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불진 이피디의 경제공부방
‘영원하다’던 다이아몬드 가격 40% 급락···‘랩그로운 다이아몬드’란? 본문
가장 비싼 보석하면, 영원의 상징하면 생각나는 것이 있죠. 바로 ‘보석의 황제’로 불리는 다이아몬드. 그런데 최근 다이아몬드에 큰 변화가 있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다이아몬드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를 해볼까하는데요.
일단 결혼 예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도 다이아몬드 반지잖아요. 연예인 결혼식에서는 다이아몬드 알이 얼마나 큰 지가 화제가 되기도 하죠. 가장 빛나고 비싼 보석이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결혼할 때 다이아몬드 반지를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가지고 고민도 많이 하게 되죠. 사실 예쁘기는 하지만 실용성은 전혀 없잖아요. 같은 보석인 금은 화폐 대용으로도 쓰이지만 다이아몬드는 그렇지 못하잖아요. 하지만 가격은 금보다 더 비싸죠.
그런데 이런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항상 비싼 것은 아니었다는 사실 혹시 아셨나요?
다이아몬드는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한 광물이죠. 다이아몬드를 가공할 수 있는 재료는 다이아몬드밖에 없습니다. 희소가치도 높습니다. 지하 120~250㎞에 있는 원석이 화산활동으로 지표면 가까이 올라와야 캘 수 있죠. 그래서 어원은 ‘정복할 수 없다’는 뜻의 그리스어 ‘아다마스(adamas)’. 그만큼 귀한 보석입니다.
다이아몬드를 처음 캐니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800년 무렵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은 한정돼 있었죠. 거의 대부분 인도 남서부 골콘다라는 지역에서 나왔습니다. 이 지역에서 캐낸 다이아몬드는 그리스와 로마를 거쳐 서유럽까지 전해졌는데, 워낙 귀하다 보니 왕 같은 최고 권력자들에게 헌상돼 궁전과 왕관 등을 장식하는데 사용됐죠.
그런데 19세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상황이 달라집니다. 브라질, 남아프리카 등 인도 밖 곳곳에서도 다이아몬드 광산이 발견됐거든요. 채굴 기술도 나날이 발전해 다이아몬드 생산량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특히 1872년부터 한 해 생산량이 그 이전까지 채굴된 전체 다이아몬드 양의 다섯 배에 이를 정도로 폭증했죠. 이렇게 생산량이 폭증하자 가격은 당연히 폭락할 수 밖에 없었겠죠. 그 유명한 수요 공급 법칙이 작용한 것이죠.
이 당시 전세계 다이아몬드 원석의 90% 이상을 독점했던 기업이 있었는데요. 바로 그 유명한 드비어스죠. 드비어스는 난리가 났습니다. 보석은 귀해야 하는 법인데 주변에 흔하다면 더 이상 보석이 아니잖아요.
이 때 드비어스가 선택했던 방법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죠.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결혼반지로 다이아몬드를 선택하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왕족이나 귀족 말고는 요. 그런데 왕족과 귀족의 숫자는 제한돼 있으니 일반인들에게 다이아몬드의 수요를 확산시킬 방법을 고민하던 드비어스는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는 그 유명한 광고를 1947년부터 내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쟁 영웅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결혼이 급증했는데 이 때 다이아몬드로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라고 부추긴 것이죠. 특히 로맨스 영화의 프로포즈 장면에도 다이아몬드를 넣도록 PPL도 했습니다.
이 덕분에 다이아몬드는 결혼의 상징처럼 여겨지게 되면서 수요는 폭발했고 가격은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죠. 그 사이에 다이아몬드의 저주가 몰아치기도 했는데요. 다이아몬드를 캐기 위해 강제노동, 아동노동 등 인권착취가 자행된 것은 물론 더 끔찍한 일도 벌어졌는데요. 대표적인 곳이 1961년 영국에서 독립한 아프리카 서부 시에라리온. 여기서 1972년 968.9캐럿 다이아몬드 원석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그러자 다이아몬드를 차지하려는 권력 투쟁 끝에 내전이 발발해 인구 450만 명 중 35만 명이 죽고 나라는 최빈국으로 전락하고 말았죠. 그래서 ‘피의 다이아몬드’로도 불리는데요. 이 내용은 2000년대 중반 상영된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에 고스란히 담겼죠. 용병과 소년병 등 그동안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충격적 소재를 다뤄 잔세계의 충격을 줬는데요.
그런데 여기서 더 충격적인 통계도 살펴볼까 합니다. 지금까지 캐낸 다이아몬드가 얼마나 될까요?
‘보석 천 개의 유혹’이란 책의 저자 에이자 레이든에 따르면 약 35억 캐럿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이는 0.5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70억 지구 사람에게 모두 하나씩 나눠줘도 충분할 정도라는 이야기죠. 즉 다이아몬드가 결코 희귀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다이아몬드는 영원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깨기 어려운 것 중 하나이긴 하지만 드비어스의 광고처럼 변치않을 정도로 강하진 않다는 거죠. 흠집에는 강하지만 망치로 내려치면 어떻게 될까요? 부서집니다. 혹시 확인해본다고 진짜 내려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정말 부서지거든요.
게다가 다이아몬드가 불에 탄다는 사실도 아셨나요? 화학시간에 배웠을 텐데요. 다이아몬드는 순수한 탄소 덩어리입니다. 연필의 흑연과 재질이 똑 같습니다. 따라서 다이아몬드도 900도가 넘는 열을 발산하는 토치로도 태울 수 있습니다. 혹시 못믿겠다고 직접 해보지는 않길 바랍니다. 정말 다이아몬드가 시커먼 흑연덩어리고 변하거든요,
따라서 다이아몬드는 ‘보석의 황제’라는 소리를 듣지만 이는 분명코 인위적입니다. 무색투명한 탄소 덩어리일 뿐인 다이아몬드에게 그런 가치가 주어지기까지 과정에는 상술의 음험한 작용이 있었다는 지적이죠.
이 때문일까요? 영원할 것 같던 다이아몬드 가격이 최근 눈에 띄게 추락하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의 그 드비어스가 다이아몬드 원석의 가격을 최근 1년 사이 40%가량 인하했는데요. 지난해 7월만해도 캐럿당 1,400달러 수준이었거든요. 그런데 올 7월 원석 가격은 850달러. 거의 절반 가까이 떨어진 겁니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요? 광고를 통해 늘어났던 새로운 수요가 줄었기 때문일까요? 물론 그런 이유도 작용했지만 결정타는 따로 있다고 합니다. 바로 ‘랩 그론 다이아몬드’. 도대체 랩 그론 다이아몬드가 뭘까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연구실을 뜻하는 랩(LAB)과 키운다는 뜻의 그로운(GROWN)을 더해 만든 단어입니다. 즉 기술 개발을 통해 천연 다이아몬드 씨드를 실험실에서 키워 만드는 인공·양식 다이아몬드인데요.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다이아몬드는 탄소 덩어리죠. 하지만 지하 깊숙한 곳에서 수 억년 동안 열과 압력을 받으면 흑연이 아니라 다이아몬드가 됩니다. 그런데 랩 그론 다이아몬드는 이런 과정을 과학으로 해결했습니다. 다이아몬드가 생성될 때의 자연적인 조건을 동일하게 연구실에서 복제한 후 아주 작은 다이아몬드에 화학적 방법을 이용해 겹겹이 탄소를 덧입히면서 아름다운 다이아몬드로 2~4주 걸려 키우는 거죠. 진주를 양식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물론 과거에도 비슷한 다이아몬드가 있었습니다. 1954년 제너럴일렉트릭이 인조 다이아몬드를 최초로 개발했거든요. 하지만 천연 다이아몬드와의 미세한 차이를 좁히기 힘들었죠. 그래서 가짜 취급을 받앗죠. 그런데 최근 등장한 렙그로운 다이아몬드는 다르다고 합니다. 천연 다이아몬드와 비교하면 전문가들조차 구분이 어려울 정도라고 하는데요. 그런데도 가격은 천연 다이아몬드보다 통상 30~40% 저렴합니다. 일부제품은 5분의 1에 불과하기도 하고요.
덕분에 국내에서도 랩그로운 다이아몬드가 인기있다고 합니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제조하는 국내 업체도 늘어나고 있고요. 조만간 우리나라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생산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인도, 중국, 일본, 싱가포르, 독일, 이스라엘과 우리나라까지 단 8개국 밖에 없다고 합니다.
반면 천연 다이아몬드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질 전망입니다. 다이아몬드 광석 매장량 세계 1위가 어디일까요? 바로 러시아거든요. 매년 5조 원어치의 원석을 수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질 않자 주요 7개국(G7)은 푸틴의 전쟁 자금줄로 쓰이는 러시아 다이아몬드 수출을 차단할 방법으로 러시아산 다이아몬드 수입을 다음 달부터 금지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드비어스는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와 같은 또다른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까요? 아니면 “영원한 건 절대 없어”라고 노래하던 빅뱅의 혜안을 감탄하고 있을까요?
https://youtu.be/gq6-1Wa3KQE?si=EY2bcXWLhu4jE1Is
'하루에 지식 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챗GPT’열풍이 기후위기 악화시킨다? (0) | 2023.09.19 |
---|---|
금융 F4’라더니 ‘샤워실 바보’?···빚내 집사라더니 다시 대출 규제 (0) | 2023.09.18 |
진짜 부자는 돈이 아닌 시간을 번다?! ‘찐시간부자’ 5가지 비법은? (0) | 2023.08.22 |
‘주식 리딩방’ 보일 때마다 타이슨을 떠올려야 하는 이유는? (0) | 2023.08.21 |
블랙핑크가 세운 세계 기록 아시나요? (0) | 2023.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