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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역사를 보면 리니지W 성공 보인다?! 본문
리니지의 역사를 한번 살펴볼까요?
리니지가 언제 탄생했을까요? 1998년 9월 3일 태어났다고 합니다. 올해 24살. 이젠 청년이죠. 군대 가야 하나.
아무튼 리니지의 원작 있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라이언의 왕녀, 사랑의 아테네 등으로 유명한 신일숙 만화가가 서울문화사의 윙크에서 연재했던 ‘리니지’가 원작이라고 합니다. 실제 엔씨소프트 사내 도서관에는 친필 사인이 담긴 책이 전시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럼 원작의 스토리는 뭘까요? 부왕의 명으로 십대 중반의 왕녀가 나라의 영웅인 중년의 기사와 정략 결혼하였다가 미망인이 된 뒤, 같은 또래인 젊고 잘생긴 남자와의 첫사랑에 빠져 재혼하는 바람에 쫓겨나다시피 한 왕자가 왕위를 되찾는 스토리라는 군요. 전형적인 순정만화 스토리입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죠? 우리가 아는 리니지는 화려한 공성전을 바탕으로 방대한 세계관을 지니고 있잖아요. 상당히 남성적인 게임이잖아요. 그런데 원작은 순정만화였다니 놀랍죠. 물론 리니지가 순정만화를 바탕으로 세계관도 공유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리니지의 진짜 묘미는 세계관이 아닌 게임내러티브에 있지 않을까요?
세계관을 바탕으로 유저에게 정해진 체험을 선사해주는 대신, 유저가 스스로 스토리를 만들도록 유도했다는 말입니다. 원작자나 게임 제작자는 밑바탕만 깔고 나머지 부분은 유저들이 모여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거죠. 유저가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만들어가는 동업자가 됐다는 말입니다. 이런 독특한 방식 덕분에 리니지에서는 원작자나 제작자들이 상상도 하지 못했던 다양한 스토리가 탄생했습니다. 대규모 공성전이 펼쳐질 때는 일반 언론에서도 기사화할 정도였죠. 진짜 전쟁이 일어난 모습을 전하듯이 말이죠.
더 나아가 2016년 촛불혁명이 있기 10년도 훨씬 전 리니지에서 비슷한 시민혁명이 있었다는 사실 기억나시나요?
바로 바츠해방전쟁. 2004년 온라인 게임 ‘리니지2’에서 벌어졌던 ‘바츠 해방전쟁’은 게임 내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렸던 지배세력들에게 항거한 사이버 민중 봉기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의 기념비적 사건이죠.
리니지를 안 해보신 분들이 이게 뭔소리야라고 하실텐데요. 그래도 게임에서 캐릭터의 레벨은 곧 힘이라는 사실은 아실 것입니다. 레벨이 높은 캐릭터는 그만큼 더 많은 힘과 권력을 누릴 수 있죠. 그런데 이런 높은 레벨의 캐릭터들로 구성된 혈맹, 즉 유저집단이 있었는데요. 대표적인 곳이 디케이 혈맹이었죠. 그런데 디케이 혈맹은 강력한 전투력을 내세워 약한 캐릭터들을 괴롭혔습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사냥터를 혼자만 독식하고 높은 세금을 매겨 이용자들의 고혈을 짰습니다. 지배혈맹의 전횡이 극에 달할 무렵, 이러한 상황이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다른 게임 이용자들에게도 알려졌죠. 그러자 사람들은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캐릭터를 만들어 바츠 서버로 하나둘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아무 관계도 없는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시위에 참가한 것입니다. 그럼 유저 몇 명이나 모였을까요?
한 두명이 모이더니 이내 수천명을 늘어났습니다. 수천명의 시위대는 지배혈맹이 차지한 성 앞 길목을 막고 폭정을 규탄했습니다. 2004년 6월부터 2008년 3월까지 약 4년간 20만명 이상의 유저가 모였다고 합니다. 촛불혁명 못지않죠. 전쟁에 참여한 유저들이 내복(캐릭터의 기본 복장)만 입은 상태로 높은 레벨의 유저와 싸우면서 '내복단'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기도 했습니다. 대형 권력의 횡포에에 대항해 자유를 찾은 이 바츠해방전쟁을 온라인 최초 시민 혁명으로 부를 만 하죠.
이처럼 현실적이고 다양한 스토리가 리니지 인기의 비결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이 된 게임 '리니지'는 한국을 넘어 미국,대만,중국,일본 등 해외까지 장기 흥행 중이죠. 그래서 리니지가 세운 기록도 화려한데요.
런칭 15개월 만에 최초로 100만 회원 온라인게임 시대를 알렸고, 2008년 단일 게임 최초 누적 매출 1조 원 달성에 이어 2013년 누적 매출 2조 원, 2016년 누적 매출 3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이는 역대 국내 개봉 천만 관객 영화(19편)의 매출을 모두 더한 금액(1조8114억 원)의 약 두 배에 가까운 수치죠.
특히 지난해 NC다이노스가 프로야구 우승을 차지하면서 리니지의 최강 무기에 대한 관심은 일반인에게도 확산됐습니다. 양의지 선수가 우승 세레머니로 리니지의 가장 대표적인 아이템은 '진명황의 집행검‘을 뽑아 들어 외신에 소개된 덕분인데요. 이젠 전 세계인이 아는 용어가 됐죠.
이런 리니지가 초심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게임의 인기와 함께 어쩔 수 없이 늘어났던 유저들 불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25년 전 유저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왔던 ‘리니지’의 근본으로 돌아가겠다고 합니다. 원작의 정체성을 계승한 대중화된 리니지로 유저들과 만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 결실이 바로 지난 4일 선보인 ‘리니지W’ 인데요.
여기서 생각나는 고사성어가 하나 있습니다. 중국 당나라 시인 이백이 한 노파가 큰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드는 것을 보고 이렇게 물었습니다.
“이렇게 큰 도끼를 바위에 간다고, 바늘이 될 수 있습니까?”
그 노파는 서슴치 않고 대답했죠.
“그럼, 그렇고 말고... 중간에 그만두지만 않는다면!”
여기서 나온 사자성어가 바로 초심불망 마부작침”(初心不忘 磨斧作針)입니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마음은, 첫째는 초심(初心), 둘째는 열심(熱心), 셋째는 뒷심이란 말이 있죠. 초심으로 돌아간다고 선언한 리니지가 유저들과 힘을 모아 열심과 뒷심까지 발휘한다면 온라인 게임의 또 다른 역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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