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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문(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제질문)

‘시럽수당’이 문제라는 인식이 정말 위험한 이유는?

경불진 이피디 2023. 7. 1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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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폭우가 계속되어 현재까지 50명에 가까운 소중한 목숨이 생을 마감했습니다. 나라가 이 지경인데 해외에서 들려오는 소식이 더 참담합니다.

 

굳이 갈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에도 꾸역꾸역 나토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굳이 우크라이나까지 깜짝방문했죠. 젤렌스키를 만나 사진을 그렇게 찍고 싶었나요?

 

러시아에 있는 우리 기업과 교민들은 두려움에 떨 수 밖에 없겠죠. 그런데 이 보다 더 화나는 소식은 서민 코스프레에 열심히던 김건희 여사. 출국 때 에코백을 들어 일부 언론들이 칭송했는데 리투아니아에서는 16명의 경호원을 데리고 명품숍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대통령실은 명품을 호갱 당한 것이라며 명품을 사지도 않았다고 하지만 그걸 믿을 국민이 있다고 생각하고 내놓은 변명일까요?

 

그런데 얼마 전 여당은 실업급여 받은 돈으로 샤넬 명품 산다는 황당한 주장을 했는데요. 그러면서 시럽급여라도 엉토당토 안한 신조어까지 만들어내죠. 그러면 혹시 김건희 여사도 시럽급여 받은 건가요?

 

연합뉴스제

40년간 목수로 지내온 주인공은 어느 날 심장발작을 일으킵니다. 담당의사는 더 이상 일을 하는 것은 무리라고 했죠, 다니던 직장에서 짤린 주인공은 질병수당을 받기 위해 관공서를 찾습니다. 그런데 관공서 소속 의사는 주인공에게 팔을 올려보라” “어깨를 돌려봐라라고 요구합니다. 의사는 매뉴얼에 나온 대로 진행한 것이죠. 그 결과 심장 질환은 문제없다는 소견을 냈습니다. 결국 주인공은 질병급여를 받지 못했습니다.

 

이에 실업수당이라도 받으려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실업수당을 받으려면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그런데 심장병에 걸린 사람이 어떻게 구직활동을 하나요? 결국 자신의 아프고 가난하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해 질병수당과 실업수당 모두 받지 못한 주인공은 화장실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져 숨을 거둡니다.

 

정말 슬픈 영화 같은 이야기죠. 실제로 이 내용은 2016년 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 다니엘 블레이크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자랑하던 영국의 복지시스템이 대처 이후 얼마나 망가졌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데요. 그런데 기시감이 드시죠. 우리나라에도 충분히 있을 법한 스토리잖아요.

 

실제로 최고은 작가, 송파구 세모녀를 비롯해 우리나라의 많은 디니엘 블레이크가 스스로의 가난을 증명하지 못해 세상과 등졌잖아요. 이에 대한 사회적 반성 움직임이 일면서 보편적 복지가 한때는 이뤄지는 듯했죠. 코로나 때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받아 많은 국민들이 도움을 받았잖아요. 그런데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두려움에 빠지고 있습니다.

 

정부와 국민의힘이 또다시 어려움에 빠진 국민들에게 가난을 증명하라고 강요할 분위기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귀를 의심케하는 용어가 등장했죠. 바로 시럽급여’.

 

지난 12일 국민의힘은 노동개혁특별위원회의 공청회를 열었는데요. 최저임금의 80%인 실업급여 하한선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아 취업 유인이 되지 못하고, 반복 수급자가 증가하는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라고 합니다. 특히 실업급여가 월급보다 많은 역전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실업급여가 악용돼 달콤한 보너스라는 뜻의 시럽급여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실업급여를 받으러 오는 한 부류는 아주 어두운 얼굴로 온다고 한다. 일하고 싶은 실질적 구직자다. 한 부류는 밝은 얼굴로 온다고 한다. 실업급여를 받아서 명품 선글라스를 끼고 해외여행을 다녀온다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여기에 노동개혁특위 위원장인 임이자 의원은 일하는 개미보다 베짱이를 더 챙겨주느냐는 여론이 있다고 주장했고요. 이를 뒷받침하고 싶었는 듯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담당자까지 동원합니다.

 

실업급여를 받은 여자들은 실업급여 받는 도중에 해외여행 가고 자기 돈으로 살 수 없던 샤넬 선글라스를 사며 즐기고 있다는 황당한 주장을 합니다.

 

https://youtu.be/7tTq4JwnDa4

도대체 정말 그런 사람들을 보긴 했을까요? 아니면 상상 속 이야기일까요? 게다가 설령 한 두명 있다손 치더라도 그게 왜 문제가 되죠. 일부 국회의원들처럼 국민세금으로 관광 떠난 것도 아니고 김건희 여사처럼 국민세금으로 간 해외순방에서 경호원 16명이나 데리고 명품쇼핑한 것도 아닌데요. 사기친 것도 아닌데 실업급여 받을 것을 어디에 쓰던 그걸 국가가 개입할 문제인가요? 공산주의 나라도 아닌데 말이죠.

 

더 나아가 실업급여를 받으러 갈 때 어두운 표정을 하면 다시 일하려는 사람이란 근거는 도대체 뭔가요? 혹시 실업급여 담당 공무원들은 모두 궁예의 관심법이라도 쓴다는 것입니까? 그래서 앞으로는 실업급여 받으러 갈 때 옷도 허름하게 한 후 구직활동 하느라 지친 표정이라도 연기해야 하나요?

 

게다가 정부와 국민의힘이 내건 전제조건도 말이 안됩니다. 이들은 최저임금 노동자의 월 실수령액 약 179만 원에 비해 실직자가 받는 월 실업급여 하한액 184만 원 더 많기 때문에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주장하는데요. 그래서 최저임금의 80%인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거나 아예 폐지하자고 하죠,.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실업급여 받아보신 분들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실업급여로 해외여행하고 명품살만큼 풍족하게 받는 분 있나요? 저도 두 번이나 받아봤는데요. 택도 없습니다.

 

왜냐면 실업급여는 원래받는 월급보다 적게 책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상한액도 있죠. 재드래곤처럼 하루에서 수천만원의 일봉을 받아도 하루 최대 받을 수 있는 실업급여는 66000원입니다. 그 이상은 재드래곤 할아버지라도 주지 않습니다.

 

계산식도 따로 있습니다. 실업급여는 평균임금의 60%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계산한 금액이 일정 기준보다 낮을 경우, 최저임금의 80%를 지급하게 돼 있습니다. 올해는 61568. 즉 실업급여는 올해의 경우 61568원에서 66000원 사이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점심 한끼가 2만원에 육박하는 요즘 세끼 먹기도 버거운 금액이죠. 특히 하한액을 받는 비율은 약 73%인 약 118만 명나 됩니다. 이들 중 약 80% 이상이 청년 실직자입니다.

 

그런데 정부와 국민의 힘은 이것이 너무 많다고 주장합니다.. 일할 때 받던 세후 임금보다 더 많아서 실업자가 취업에 나설 의욕을 꺾는다는 겁니다. 이른바 실업급여 역전 현상이 있다는 것인데요.

 

근거로는 고용노동부의 추정치를 제시합니다. 고용부는 전체 수급자 1628000여 명 중 '세후 임금' 대비 실업급여액이 더 많은 수급자가 453000여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습니다. 전체 수급자의 27.9%에 달한다는 거죠.

 

과연 이 추산이 맞을까요?

 

https://youtu.be/baeyYP0aSew

정부와 여당은 한 달 동안 일하는 노동자가 받는 최저임금 실수령액과 실직 노동자의 한 달 실업급여 하한액을 비교해 실업급여 하한액이 더 높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최저임금 월액과 실업급여 월액은 기준이 되는 일수가 다릅니다.

 

현행 최저임금법상 월 최저임금은 201580. 5일 노동이라고 가정하면 월 약 21.7일을 일해야 하죠. 여기에 11일씩 월 4.34일의 주휴일을 더하면 월 최저임금 기준이 되는 일수는 26일입니다. 26일 기준으로 책정된 월 최저임금 약 201만원에서 소득세와 4대 보험료 노동자부담분 약 10.3%를 공제한 1799800원이 최저임금 노동자들이 실제 손에 쥐는 돈이죠.

 

그런데 실업급여는 1일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월 최대 30일을 실업일로 인정받을 수 있죠. 실업급여 하한액은 앞서 언급한대로 61568. 여기에 30일을 곱한 약 184만 원이 정부와 여당이 주장하는 실업급여 월 하한액이죠.

 

하지만 최저임금은 한달 26, 실업급여는 한달 30일을 기준으로 하니 역전된 것처럼 보이는 거죠. 즉 하루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최저임금은 76960, 실업급여는 61568원으로 최저임금이 높습니다. 기준이 다른데도 최저임금보다 실업급여가 많다고 주장하기 위해 꼼수를 핀 것입니다.

 

게다가 최저임금에서 뺀 10.3%도 근거가 부족합니다. 정부는 10.3%가 국세와 지방세에는 근로소득세와 여기에 붙는 지방세가 포함된다는 설명합니다. 또 가구수는 1인 가구를 상정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 대부분은 근로소득세를 내지 않습니다. 2020년 통계를 봐도 전체 노동자의 37%가 근로소득세를 내지 않았습니다. 매달 원청징수로 소득세를 급여에서 떼지만, 연말정산에서 각종 소득·세액 공제로 환급을 받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연소득 3000만 원 이하면 대체로 면세된다고 봅니다.

 

사회보험료 역시 정해진 금액을 전액 부담한다고 가정하는 건 무리입니다. 정부는 소규모 사업장의 노동자 가운데 월 평균 보수가 260만 원 미만이면,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보험료의 80%3년 간 지원합니다. 월 평균 보수가 200만 원인 경우, 지원액은 매달 86400원이나 됩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세금과 사회보험료 명목으로 근로소득에서 10.3%를 빼 세후 임금을 산정한 것은 어떻게든 최저임금 소득을 적게 보이기 위한 꼼수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실업급여를 무한정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죠. 고용보험 가입기간이 1년 미만이면 120일 밖에 안됩니다. 겨우 4. 10년 이상 장기근속을 하더라도 최대 받을 수 있는 기간이 270일입니다. 겨우 9. 50세 이상이나 장애인만 해당하고요. 50세 미만인 경우에는 240, 8달 밖에 안됩니다. 그 사이에 취업을 못하면 손가락 빨아야 한다는 거죠. 이것도 정부나 여당에서는 길다고 생각할 듯한데요.

 

https://youtu.be/84yjGN1U3xg

독일과 프랑스는 최대 24개월, 포르투갈은 18개월, 일본 마저도 최대 360일이나 됩니다.

 

이런대도 윤석열 정부는 실직자가 실업급여를 받기 위한 조건을 더 강화하고 구직급여 액수를 낮추는 방향으로 제도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이미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월 최저임금의 80%로 돼 있는 하한액을 삭제하는 내용과 구직급여 지급을 위한 피보험단위기간 요건을 10개월로 늘리는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냈습니다. 지금은 고용보험에 가입해 보수를 받은 일수가 180일 이상이면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는데 이를 1.5배 더 연장하겠다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구직급여의 반복 수급도 제한해 5년 이내 2회 이상 반복해서 구직급여를 받는 사람은 구직급여액을 줄이겠다는 내용도 개정안에 담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임이자 의원은 같은 직장에서 24번이나 실업급여를 수급한 극단적 사례를 들며 실업급여에 의존하는 노동자의 도덕적 해이를 질타했다는데요.

 

그런데 24번 실업급여를 받을 사람이 일반적인 사람일까요? 해당 회사 사업주의 친인척이 아닐까요? 게다가 이런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실업급여 담당 공무원이 걸려내야 정상 아닌가요? 1628000여 명 겨우 한두명 있는 사례를 전체인 냥 말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았나요?

 

실업급여는 일 안하고 싶은 사람이 베짱이처럼 놀고 먹으며 공짜로 타먹는 돈이 아닙니다. 실직에 대비해 고용보험을 들고, 이를 바탕으로 실직과 재취업 기간 동안 생계 불안감을 덜어내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이자 권리입니다. 그런데 하루 6만원이 살짝 넘는 돈으로 베짱이처럼 살 수 있다고요. 샤넬백 사고 해외여행한다고요. 여당의원들이 한번 실업급여 받으면서 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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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논란의 핵심은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가 점점 서민들에게, 약자들에게 스스로의 가난을 증명하라고 강요한다는 점입니다. 실업급여 받으려면 일단 옷도, 얼굴도 우중충해야 한다고 여당 의원이 지적하잖아요. 다른 복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등으로 서민들에게 얼마나 가난하고, 나를 도와줄 사람이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좌절에 빠져들까요? 얼마나 자존심이 상할까요?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라고요. 내가 갑자기 어려움에 빠져 가난을 증명해야 할지는 모를 일입니다.

 

영화 , 다니엘 블레이크에서 주인공 다니엘은 이렇게 소리칩니다.

 

“...난 게으름뱅이도 사기꾼도 거지도 도둑도...아닙니다....난 굽실대지 않았고 동등한 입장에서 이웃을 도왔습니다. 자선에 기대지 않았습니다. 나는 개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내 권리를 요구합니다. 나는 요구합니다. 당신이 나를 존중하기를. 나는 한명의 시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가 이런 고통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국민들은 역대급 폭우로 고통을 받으면 수십명이 사망했는데도 해외에서 명품쇼핑이나 하는 사람들에게 나를 존중해 달라고 해봤지 아닐까요? 그러니 정말 투표를 잘 해야 합니다.

 

https://youtu.be/fz37ROtK-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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