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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서 정상으로···아일랜드 경제 성장은 ‘00 영향력’ 덕분? 본문

꼬꼬문(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제질문)

꼴찌에서 정상으로···아일랜드 경제 성장은 ‘00 영향력’ 덕분?

경불진 이피디 2023. 6. 2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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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주간조선

지난주 화제를 모았던 외신이 하나 있었는데요. ‘빈집에 이사오면 12000만원 지급.’

아마 많은 분들이 뉴스를 봐서 어느 나라인지 다들 아실 것입니다.

영국 옆의 섬나라 아일랜드죠. 아일랜드에서 본토 말고 주변 30개 섬 빈집에 정착하면 이 돈을 받을 수 있는데요.

 

주변 섬 통틀어 주민이 3000명도 안 됩니다. 상주하는 주민이 겨우 2명뿐인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뻬어난 자연경관 덕분에 해마다 3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온다는 군요, 당연히 이 섬들을 포기하기 힘들겠죠. 그래서 아일랜드 정부는 이주비와 수리비 67000달러(8600만 원)를 별도로 지원해 주겠다고 합니다.

 

혹시 외국인도 살 수 있을까요? 가능하다고 합니다. 다만 이주비와 수리비 등을 지원 받기 위해서는 취업허가를 받거나 투자 또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군요.

 

인구가 주는 것을 막기 위해 이런 대책까지 내놓다니···. 정말 파격적이죠. 우리나라도 전체 주택 가운데 약 8%151만 채가 빈집인데 비슷한 대책이라도 내놔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이런 지적이 나올 수 있습니다.

 

‘아일랜드니까 가능한 대책이다.’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이니 할 수 있는 대책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의아하다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아일랜드는 과거 유럽에서 가난한 나라 측에 속했었잖아요. 한때 인구의 40%가 굶어죽는 아일랜드 대기근으로 유명하고요. 미국에 건너간 아일랜드인들이 화이트 니거로 불리며 인종차별을 당할 정도였죠. 그런데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라니 믿기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IMF1인당 GDP 자료를 보면 세계 1위는 132372달러의 룩셈부르크, 2위가 114581달러의 아일랜드입니다. 노르웨이, 스위스, 싱가포르, 카타르, 미국, 아이슬란드, 덴마크, 호주 보다도 압섭니다. 특히 33393달러로 세계 33위인 한국보다 3배 가량 많습니다.

 

아일랜드가 이렇게 잘살게 된 비결이 뭘까요? 오늘은 아일랜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일랜드. 앞서 언급한대로 영국 옆에 있는 섬나라죠. 면적이 7028000ha. 세계 121위로 우리나라의 70% 정도 크기 밖에 안되죠. 인구는 505만명으로 세계 124. 경북과 대구를 합친 인구 정도 밖에 안됩니다. 그런데 GDP4985억 달러, 세계 26. 18100억 달러로 세계 10위인 우리나라의 3분의 1수준이죠. 4500만 인구를 자랑하는 아르헨티나보다도 높습니다.

 

덕분에 1인당 GDP 순위는 앞서 언급한대로 세계 2. 하지만 1위가 인구 65만에 불과한 룩셈브르크니 아일랜드가 진정한 1위라고 할 수도 있죠.

 

그런데 아일랜드가 예전부터 이렇게 잘 살았던 것은 아닙니다. 아일랜드는 전형적인 농업국가입니다. 특히 12세기부터 무려 700년이나 영국의 식민지였습니다. 우리나라의 일제 강점기보다 더 참혹한 수탈을 당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그 유명한 아일랜드 대기근도 겪었죠. 영국의 식량기지로 전락하며 대부분의 먹을 것을 수탈당하고 감자 밖에 남아있지 않았는데 1840년대 감자잎마름병이 퍼지며 감자농사가 망하게 되죠. 먹을 것이 없는데도 영국의 수탈을 멈추질 않았고 그래서 무려 2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굶어죽었다고 하는데요. 결국 고향을 버리고 아일랜드를 탈출하는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건너가게 되고 미국의 산업 부흥이 아일랜드에서 온 값싼 노동력 덕분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또 조 바이든 현 대통령(46대 미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지미 카터, 조지 부시, 빌 클린턴, F 케네디 등 24명의 미국 대통령의 조상이 이때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들이죠.

 

그러다 아일랜드 1921년이 돼서야 독립합니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죠. 북아일랜드는 여전히 영국의 지배를 받고 있잖아요. 그래서 1970년대 북아일랜드 독립 투쟁을 담은 아버지의 이름으로란 영화도 있죠. 아일랜드 독립영웅을 다룬 마이클 콜린스란 영화도 있고요. 둘 다 너무 재미있고 감동적입니다. 아마도 우리나라 독립운동이 연상되는 덕분일 것입니다.

 

무려 700년이나 영국의 수탈을 당했으니 아일랜드에 남아있는 것이 거의 없었겠죠. 한동안 아일랜드는 유럽의 최빈국을 벗어나지 못하죠. 1980년대 후반까지 농업이 GDP의 약 40%를 점유할 정도로 낙후돼 있었습니다. 이런 아일랜드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후반부터라고 하는데요.

 

실제로 아일랜드의 1인당 GDP 추이를 보면 드라마틱하기까지 합니다. 199014310달러로 시작해 단 10년 만인 20003만달러 클럽에 진입합니다. 이어 20044만달러를 돌파하고 200747173달러로 정점을 찍죠. 이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면서 위기를 겪습니다. 우리나라보다 딱 10년 늦게 외환위기가 찾아온 것이죠. 하지만 아일랜드는 2010년부터 다시 상승을 시작해 2013년까지 4만달러 수준을 계속 유지합니다. 이어 2014년 드디어 5만달러 클럽에 가입함으로써 부국 반열에 들어서고 바로 다음 해인 20156만달러를 돌파합니다. 이어 매년 1인당 GDP가 거의 1만달러씩 늘어나는 기적을 선보이죠. 특히 모든 주요 국가들이 역성장을 하던 2020년에는 96618달러를 기록해 1인당 GDP6.5% 성장하는 놀라운 기록을 만들어냅니다. 코로나 사태에서 한숨을 돌리기 시작하던 2021년에는 113267달러를 달성하면서 드디어 10만달러를 넘어섭니다.

 

정말 영화같지 않나요? 같은 시기 우리나라 1인당 GDP와 비교해 볼까요? 1990년 아일랜드가 14310달러였을 때 우리나라는 6608달러였습니다. 우리나라가 훨씬 적었군요. 그리고 아일랜드가 3만달러를 넘었던 2000년 우리나라는 12260달러, 그리고 아일랜드가 4만달러를 돌파했던 2004년에 우리나라는 16505달러, 아일랜드가 10만달러를 돌파했던 2021년 우리나라는 35127달러. 한강의 기적보다 아일랜드의 기적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실제로 아일랜드를 캘틱 타이거의 기적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https://youtu.be/N-2wwPx9cKk

1인당 GDP 만이 아니죠. 거의 모든 경제 지표가 비약적인 발전을 했는데요. 1990년부터 2003년까지 GDP500억달러에서 1490억달러로 3배가, 수출액은 250억달러에서 975억달러로 거의 4배가 늘었습니다. 반대로 국가채무는 GDP96%에서 33%로 거의 3분의1로 줄었죠. 동시에 고용인원은 50%가 늘어 190만명이 되면서 실업률이 12.9%에서 4.8%로 떨어져 거의 완전고용을 이루었습니다. 인플레이션도 3.4%에서 3.5%로 거의 변화하지 않아 경제가 안정됐죠. 같은 기간 EU 전체의 평균 경제성장은 단 2%, 미국은 3%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일랜드는 8%나 됐습니다. 1990년만 해도 아일랜드인의 수입은 EU 평균의 60%에 불과했으나 2003년에는 135%로 역전됐죠. ‘가난한 아일랜드인이 이제 부자 아일랜드인이 된 셈입니다.

 

특히 한 때 점령국인 영국의 부러움을 살 정도입니다. 아일랜드의 1인당 GDP114581달러로 세계 2위이지만 영국은 46371달러로 세계 22위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식민지 아일랜드가 점령국 영국보다 무려 3배 가까이 잘 사는 셈입니다. 이것으로 영국에 대해 완벽히 보복하지 않았을까요?

 

한때 우리나라도 1인당 CNI를 일본을 앞섰다고 기뻐했었는데요. 올해 다시 뒤집어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있죠. 그 이유는 설명드리지 않아도 다들 아실 것입니다.

 

***그나무상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것이 생기죠. 아일랜드가 1990년 이후 영국에서 멋지게 복수할 수 있었던 비결이 뭘까요? 우리도 그 비결을 배워야겠죠.

 

그런데 많은 언론들이 전하는 이야기는 너무나 편협돼 있습니다. 너무 단순한 곳에서 이유를 찾기 때문입니다. 우리 언론에서 아일랜드를 언급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바로 법인세.

 

1999년에는 재정법(Finance Act)을 시행하며 12.5%로 법인세율을 낮춘 것이 아일랜드의 성장을 가져왔다고 우리 언론들은 전합니다. 이 덕분에 미국 등의 세계의 다국적 기업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는 거죠. 실제로 1990년만 해도 11000여개의 미국 회사가 아일랜드에서 제품을 수출했지만 2002년에 들어서는 7만여개로 비약적으로 늘어났습니다. 미국의 국제적인 제약회사 10개 중 9개가 아일랜드에 공장을 가지고 있을 정도죠. 한 때 미국의 전체 EU 투자 중 4분의1이 아일랜드에 집중되기도 했습니다. 세계 유수의 거대테크 회사 GAFAM(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중 구글, 애플, 페이스북의 유럽 본사가 아일랜드에 있고요.

 

여기에 우리나라 못지 않는 높은 교육열, 정부의 개방 정책 등도 꼽습니다. 특히 아일랜드는 IMF순위로는 192개국 중 3, 세계은행 순위는 187개국 중 4위일 정도로 정부규제가 거의 없는 것도 기적의 비결이라고 강조합니다. 우리도 아일랜드처럼 법인세 낮추고 규제를 모두 풀자는 거죠. 참고로 우리나라 최고 법인세율은 26.4%로 아일랜드보다는 높긴 합니다. 하지만 실효법인세율은 18.1% 밖에 안됩니다. 미국의 19.7%, 영국의 19%, 일본의 22.4%, 호주의 30%보다 훨씬 낮죠. 기업규모에 따라 차등적용할 뿐만 아니라 조세감면제도 등으로 빼주는 것이 워낙 많기 때문이죠. 그래도 아일랜드보다 높으니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일랜드의 기적은 법인세보다 더 중요한 요인이 있습니다. 그게 뭘까요?

 

첫 번째, 부패지수.

아일랜드의 기적이 우리나라 대부분의 언론들이 지목하는 법인세 때문이라면 아일랜드가 전세계에서 가장 법인세가 낮아야 하겠죠. 그런데 케이먼군도, 버뮤다는 조세회피처를 제외하고 OECD 국가중 법인세율 최저는 아일랜드가 아닙니다. 헝가리입니다. 9%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법인세율만 고려한다면 모든 다국적 기업들이 달려갔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잖아요.

 

또 한 가지는 영어권의 지역이기 때문에 아일랜드가 이런 지위를 누린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가 비결이라면 과거 영연방 국가인 버뮤다 또는 영국 왕실령 영토인 저지 섬에 모든 다국적 기업들이 글로벌 본부를 등록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숨은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래서 거론되는 것이 부패지수입니다. 공정하고 투명한 회계 처리와 불필요한 간섭 없다는 거죠. 특히 공무원들이 부정부패에 유혹되지 않도록 경제적·사회적으로 정부가 보호해줍니다.

 

이 덕분일까요? 2022년 기준 세계 부패지수에 따르면 아일랜드는 10위입니다. 덴마크, 핀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싱가포르, 스웨덴, 네덜란드, 독일 다음입니다. 호주 (13), 캐나다 (14), 일본과 영국 (공동 18), 미국 (24) 보다 높으며, 31위에 그친 우리나라보다도 훨씬 앞섰죠.

 

여기에 고용 창출을 위한 우수한 인력의 공급, 그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는 제대로 된 교육 기관, 그 우수한 인력과 가족 구성원들이 거주하면서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환경과 사회 보장 제도 등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사회안전망이 부실한 우리나라로써는 부러울 수 밖에 없는 대목이죠.

https://youtu.be/BisSaXdk5uU

둘째, 디아스포라.

 

앞서 언급했듯이 아일랜드는 대기근 이후 많은 사람들이 살기 위해 외국으로 떠났습니다. 그런데 이런 아일랜드계들이 미국을 비롯하여 세계만방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과학 예술 스포츠의 모든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죠. 또 이들은 자신들의 고향을 결코 잊지 않습니다. 그래서 성공한 아일랜드계 기업가는 아일랜드에 다시 투자하기도 하죠.

 

전 세계 한국인이 없는 나라가 없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해외동포가 많은 우리나라도 비슷하죠. 한상대회를 열만큼 해외에서 활동중인 한국계 기업인들이 많은데요. 우리 경제도 이들의 도움이 많았잖아요.

 

셋째. 선한 영향력.

 

이게 도대체 뭔 말일까요? 아일랜드 특징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이타주의라고 합니다. 아일랜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서도 난민을 받아들였습니다.

 

이는 수치로도 나타납니다. 아일랜드의 인구는 지난 연말 기준으로 505만명. 그런데 정치·경제·종교·인종 탄압 등의 이유로 망명을 신청해 현재 난민 보호 시설에서 그 처리를 기다리는 사람이 총 89000 여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는 국민 1000명 당 173명 꼴로 유럽연합(EU) 에서 가장 높은 수치의 나라들 중의 하나입니다. 여기에 2022년에 입국한 7만 여명의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도 아일랜드는 기꺼이 받아들였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아일랜드는 과거에 워낙 가난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자신들이 난민처럼 떠돌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아픔을 그냥 넘어가지 못한다는 거죠. 그래서 난민들도 앞장서 돕고 있는 것입니다.

 

선한국가 지수라는 것이 있습니다. 국가간 이타주의 경쟁을 지표로 나타내는 수치인데요. 아일랜드는 지난 2014년에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22년에는 스웨덴이 1,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캐나다, 벨기에에 밀려 8위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순위죠. 참고 우리나라는 37, 34위인 일본보다도 낮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아일랜드 선진국의 비결은 낮은 부패지수, 해외 교포들의 활약과 함께 어려운 나라와 사람들을 자발적으로 돕는 이타심 덕분입니다. 우리나라도 다시 경제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아일랜드의 이런 모습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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