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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의 진실

대학등록금반환과 추경 1000억 그리고 OECD 교육지표

경불진 이피디 2020. 11. 23.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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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경향신문  

코로나로 수업을 제대로 하지 못한 대학생들이 등록금 반환운동을 하고 있죠. 그래서 건국대 등을 일부 돌려주기로 했고요.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매우 부족하죠. 그래서 이번 추경에는 대학 등록금 반환 간접 지원 예산도 1000억원 규모로 배정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1000억원의 예산이라면 대학생들에 얼마나 지원할 수 있을까요? 국회예산정책처가 추계한 2020년 대학·대학원 학생 수(2297000여명)로 나눠 단순 계산하면 대학은 학생 1명당 등록금 반환액은 겨우 43500원남짓입니다. 한학기 500만원 내외의 등록금중 43500원이라니. 너무나 실망스럽죠.

 

그런데 국내 대학은 국공립이 많을까요? 사립이 많을까요? 사립이 훨씬 많습니다. 국공립대학은 전국에 35개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사립은 무려 153개나 있죠. 10개중 8개가 사립대학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사립대학은 회계감사 등의 통제를 거의 받지 않잖아요.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이를 제도권 안으로 넣으려고 하자 503호가 장외투쟁을 하면서 막았잖아요. 그래서 교육부의 감사가 있긴 하지만 그야말로 형식에 불과합니다. 자기 마음대로 걷은 등록금을 쓰고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 교비횡령 등의 사건이 발생해도 주의, 경고에 불과합니다. 정의연을 그렇게 털던 언론들은 왜 침묵하고 있을까요?

 

더 놀라운 것은 코로나19로 대학생들에게 돌려줄 등록금이 없다고 버티는 사학들의 누적 적립금 현황입니다. 대학교육연구소가 지난 2월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사립대 153개 대학 중 누적적립금이 100억원을 넘는 대학이 몇 개나 될까요? 무려 87개교, 56.9%에 달합니다. 특히 홍익대가 7570억원으로 가장 많고 연세대 6371억원, 이화여대 6368억원, 수원대 3612억원, 고려대 3312억원, 성균관대 2477억원, 청주대 2413억원, 계명대 2310억원, 동덕여대 2230억원 등 2000억원 이상인 대학도 9개나 됩니다. 그런데 이 돈을 도대체 어디에다 쓸려고 하는지 .....

 

그래도 이런 돈이 있어야 우수한 교수도 영입하고 교구도 사고 기숙사도 지을 수 있다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는데요. 그러면 정부한테 손을 벌리면 안되는 것 아닐까요? 쌓아놓은 전입금으로 해야죠.

 

그런데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그래도 교육은 중요하니 투자는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가 교육에 투자하는 규모는 세계적으로 어느 수준일까요? 아마도 엄청 많을 것이라고 예상하실 것입니다. 한국전쟁 중에도 학교를 운영한데다 자원이 없는 대한민국에서 믿을 것이라고는 사람 밖에 없어 교육에 쓰는 돈은 아끼지 않는다고 알고 있잖아요. 게다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는 사교육비부담도 장난 아니고요. 재단전입금은 천문학적인 규모로 쌓아놓고선 사학들이 손벌리는 어쩔 수 없이 돈을 주는 관행은 과연 정당할까요? 그래서 오늘도 통계를 뒤져봤습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있는 통계인데요. OECD에서 매년 조사하는 교육지표라는 자료가 있습니다. OECD1998년부터 매년 9월마다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에 발표된 ‘OECD 교육지표 2019’는 회원국 37개국과 비회원국 9개국 등 46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요. 학생, 교원, 재정, 교육 참여 및 성과 등 교육 전반에 관한 사항을 망라한 교육 관련 통계 중에서 권위 있는 것 중 하나입니다. 관련통계는 OECD 홈페이지는 물론 교육통계서비스(https://kess.kedi.re.kr/index)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 우리나라의 교육에 대한 투자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요? 일단 지난해 나온 자료이니까 2018년 기준으로 조사했겠죠.

 

2018년 우리나라 성인(25~64) 중에서 대학 이상의 학력을 가진 고등교육 이수율은 어느 정도 일까요? 웬만하면 대학을 다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으실텐데요.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죠. 그래서인가 49%입니다. 하지만 이는 OECD 국가 평균의 38.6%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럼 1위는 어디일까요? 놀랍게도 캐나다입니다. 캐나다는 58%가 고등교육을 받았네요. 그리고 2위는 일본. 52%입니다. 이스라엘이 51%3. 그 다음이 대한민국입니다. 5위가 미국이 아일랜드와 함께 47%, 그 다음이 호주와 영국이 46%입니다.

 

그럼 꼴찌도 궁금하시죠? 아마 맞추기 힘드실 것입니다. 바로 이탈리아입니다. 이탈리아는 고등교육 이수율이 19%에 불과합니다. 아마 공부보다는 명품을 만드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 아닐까요? 끝에서 두 번째는 형제의 나라인 터키 21%입니다. 그 다음은 23%인 콜롬비아. 24%인 체코, 그리고 25%인 칠레, 헝가리, 포르투갈 등입니다.

 

그러면 청년층(25~34)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어느 나라가 1위일까요? 이 지표로 현재의 교육열을 측정할 수 있겠죠. 놀랍게도 대한민국이 1위입니다. 교육공화국답게 69.6%가 고등교육을 이수했네요. 이 수치는 OECD 평균인 44.3%보다 무려 25.3% 포인트나 많습니다. 이 때문인지 이 수치에서는 2008년 이후부터 OECD 1위를 유지중이군요.

 

그럼 2위는 어느 나라일까요? 전체 1위인 캐나다가 62%2위입니다. 3위는 이웃나라인 일본, 61%입니다. 4위는 56%인 리투아니아, 5위는 55% 룩셈브루크입니다. 미국은 49%10위권 밖이군요. 그럼 꼴지도 궁금하시죠. 전체에서 꼴지했던 이탈리아는 28%로 뒤에서 두 번째고요. 꼴찌는 23%인 멕시코군요. 헝가리가 31%로 뒤에서 3번째고요.

 

아무튼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예나 지금이나 세계 선두권이라고 봐야겠죠. 그러면 이렇게 국민들의 교육열이 높다면 교육에 투자하는 재원도 세계 선두권 수준이어야 하겠죠. 그래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교육비 비율 자료를 살펴봤습니다. 이 자료는 2016년 기준인데요. GDP 대비 고등교육에 투입되는 정부재원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어디일까요?

 

의외인데요. 2.7%인 칠레가 1위네요. 2.5%인 미국이 2위고요. 3위는 2.3%인 캐나다입니다. 그 다음이 1.9%인 호주와 터키, 노르웨이, 1.8%인 오스트리아, 그 다음이 1.7%로 우리나라, 핀란드, 네덜란드, 뉴질랜드, 영국이 동률입니다. 칠레가 1위인 것도 놀랍지만 우리나라가 교육선진국 핀란드만큼 많은 재원을 투자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죠. 실제로 우리나라의 공교육비 비율은 OECD 평균인 1.5%보다도 0.2%포인트 많습니다. 우리나라가 교육부총리가 있을 정도로 교육에 신경을 쓰고 재정투입도 많이 하니 다행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그런데 다음 통계를 볼까요? 교육에 투자하는 재원이 어디에서 나오고 있을까요? 정부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는 유독 사립학교들이 많잖아요.

 

그래서일까? GDP 대비 공교육비 중 민간재원 비율이 우리나라는 1.1%에 달랍니다. 이는 전체 1위인 칠레의 1.7%, 미국의 1.6%, 영국과 호주의 1.2% 다음으로 많은 수치입니다. 특히 OECD 평균인 0.5%보다 두배 이상 많습니다.

 

반면에 정부재원 비율은 0.7%에 불과해 0.4%인 헝가리와 룩셈부르크, 0.5%인 영국과 이탈리아, 0.6%인 그리스 다음으로 적습니다. OECD 평균인 0.9%보다 0.2% 포인트 낮은 수치이고요.

 

특히 교육선진국과 차이가 많이 납니다. 핀란드의 경우는 민간재원은 0.1%에 불과한 반면 정부재원이 1.5%나 됩니다. 스웨덴도 민간재원은 0.2%, 정부재원은 1.4%입니다. 교육 선진국들은 재원의 대부분을 정부에서 책임지고 있는 셈이죠.

반면 미국은 민간이 1.6%, 정부가 0.9%, 영국도 민간이 1.2%, 정부가 0.5%, 일본도 민간이 1%, 정부가 0.4%로 교육의 상당수를 민간에게 맡기고 있죠. 우리나라도 1.1%, 0.7%로 마찬가지고요.

 

정부든 민간이든 많이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문제가 있습니다. 어떤 문제일까요?

 

우선 고등교육에 투입되는 학생 1인당 지출액을 살펴볼까요. 고등교육에 투입되는 학생 1인당 지출액이 가장 많은 나라는 어디일가요? 1위는 1인당 GDP 세계 1위인 룩셈부르크입니다. 48407달러군요. 그다음이 놀랍게도 미국이네요. 3165달러입니다. 스웨덴이 24341달러로 3, 캐나다가 23700달러로 4, 영국이 23772달러로 5, 노르웨이가 21993달러로 6위입니다. 네덜란드 19513달러, 그 다음이 일본 19191달러입니다. 우리나라는 뒤에서부터 세는 게 빠릅니다. 꼴지는 콜롬비아 5787달러, 멕시코 7347달러, 라트비아 7449달러, 리투아니아 7701달러, 폴란드 8977달러, 칠레 9769달러, 체코 19달러 다음이 1486달러인 우리나라입니다. 따라서 뒤에서 8번째. 1위인 룩셈부르크와 비교하면 4분의 1수준, OECD 평균인 15556달러와 비교해도 3분의 2수준에 불과합니다. 교육 공화국인데 좀 창피하죠.

 

이유가 뭘까요? 통계를 보니 고등교육에 투입되는 정부재원과 민간재원의 비율이 눈에 띱니다. 정부 37.6%인데 반해 민간 62.4%로 민간이 2배가량 더 많습니다. OECD 평균의 경우 오히려 정부가 66.1%, 민간이 31.8%를 부담하는 것과는 정 반대죠. 특히 고등교육에 쓰이는 재원 중 정부 부담이 무려 94%인 오스트리아, 92%인 핀란드와는 차이가 너무나 큽니다.

 

이 때문일까요? 단순비교가 아닌 물가수준을 고려한 우리나라 대학 연평균 등록금 수준은 어느 정도 일까요? 사립대학 기준으로 가장 등록금이 비싼 나라는 어디일까요?

 

역시나 미국입니다. 무려 29478달러에 달합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3500만원이 넘죠. 2위는 9360달러인 호주, 3위는 8784달러인 일본, 그 다음이 8760달러인 우리나라입니다. OECD 4위입니다. 우리나라 사립대학생들은 매년 1050만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내고 있는 것이죠. 우리 다음이 8563달러인 에스토니아, 7771달러인 스페인 순입니다.

 

그러면 사립대 등록금이 가장 적은 나라는 어디일까요? 2148달러인 슬로비키아네요. 1년에 250만원 정도니 부담없겠죠. 그 다음이 3202달러인 스위스, 4652달러인 라티비아 순입니다.

 

그럼 공립대 등록금은 어떨까요? 역시나 가장 비싼 나라는 미국이네요. 무려 8804달러입니다. 우리나라 사립대 수준이군요. 그 다음이 11866달러인 영국, 7524달러인 칠레가 3위입니다. 칠레는 놀랍게도 사립대 등록이 6723달러로 국립대 보다 쌉니다. 그리고 에스토니아가 6764달러로 4, 캐나다가 5236달러로 5, 일본이 5234달러로 6, 호주가 5034달러로 7, 우리나라가 4886달러로 8위입니다.

 

그런데 이 자료에는 많은 나라들이 빠져 있습니다. 이유는 아실 것입니다. 대학도 무상인 나라들이 있기 때문이죠.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는 물론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는 공립대학 등록금이 아예 제로입니다. 독일은 133달러, 프랑스는 237달러, 오스트리아는 921달러에 불과하죠. 특히 덴마크, 핀란드 등에는 사립대학이 아예 없고 슬로베니아는 사립대학마저 등록금이 제로입니다. 정말 부럽죠.

 

물론 덴마크, 아일랜드, 헝가리와 같은 일부 국가에서는 비EU(유럽연합)권 외국 학생에게만 비싼 등록금을 요구하기도 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그래도 미국이나 호주 보다는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이 저렴한 것 아니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호주, 영국, 캐나다 등은 등록금이 비싼 만큼 공적 보조금 제도가 잘 구비되어 있습니다. 특히 호주나 영국의 경우 학자금 융자 프로그램이 돋보입니다. 학생 시절에는 등록금 부담 없이 공부에 집중하고, 졸업 후 취업을 하면 상환을 시작합니다.

 

이건 우리나라에도 있는데 하실 수 있는데요. 많이 다릅니다. 졸업하면 대부분 상환을 해야 하는 우리나라 학자금 융자와는 달리 호주나 캐나다 등에서는 연소득이 일정 수준에 이를 때까지는 상환 의무가 없습니다. 상환 능력이 없을 경우 유예 또는 아예 면제해주기도 합니다. 미국에서도 각종 학자금 융자 또는 장학금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등록금이 비싸면서도 공적 보조마저 취약하죠. 이런 나라는 OECD국가 중에서는 일본과 우리나라 뿐이라고 OECD는 지적합니다. 전세계적으로 교육비 부담이 가장 쎄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문제를 다룰 때 주로 대학 등록금을 다루다보니 빠지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고등학교 등록금입니다. 고등학교 등록금이야 얼마 되지도 않는데 뭘 따지냐고 하실 수 있는데요. 참고로 우리나라는 분기당 40만원 정도니까 1년에 160만원 쯤 되죠. 다행히 20192학기부터는 고3, 올해는 고2~3, 내년에는 전원이 무상 교육에 들어간다고 하는데요. 아무튼 OECD 자료에서 재미난 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대학 등록금에 대한 자료는 있지만 고등학교 등록금에 대한 것은 없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우리나라에서 고등학교 무상교육 도입했던 2019년 재미난 논란이 있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로 구성된 당··청 협의에서 단계적 무상교육을 실시를 발표하자 네티즌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이죠. 많은 네티즌은 유럽 선진국에서 대학까지 무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고교 무상교육 정책 도입을 환영하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유럽의 무상교육 상황은 우리나라와 다르다고 반대 주장을 펼치기도 했죠. 한마디로 돈이 어디 있냐는 것이죠. 4대강 파고 최순실한테 준 돈은 있지만요ㅠㅠ

 

이 때 한 네티즌은 “OECD 국가 중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 안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일베 등 다른 네티즌이 팩트를 가져오라. 무슨 자신감으로 그런 허위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나라고 반박했습니다. 다른 네티즌도 가짜정보 흘리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런 주장에 많은 국민들이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OECD 가입국 중에는 미국이나 핀란드, 스웨덴 등 선진국도 있지만 칠레, 그리스, 멕시코, 터키 등 객관적으로나 주관적으로 우리보다 국력이 뒤진 나라도 있기 때문이죠. 설마 멕시코나 터키 같은 국가가 우리도 못하고 있는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사실 힘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다들 아시겠죠? 정말 OECD 국가 중에서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가장 늦게 도입한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칠레, 그리스, 멕시코, 터키 등도 우리보다 훨씬 전에 실시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고등학교무상교육 도입 꼴찌였던 것이죠. 이런 상황이니 OECD는 고등학교 등록금을 아예 조사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팩트 가져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네티즌에게 도대체 무슨 자신감인지 되묻고 싶네요. 논란을 하려면 관련 자료라도 찾아보고 해야지 그저 보수 유튜브의 선동만 보고 있으니 이런 되도 않는 자만심에 빠져 있는 것이죠.

 

그도 그럴 것이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고교 무상교육을 시행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지난해가 처음이 아닙니다. 돌아가신 노회찬 전 의원은 지난 20179월 고교 무상교육을 보장하는 ·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며 이같이 지적했었죠. 당시 법안 발의와 함께 노 전 의원은 우리나라는 고교 무상교육을 시행하지 않는 유일한 OECD 국가라며 그러나 민간 공교육비 비율은 매년 OECD 국가 중 선두를 앞다툰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럼 OECD 회원국들은 어떤 무상교육을 하는지 궁금하시죠. 우리 다음으로 늦은 나라가 어디일까요? 멕시코입니다. 2012년부터 의무교육 기간을 14년으로 확장하면서 우리나라의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후기 중등교육을 무상 제공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그래도 우리보다 7년가까이 빠르네요. 그 다음은 어디일까요?

 

놀랍게도 일본이네요. 일본은 2010년부터 공립고교 무상교육을 실시했습니다. 다른 국가들이 이미 고교 무상교육을 마련한 것에 비해 늦게 시작된 편이죠.

 

그럼 미국은 언제 시작했을까요? 미국은 국가 특성상 주마다 정책이 상이해 의무교육 기간이 10년부터 14년까지 다양하게 나뉘어있습니다. 교육에 관한 정책 권한은 오로지 각 주의 헌법에 따라 결정되므로 연방정부가 간섭할 수 없는 것이 특징이죠. 마찬가지로 스위스와 캐나다도 각 주에서 결정하는 무상교육 정책에 따릅니다. 그런데 미국은 나라 전체의 역사는 짧지만 무상교육의 역사는 매우 깁니다. 19세기 메사추세츠 주에서 의무교육이 시작되어, 20세기 초까지 대부분의 주에서 의무교육과 무상교육 제도를 정착시켰습니다. 놀랍죠.

 

그러면 고교 무상교육은 물론 대학까지 지원하는 나라는 얼마나 될까요? 무려 OECD 16국에 달합니다. 앞서 설명에서는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만 언급했는데 어찌 된 일일까요? 16개 국가중 전면 정책보다는 조건부 혹은 국·공립 대학 위주로 시행하는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자 정리해볼까요? 우리 국민들의 교육열은 전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젊은층 고등교육 이수율에서 12년째 1위를 유지하고 있으니까요. 따라서 교육에 투입하는 재원도 선진국 부럽지 않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대학등록금은 세계 최고로 비싸면서도 공적보조는 부실해서 그 부담을 학생들이 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게다가 고등학교 무상교육 도입은 우리나라가 꼴찌입니다. 그러면 선진국 못지않게 교육에 많은 재원을 투자하고 있는데 등록금이 비싸고 무상교육도 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요?

 

교육선진국들과 달리 교육에 들어가는 재원의 대부분을 민간, 즉 사립학교에 맡기기 때문입니다. 사립학교라면 교육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데 이를 비즈니스로 생각하는 못된 학교들이 많다는 것이죠. 사학비리 뉴스가 심심치 않으면 터져 나오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또 엄청난 재단 전입금을 쌓아놓고 정부에게 손벌리는 못된 습관도 마찬가지고요.

 

물론 이를 그동안 방치해온 국가의 책임도 크고요. 물론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학법 개정이죠. 사학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강화하려는 노력은 안타깝게도 503호 때문에 저지됐었죠. 사학을 비리집단으로 매도한다, 사학이 없어지면 우리 교육은 망한다 등 공포마케팅으로 이를 막아섰습니다.

 

이젠 이렇게 공포마케팅도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촛불혁명이후로 국민들의 눈높이가 높아진데다 국회도 177석이나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잖아요. 등록금이 비싸면서도 공적 보조마저 취약하다는 OECD의 지적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노무현 대통령의 꿈인 사학법 개정도 이참에 해야 하지 않을까요? 최소한 OECD 평균만큼이라도 공교육의 기능을 회복해야 하지 않을까요? 추경안에 포함된 예산을 어려운 대학생들에게 정부가 직접 나눠주고 등록금 반환은 쌓아놓은 전입금으로 하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요구와 OECD 교육지표 2019를 함께 보면서 이런 생각이 더욱 짚어지고 있습니다.

 

https://youtu.be/x7s3J0EUn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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