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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와 미국 코르테즈 의원

경불진 이피디 2019. 12. 2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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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시오 코르테즈 의원

오늘은 정치이야기로 시작할 까합니다. 미국 정치와 우리 정치 이야기를 할텐데요. 갑자기 웬 정치 이야기냐 하실 수도 있는데요. 제가 정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정치 이야기는 앞에서 하고 뒤에는 경제 이야기를 할 예정입니다. 그러니 팟캐스트 끄지 말고 끝까지 들어주세요.

 

최근 미국 정가를 흔들고 있는 정치인이 한명 있습니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발표한 정치인 트위터 영향력 순위를 보면 트위터 중독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당당 2위입니다. 카말라 해리스 민주당 상원위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리스 민주당 하원의장을 제치고 말이죠. 그도 그럴 것이 이 정치인은 트위터 227만명, 인스타그램 170만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죠. 어마어마하죠. 이 정도면 거물급 국회의원이라고 생각하실 텐데요. 놀랍게도 그는 정치 신인이자 초선입니다. 지난해 6월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 경선에서 10선의 백인 남성 현역의원이자 하원 민주당 전당대회 회장이며 유력한 차기 하원 원내대표로까지 꼽히던 막강 정치인 조 크로울리를 꺾고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이후 뉴욕주 제14선거구에서 당당히 하원의원에 당선됐죠.

 

누군지 궁금하시죠. 바로 민주당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의원입니다. 그런데 코르테즈 의원은 목포 지킴이로 거듭나고 있는 대한민국 초선 국회위원 손혜원 의원과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일단 초선입니다. 거기에 여성이죠. 그럼 손의원과 비슷하게 사회 경험이 많은 여성이겠거니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미국을 대표하는 뉴욕에서 거물들을 제치고 당선됐으니까요. 그런데 코르테즈는 일반인의 예상을 뛰어넘습니다. 대학을 졸업한지 얼마 되지 않는 겨우 29살 밖에 안됐습니다. 물론 독일에서는 22살 국회의원이 있었고 국내에서도 김영상 전 대통령이 26살에 국회의원 타이틀을 달기는 했지만 대단하죠. 아무튼 아직 앳띤 대학생 같은 모습에 코르테즈 의원은 미국 역사상 최연소 여성 하원의원이라는 타이틀도 거머쥐며 정가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려 36살의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손의원과 코르테즈 의원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손 의원은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홍보의 달인이잖아요. ‘참이슬’ ‘처음처럼’ ‘힐스테이트등 유명브랜드를 탄생시킨 일화로 유명하죠. 이번 목포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기자회견을 한 나전칠기박물관 건립 예정지도 손 의원의 남다름을 보여줬죠. 무너져가는 곳에서의 기자회견은 그동안 손 의원을 비난하던 기사를 썼던 기자들을 아연질색케 만들었습니다.

 

코르테즈 의원도 비슷합니다. 손 의원처럼 코르테즈 의원도 소셜미디어 스타’ ‘인스타그램 마스터로 불리고 있는데요. 이렇게 이야기 드리면 SNS야 우리나라 국회의원들도 다 하는 것인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여담이지만 유시민 작가의 알릴레오가 뜨면서 국회의원 보좌진들이 난리났다고 하더라고요. 국회의원 너도나도 팟캐스트, 유튜브 만들라고 보좌진들을 압박하기 때문이죠. 특히 최근 보좌진 채용공고에 팟캐스트·유튜브 제작 가능 우대라는 문구가 꼭 들어있다고 합니다. 기존 국회의원 보좌 업무는 그대로 하고 나머지 시간에 팟캐스트·유튜브 만들라고 한다는 것이죠. 전문가를 써서 공을 들여서 만들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요즘 뜨니 팟캐스트·유튜브를 어설프게라도 만들라고 보좌진을 닦달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제대로 된 방송이 나올 턱이 없죠. (제작 의뢰····)

 

아무튼 미국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트럼프가 트위터로 뜨니 너도나도 SNS 계정을 파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거죠. 그런데 대부분 자신의 정책을 홍보하거나 해명하고 아니면 경쟁 상대를 비방하는데 그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니 안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얻는 국회의원들도 많다고 합니다. 괜히 구설에만 오르고요.

 

하지만 코르테즈 의원은 달랐다는 것이죠. 정책과 해명·비방보다는 일상의 진솔한 이야기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코인세탁소에서 세탁기에 빨래가 돌아가는 순간에도 코르테즈는 인스타그램을 켭니다. 그리고는 잠깐 시간이 나서 인스타를 켰어요라고 인사를 하며 빨래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댓글을 주고 받죠. 또 아마존에서 새로 산 압력솥으로 요리를 하는 모습도 실시간으로 중계합니다. 정치인이 아닌 한명의 국민이 살아가는 모습을 공유하는 것이죠. 물론 이렇게 가벼운 것만 공유하는 것은 아닙니다. 의원에 당선된 후 초선의원 대상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을 때 일입니다. 이 오리엔테이션 장면도 생중계했는데요. 의원에게 지급되는 보안용 전자기기를 담은 가방부터 의회도서관 희귀장서와 비밀통로까지 공개했습니다. 언론에도 공개된 적이 없는 이 장면을 라이브를 본 사람은 무려 70만명 이상이었다고 합니다. “마치 내가 하원의원이 된 것 같다는 댓글도 쏟아졌죠.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오리엔테이션을 생중계한 국회의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무튼 이런 진솔한 모습 덕분에 코르테즈는 최연소 여성 하원의원 타이틀을 달고도 가장 인기있는 정치인 중에 한명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홍보의 달인 손혜원 의원과 매우 흡사하죠?

 

그런데 코르테즈 의원이 손의원처럼 최근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지금부터는 정치가 아닌 경제 이야기니 잘 들어주세요. 코르테즈 의원은 최근 CBS와의 인터뷰에서 놀라운 정책을 제안했습니다. 바로 그린 뉴딜정책인데요.

 

그의 그린 뉴딜은 연소득 1000만달러(약 113억원) 이상 최상위계층에 최고 70%의 부유세를 물려 그 재원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자는 것입니다. 현재 37%에 불과한 최고세율을 두 배이상 올리면 2035년까지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100% 전환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한마디로 부자증세를 통해 지구온난화를 막자는 것입니다.

 

이 주장에 미국 정가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처음에는 뭣도 모르는 새파란 ···· 이런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민주당 내에서조차 비판이 나왔죠. 그런데 이에 대한 미국인들의 반응을 뜨거웠죠. 그의 CBS 인터뷰를 퍼 나르며 동조하는 미국인들이 급증했습니다. 초선인 코르테즈의원이 오바마 전 대통령을 뛰어 넘을 만큼 영향력도 커졌고요.

 

그러자 상황이 급변했죠. 말도 되지 않는 공상이라고 비난했던 정가에서 코르테즈의 부자증세에 동조하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훌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장관의 경우 “90% 소득세까지 언급하며 코르테즈 의원의 부자증세를 옹호하고 나섰죠.

 

상황이 이처럼 급변하자 미국의 대표적 진보 언론인 뉴욕타임스(NYT)도 엄호사격에 나섰습니다. 버클리대 경제학 교수 에마뉴얼 사에즈와 가브리엘 주크먼의 공동 기고문을 통해 코르테즈 의견에 힘을 보탠 것이죠. 기고문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미국의 역사를 살펴보자. 193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최고 소득세율은 평균 78%이었다. 1951년부터 1963년까지는 90%에 달했다. 여기서 유념할 것은 이 세율이 예외적으로 높은 소득에만 부과됐다는 점이다. 오늘날 기준으로 따지면 연간 수백만 달러를 넘는 소득에만 해당된다.

예컨대 1960년대 최고 소득세율 91%는 평균 국민소득의 100배를 넘는 소득에 대해서만 적용됐다. 오늘날 기준으로 670만달러(약 75억7700만원) 이상이다. 보통의 부자들 즉, 고소득 전문직, 중간규모 회사 임원, 오늘날 기준으로 수십만 달러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은 최고 한계소득세율(일정금액을 넘는 소득에 대해서만 적용하는 세율)이 평균 25%에서 50% 사이로 오늘날과 비슷한 수준이다.

과도한 부의 집중이 사회 계약을 해친다는 생각은 미국 사회에 뿌리가 깊은 것이다. 미국은 과도하게 불평등한 18세기 유럽 귀족국가에 대한 반발이 계기가 돼 세워진 나라이기 때문이다. 매우 공격적인 과세는 미국이 처음 만든 것이다. 미국은 소득세 제도를 발명한 지 4년만인 1917년 최고 소득세율을 67%로 정한 최초의 국가였다.

코르테즈 의원이 1000만달러(약 113억원)을 넘는 소득에 대해 70% 세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이같은 미국의 전통에 부합하는 것이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막아 버린, 20세기 대부분에 걸쳐 통용되던 (미국 사회의) 기풍을 되살리고 있는 것이다.

최고한계소득세율 인상에 반대하는 가장 흔한 주장이 경제성장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험은 정반대임을 보여준다. 미국은 1946년부터 1980년대까지 그 이전 어느 때보다 훨씬 강력하게, 그리고 훨씬 공평하게 성장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주도권을 장악한 미국이기 때문에 ‘나쁜’ 세금정책이 가능했다는 주장이 있다.

다른 나라 역사에서도 교훈을 배울 수 있다. 전쟁에 패망한 일본은 86%인 미국을 본 딴 85%의 최고소득 세율 덕분에 1950년부터 1982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개인소득이 증가(성인 소득 연평균 5.1% 증가)했다. 하지만 1991년 공산주의가 무너진 러시아도 당시 31%였던 미국과 비슷한 30% 최고소득세율을 적용하면서 인구 하위 절반의 소득이 감소했고 민주주의에 대한 불만과 권위주의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다. 최고 소득세율은 기본적으로 민주주의와 금권정치를 가르는 정책이다.“

 

좀 긴데요. 사에즈 교수와 주크먼 교수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코르테즈 의원이 주장하는 최고소득세율 인상은 단순히 세수를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미국 사회를 좀먹고 있는 불평등을 억제하기 위해서입니다. 천민자본주의가 민주주의를 과두정치를 전락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것이죠. 즉 부자들, 기득권 소수층만의 자본주의가 아니라 따뜻한 자본주의를 만들자는 제안입니다.

 

국내에서도 최근 부자 증세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죠. 보수언론들은 걸핏하면 세금폭탄이니 보유세 폭탄이니 하며 군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서울 단독주택 공시가 18% 인상비싼 집일수록 인상률 높아 (조선)

-강남·용산 고가주택 값 안 올라도 보유세 폭탄 (중앙)

-용산·강남·마포 30% 급등세폭탄 현실화 (서경)

 

조중동과 보수언론이이 일제히 문재인 정부 들어 세 부담이 늘어났는데 이번에는 공시가격을 올려 보유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볼멘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세금폭탄, 보유세 폭탄, 건보료 폭탄이 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죠. 이렇게 세금을 올리는 것은 각종 복지지출로 재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터벌리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복지를 강화하는데 쓰기 위해 세금을 더 걷으면서 오히려 서민들이 죽어나고 있다는 세금의 역설까지 거론하면서요.

 

저희 애청자분들은 조중동과 보수언론의 이런 주장이 얼토당토하지 않다는 것을 다 아실 것입니다. 아마 비싼 집에 사는 조중동 기자들이 많아 이런 기사를 썼나 하는 분들도 계실테고요. 저같은 경우에는 조중동이 그렇게 떠벌리는 세금폭탄을 한번 맞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와이프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평생 세금폭탄 맞기는 힘들 것 같으니까 말이죠.

 

아무튼 조중동은 정부가 올해 공시한 표준 단독주택 가격이 세금폭탄의 원흉이라고 터벌리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전국 표준 단독주택 22만호의 가격을 공시했는데 이 가격은 전국 418만호 개별 단독주택 가격산정의 기준이 되며, 재산세 등 각종 조세와 부담금 부과에 기초자료로 활용되는데 정부가 이를 과도하게 올렸다는 것이죠.

 

실제로 올해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전국이 9.13%, 서울은 17.75%로 모두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서울의 상승률은 20165.73%, 20175.53%, 작년 7.92% 등으로 대개 57%선을 유지했으나 올해는 단번에 18%에 육박했습니다. 이는 2005년 서울 표준 단독주택 가격 공시가 시작된 이후 최대 상승치입니다.

그런데 많은 보수언론들이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가격대별 상승률이죠. 대표적으로 표준 단독주택 22만 채 가운데 가장 비싼 곳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신세계 이명희 회장 집입니다. 지난해 공시가격이 169억 원이었는데 올해는 270억 원으로 59% 올랐습니다. 그동안 연 10% 정도씩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오른 게 맞습니다. 반면 제가 사는 서울 은평구의 제 지인이 사는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 24300만원에서 올해 26000만원으로 1700만원 올랐습니다. 6.9% 오른 셈이죠. 이 때문일까요? 제 지인을 이번 공시가격 인상에 대해 큰 문제 없다는 반응입니다. 집값이 더 많이 올라 공시가격도 팍팍 뛰었으면 하는 속내를 드러내기는 했지만요. 아무튼 59%6.9%. 거의 9배이상, 인상률에 차이가 크죠.

 

그럼 앞에 이야기한 것은 고쳐야 하겠네요. 이번 공시가격인상에 볼멘소리를 내는 조중동과 보수언론 기자들은 자신의 집은 물론 이명희 회장이 너무 많은 세금을 내게 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요. ㅋㅋ

 

이처럼 이번 공시가격 인상은 특징이 있습니다. 가격대별로 인상폭이 크게 차이난다는 것입니다. 가격이 높은 곳은 크게 올리고 가격이 낮은 곳은 적게 올리고. 실제로 주택 시세가 25억 원을 넘으면 평균 36%, 15억 원을 넘으면 21% 올랐습니다. 반면 시세가 15억 원 이하의 평균 상승률은 5.8%였고 3억 원 이하는 3%만 올랐죠.

 

따라서 공시가격을 시세가 오른 곳은 이에 맞게 올렸고, 고가 주택은 여기에 더해 그동안 낮았던 시세 반영률도 끌어 올린 것입니다. 이걸 잘 보여주는 게 서울의 자치구별 상승률입니다.

 

서울의 평균 상승률은 17.75% 였는데 자치구별로 차이가 꽤 큽니다. 상승률 상위 5개 구는 용산, 강남, 마포, 서초, 성동입니다. 지난해 마용성으로 불리며 집값 상승을 일으킨 곳들에다가 전통적으로 부자동네인 강남 서초가 포함됐는데 20~30%대의 상승률을 나타냈습니다.

 

반면 상승률 하위 5개 구는 도봉, 구로, 금천, 강북, 중랑 등의 순서로 각 7~8% 대의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전국으로 보면 전국 평균 (9.13%)보다 높게 상승한 시군구는 28곳이고 평균보다 낮게 상승한 곳은 222곳으로 훨씬 많습니다. 고가주택이 많은, 시세가 많이 뛴 서울의 일부 지역이 전체 평균을 끌어 올린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공시가격 인상을 조중동과 보수언론이 떠드는 보유세 폭탄을 아무나 맞는 것이 아닙니다. 이유가 뭘까요?

 

보유세는 지방세인 재산세와 국세인 종부세로 구성됩니다. 우선 재산세부터 살펴보면, 공시가격 기준 3억원 이하 주택의 재산세는 직전연도 대비 5%(예를 들어 작년에 재산세를 10만원 낸 주택소유자라면 올해는 105000원을 초과하지 못한다), 3~6억 원 주택은 10%, 6억원~9억 원 주택은 30%가 세부담상한 입니다. 즉 공시가격이 전년에 비해 아무리 올라도 세부담 인상은 극히 미미합니다. 따라서 종부세가 관건인데요. 종부세는 1주택자의 경우 공시가격 9억 원 초과 주택에만 부과됩니다. 단 전년 대비 50%이상 세부담을 늘릴 수 없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는 전년 보다 세부담이 100%까지만 늘어날 수 있고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 내 3주택자 이상만 전년 보다 세부담이 200% 늘어납니다. 게다가 10~30%에 이르는 고령자(60세 이상) 세액공제와 20~40%에 이르는 장기보유자(5년 이상)세액공제를 감안할 때 종부세 과세 대상자들이 부담해야 할 보유세 부담은 더 줄어듭니다.

 

이를 종합할 때 조중동과 보수언론이 떠드는 보유세 폭탄을 맞으려면 시가 15억 원 이상의 고가 주택 한 채 정도는 갖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럼 보유세 폭탄을 맞는 행운아는 몇 %나 될까요? 조중동과 보수언론들은 집 한채 가진 서민들도 폭탄을 맞을 것이라고 터 벌리는 것을 감안하면 최소한 20% 이상은 될 것 같죠? 하지만 그 비율은 겨우 1.7%에 불과합니다. 전국에 단독주택을 가진 98.3%는 폭탄을 맞고 싶어도 맞을 수 없는 운명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때문에 보유세·종부세 폭탄 한번 맞아봤으면 하는 한탄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고요.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공시가격 통지를 받지 못하는 이 피디·박피디와 같은 무주택자는 얼마나 될까요? 무려 44%입니다. 이런 서민들에게 보유세·종부세 폭탄은 그야말로 딴나라 이야기죠.

 

그런데 여기서 더 살펴볼 이야기가 있습니다. 조중동와 보수언론은 보유세 폭탄을 거론하면서 꼭 붙이는 레파토리가 있죠. 복지예산에 쓸 재원을 마련하려 한다고요. 물론 재원이 늘어나는 것은 틀린 이야기가 아니죠. 그런데 이렇게 마련되는 재원이 얼마나 될까요?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를 보면 2017년 종합부동산세 결정세액은 16865억원으로 전년(15030억원)보다 10.2% 늘었습니다. 하지만 공시가격 인상 등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15% 이상 늘어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따라서 정부가 종부세로 걷어들이는 재원은 2조원을 넘기 힘듭니다. 증가폭은 3000억원 이하에 그칠 것이고요.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겨우 3000억원을 더 걷자고 조중동의 주장처럼 보유세 폭탄을 마구 퍼부을 이유가 있을까요? 브리핑을 통해 자주 전했듯이 지난해 11월 현재 세수진도율이 무려 104.4%입니다. 12월까지 걷으려고 계획했던 것보다 한달 빠르게 100%를 넘어선 것이죠. 따라서 초과 세수 규모는 지난 한해동안만 해도 2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재원이 부족한 것이 결코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3(85000억 원)2014(11조 원)에는 정부가 예상한 세입 규모 대비 세수가 10조 원 가량 부족했으나 2016년부터 초과세수가 생기기 시작해 9900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17년에는 143000억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따라서 3년간 초과세수는 무려 483900억원에 달합니다. 올해 정부 예산 480조원의 10%가 초과 세수로 여유가 있다는 것이죠.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는 소방관 등 공무원을 더 뽑고 복지 예산에 더 지출하려고 하는데 야당에서 발목 잡으니 예산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여기서 아실 수 있으시죠? 앞서 미국의 코르테즈 의원 부자증세나, 문재인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나 조중동과 보수언론이 떠벌리는 것처럼 단순히 복지예산에 쓸 돈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재원보다는 우리사회를 좀먹고 있는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이번 공시가격 현실화를 발표하면서 우리 부동산 시장의 불평등을 언급했습니다. 고가의 단독주택이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아왔다고요. 이명희 회장처럼 말이죠.

그런데 여러분은 이번 공시가격 현실화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혹시 저희처럼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신가요? 조중동과 보수언론의 파상적인 공세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모르는바 아니나 좀더 현실화율을 높여야 하지 않을까요? 이번 인상에도 불구하고 단독주택의 시세 대비 공시가격의 비율인 현실화율은 53%,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현실화률은 68.1%에 불과합니다. 부동산 불평등을 해소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수치죠.

 

코르테즈 의원이 과감하게 연소득 1000만달러(113억원) 이상 최상위계층에 최고 70%의 부유세를 물리자고 주장하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고가 주택과 아파트의 공시가격 현실화율도 당장 100%로 높이자고 강조하는 정치인은 없을까요? 단순히 세수를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는 불평등을 억제하고 대한민국의 자본주의을 더욱 건강하고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서 부자증세를 강력히 추진하자고 주창하는 정치인 없을까요? 미국 유권자를 사로잡은 코르테즈 의원과 같은 돌풍을 또 한번 일으킬 수도 있을텐데요. ‘목포 지킴이손혜원 의원이나 이재명 지사 등이 이런 멋진 주장을 조만간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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