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불진 이피디의 경제공부방

밥상·아기걸음·뉴질랜드의 공통점은? ‘풉 증후군’ 아시나요? 본문

경제 뒷이야기

밥상·아기걸음·뉴질랜드의 공통점은? ‘풉 증후군’ 아시나요?

경불진 이피디 2022. 4. 22. 06:20
반응형

밥상, 아기걸음, 뉴질랜드···.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것들인데요. 이것들과 관련 있는 중요한 경제지표가 있습니다. 뭘까요? 바로 지난주 가장 관심을 끌었던 뉴스 중 하나인데요. 뭐니뭐니해도 머니와 관련된 금리.

 

그런데 도대체 금리와 밥상, 아기걸음, 뉴질랜드는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오늘 꼬꼬문 시간에는 금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금리를 알면 경제가 보인다고 강조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일단 금리에 대한 기초 지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패스.

 

금리는 돈을 예금하거나 대출받을 때의 이자 또는 이자율을 뜻한다는 사실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중앙은행은 금리를 낮춰 경기를 부양시키고 경기가 과열 됐을 때는 금리를 높여 경기를 안정화시키는 금융정책도 모르는 분들이 없으시겠죠.

 

https://www.podbbang.com/channels/9344/episodes/24328399?ucode=L-cYlmqQUB

 

[꼬꼬문]밥상·아기걸음·뉴질랜드의 공통점은? ‘풉 증후군’ 아시나요?

지난주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앞으로 시장 변화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빅스텝을 여러번 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우리나라 부동산 트렌드 변화를 뉴질랜드

www.podbbang.com

그런데 기준금리를 올리고 내리는 것이 어떻게 시중 금리에 영향을 줄까요?

 

은행 등 금융기관이 돈을 조달할 때 들어가는 비용인데 바로 코픽스(COFIX)로 결정됩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NH농협·신한·우리·SC제일·KEB하나·IBK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이 조달하는 주요 수신 상품의 가중평균금리를 뜻합니다. 정기 예·적금, 기업어음(CP) 8개 금융상품의 평균 이자를 토대로 산정합니다. 네이버나 다음에서도 코픽스를 검색하면 바로 확인할 수 있죠,

 

그런데 코픽스란 것이 왜 존재할까요? 그냥 기준금리로 마진을 붙이면 되지 않을까요? 물론 그래도 됩니다. 하지만 은행측에서는 문제가 생길 수 있죠. 은행이 돈을 융통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일단 발권기관인 한국은행으로부터 빌려오는 방식이죠. 그럼 우리가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처럼 통장을 만들어서 빌릴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환매조건부증권(RP)을 활용합니다. 예를들어 우리은행이 발행한 환매조건부증권을 한국은행이 사주는 거죠. 이 때 금리는 기준금리를 적용합니다. 따라서 1년 뒤에는 1.5%를 적용해 우리은행이 한국은행에 갚아야 하는 거죠. 따라서 이렇게 조달한 돈을 서민들에게 빌려줄 때 1.5%로 빌려주진 않겠죠. 당연히 마진을 남겨야죠. 가산금리를 붙입니다.

 

그런데 은행이 돈을 융통하는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바로 일반고객의 예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금융채 발행, CD 발행 등이 있는데요. 이렇게 돈을 빌릴 때 들어가는 금리 평균이 바로 코픽스입니다. 따라서 코픽스는 기준금리보다 좀 높을 수 밖에 없겠죠. 현재 코픽스도 1.72%이군요. 이 코픽스 금리는 보통 한달 주기로 변경됩니다. 보통 15일에 고시하는데 따라서 변동금리에 영향을 주는 것은 하루 이틀 후라고 합니다.

 

따라서 은행들은 여기에 또 마진인 가산금리를 붙이겠죠. 이렇게 결정되는 금리가 일반적으로 주택담보대출에서는 변동금리입니다. 따라서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으면 코픽스 금리가 오를 때마다 금리가 올라가게 됩니다.

 

반면 고정금리는 일반적으로 금융채 5년물과 연동됩니다. 그런데 금융채 금리는 매일매일 바뀌죠. 따라서 고정금리를 하실 분들은 금융채 5년물이 어떻게 바뀌는 지를 살펴보시고 결정하시면 됩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금리가 상승할지 하락할지를 감안해 고정, 변동을 선택하면 된다는 사실도 다들 아실 것입니다. 문제는 지난번 브리핑 시간에도 지적했듯이 아직도 변동금리 대출이 훨씬 많다는 점이죠. 지난 2월 가계대출 중 신규취급액 기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22%에 불과합니다. 이 수치는 전월(23.7%) 대비 오히려 1.7%p(포인트)줄어든 것이죠.

 

이유는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변동금리가 훨씬 싸거든요. 앞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지만 당장은 변동이 싸게 보이니 끌릴 수 밖에 없다는 거죠. 게다가 은행 입장에서도 고정보다는 변동이 훨씬 이익이 남습니다. 따라서 은근슬쩍 변동으로 유도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고요.

 

문제는 앞으로 금리 변화일 것입니다. 여기서 앞서 언급했던 첫 번째 것이 나옵니다. 바로 밥상. 밥상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뭘까요? 김치찌개, 불고기, 막걸리···. 이것과 다 연관됩니다. 바로 물가죠. 물가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그중 가장 관심가는 것이 밥상 물가잖아요. 월급 빼고 쥐다 올랐다고 할 때도 언급되는 것이 밥상물가고요.

 

지난주 한은총재가 없는 초유의 상황이기 때문에, 윤석열 당선인 측에서 압력을 넣어 이번 달에는 그냥 넘어갈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금리를 올렸잖아요. 특히 한명도 반대가 없는 6명 만장일치의 인상이라는 점도 눈길을 끕니다. 그런데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바로 물가입니다. 특히 밥상물가 상승세가 너무나 심각하죠.

 

지난해 8월부터 벌써 네 차례나 금리를 올렸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물가가 너무 빨리 오르고 있습니다. 불과 두 달 전 한국은행은 올해 3.1% 오를 거라고 예상했는데, 이 예상은 빗나갈 게 확실해졌습니다. 4%가 넘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금리는 코로나 직후 0.5%까지 확 낮췄던 것을 2년 6개월 만에 되돌아간 것에 불과합니다. 그동안 워낙 저금리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현재 1.5%가 높아 보이지 2015년만 해도 2%가 넘었고 2012년에는 3.25%,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에는 5.25%까지 치솟았던 적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인플레이션 위기의 강도에 따라 금리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매우 크죠. 이미 시장에서는 연말 기준금리가 2.75% 혹은 3%를 넘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주장을 허투루 볼 수 없는 것이 외국의 움직임입니다. 요즘 물가 상승이 국내적 요인보다는 해외 요인이 크다는 사실은 설명 드리지 않아도 다들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 금리도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경불진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8%라는 미친 물가에 시달리는 나라가 있죠. 바로 미국인데요.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소비의 나라 미국에서 최근 물가 때문에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일부 판매점에서 분유가 사라지거나 1인당 3개만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도 아닌데 미국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정말 어의가 없죠. 물론 이는 물가 탓만은 아니고 지난 2월말에 애보트가 제조한 분유에서 살모넬라균 등이 검출되며 대규모 리콜 사태가 일어난 이유가 크다고 합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미국인데 이해하기 힘들죠. 특히 미국 소비자들은 뭘 사고 뭘 하든 적어도 1달러 씩은 올랐다고 한탄합니다. 연료유와 휘발유가 각각 전년 대비 70%, 48% 올랐고, 고기, 생선, 빵과 과일, 유제품 같은 식품 가격은 7~14%가 상승했습니다.

 

이런 사태를 겪으면서 미국에서는 물가를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키워드가 나오는데요. 바로 다음달 53~4일 연준에서 일반적인 아기걸음이 아닌 빅스텝 즉 0.5%포인트 금리를 올릴 것이 거의 99%로 확실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빅스텝을 한번만 하는 것이 아니라 두차례 이상은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고요. 그래서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말에 2.5%까지 오를 것이란 게 일반적인 전망입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가 0.5%이기 때문에 5월까지 합쳐 남아있는 6차례 FOMC에서 매차례 금리를 올리고 두 차례는 빅스텝을 해야 가능한 수치죠.

 

그런데 일각에서는 미친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그걸로도 부적하다고 지적합니다. 남은 차수에 모두 빅스텝을 하자는 거죠. 그렇게 되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말에 무려 3.5%가 됩니다. 실제로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준) 총재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3.5%까지 인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는군요.

 

따라서 현재 1.5%인 한국의 기준금리가 그대로 있기는 힘들겠죠. 적어도 미국의 기준금리보다 높아야 하는 것이 상식이잖아요. 자칫 외화가 대량으로 빠져나갈 수 있고요.

 

그런데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됐던 적이 없었을까요? 물론 아닙니다. 2005, 그리고 2018~19년 우리나라가 미국의 기준금리보다 최대 0.75% 포인트 낮기도 했습니다. 이 때말고도 과거 두 번더 금리 역전이 있긴 합니다.

 

 

도대체 금리역전현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경제구조 차이 때문입니다.

 

연준의 경우 한 번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무섭게 속도를 냅니다. 연준은 20042분기부터 20062분기까지 9분기 만에 기준금리를 3.25%포인트 올렸습니다. 2년 만에 17차례나, 모든 회차에 금리를 올리면서 정책 금리는 연 1.00%에서 연 4.25%까지 단숨에 올랐죠.

 

비교적 최근인 20154분기부터 20184분기까지는 13분기에 걸쳐 2.25%포인트를 인상하기도 했습니다. 제로금리 수준이던 정책 금리는 9차례 인상을 통해 연 2.25~2.50%까지 올라섰죠. 1970년대는 한 번에 0.25%포인트나 0.5%포인트가 아닌 무려 4%포인트씩 올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금리인상 속도는 미국보다는 훨씬 느립니다. 일단 우리는 미국처럼 빅스텝으로 금리를 올린 적이 2008년 이후 한번도 없습니다. 오히려 빅컷으로 내린 적은 많은데요. 200812월에는 4%에서 3%로 한달만에 무려 1%포인트나 낮추긴 했습니다. 미국발 금융위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미국보다 작게 움직일까요? 경제규모가 미국보다 훨씬 작기 때문에 움직임이 더 간편할 텐데도 말이죠.

 

이유는 경제구조에 있다고 했는데요. 바로 개방성 차이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미국은 내수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경제 규모에 비해 개방 정도가 낮습니다. 게다가 기축통화국이죠. 따라서 대외 변수가 생겨도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릅니다. 세계에서 개방도가 가장 큰 나라 중 하나입니다. 미국, 중국, 유럽 등 전 세계 어디에서 무슨 일만 터지면 즉각적인 충격이 나타납니다. 게다가 IMF라는 악몽을 경험하기도 했고요. 따라서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는 거죠.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무조건 쫓아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베이비스텝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칫 빅스텝을 했다가는 무역은 물론 환율에도 큰 변화가 생길 수 있거든요. 그래서 베이비스텝으로 쫓아가다보면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난다는 거죠. 이런 금리 역전이 단기적일 때는 문제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고착화되면 심각해지겠죠. 외화 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으니까요.

 

따라서 되도록 빅스텝이 자유로운 미국에 따라잡히지 않는 것이 좋은데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미국의 움직임을 미리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거죠. 우리나라 금통위가 이번에 만장일치로 금리를 올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베이비스텝 밖에 못하기 때문에 미리 움직여야 한다는 거죠. 하지만 앞서 이야기드린대로 미국의 빅스텝이 여러차례 반복되면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빅스텝을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아직까지는 미국과의 금리차가 1% 포인트로 여유있지만 빅스텝과 베이비스텝이 두세번만 되면 바로 역전당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미 이런 우려는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고채 3년물 10년물 등이 2014년 이후 8년 여만에 최고수준을 왔다갔다할 정도로 요동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우리나라만 이런 걱정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와 경제규모가 비슷한 나라들은 이미 빅스텝으로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1.0%0.5%포인트 올렸습니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이런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20005월 이후 22년 만에 처음입니다. 특히 아직도 미국과의 격차를 많이 벌리지 못했기 때문에 추가 인상도 예고했습니다. 티프 매클럼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내수를 완화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2%로 유지하려면 기준금리를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캐나다 중앙은행이 빠른 시간 내에 2%를 넘어 3%까지 기준금리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빅스텝을 여러차례 더 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세 번째 키워드가 나오는 데요, 바로 뉴질랜드.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도 마찬가지입니다. 22년 만에 처음으로 빅스텝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따라서 기준금리를 종전 1.0%에서 1.5%가 됐습니다. RBNZ는 지난해 107년여 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상을 시작해 이번까지 4번의 정례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올렸습니다. 이 기간 기준금리 인상 폭은 1.25%포인트에 달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8월부터 네차례에 걸쳐 1% 포인트 올린 것과 비교해보면 뉴질랜드가 짧은 시간에 더 많이 올린 셈이죠. 그런데 뉴질랜드가 이렇게 극단적인 통화정책을 쓸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있습니다.

 

바로 부동산 때문인데요. 최근 뉴질랜드에서 유행한다는 신조어 풉증후군을 들어보셨나요?

 

fear of overpaying의 앞글자를 딴 것인데요. 너무 비싸게 집을 사는 것을 우려한다는 뜻이죠. 그런데 뉴질랜드에서 왜 이런 신조어가 나왔을까요? 바로 여기서 금리가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 알 수 있는데요.

 

경제연구소 블룸버그 이코노믹스가 지난해 주택시장 거품 순위를 매겼습니다. OECD가 산출하는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 임대수익 대비 주택가격 비율(Price to Rent Ratio), 실질 집값 상승률, 명목 집값 상승률, 대출 증가율 등 5개 지표를 기준으로 사용했다고 하는데요.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우리나라의 순위가 그렇게 높진 않습니다. 세계 19. 그럼 다른 나라들은 우리보다 더 올랐다는 이야기일텐데요. 바로 거품 1위가 뉴질랜드입니다. 캐나다, 스웨덴, 노르웨이, 영국, 덴마크, 미국, 벨기에,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이 순서대로 2~10위를 각각 차지했죠. 실제로 뉴질랜드의 집값은 201912.3%, 202019.3%, 202121.5% 치솟았다고 합니다. 평균 상승률은 14.5%. 반면 우리나라는 엄청 높을 것 같은데 4.3%이군요. “말도 안되 엉텅리다하실 수 있는데요. 이 통계는 각 나라의 도시는 물론 지방까지 전국을 토대로 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서울을 물론 강원도나 남해 도서까지 다 따진 것이고요. 그렇게 보면 시골지역까지 14.5%나 오른 뉴질랜드가 놀랍죠.

 

그런데 좀 이상하죠. 우리보다 면적은 2.6배나 넓지만 인구 500만명에 불과한 뉴질랜드가 집값 거품 천국이 됐을까요?

 

뉴질랜드는 코로나19 방역에 발 빠르게 나서면서 2020년 이미 경제 활동을 대부분 재개했습니다. 덕분에 2020년 마지막 분기에 국내총생산(GDP)14% 증가했죠. 이는 2019년 초반기에 코로나19 여파로 뒷걸음친 경제성장률을 대부분 만회하는 수치였습니다. 뉴질랜드는 팬데믹 경제의 또 다른 핵심 지표 가운데 하나인 실업률도 상대적으로 낮은 4.9%를 유지 중입니다.

 

이렇게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니 집값이 폭등하기 시작했습니다.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기록적인 저금리정책을 유지한데다 공급부족이라는 특수한 상황까지 겹쳤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강조합다.

 

특히 수치로 보면 그럴 것 같습니다. 천혜의 자원환경을 지키기 위해 주택 건설을 까다롭게하는 정책 때문에 자가보유율이 한때 74%까지 치솟았지만 현재 64.5%까지 떨어졌습니다. 코로나 이전 이민이 급증했던 시간 인구가 1970300만명대에서 현재 500만명 안팎으로 늘어났는데도 주택보급이 원활하지 않았죠. 즉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니 주택가격이 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난해만해도 뉴질랜드에서는 이런 말이 유행했다고 합니다. “오늘의 최고가가 내일의 최저가부동산 영구상승론까지 확산됐다는 거죠. 대한민국의 부동산 불패신화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했죠. 우리보다 빠르게 주택가격이 올라간 뉴질랜드. 현재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풉군 증후군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뉴질랜드부동산연구소(REINZ)는 최근 전국 주택 가격이 석 달 전에 비해 평균 2.3% 하락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집값이 가장 비싼 오클랜드는 석 달 전에 비해 5.5% 하락했죠. 현지 연구소와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등을 이유로 올해 5~10% 하락을 점치고 있습니다.

 

도대체 뭐가 바뀌었길래 이렇게 급변했을까요? 앞서 전문가들의 진단처럼 공급부족에서 발생한 부동산 가격 폭등이니 올해 들어 부동산 공급이 폭발적으로 늘었을까요?

 

물론 공급도 늘긴 했습니다. 하지만 토지를 다지고 집을 짓고 하는 것이 겨우 1년 내에 끝나진 않죠. 부동산 트렌드가 변할 정도의 신도시를 하나 짓는대는 적어도 5년 길게는 수십년이 걸립니다. 공급만으로 상황이 1년만에 급변하기 힘들다는 이야기입니다.

 

달라진 것은 단 하나. 금리입니다. 앞서 이야기드린대로 뉴질랜드는 지난해 10월 이후 네차례나 기준금리를 올렸습니다. 이 덕분에 2%대까지 떨어졌던 2년 고정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대로 치솟았습니다. 앞으로 5~6%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게다가 뉴질랜드 정부는 지난해 3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도입, 실거주자와 투자자에게 각각 80%, 70%를 적용했습니다. 작년 5월부터 다주택자 LTV60%로 강화됐죠.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면제를 위한 보유 기간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했습니다.

 

이 때문에 집을 사기 위한 대출이 힘들어졌다는 거죠. 특히 투기를 위한 다주택자들은 소위 장사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니 갖고 있던 집을 서둘러 처분하고 있다는 거죠.

 

뉴질랜드 인구가 300만명에서 500만명으로 늘어난 데는 이민이 큰 기여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민자들 중에는 다른 사업보다 주택장사를 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 금리가 최저수준으로 떨어지자 너도나도 부동산 투기에 나섰다는 거죠. 이런 현상이 부동산 급등을 초래했는데 금리를 올리자 투기꾼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공급 확대보다는 금리 인상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의 부동산 급변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큽니다. 금리가 오르면 망국적인 부동산 투기 과열도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출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물론 조선일보는 주말에 이렇게 주장하더라고요.

 

금리 올리니까, 집값 떨어지겠지그냥 꿈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금리 인상 영향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과거 금리인상기였던 201711월부터 20196월까지는 전국 아파트 가격은 2.2% 상승했고, 서울 아파트 가격은 13.8% 올랐고 강조합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때는 금리가 1.25%에서 1.75%까지 올랐다가 다시 1.25%로 원위치 됐습니다. 잠시 오르고 만 것입니다.

 

만일 조선일보 논리대로 가려면 이번 금리인상도 잠시 오르고 다시 내려와야 하는데 과연 그렇게 될까요?

   

  • 매수심리 오르고 집값은 들썩…’서울 아파트’ 인수위 해법은?(뉴스1)
  • 전국 주택매매 심리지수 2개월째 상승…서울 상승국면 전환(서울경제)
  • 대통령 집무실 이전 호재로 지난달 용산 집값 상승 전환…강남·송파도(세계일보)

 

지난 주말 각종 언론들이 쏟아낸 부동산 관련 기사입니다. 그동안 하락하던 매수심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이야기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동산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주택시장 소비심리지수가 두달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대통령 집무실이 옮겨갈 예정인 용산구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고 하죠. 지난달 집값이 0.06% 상승으로 전환됐고 이는 강남까지 전달돼 강남구(0.02%)와 송파구(0.06%), 서초구(0.11%)까지 끌어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부동산 불패신화가 역시나 위력을 발휘하는 것일까요?

 

그런데 또 다른 뉴스를 보면 고개를 갸웃뚱하게 만듭니다.

 

  • 서울 아파트 분양가 또 떨어졌다…강남 아파트도 '미분양' 시대(머니투데이)
  • "분양은 로또? 미계약 속출"‥하락세 계속(MBC)
  • 재등장한 ‘하우스푸어’…영끌족의 선택은 옳았나?(KBS)

 

지난달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가격이 1.73% 떨어진데다 서울 송파구 '잠실 더샵 루벤' 리모델링 아파트는 2521의 높은 청약 경쟁률에도 불구, 최근 20%가 미계약됐다고 합니다. 입주가 두달 남은 강북 수유 칸타빌의 경우 무려 92%가 계약을 포기해버렸다고 하고요. 그래서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한 사람들이 자칫 하우스푸어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다시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앞의 뉴스들과는 너무나 딴판이죠.

 

도대체 어떤 뉴스가 맞을까요? 금리인상의 강도와 기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요. 밥상물가의 상승세가 베이비스텝으로 잡힐 수 있을까요? 빅스텝을 하는 미국에 베이스텝하는 우리나라가 역전당하지는 않을까요? 여러분의 판단은 어떠신가요?

 

과연 짧게 조금 올랐다 떨어질 가능성이 높을까요? 아니면 당분간 높게 오를 가능성이 높을까요? 한국 부동산의 트렌드도 뉴질랜드처럼 여기에 달려있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