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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빅딜' MS는 왜 82조원 쏟아부어 블리자드 품나?

경불진 이피디 2022. 1. 19.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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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깜짝 놀랄 만한 뉴스가 외신을 타고 들어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세계적인 게임회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전격 인수한다고 밝혔다는 건데요.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로 매우 유명한 세계적인 게임사죠. 그래서인지 벌써 세기의 빅딜이란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전한 바에 따르면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하는데 들어는 돈은 무려 687억달러(82조원). 'GTA'로 유명한 테이크투의 징가 인수(15조 원)를 뛰어넘는 게임업계 역대 최대 규모 인수합병 규모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자체로도 최대 규모고요. MS2016년 링크드인을 262억달러에 인수하며 IT업계를 놀라게 했는데, 이번에는 이보다 3배 가까운 돈을 쏟아붇기로 결단한 것이죠.

 

특히 이 금액을 전부 현금으로 내기로 했다고 합니다. 인수가도 지난 14일 주가 65.39달러에서 45% 프리미엄을 붙여 주당 95달러로 책정했다는 군요.

 

이번 인수합병이 마무리되면 MS는 매출 기준 텐센트, 소니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의 게임 회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사업을 담당하는 MS 게이밍 산하에 소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보비 코틱 블리자드 최고경영자(CEO)는 인수 협상 기간 동안 CEO직을 맡으며, 협상이 끝난 이후 사임할 것으로 알려졌거요.

 

그럼 왜 MS는 블리자드를 거액을 들여 샀을까요?

 

이번 거래는 MS2010년대 들어 게임을 차세대 먹거리로 사활을 걸다시피 하는 전략의 화룡점정으로 보입니다. MS2014마인크래프트개발사인 스웨덴 모장을 25억달러에, 지난해 엘더스크롤등을 보유한 베데스다의 모기업 제니맥스미디어를 75억달러에 각각 사들인 바 있습니다. MS는 또 콘솔 서비스 엑스박스를 보유하고 있죠. 따라서 이번 거래까지 성사된다면 모바일, PC, 콘솔, 클라우드 등에 걸친 시너지를 통해 게임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죠.

 

특히 이런 행보는 요즘 가장 핫한 메타버스와도 연결됩니다. 현실과 똑같은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 MS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데 이 버스에 올라타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 게임이잖아요. 게임을 통해 메타버스를 공략하겠다는 거죠. 실제로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게임은 가장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엔터테인먼트 분야라며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긍정적인 평가이고요. 이번 인수가 MS의 고육지책으로 분석되기도 합니다. MS는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 등의 확산으로 기업평가가 크게 좋아졌죠. 그래서 시총이 201941조 달러를 돌파했는데 겨우 2년 만인 현재 두배가 훨씬 넘는 25000억 달러에 이릅니다. 얼마 전 3조원을 넘은 애플 다음입니다.

 

이같은 성과는 실적이 크게 좋아졌기 때문이죠. 지난해 3분기 MS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105억달러로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주당 순이익도 2.17달러로 팩트셋이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2.08달러)를 뛰어넘었죠. 같은 기간 매출도 22% 늘어난 453억달러로, 시장 추정치(440억달러)를 웃돌았습니다. 주가가 오르지 않을 수 없었죠.

 

이런 호실적에도 MS에게는 숨은 아픔이 있었습니다. 바로 기존 먹거리가 정체하고 있다는 거죠. MS를 대표하는 것이 뭡니까. 원도우 등 소프트웨어잖아요. 전세계 거의 모든 컴퓨터에 깔려있죠. 그런데 요즘 원도우를 개인적으로 사는 사람 있나요? 거의 없죠. 컴퓨터 살 때 들어있는 것 쓰거나 학교 등에서 나눠주는 공짜 쓰잖아요. 게다가 윈도우 10부터 업그레이드할 때도 공짜죠.

 

이 때문에 MS의 윈도우 라이선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줄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오늘날 MS를 있게 만들어준 윈도우가 이젠 미운오리가 됐다는 거죠.

 

따라서 이젠 윈도우 대신 메타버스, 특히 게임을 주력으로 삼으려 하고 있습니다.

 

물론 다른 분야도 있죠. 실제로 MS에서 요즘 가장 돈을 잘버는 분야는 클라우드입니다. 애저(Azure) 퍼블릭 클라우드, 윈도우 서버, SQL 서버, 깃허브(GitHub)를 포함한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부문이 1738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났습니다. 그중에서도 아마존 웹 서비스(AWS)와 경쟁하는 애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나 늘어났다는군요. 시장의 전망치를 한참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전 분기에도 애저 매출은 50% 성장하며 고공행진한 바 있습니다. 한마디로 애저가 MS를 먹여살리고 있다는 거죠.

 

하지만 애저는 일반 소비자와의 접점이 많은 분야가 아니잖아요. 주로 기업들이 쓰기 때문이죠. 그래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유지하고 싶은데 원도우는 점점 하락하고 있고 하드웨어인 노트북 서피스 판매도 크게 늘지 않고 있고 사티아 나델라 MS 회장이 나 델곳이 없었는데 최근 코로나 이후 메타버스가 관심을 끌면서 무릎을 탁친 것이죠. 메타버스에 모두 올라타자고요.

 

그럼 이런 궁금증도 듭니다. 블리자드는 왜 팔았을까요?

 

최근 블리자드는 내홍이 극심했다고 합니다. 사내 성폭력과 집단 따돌림 등으로 핵심 개발자 30여명이 퇴사하고 40여명이 중징계까지 받았다는 군요. 그런데 이런 조치가 너무 늦었다며 많은 직원들이 코틱 CEO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수년간 심각한 사내 성폭력과 집단 따돌림 사건이 여러차례 있다는 사실을 코틱 등 경영진이 알고 있었지만 무마하는데 급급했다는 이유죠.

 

따라서 코틱 입장에서 MS의 제안이 솔깃할 수 밖에 없겠죠. 어차피 쫓겨날 위기인데 회사를 매각에 떨어지는 떡고물을 챙기겠다는 심산일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이날 합병 추진 소식이 들리자마자 블리자드 주가가 25.88% 폭등한 82.31달러에 마감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MS와 블라지드의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두 회사는 인수 완료 시점을 MS2023년 회계연도가 끝나는 오는 내년 6월 말 이후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두 회사가 싸인한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죠.

 

인수가 이뤄지려면 워싱턴 정가와 바이든 정부의 승인을 거쳐야 합니다. 특히 요즘 미국 규제당국은 빅테크 기업들의 합병을 좋게 보지 않고 있습니다. 자칫 독점력을 키우는 것은 아닌지, 국가 안보에는 문제가 없는지, 혹시 사내 분란을 잠재우기 위한 꼼수는 아닌지 철저히 따지고 있다는 거죠.

 

실제로 MS의 블리자드 이전에 있었던 세기의 빅딜, 2020년 발표된 엔비디아가 400억 달러를 들여 ARM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은 아직도 결론 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미국은 물론 영국의 규제당국까지 나서 반대를 하고 있거든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엔비디아 ARM 인수를 제재하기 위해 소송까지 걸었습니다. 이번 M&A가 시장의 공정한 질서를 해친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유럽연합(EU) 경쟁당국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인수 심사를 무기한 연기했습니다.

 

 

따라서 MS의 블리자드 인수도 규제당국에 맞힐 가능성도 크다는 거죠. 세기의 빅딜이 성사될지 세기의 해프닝으로 그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세기의 빅딜이라는 언론들의 호들갑에 성급하게 MS나 블리자드에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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