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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의 진실

이피디도 깜빡 속은 성장률 통계의 불편한 진실

경불진 이피디 2020. 11. 23.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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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재미난 일이 벌어졌습니다.

8월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실질 GDP 통계 때문인데요. 우리나라 실질 GDP가 전 분기 대비 3.3% 감소해 6.8%를 기록했다는 것이죠. 이는 19981분기 이후 22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실적입니다. 게다가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실적(전 분기 -1.6%)이기도 하죠. 코로나19에 따른 세계적 경기 침체로 한국 경제의 기반인 수출이 16.6% 급감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마치 기다리기라고 한 듯, 아니면 정말 우리경제가 망하기를 기원했는 듯. 조중동과 경제지들은 난리가 났습니다. 일제히 최악의 역성장 쇼크라는 기사를 1면에 퍼부었죠.

중앙일보 ‘-3.3% 역성장 쇼크’, 조선일보 고꾸라진 경제 '-3.3% 추락', 동아일보 '코로나 역성장' 쇼크환란 이후 최저 3.3%’, 한국경제 ‘-3.3% '성장률 쇼크'22년 만에 최악’, 서울경제 성장률 -3.3%짙어진 'R(Recession·경기후퇴)의 공포’, 문화일보 ‘-3.3%’ 성장률 추락환란 이후 최악입니다. 거의 모든 언론들이 성장률이 꼬꾸라진 그래프를 보여주며 그것 봐라, 한국경제 망했다고 나발을 불었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 경제가 망할 것이라고 그렇게 장담했던 것이 결국 맞지 않았냐는 것이죠. 정말 신이 난 듯 기사를 쏟아냅니다.

 

에이 설마. 이피디가 과장하는 것 아니냐고 하실 수 있는데요.

조선일보는 한국 경제가 예상보다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며 침체의 골이 깊어지는 '비관적 시나리오'에 가까워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57년 만에 최악의 수출 부진이 닥친 결과, 14조원 넘는 긴급재난지원금으로 내수를 떠받쳐도 경기 침체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긴급재난지원금 등으로 아무리 발버둥 쳐봤자 소용없다고 악담을 하는 것 아닌가요. 한국경제의 몰락은 필연적이라고 강조하는 것이죠. 특히 이 기사의 부제목이 뭔줄 아세요? ‘아무도 예상 못한 역성장 쇼크입니다. 2분기 경제성장률이 추락할 것을 아무도 몰랐다는 군요. 황당하죠.

 

중앙일보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의 경기 인식이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영향을 배제하더라도 기업 투자가 부진하고, 고용시장도 얼어붙어 침체의 장기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수출 회복 속도마저 기대에 못 미치면 연간으로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성장률이 급락한 것은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난을 퍼붓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이명박근혜처럼 비즈니스 프렌들리 하게 국가를 운영해야지라면서 비웃는 것 같습니다.

 

이준구 서울대 교수도 페북에서 이런 언론들의 보도행태를 비판하셨습니다.

 

우리 경제가 지금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결정적 이유가 코로나19라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조중도과 보수 경제지의 부제목만 보면 마치 정부가 무언가 잘못해서 역성장 쇼크를 가져온 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습니다. 더욱 웃기는 건 아무도 예상 못한 역성장 쇼크'라는 부제목입니다. 아니 아무도 예상 못했다니, 그 신문 사람들은 예상치 못했는지 몰라도 거리의 장삼이사가 모두 예상하고 있었던 일 아닌가. 코로나19 때문에 우리 경제가 역성장을 하리라는 건 상식에 속하는 일입니다.”

 

정말 그렇지 않나요? 조중동과 보수언론들을 더욱 멋쩍게 만든 소식이 해외에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들이 올 2분기 일본 성장률이 연율 기준 -20~-40%를 기록할 것이라고 보도한 것이죠. 전후 최악의 성적표입니다. 이 때문에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을 줄줄이 내릴 조짐입니다. 경불진 애청자분들은 잘 아실 것입니다. S&P, 무디스, 피치 등 3대 신용평가사의 국가신용등급 공히 일본이 우리보다 두단계 씩 위가 아니라, 아래였잖아요. 그런데도 S&P가 일본 국가 신용등급 전망치를 '긍정'에서 '안정'으로 강등시켰습니다. 이는 조만간 신용등급 자체를 낮출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S&P추경으로 인해 일본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채무 잔액이 171%로 작년 151%에서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023년까지 이런 경제대책을 계속한다면 재정 악화는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죠. 국가채무가 45%를 넘었다고 나라 망할 것이라고 난리치는 보수언론들 주장대로라면 일본은 3배 넘게 망하고도 남겠군요. 아무튼 이어 피치도 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A(안정)'에서 'A(부정)'으로 하향했습니다. 이는 지난 3월 동일한 강등 조치를 당한 칠레와 평행한 등급 및 전망치입니다.

 

미국도 심각하죠.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32.9%(연율 기준)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미 정부가 지난 1947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최악의 성장률입니다. 이 때문인지 트럼프는 오는 113일 예정된 미국 대선을 연기하지는 황당한 주장도 했습니다. 물론 하루 만에 그런 뜻은 아니었다고 발을 빼긴 했지만요.

 

아무튼 미국만이 아니죠. 독일 역시 사상 최악의 경제성장률을 발표했습니다. 독일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환산으로 -34.7%를 기록했다. 독일 연방통계청은 1970년 성장률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하락세라고 밝혔죠.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죄다 20% 이후의 처첨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숫자 차이가 크죠. 20%를 훌쩍 넘는 미국·독일·일본 등과 비교하면 3.3%인 우리나라는 선방했다고 충분히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실제로 머니투데이의 머니S’ 등은 미국·독일 2Q 성장률 -30%대로 '''잘싸운' 한국 3.3% 선방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집고 넘어갈 점이 있습니다. 저도 자세히 통계 수치를 들여다보지 않고 페북 등에 나온 자료만 보고 착각해서 지난 방송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했는데요. 반성합니다. 저희가 쓴 책 경제시그널이 나오고 또 저희가 이사를 준비 중이랑 정신이 없어서 커다란 오류를 범한 것 같습니다. 특히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이 저처럼 통계를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아서 벌어지는 오류에 대한 내용이 경제시그널에 있다는 점입니다. 책에서는 그러지 말라고 해놓고선 또 그러고. 역시나 수양이 덜 된 듯합니다. 깊이 반성합니다.

 

도대체 이피디가 실수한 것이 뭘까요? 경제시그널 4장 통계_숫자는 진실할까에는 하루에도 수십 개씩 쏟아지는 통계 뉴스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전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물론 각종 기관과 연구소, 심지어는 기업에서도 통계 자료를 배포하죠. 명확한 수치와 이에 대한 해설도 붙어있으니 이보다 좋은 뉴스거리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같은 통계 기사를 읽는 독자의 행동은 어떨까요? 거의 모든 독자들이 언론에서 제시하는 숫자는 그냥 건너뜁니다. ‘권위있는 언론이나 기관 등에서 발표한 것인데 틀릴 턱이 없다는 생각에서죠. 또 전문가나 언론들이 통계 수치를 비교하며 제시하는 분석도 그냥 받아들입니다. ‘똑똑한 사람들이 알아서 따져봤겠지란 믿음에서 입니다. 게다가 워낙 어렵게 정리하고 분석해서 일반인들은 질문을 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런 막연한 생각과 믿음을 배신하는 사례가 너무나 많습니다.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자신들의 입맛과 목적에 맞게 소위 마시지한 통계 기사가 넘쳐납니다. 교활한 여우가 사람들을 속이는 폭스팩터가 우리를 최면에 빠뜨려 버려죠. 구체적인 사례를 하나만 살펴볼까요?

 

20182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7%에 그쳐 미국의 4.3%에 비해 5배 이상 떨어진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우리보다 경제규모가 12배나 큰 미국보다 경제성장이 이렇게 뒤쳐졌다면 정말 문제가 있죠.

 

하지만 이는 전형적인 통계 왜곡이었다는 사실이 곧 드러났습니다. 미국의 성장률 4.3%는 연율 기준입니다. 연율 기준은 이번 분기 성장률대로 1년간 성장할 경우를 예측한 것이죠. 1분기 1% 씩 성장률을 지속한다면 연율 기준으로는 4% 성장률이라 내다봅니다. 따라서 단순계산은 무리이긴 하지만 미국의 2분기 성장률만 제대로 따지려면 4.3%4로 나눠야 합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2분기 성장률은 0.7%는 그냥 전기 대비 성장률입니다. 이를 미국처럼 연율로 바꾸면 2.8%입니다. 물론 이것도 미국보다는 낮은 수치이긴 하지만 격차가 절반 이상으로 줄어듭니다. 이처럼 기준을 달리하는 등 복잡한 숫자의 착시 현상을 이용해 폭스팩터처럼 현실을 왜곡하는 보도는 종종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주장과 보도에 속지 않으려면 숫자의 기준이 같은지, 구체적인 수치가 얼마인지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기사의 경우 제목의 자극적인 내용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되죠.

 

참고로 왜 기준이 다른 통계를 쓸까요? 한국은행 홈페이지에 따르면, OECD 국가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만이 연율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나머지 국가들은 직전 분기 대비를 사용합니다. 미국이 연율을 쓰는 이유는 뭘까요? 분기별 성장률이 앞으로도 비슷한 정도로 이어진다면 다른 해 1년 치의 성장률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분기마다 성장률의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요? 4계절이 있는 것처럼 말이죠. 그래서 대부분의 국가들은 직전분기 대비를 사용합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미국처럼 전기 대비 성장률의 연율로 연간 성장률을 가늠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미국이 발표한다니 하지말라고 할 수도 없고 말이죠. 아무튼 미국 때문에 혼란이 생기는 거죠.

 

다시 돌아와서 앞서 언급했던 2분기 경제성장률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조중동이나 보수언론들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3%로 폭락한 것만 부각시켰습니다. IMF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니 걱정이 될만 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전대미문의 코로나 위기 잖아요. 하루 확진자가 전세계에서 무려 29만명이나 쏟아지고 있으니 말 다했죠. 현재 누적 확진자 숫자도 1760만명이 넘습니다. 목숨을 잃은 사람은 무려 67만명이나 됩니다.

특히 더 충격적인 것은 세계 최강 국가로 여겨져 왔던 미국이죠. 미국은 코로나 확진자가 455만명을 넘었고 사망자숫자는 15만명을 넘었습니다. 이는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사망자보다 4만명이나 많고 베트남전 사망자의 2.5, 한국전쟁 사망자의 4.3배에 달합니다. 남북전쟁, 2차 세계대전 빼고 가장 많은 미국인이 코로나 때문에 죽어간 것이죠. 이런 상태이니 미국 경제가 급락한 것입니다. 세계 최고 소비국가 미국이 이런 상태이니 전세계 경제가 흔들렸던 것이고요. 그래서 미국은 비롯한 다른 나라도 처참한 경제 성적표를 받았는데 조중동과 경제지들은 다른 나라 이야기는 쏙 빼고 우리나라 경제성장률만 따지니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반박하는 일부 언론이나 페북도 문제가 있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경제시그널에서 사례로 든 것처럼 연율과 전기 대비 성장률을 섞어놓고 비교했기 때문입니다. 그럼 미국 성장률을 4로 나눠서 계산하면 되잖아요. 물론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살짝 차이가 있긴 한데요. 이를 길게 설명하긴 힘들고요.

 

비교할 수 있는 자료를 살펴보겠습니다. OECD가 지난달 10일 회원국 경제전망 통계를 발표했는데요. 당시 OECD는 각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코로나19가 잘 통제됐을 때와 2차 확산이 있을 때, 두가지로 발표했습니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참고로 이 통계는 연율기준입니다.

 

그런데 이 통계 그래프를 보면 매우 재미난 점이 있습니다. 성장률이 가장 좋은 나라를 오른쪽, 가장 나쁜 나라는 왼쪽에서부터 나타내는데 그럼 가장 왼쪽은 어느나라일까요?

 

코로나 직격탄을 맞을 스페인입니다. 스페인은 상황이 좋아져도 올해 11.1%에 그치고요 상황이 나빠지면 14.4%로 추락합니다. 그 다음이 프랑스네요. -11.4~-14.1%입니다. 이탈리아도 11.3~-14%, 영국도 11.5~14%입니다. 체코, 포르투갈, 벨기에, 아일랜드, 슬로바키아, 리투아니아, 라티비아 등도 적게는 8% 많게는 13.2%나 경제가 추락하는 군요. 한나라 경제가 한해동안 10% 이상 날아간다면 정말 나라가 망한다는 두려움이 생기지 않을까요?

 

아무튼 다른 나를 좀더 볼까요? 우리가 가장 관심있는 나라들이 아직 안나왔으니까요. 오른쪽으로 죽 보다보면 독일이 중간 쯤에 나오는데 6.6~-8.8%입니다. 독일 경제도 어려워 보이죠. 그리고 미국은 3분의 2쯤 지날 때 나오는 대 7.3~-8.5%입니다. 트럼프가 난리칠 만하네요. 재선도 힘들어지지 않을까요?

 

일본은 의외로 오른쪽으로 4분의 3 지점에 나오네요. 그래도 6%~-7.3%입니다. 그리고 끝에서 두 번째, 경제성장률이 두 번째로 좋은 나라는 중국이네요. 그런데 2.6%~-3.7%입니다. 그러면 그래프 가장 오른쪽, 경제성장률이 가장 좋은 나라는 어디일까요?

 

한국입니다. 우리나라는 1.2~-2.5%입니다. 그래프를 보면 스페인에서 체코까지 매우 나쁘고 그 다음부터는 거의 그만그만하다가 덴마크, 오스트리아, 코스타리카, 중국까지 급상승하더니 우리나라가 정점을 찌릅니다. 비록 마이너스이긴 하나 나라와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앞서 있죠. 따라서 2분기 경제성장률이 3.3%라고 폭망했다는 조중동이나 보수언론들의 보도가 얼마나 왜곡됐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 미국·독일은 30%인데 우리나라는 3.3%라는 주장도 팩트는 틀리지 않았지만 과장된 것이죠. 따라서 경제성장률 등 통계뉴스를 볼 때는 반드시 같은 기준을 놓고 비교한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통계 팩트만 가지고도 왜곡된 보도를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까요?

 

경제시그널에 나온 한가지 퀴즈를 풀어볼까요?

 

주말에 대형마트나 슈퍼마켓 또는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신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경불진몰도 애용해주세요. 아무튼 이런 곳에서는 ‘50%+20% 할인등 엄청나게 깎아준다면서 유혹하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50%+20% 할인은 몇퍼센트 할인 일까요? 더하기가 들어가 있으니 70%나 깎아준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으실 것입니다. 그런데 계산서를 보면 70%가 아니죠. 이유가 뭘까요? 50% 할인을 한 다음에 추가로 20% 할인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에이 이런 실수를 누가 하냐고요. 실수를 하면 뉴스에까지 등장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비슷한 실수가 있었습니다.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능 영어 25번인데요. 어떤 실수 였는지 궁금하시죠. ‘경제시그널에 자세한 설명이 들어있습니다.

 

경제시그널에서는 단순히 이런 통계 장난만 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장난을 막아낼 5가지 비법도 알려드리는데요.

1. 숫자에 속지 마라.
2. 관계자 멘트에 현혹되지 마라.
3. 인용 기관 홈페이지를 뒤져라.
4. 외신도 뒤져보자.
5.의심하고 의심하라. 

입니다.

 

만일 이런 비법을 터득하지 않으면 어떤 황당한 일이 벌어지는지도 경제시그널에 나와 있는데요. 197211월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해변에서 미의과대학 협회 학술대회가 열렸습니다. 강사로 나선 사람은 유명 대학 교수인 마이런 폭스 박사. 폭스 박사는 쉽지 않은 주제인데도 명쾌한 설명과 열정적인 태도, 풍부한 지식과 유머로 청중을 완전히 사로잡았죠. 강연이 끝난 후 이어진 평가 설문에서 매우 탁월하다는 극찬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마이런 폭스 박사가 배우였다는 사실이 공개된 것입니다. 한마디로 강연은 폭스 팩터의 위력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강연 내용도 완전 엉터리였다는 점입니다. 교수 역할을 한 배우는 강연 내내 과장되게 횡설수설하거나, 전혀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내거나, 모순된 진술을 하면서 중간중간 유머와 의미 없는숫자를 강조하라는 지시를 받았죠. 이를 충실히 수행했더니 똑똑한 것으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의사들이 다들 속아 넘어갔습니다.

 

겨우 이런 조잡한 장난에 왜 이렇게 황당한 일이 벌어졌을까?

청중이 강연의 내용과 상관없이 사전에 소개된 폭스 박사의 배경과 외모에 매혹됐기 때문입니다. 유명 대학 교수라는 프로필 소개에 걸맞게 자신감 있는 태도와 열정을 보여주자 강연 내용과는 상관없이 믿어버린 것이죠. 특히 다소 복잡해 보이는 숫자까지 나열하니 의사들마저 무장해제됐습니다. 복잡한 계산을 싫어하는 우리의 뇌가 그냥 믿으라는 신호를 보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이런 폭스팩터의 장난에 속을 수 있습니다. 이런 장난에 빠지지 않으시려면 지금이라도 경제시그널꼭 읽어보세요.

 

https://youtu.be/x7s3J0EUn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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