전달보다 다소 줄었습니다. 하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어마무시합니다. 무려 9.2%나 올랐습니다.

 

물가가 급등한 이유는 설명드리지 않아도 아실 것입니다. 월급 빼고 다올랐잖아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먹을거리는 죄다 올랐습니다. 게다가 유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죠. 국제유가가 110달러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같은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현재 국제유가는 오히려 낮은 수준이라는 이야기도 있고요. 이게 뭔 이야기일까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13일 기준 미국 상업원유 재고가 전주보다 3394000배럴 감소한 42082만배럴로 5년 평균대비 14% 하회했다고 밝혔습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미국 정제가동률은 91.8%까지 상승했으며 휘발유와 중간유분 재고는 5년 평균대비 각각 8%, 22% 감소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유가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그런데 더 중요한 변수도 있습니다. 외신을 통해 보셨을테지만 중국이 현재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상하이와 베이징을 봉쇄하고 있죠. 그런데 곧 풀릴 조짐이라고 합니다. 상하이시는 다음달 1일 도시 봉쇄를 해제할 계획이고 이미 22일부터는 지하철과 시내버스 운행을 재개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328일 도시 봉쇄에 들어간 이후 56일 만에 대중교통이 다시 운행되는 것입니다. 베이징도 곧 봉쇄가 풀릴 예정이고요.

 

중국을 대표하는 양대 도시가 일상으로 돌아가면 어떻게 될까요? 석유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큽니다. 국제유가가 요동칠 수 있다는 거죠.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제유가 상승으로 경험했듯이 유가가 오르면 오르지 않는 것이 없죠. 월급 빼고 죄다 오릅니다. 그런데 이런 물가 상승은 우리나라가 더 취약할 수 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미국 8.5%, 독일 7.6%, 영국 7%, 이탈리아 6.8%, 캐나다 6.7% 등에 이릅니다. 대부분이 30~40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이다. 터키(61.1%), 아르헨티나(55.1%), 브라질(11.3%) 같은 신흥국 상황은 더 심각해 물가 재난수준이죠.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4.1%를 기록한 데 이어 44.8%로 뛰는데 그쳤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지만 미국 등 선진국 물가 상승률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죠. 이유가 뭘까요?

 

공공서비스 요금이 0.7% 오르는데 그친 것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물가상승을 막기 위해 정부가 요금인상을 자제했다는 거죠.

 

그런데 요즘 들리는 소문이 흉흉하죠. 한전 적자가 8조원에 육박한다는 뉴스가 여기저기서 나옵니다. 적자 규모가 너무 커 돈 되는 것을 다 판다는 눈물겨운 이야기도 쏟아내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시절 탈원전을 공격하기 위해서, 한전을 민영화하기 위해서 등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 그런 것을 떠나 걱정되는 것은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죠. 한전은 지난달부터 전기요금을 kwh6.9원 올렸고, 오는 10월 기준연료비를 4.9원 추가 인상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나 석탄가격 인상폭을 보면 이걸로는 부족하다고 합니다. 그러니 미리 군불을 때는 거죠. 요금 올릴 요인이 이렇게나 많으니 요금 크게 올려도 놀라지 말라는 거죠.

 

그런데 전기 요금 오르는 것에는 놀라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이런 인한 파장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전기 요금 오르면 거의 모든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이 오르지 않을 수 없잖아요. 그래서 일까요?

 

글로벌 투자은행 ING은행은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조만간 5% 대에 진입할 것이란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그동안 공공요금 추가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 왔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전 세계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수준이라면서 순차적으로 공공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런데 물가가 이렇게 오르면 아파트 가격도 오를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자잿값 폭등에 분양가 뛴다는 기사가 여기저기서 나오잖아요. 물론 물가 상승 때문에 분양가 상승 압박이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이 압박을 분양가에 바로 반영할 수 있을까요?

 

올해 서울 구로구 개봉동 주상복합 '신영지웰 에스테이트 개봉역'은 초기 계약률이 70%에 그쳤고, 강북구 미아동 '북서울자이폴라리스'도 전체 295가구 중 18가구가 무순위 청약으로 밀렸습니다. 분양하기만하면 수백대 1의 경쟁률이 몰렸던 지난해까지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따라서 건설사들도 주판을 튀기기 시작할 것입니다. 분양가를 더 올릴지 아니면 자신들의 이익폭을 낮출지.

 

또 한가지. 물가와 부동산의 상관관계를 살펴봐야 하는데요. 앞서 살펴본대로 물가가 5%대까지 오르면 어떻게 될까요? 그야말로 국가경제에는 비상이 걸릴 수 있습니다. 자칫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악화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물가당국은 어떻게든 5%는 넘기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

 

이미 그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죠. 지난 시간에도 전해드렸듯이 이창용 한은 총재가 추경호 경제부총리와의 첫 공식 회동 자리에서 기준금리를 이번달에 올리는 것은 물론 단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현재 1.5%인 기준금리가 바로 2%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연말에는 2.5%까지 올라가는 것이 거의 확실해지고요.

 

기준금리가 2.5%가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대출금리가 올라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겠죠. 그래서 돈 빌려서 집사는 것이 힘들어진다는 것은 설명드리지 않아도 다들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 더 무서운 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게 뭐냐면 예금금리가 올라가는 것으로 인한 나비효과. 기준금리가 2.5%가 되면 정기 예금금리는 아무리 못해도 3%대에 진입하게 됩니다. 현재 1.5% 기준금리인데도 주요 시중은행들의 정기 예금금리는 2%를 죄다 넘었죠. 특히 저축은행은 3%를 훌쩍 넘기도 합니다. 따라서 기준금리가 2.5%로 올라가게 되면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4%를 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돈 있는 부자들은 생각하게 되겠죠. ‘지금 있는 아파트나 현금 등 자산을 어디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예를들어 강남에 20억원짜리 아파트가 있다고 해봅시다. 정말 부럽네요. 아무튼 20억 짜리 아파트면 보유세 등 각종 세금이 만만치 않습니다.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대략 1년에 2000만원 정도는 됩니다. 따라서 아파트 가격이 1년에 1% 이상씩은 올라야 손해를 보지 않겠죠.

 

그런데 20억 원을 은행 정기예금에 넣으면 어떻게 될까요? 이자가 3%라면 이자소득세 15.4%를 빼고 실 수령 이자가 5100만원이 넘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20억 원이 있다면 아파트를 사실 건가요? 정기예금에 넣을 건가요?

 

물가 상승으로 인한 기준금리 인상이 정기예금금리까지 끌어올리면 돈 있는 사람들이 부동산에 남아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부동산 불패 신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깨질 수 있습니다. 똘똘한 한 채, 줍줍, 벼락거지 등 건설사와 언론이 만들어낸 마케팅 용어보다는 통계를 통해 시장의 흐름을 명확히 봐야 합니다. 그래야 진짜 벼락거지가 되지 않고 똘똘하게 살아 남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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