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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30년 불황 탈출 힘든 3가지 이유는?···한국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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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30년 불황 탈출 힘든 3가지 이유는?···한국은?

경불진 이피디 2023. 7. 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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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경제가 잘나간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 증시가 심상치 않죠. 닛케이평균주가가 1990년 시작된 버블 붕괴 이후 3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급등세를 보이고 있죠. 그래서 서학개미대신 일학개미도 등장했고요. 주가가 오르자 끔쩍도 않던 일본 집값, 우리나라보다 적다는 일본 월급도 들썩인다고 합니다. 이젠 일본이 잃어버린 30을 벗어났다는 평가도 나오죠. 일본을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오늘은 일본 경제의 숨겨진 진실과 함께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교훈을 파헤쳐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얼마나 될까요? 우리나라가 20214.3%, 지난해 2.6%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보다는 낮을 듯한데요. 맞습니다. 일본은 20212.1%, 20221.1%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절반보다도 낮죠.

 

하지만 올해는 어떨까요? OECD가 지난달 7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는 기존 2.1%에서 1.5% 내렸고 일본도 1.3%에서 1.1%로 낮췄습니다. 그런데 1.5% 1.1%. 차이가 크지 않죠. IMF가 내놓은 전망치도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1.7%에서 1.5%, 일본은 1.8%에서 1.3%로 각각 떨어뜨렸습니다. 그래도 우리나라가 높다고 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10년만 비교해볼까요? 일본은 20140.3%을 시작으로 1.6%, 0.8%, 1.7%, 0.6%, -0.4%, -4.3%, 2.1%, 1.1% 였습니다. 우리나라는 3.2%, 2.8%, 3%, 3.2%, 2.9%, 2.2%, -0.7%, 4.3%. 2.6%. 거의 2배 이상 높죠. 그런데 올 들어서는 차이가 0.2~0.4%포인트로 좁혀질 위기입니다. 이 때문에 일본이 우리보다 더 성장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죠.

 

이 때문일까요? 일본 기업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고 있죠.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은 일본의 5대 종합상사(이토추·마루베니·미쓰비시·미쓰이·스미토모)의 지분을 늘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실제로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달 19일 자회사를 통해 보유한 5대 종합상사 지분을 평균 8.5% 이상으로 늘렸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11주 연속으로 일본 주식을 순매수했고요,

 

이에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죠. 올들어 주요 7개국중 주가상승률 1위가 바로 일본입니다. 덕분에 올해 버블 붕괴 이후 33년 만에 닛케이가 3만 선에 안착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러자 부동산 가격도 반등세에 힘이 붙는데요. 부동산 정보회사 후도산게이자이에 따르면 지난 3월 수도권 신축 맨션의 평균 가격이 14360만엔으로 1973년 조사 시작 이후 처음으로 1억엔을 넘었다고 합니다.

https://youtu.be/84yjGN1U3xg

일본이 정말 30년 장기 불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일단 일본 내에서는 어떻게 볼까요? 일본 내 경제 전문가들의 반응은 오히려 부정적입니다. 30년 동안 쌓인 불황에서 쉽게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인데요. 크게 3가지 이유를 듭니다.

 

첫 번째. 현재 일본 증시의 활황을 일본 기업들이 혁신 덕분이 아니라 환율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일본 엔화가치가 폭락한 것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올해 초만 해도 달러당 127엔에서 지난달 30일 현재 144엔까지 치솟았습니다. 무려 14%나 엔화 가치가 폭락했죠. 참고로 원화는 연초 달러당 1227원에서 1320원으로 7.5% 하락했고요.

 

이렇게 원화보다 2배나 더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일본 기업들의 수출이 늘어났는데요. 여기에서 좀더 유심히 살펴봐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일본 수출 물량은 크게 차이가 없다는 점입니다. 물량은 별 차이 없는데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같은 물량을 수출해도 엔화로 추산한 일본 기업들의 매출은 크게 늘어난다는 거죠. 환율 효과로 그냥 앉아서 14%의 매출이 늘어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워런 버핏이 투자한 주식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버핏이 산 일본 주식에 제조업은 없습니다. 죄다 종합상사입니다. 즉 버핏은 일본의 제조업 기술력을 보고 주식을 산 것이 아니라 단지 일본 엔화 폭락의 반사효과를 일본 종합상사들이 누릴 것이라고 판단하고 투자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엔화가치가 다시 올라간다면 버핏은 바로 일본에서 손을 뺄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한가지. 일본 수출 기업들은 앉자서 돈을 버는 사이 일본 국민들은 앉자서 돈을 잃고 있습니다. 엔화가치가 폭락해 해외여행은 꿈도 못꿀 정도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일본 여행수지 흑자가 작년보다 11배 급증한 2941억엔(27230억원)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급증하는데 해외로 나가는 일본인은 급감했다는 거죠.

 

여기에 수입물가 급등으로 물가상승률이 40년 만의 최고인 4.1%나 되면서 일본인들이 지갑을 닫는다고 합니다. 30년 불황에서 일본 국민들은 아직도 허덕이고 있다는 거죠.

 

두 번째. 저출산·고령화. 물론 우리나라보다는 덜하지만 일본도 만만치 않습니다.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지난 4월 발표한 인구 전망 보고서에서 전체 인구는 현재 12300만 명에서 앞으로 33년 후인 20561억 명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특히 고령화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연구소는 2020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는 전체 인구의 28.6%에서 202730%를 넘어서고, 207038.7%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여기에 저출산도 심각하죠. 지난해 일본의 합계 출산율은 0.78명인 우리나라보다는 높지만 사상 최저인 1.26. 지난해 출생아 수는 77747명으로 사상 최초로 80만 명을 밑돈 반면 사망자 수는 1568961명으로 급증했습니다. 일본 인구는 798214명이나 자연 감소했죠.

 

일본 정부는 아동수당을 확대하고 이민을 늘리는 등 인구감소를 막기 위한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일본에서는 개구리화현상 때문에 난리죠.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짝사랑하던 상대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마음이 식어버리고, 상대가 개구리처럼 보여서 혐오감이 드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러니 결혼이 늘어나고 출산이 확산될 가능성이 없죠.

 

이 때문에 아사히신문은 2030년대 이후 일본 경제가 또다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우려가 있다고 지적할 정도입니다. 즉 저출산·고령화를 막지 못하면 30년 장기 불황 탈출도 공염불이라는 말이죠.

 

세 번째. 좀비기업. 좀비기업이 뭔지는 다들 아실 것입니다. 이자조차도 못 갚을 정도로 장사를 못하는 기업들을 뜻하죠. 이런 상태가 오래된다면 자연스럽게 퇴출돼야 정상입니다. 물론 기술 개발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경우는 예외긴 하지만요.

 

일본은 30년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이런 좀비기업들이 대부분 사라지는 듯 했습니다. 30년 장기 불황에 빠진 원인 중의 하나가 이런 좀비기업들을 살려줬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거든요. 그런데 아베 노믹스 등으로 일본 정부가 헬리콥터에서 돈을 살포하기 시작하자 좀비기업들이 스멀스멀 다시 활동하기 시작했다는 거죠. 금융 조사 회사 데이코쿠데이터뱅크는 최근 조사를 보면 2021년 말 기준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일본 기업 147만 곳 가운데 무려 12.9%188000곳이나 좀비 기업이라고 헙니다. 일본 기업 10곳 가운데 한 곳 이상이 망해야 하는데도 망하지 않고 좀비처럼 살아있다는 거죠.

 

이런 좀비기업들이 일본의 30년 불황 탈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입니다. 이 때문일까요? 일본에서는 정말 21세기 선진국인지 의심스러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죠. 상승곡선을 타던 기사다 총리의 지지율까지 끓어 내린 마이넘버 카드. 아직도 관공서나 은행에서 도장을 찍고 팩스를 사용하는 아날로그 문화때문에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되자 일본 정부는 디지털 사회로 가겠다며 우리로 치면 주민등록증에 여러 기능을 결합한 마이넘버 카드를 지난해부터 내놨는데요. 공인인증서 기능을 합쳤고 앞으로 건강보험과도 통합시킬 계획이라고 합니다.

 

일본 정부는 한 사람당 2만엔(18만원을)씩 주며 홍보에 나섰고, 일본 국민 약 76%가 이 카드를 발급받았습니다. 그런데 곳곳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신청하는 대기 시간만 3시간, 발급엔 한달이 넘게 걸립니다. 더 큰 문제는 이름이 같은 사람에게 카드가 잘못 발급되거나, 건강보험 정보가 다른 사람과 연동돼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더 황당한 것은 아날로그에서 벗어나 디지털화를 통해 서류 작성 없이 업무를 볼 수 있다고 일본 정부는 홍보했는데요. 신청한 후에 종이를 줍니다. 신청한 내용이 맞는지를 모니터나 스마트폰에서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일일이 종이에 인쇄해서 확인 한다는 거죠. 한마디로 이중작업인셈이죠. 이러니 지지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죠. 문제는 이런 마이넘버 카드도 좀비기업이 연루돼 있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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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까지 들으신 일본이 30년 불황을 탈출하기 힘든 세가지 이유 어떠신가요? 아마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인데라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첫 번째. 환율. 물론 일본보다는 덜합니다. 그러나 물가 고통은 우리나라가 더 쎄죠. 우리나라와 일본 중 식량자급률이 더 낮은 나라는 어디일까요? 우리나라가 20.2%. 일본이 38%. 우리나라가 더 낮습니다. 즉 수입 곡물가 위협에 더 노출돼 있다는 이야기죠. 게다가 환율이 급등할 위험도 높습니다. 최근 영국은 빅스텝, 유럽도 베이비스텝으로 기준금리를 올렸죠. 미국도 올해만 두 번더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고요. 이 상황에서 국내 경기침체 때문에 우리나라 기준금리 인상을 주저하면 어떻게 될까요? 환율이 요동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우리국민들의 물가 고통은 더 커질 수 밖에 없고요. 경기침체가 더 심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거죠.

 

두 번째. 저출산·고령화는 더 설명할 필요조차 없죠. 세계 최악의 출산율인데 생활고로 영아들을 살해하는 회괴한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소아과 의사는 부족하고 키즈카페는 폐업하고 관련 산업이 죄다 망하고 있죠. 반면 고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라서 갈수록 사회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개혁할 것은 많은데 정부는 그냥 손 놓고 중국인 탓만 하고 있죠.

 

세 번째. 이게 가장 문제일 것 같은데요. 좀비기업. 앞서 일본의 좀비기업비율이 12.9%나 된다고 했는데요.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무려 35.1%에 달합니다. 일본보다 두배 이상 높죠. 이 때문이 일본의 마이넘버 카드 사태와 흡사한 나이스 사태가 국내에서도 발생했죠. 교육행정 정보 시스템인 4세대 나이스가 먹통이 되면서 곧 있을 대입에서 문제가 크게 터질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비율도 위험해 보이지만 더 위태로워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좀비기업의 상당수가 부동산과 연루돼 있다는 점입니다. 직접적인 건설사들은 물론 관련 부자재 납품업체들, PF 등으로 돈을 빌려준 금융사들 중에서도 좀비기업들이 많다는 거죠.

이 뿐만아니 압니다. 정부는 부동산 연착륙을 시도때도 없이 이야기하는데요. 문제는 과거 일본이 실패했던 모습과 너무나 닮았다는 점입니다.

 

현 정부가 한마디로 말해서 규제, 부동산 관련된 거의 모든 규제를 다 풀어버리겠다는 거잖아요. 특히 역전세 이야기가 나오니 돈이 없는 집주인들한테 돈을 꿔주겠다고 하죠.

 

스스로 판단해 갭투자했다가 실패한 것인데 그러면 투자 실패를 인정하고 집을 팔던지 해서 전세금을 세입자에게 돌려주는 것이 시장경제 원리에 맞잖아요. 그런데 자유를 외치는 정부에서 집 팔지 말고 좀 기다려봐라 우리가 돈 더 빌려줄게라고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정부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이해가 됩니다. 연착륙을 약속했기 때문에 갭투자자들이 집을 한꺼번에 내놓으면 안되잖아요. 그걸 막겠다는 건데요. 그런데 연착륙을 시키기에는 이걸로도 부족하죠. 그래서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를 폐지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갭투자자들에게 집을 더 사라는 거죠. 그래야 집값 폭락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건설업 힘들다는데 이것도 살려야지 하면서요.

 

그런데 정부의 의도대로 될까요? 과거 일본의 사례를 통해 점쳐보겠습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일본의 집값이 미친 듯이 상승했잖아요. 그런데 플라자 합의 등 악재가 터지면서 일본 금리가 올라가기 시작했는데요. 그러자 일본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이 때 일본 정부는 조치를 취합니다. 현재 우리 정부처럼 부동산 연착륙시켜야 한다는 신화에 빠져있었거든요. 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다시 금리도 낮추고 부동산 규제도 풀어주는 등 부양책을 엄청나게 썼거든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더 불거집니다. 일단 부동산 버블에 취해 기술 개발을 등한시 했던 기업들이 좀비기업화 됐거든요. 엉터리로 지어도 팔렸기 때문에 대충 지었는데 갑자기 팔리지 않게 되니 건설사들이 유동성 부족에 빠집니다. 그런데 이런 좀비기업들이 망하면 경제가 파탄날 수 있다고 여긴 일본 정부가 각종 지원책으로 살려놓거든요. 그러다 보니 건설업은 불황인데 건설사 숫자는 오히려 늘어나게 되고요.

 

그런데 기업만이 아니죠. 부동산 투기꾼들도 좀비화됩니다. 잘못된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야 하는데 정부가 돈을 더 빌려주면서 막았거든요. 그런데 좀비기업이나 좀비가계가 망하는 것을 무슨 돈으로 막았을까요? 세금 뿐만 아니라 은행들까지 압박하죠. 대출 더 해줘라고요. 그러다보니 은행들이 부실화됐죠. 문제는 은행의 돈은 한정돼 있는데 부동산 대출을 늘리니 정작 기술 개발 등에 대출해줄 돈은 줄었습니다. 일본 제조업이 몰락도 진행되기 시작한 것이죠. 결국 한꺼번에 터지면서 잃어버린 30년에 빠진 것인데요. 우리나라도 그 직전에 온 것 같지 안나요?

 

상황이 이런대도 우리 정부는 하반기가 되면 경제가 좋아질 것이다,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며 부동산 띄우기에 여념 없습니다. 그렇게 일본을 좋아하는 정부가 왜 일본이 주는 교훈을 배우지 않을까요?

 

그런데 혹시 이 사실도 알고 계시죠? 여당 국회의원 112명 중에서 35, 대통령실 비서관급 이상 참모 중 45%22명이 다주택자입니다. 부동산 연착륙을 시키고 싶은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집값을 더 띄우고 싶은 것 아닐까요? 자칫 일본보다 더 긴 장기 불황에 빠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발 이 전망이 틀리길 바라지만 경불진 애청자 여러분들은 단단히 대비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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