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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재정 조기경보에도 아프리카 빚 탕감해준다?!

경불진 이피디 2024. 7. 8.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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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곡간이 비고 있다는 사실을 이젠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지난해 56조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세수결손사태가 발생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훨씬 더 큰 펑크가 날 것이라고들 걱정하잖아요. 경기침체로 들어오는 세수는 갈수록 줄어드는데 부자감세는 똥고집처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것만이 아니더라고요. 정말 엉뚱한 곳에서까지 곡간이 비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렇게 곡간이 비게 되면서 벌어지는 파장입니다. 도대체 어떤 일들이 우리에게 닥칠까요? 그 이유를 지금부터 삼단계에 걸쳐 살펴볼텐데요. 하나씩 따라와 주세요.

 

첫 번째. 지난주 오마이뉴스에 놀라운 기사가 떴습니다. 가나 전 대통령이자 제1야당 대선 후보가 우리나라에 고마움을 표시했다는 건데요. 도대체 이유가 뭘까요?

 

존 드라마니 마하마 전 가나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경식 주가나 대한민국 대사관을 만난 소감을 올렸는데요.

 

“가나의 부채를 탕감해 준 데 대해 깊은 감사를 표했습니다. (한국의 가나 부채 탕감은) 어려운 경제 시기에 우리의 부채 구조 조정 노력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에 일부 가나 언론은 "Mahama thanks South Korea for forgiving Ghana's debt" (마하마, 가나의 빚을 탕감해 준 한국에 감사)라는 제목으로 관련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나랏빚을 그냥 탕감해줬다니 도대체 이게 뭔소리일까요? 물론 선진국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이 어렵고 힘든 국가를 돕는 것은 당연한 의무입니다. 나라곡간이 가득차있고 경제도 좋다면이야 문제가 없겠죠. 하지만 나라가 거덜 날 지경인데 이건 너무하지 않나요?

 

실제로 네티즌들도 고맙겠지. 돈 안 갚아도 된다는데... 저 탕감해준 빚은 고스란히 우리가 세금으로 다시 채워야하고” “왜 가나 빚만 탕감해주냐며 다른 나라들도 돈 못갚겠다고 나자빠질지 모르겠다고 지적합니다.

 

더 나아가 윤석열 대통령이 아프리카 정상들을 만나서 몇 조씩 막 꿔주고 있다"라며 "작년에 가나 대통령을 만나 뭘 쑥덕거렸는지 밝혀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지난해 뉴욕을 방문했을 때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 부부와 정상 오찬을 했고 올해 서울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도 가나 대통령과 별도로 정상회담을 했기 때문이죠.

 

게다가 얼마전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윤대통령은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더욱 촉진하기 위해 2030년까지 100억달러 수준으로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라면서 아프리카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무역과 투자를 증진하기 위해 약 140억달러 규모의 수출금융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고요. “갑자기 왜라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지경이죠.

 

그래도 힘든 아프리카를 돕는게 나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그것도 우리가 도울 여유가 있을 때 이야기죠. 당장 생활비도 쪼들리는데 거지를 만났다고 가지고 있던 돈이나 입고 있던 옷을 준다면 문제가 있죠. 워낙 성격이 착해서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남들에게 하는 만큼 가족들도 챙긴다면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밖에서는 돈을 펑펑 쓰면서 가족들은 나몰라라하는 것과 뭐가 다를까요? 이렇게 심하게 이야기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두 번째, 앞서 올해 세수펑크가 역대급이었던 지난해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했죠. 실제로 기획재정부가 밝힌 ‘5월 국세수입 현황을 보면, 5월까지 걷힌 국세는 총 151조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사상 최대인 56조원 규모의 세수결손이 발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 걷힌 국세와 비교해도 91000억원이나 적은 규모입니다. 국세가 예상보다 덜 걷힘에 따라 5월까지 세수 진도율(예산 대비)41.1%, 최근 5년 평균(실적 대비)에 견줘 5.9%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https://youtu.be/dgeM1M6pg1Y?si=w8p2rKuWZ_IE59FJ

 

이러자 나라살림을 책임지는 기재부가 난리 났습니다. 세수결손 대응수위를 끌어올리는 조기경보를 발령했을 정도입니다. 조기경보 시스템은 경제상황 변화로 세수 급등락 등 이상징후가 나타날 경우 이를 조기에 발견해 대응한다는 취지에서 2022년에 도입됐습니다. 도입 당시 기재부가 발표한 세제 업무 개선안을 보면, 기재부는 조기경보 시스템을 통해 세수 부족에 따른 국채 발행, 초과세수 활용 등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그럼 국채를 발행하고 초과세수를 활용할까요? 지난 정부가 나라곡간을 거덜냈다고 난리쳤던 현 대통령실과 여당은 다른 방법을 쓸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지난해에도 이 방법을 써서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아마도 무시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바로 기금 여유 재원 전용불용’.

 

일단 기금 여유 재원 전용. 특정 분야의 사업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설치해 둔 기금 재원을 돌려막기를 한다는 뜻입니다. 역대급 세수결손이 발생했던 지난해에도 정부는 외국환평형기금을 동원했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환율이 급등하는데도 손을 쓰지 못하고 있죠.

 

그럼 올해도 외국환평형기금을 빼다 쓸까요? 아마 더 썼다가는 가뜩이나 난리난 환율시장에 기름을 붓는 셈이죠. 따라서 다른 것을 노리는 듯한데요. 대표적인 것이 정부가 지방정부에 주는 재원(지방교부세·지방교육교부금). 이게 뭔소리일까요? 한마디로 가정경제가 힘드는 쓰는 돈을 줄여야 하는데 사람을 많이 만나야하는 아빠 용돈은 줄일 수 없고 가족들이 먹는 식비와 자녀 용돈을 줄이자는 건데요. 만일 이러면 가족들이 가만히 있을까요?

 

그런데 정부는 강행할 방침으로 보입니다. 행정안전부가 발간한 ‘2024년도 지방자치단체 예산 및 기금 개요에 따르면 올해 지자체 통합재정수입은 2872609억원으로 전년 대비 0.5% 증가했는데요. 문제는 통합재정지출. 이는 30585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늘어나 통합재정수지(순세계잉여금 제외)185960억원 적자로 예상됐습니다.

 

지난해 지자체 통합재정수지는 당초 148292억원 적자로 예상됐으나, 최종 354396억원의 적자가 난 바 있거든요. 올해 지방자치단체 예산규모는 총 310818억원으로, 전년대비 1.5% 증가했지만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 7.25%에는 크게 못 미쳤습니다.

https://youtu.be/yucHx2QTau8?si=8srx1kFxYObDbuHj

 

이에 따라 재정수입의 자체 충당 능력을 뜻하는 재정자립도의 경우 전국 평균이 48.6%, 전년 50.1% 대비 1.5%P나 감소했는데요.

 

적자는 세입보다 세출이 많기 때문이고, 세입 감소는 지방세와 지방교부세가 줄어든 원인이 큽니다. 기업 영업이익 감소는 지방세의 주요 세목 중 하나인 지방소득세의 감소로 이어졌는데요. 취득세도 부동산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주택 취득세가 줄면서 감소했습니다.

 

지방교부세는 국세의 일정 비율을 부과하도록 되어 있어서 국세가 감소하면 지방교부세도 연동돼 영향을 받습니다. 올해 4월까지 국세수입은 125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세수 펑크가 났던 지난해보다 84000억원 덜 걷힌 상황입니다. 여기에 정부가 국세인 종합부동산세를 대폭 깎아주면서 이를 재원으로 하는 부동산교부세도 줄었습니다.

 

이에 따라 지자체 지방세수는 전년보다 46000억원, 지방교부세는 전년보다 33000억원 감액 편성했다는 군요.

 

지자체 세입 중 지자체가 자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의 비중인 재정자주도는 전국 평균이 70.9%, 전년 74.1% 대비 3.2%P 감소했습니다.

 

실제로 모든 것이 수도권에 몰려들면서 세수마저도 지방은 걷기 힘든데요. 지방재정 총계 규모 중 지방세 비중은 25.5%, 지방세로 인건비도 충당하지 못하는 지자체가 104(42.8%)로 나타났습니다. 재산임대 및 매각수입, 과징금 등을 뜻하는 세외수입이 특별시와 광역시 등 시에 70.7%나 집중된 탓입니다.

 

여기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의무교육기관을 비롯한 공립학교의 학교경비 일부를 충당하는 안정적인 법정재원입니다. 중앙과 지방정부간의 수직적 재정 불균형, 지방자치단체간의 수평적 재정 불균형을 조정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죠. 내국세 수입의 20.79%와 교육세 세수 일부를 더한 교부금은 초중고 교육비 재원으로만 쓰이도록 돼 있습니다.

https://youtu.be/y7Fwj2GaN10?si=cX9ow_9E-zYQs37n

 

하지만 현 정부는 이 중 일부를 저출산 예산 등에 쓰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유는 있습니다. 학생 수가 줄고 있는데도 정부가 전국 시도교육청에 나눠주는 교부금이 매년 내국세 수입에 연동돼 자동으로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를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는 논리인데요.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올해 교부금 규모는 689000억 원. 따라서 이 돈을 빼내 다른 곳에 쓰겠다는 건데요.

 

그런데 AI경쟁이 치열해지고 4차 산업혁명이 한창인데 아이들 공부시킬 돈을 빼내면 어쩌자는 건가요? 예전처럼 60~70명씩 모아놓고 칠판에 판서하는 식의 공부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이젠 학생수보다 선생님의 수가 많아 아이들의 창의력을 높이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데도 현정부는 구시대적인 생각에 빠진 듯합니다. 그러니 학생수가 감소하니 교육 공무원 숫자도 줄이려고 하고 있죠. 정말 나라의 미래가 걱정될 지경입니다.

 

세 번째. 불용, 즉 국회에서 확정된 예산 중 정부가 쓰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나라가 어려우니 정부부터 쓰지 않겠다는 이야기겠죠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앞서 아프리카에 퍼주듯이 정부는 쓸 돈을 계속 쓸 작정입니다. 대신 다른 곳에 서 줄이겠다는 심산인데요. 바로 복지예산,

 

기획재정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예산안 중 기금 간 거래액 및 예비비, 지방 교부금·교부세를 제외하고 정부의 사업 단위 불용액이 가장 큰 사업은 보건복지부의 기초생활보장제도 중 하나인 의료급여입니다. 그런데 의료급여 불용 규모가 무려 7000억원에 달했습니다. 고령층에 지급되는 기초연금 지원 예산 불용액도 3306억원이나 됐습니다. 즉 의료급여와 기초연금만 합쳐도 1조원 넘는 취약계층 지원 예산이 사용되지 않은 셈입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 취약층들이 보호를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과거와 비교하면 심각할 정도인데요. 실제로 의료급여 불용액은 2022년은 4000만원, 2021년은 1000만원에 그쳤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7000억원이나 됐으니 2021년과 비교하면 무려 7만배나 늘어난 셈이죠.

https://youtu.be/qv-KJtSSGMw?si=cRSXuA7O81-Su1WW

 

이것만이 아닙니다. 자율형 사회서비스 투자 사업예산(121억원), 저소득층 자활 지원 예산(114억원), 노인장기요양보험 지원 예산(73억원) 등 취약계층 지원 예산 위주로 복지부 예산이 대거 사용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복지부의 지난해 예산 불용액 규모는 12008억원에 달했다고 합니다.

 

그럼 복지부만의 일일까요? 다른 부처에서도 취약계층이나 민생 관련 예산이 대거 불용됐다. 국방부의 경우 군인 인건비(3099억원), 장병 복지 지원 예산(1619억원), 군 시설 개선 예산(692억원), 군 피복비(466억원), 군 의무비(274억원), 군 급식비(186억원) 등 장병 생활과 관련 예산이 5000억원 이상 덜 쓰였다고 합니다.

 

고용노동부는 국민취업지원제도(3000억원),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2152억원), 중소기업 청년 인턴제(1697억원), 청년내일채움공제(987억원)등 고용 취약계층 지원 예산 불용액 규모가 컸습니다. 정부는 최근 국가장학금 지원 대상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당장 지난해 교육부의 맞춤형 국가장학금 지원(1066억원) 예산은 계획보다 1000억원 이상 덜 투입됐습니다.

 

환경부도 지난해 예산(126483억원) 대비 9.45%(11952억원)를 쓰지 못했는데 특히 대기오염 발생원 관리 예산 6806억원이나 불용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이런 불용이 더 커질 공산이 크다는 거죠. 앞서 살펴본대로 세수펑크가 역대급인 지난해보다 더 커질 전망이고 외평기금 등의 전환도 쉽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지방교부금마저 줄이고 있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사라지는 복지예산이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문제는 이렇게 불용된 돈 대부분이 우리 생활, 특히 서민생활과 밀접하다는 점입니다. 취약계층에게는 생명줄 같은 것마저 줄어 생계가 힘들어질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자감세에다 아프리카 퍼주기는 너무한 것 아닌가요?

 

이처럼 하나의 정책이 우리사회에 주는 파장은 우리의 생각보다 큽니다. 단순히 아프리카 도우면 국가위신이 올라가고 국격이 올라간다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것이 주는 영향도 따져봐야 한다는 거죠. “좋아 빠르게 가만 외치는 정부이니 이런 것 따질 생각조차 하지 않았겠죠. 따라서 우리 스스로 올해 복지예산 등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고 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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