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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 ‘해킹’해 337억원 따낸 미국 노부부의 엄청난 비밀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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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 ‘해킹’해 337억원 따낸 미국 노부부의 엄청난 비밀은?

경불진 이피디 2023. 5. 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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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리  &  마지 고 라지 ’

“로또에 당첨됐으면···.”

많은 분들이 이런 꿈을 꾸실 것입니다. 직장에서는 언제 짤릴지 모르고 가족들은 돈이 필요하다고 아우성이고 로또라도 당첨돼야 돈 걱정없이 살 수 있지 않을까라는 부질없는 생각에 빠지기도 하죠. 특히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로또에 희망을 거는 분들이 늘어나는데요. 실제로 올해 로또 판매 예상치는 무려 67000억원이 넘는다고 하죠. 이는 201844000억원보다 52%나 늘어난 규모입니다.

 

그런데 매주 로또를 사는데 왜 나는 한번도 당첨되지 않느냐고 한탄하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래서 로또 추첨이 조작됐다는 음모론도 확산되고 있고요. 특히 지난 34일 추첨한 로또 1057회차에서는 2등 당첨자가 664명이 나온 것은 물론, 이 중 103건이 서울 동대문구의 한 복권판매소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작 논란에 대한 의심이 더욱 커지기 시작했죠. 1등에 당첨될 확률은 8145060분의 1, 2등도 1357510분의 1 밖에 안되는데 2등 당첨자가 너무 많다는 거죠. 급기야 정부는 다음 달부터 추첨현장에 일반 시민을 불러 참관을 허용하겠다는 대책도 내놨는데요. 이런 조치로 음모론이 사라질까요?

 

그런데 최근 재미난 영화가 있더라고요. 미국에서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하는데요. 한 부부가 무려 10년간 수 십번의 로또에 당첨돼 2600만달러(3375000만원)이라는 거액을 받았다는 스토리인데요. 전형적인 로또 조작 사건일까요? 오늘은 이들 부부의 비밀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주인공은 제리와 마지 셀비 부부. 지난해 개봉한 영화제목도 제리 & 마지 고 라지입니다. 이들은 6명의 자녀를 키우며 편의점을 운영하던 미국의 평범한 노부부였는데요. 영화 속에서는 재미를 위해 남편은 은퇴한 공장 노동자이지만 수학천재, 아내는 가정주부로 나오더군요. ‘브레이킹 배드로 유명한 배우 브라이언 크랜스턴이 남편 제리를, 배우 아네트 베닝이 아내 마지 역을 맡았습니다.

 

그럼 이들의 비밀은 뭘까요? 이들 이야기는 따지고 보면 1990년대 대규모 주식 사기를 쳐 영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던 조던 벨포트 전 주식매매 중개인과는 정반대입니다. 여기서 벨포트 사건을 잠시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했던 벨포트는 한마디로 개미를 주식으로 삼은 늑대였죠, 최근 임창정이 연류된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주가조작단처럼 말이죠.

 

벨포트는 로스차일드 증권회사에 주식 중개인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뉴욕 증시가 대폭락한 1987블랙 먼데이사태로 실직 상태가 됩니다. 어쩔 수 없이 일자리를 찾아가다가 개인 투자자들에게 페니 주식(가치가 높지 않은 장외 주식) 매매를 알선하는 소규모 투자자문사에서 일하게 되죠.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비밀을 발견합니다. 주식이 오르든 말든 상관없이 단순히 중개하기만 하면 짭짤한 수수료가 들어온다는 사실에 눈치 쳤던 것이죠.

 

그래서 벨포트는 친구들과 투자자문사 스트래튼 오크몬드를 차립니다. 자산가들에게 블루칩(성장 가능성이 높은 우량주)에 페니 주식을 끼워 파는 방법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기 시작하죠. 이내 자신감을 붙은 벨포트는 급기야 대규모 차명 주식을 가진 회사의 기업공개(IPO)까지 성사시킵니다. 그리고 개인투자자들에게 감언이설로 주식매수를 권유하죠. 이런 방식으로 벨포트는 돈을 긁어 모았습니다.

 

벨포트는 영화 속에서 무려 “4900만달러를 벌었다고 회고합니다. 지금 환율로 계산해도 560억원. 당시가 1990년대 초반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액수였죠.

 

그런데 좀 이상하죠. 벨포트 일당이 돈을 번 것은 페니주식, 즉 가치없는 주식을 끼워팔기 한 것인데요. 왜 이런 방식을 썼을까요? 자신들을 믿어준 개인투자자들이 우량주식에 투자해 많은 돈을 버는 것이 자신들에게도 유리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영화에는 이런 장면이 나오죠. 벨포트의 선배브로커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고객이 돈을 벌도록 나두면 안 돼. 그들의 돈이 우리 주머니로 들어오도록 만들어야 해. 따라서 주가가 두 배 올랐다고 고객이 현금을 쥐도록 내버려 두면 절대 안 돼. 수익을 재투자하도록 유도해 그들이 실현 안 된 서류상 수익에 좋아할 때 우리는 거래 수수료를 현찰로 챙겨야 하는 거야.”

 

한마디로 고객들이 투자한 주가가 오를지 말지는 이들에게 중요하지 않다는 거죠. 얼마나 많은 투자하도록 만들어 수수료를 챙기는지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입니다.

 

임창정이 왜 주가조작단에 당했는지 명확히 보이죠. 이들 뿐만 아니라 청담동 주식부자로 유명세를 치렀다가 구속된 이희진 같은 놈들도 벨포트를 흉내 내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통자에 신분증까지 맡기면 알아서 불려주겠다는 놈들은 반드시 경계해야 합니다. 이들은 여러분을 먹잇감으로 삼으려는 늑대일 가능성이 크니까요.

 

그럼 오늘의 주인공인 제리와 마지는 벨포트와는 정반대라고 했는데요. 그럼 불법적이거나 다른 사람을 착취 또는 갈취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인데요. 어떻게 그런 방법도 없이 337억원이라는 거액을 벌 수 있었을까요?

 

제리와 마지는 평생 미시간주 에버렛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작은 편의점을 운영하며 살아온 전형적인 미국인입니다. 2003년 놀라운 발견을 하기 전까지는 말이죠. 여섯 자녀를 둔 이들부부는 운영하던 편의점을 막 팔고 남은 인생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평소 수학에 특출한 재능이 있었던 남편 제리가 TV에서 미시간주의 윈드폴복권 광고를 보게 됐죠. 뭔가 재미난 것이 있을 것 같아 제리는 작은 글씨로 적혀있던 복권 추첨 방식을 하나하나 읽어봤다고 합니다. 여기서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빠르게 확률을 계산해 봤다는 군요. 그랬더니 큰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직감했다는 거죠.

 

제리가 관심을 가진 윈드폴복권은 우리나라의 로또와 비슷합니다. 다만 판매액에 비례해서 당첨금이 올라가는 로또와는 달리 윈드폴은 당첨금이 정해져 있습니다. 6개 숫자를 모두 맞추면 500만 달러, 5개를 맞춘 2등은 2500달러, 4개를 맞춘 3등은 100달러, 3개를 맞춘 4등은 5달러 였습니다. 그런데 1등이 나오지 않으면 로또처럼 이월되는 것이 아니라 225000달러, 31000달러, 450달러로 상금이 10배씩 뜁니다. 게다가 중복 당첨자에게도 모두 상금을 준다는 거죠. 따라서 1등에 없는 회차에 2등에 두 번 당첨되면 5만달러, 세 번이라는 75000달러 식으로 당첨금이 불어납니다.

 

그럼 이를 확률로 계산하면 어떻게 될까요? 수식은 복잡하니 생략하고 결론만 이야기하면 복권을 죄다 사들여 숫자 5, 4, 3개 맞춘 2~4등을 여러 개 중복 당첨해내면 돈이 오히려 남을 수 있다는 거죠. 물론 미시간주 전역에서 팔리는 윈드폴을 전부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죠. 게다가 1등 당첨자가 나오면 꽝.

 

‘ 제리  &  마지 고 라지 ’

그래서 제리는 계산해 봅니다. 어느 정도 사면 당첨금이 산 비용보다 많을까? 한회에 1100달러를 사면 그 중 4개를 맞추는 3등은 확률적으로 1장 이상이 나오고 3개를 맞추는 4등은 18장이 나온다는 계산인데요. 만일 이 회차에 1등이 없다면 1000+50*18=1900달러. 확률적으로 800달러가 이득으로 남게 됩니다. 만일 투자 액수를 늘린다면 수익은 더 늘어날 수 있죠. 통계학에서 이야기하는 큰 수의 법칙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주사위를 6번 던졌을 때 한번도 1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12번을 던졌을때도 한번도 나오지 않고요. 하지만 120, 1200번 던진다면···. 아마도 확률 61에 가까운 수 만큼 1이 나올 것입니다.

 

즉 투자액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제리 계산한 확률에 가까운 수익이 날 가능성이 커진다는 거죠. 실제로 제리와 마지는 8000달러 어치의 윈드폴을 사서 두배에 달하는 16000달러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장난 아니죠.

 

이렇게 수익을 나는 것을 확인해 제리와 마지는 투자와 자금관리를 위해 회사까지 설립하죠.

 

그런데 이런 의문도 들 것입니다. 이런 확률적 허점이 있다는 것을 윈드폴 판매회사에서는 몰랐을까요? 아마 설마 했던 것 같습니다. “설마 누가 알겠어라고 방심했던 것이죠. 게다가 제리와 머지가 타가는 당첨금보다 더 많은 판매 수익이 떨어졌기 때문에 관심도 두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당첨금이 크게 늘어나면서 미시간주에서는 윈드폴 판매를 중단시켜 버립니다.

 

그러면 제리와 마지는 포기했을까요? 복권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이들이 포기할리 없죠. 제리와 마지는 에버렛에서 수천km 떨어진 매사추세츠주에서 유사한 캐시 윈드폴 복권을 판매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복권 구매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죠. 그렇게 6년간에 걸쳐 제리와 마지는 매사추세츠주의 상점 2곳에서 '캐시 윈드폴' 복권을 구입하기 위해 6개 주에 걸친 거리를 왔다 갔다 했습니다.

 

이들은 근처 호텔에 10일간 머물며 10시간 교대로 복권 티켓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직접 분류하기도 했는데요. 70대였던 이들 부부는 이 과정이 오히려 재미있고 활력을 가져다줬다고 회상한다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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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들의 모험은 왜 끝났을까요? 이들이 여러번 복권에 당첨됐다는 제보를 받은 보스턴글로브 기자가 취재를 시작합니다. 그래서 비밀을 알아내죠. 그래서 이 내용을 보도하면서 이들의 신나는 복권 구매 모험은 끝이 나는데요. 혹시 이들부부가 감옥에 갔을까요?

 

그럴리 없죠. 이들이 불법 행위를 한 것은 없었거든요. 단지 윈드폴의 허점을 이용했을 뿐이죠. 그래서 당첨금 337억원은 합법적으로도 이들 차지가 됐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재미난 사실 있습니다. 윈드폴의 허점을 알아챈 것은 제리만이 아니었다는 것이죠. 명문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의 재학생으로 이뤄진 팀도 캐시 윈드폴에서 큰 이익을 거두고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주 당국은 사기나 부패 혐의가 있는지 조사에 착수했는데요. 그러나 놀랍게도, 아니 당연하게도 그 어떤 불법적인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게다가 이들이 당첨금을 타가도 매사추세츠주는 캐시 윈드폴 판매로 12000만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그래서 이들의 당첨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는 거죠.

 

당시 조사를 이끌던 그레그 설리번 수사관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남겼더군요.

 

조사에 착수하던 당시 대중들은 어떤 식이든 조직범죄나 공직 부패가 연루됐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범생이 같은 수학 천재들이 주 복권에 당첨돼 수백만 달러를 벌 수 있는 합법적인 방법을 찾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다시 정리해보면 제리와 머지나 MIT 학생들은 윈드폴에서 숫자 6개를 모두 맞춘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2~5등에게 상금을 나눠주는 규칙에서 허점이 있다는 것을 확률적 계산으로 알아챘습니다. 그래서 확률적으로 투자해 성공을 거둔 것이죠.

https://youtu.be/4wxJMxrTqEg

***그나무상

 

그런데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를 외치는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이건 미국이야기고, 한국 로또는 불가능하지 않느냐는 거죠.

 

하지만 제리와 머지의 성공에서 재미난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제리와 머지는 이 허점을 발견한 후 회사를 만들어 동네주민들에게 투자를 받았다고 했는데요. 어찌보면 이상하죠. 확실히 돈 벌 방법이 있다면 보통 혼자만 알려고 하잖아요. 혼자만 많은 돈을 독차지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이죠. 게다가 자칫 소문나면 큰일이고요. 그런데 왜 이들은 이웃들과 확실한 돈 벌이를 나누려고 했을까요?

 

제리가 특출난 수학재능이 있다고 했죠. 제리는 알았던 것입니다. 바로 큰 수의 법칙. 혼자는 아무리 많은 수익을 올려서 다시 투자해도 한계가 있겠죠. 복권 살 돈이 적으면 확률에서 벌어질 가능성, 즉 손해를 볼 수도 있고요. 게다가 앞서 언급한 것처럼 투자한 회자에 1등이 나오면 꽝입니다.

 

반면 여러 사람들의 돈을 모아 투자 규모를 불리면 바로 큰 수의 법칙이 작용되는 거죠. 확률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제리는 이웃들과 기꺼이 수익을 나누려고 한 것이죠.

 

바로 통계를 제대로 알고 모름에 따라 벨포크처럼 남을 등쳐먹기도 하고 제리처럼 남들과 수익을 나누기도 합니다. 그리고 결과는 어느 쪽이 훌륭했는지는 다들 아실테고요. 즉 통계적으로도 혼자만 잘먹고 잘살려고 하면 실패하기 십상입니다. 다른 사람과 나눌 때 스스로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죠. 남을 도우라는 것은 도적적인 행위를 넘어 확률적, 통계적 이야기란 말입니다.

 

앤드류 카네기가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하죠.

 

“홀로 모든 것을 이뤄낼 수는 없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부자로 만들어야 당신도 부자가 될 수 있다.”

 

제리와 머지처럼 우리도 주변 사람들과 함께 부자가 되는 합법적인 방법을 연구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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