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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그림·음악 뚝딱 만드는 ‘생성AI’ 직접 써보니 ‘변기’가 생각났다? 본문

꼬꼬문(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제질문)

책·그림·음악 뚝딱 만드는 ‘생성AI’ 직접 써보니 ‘변기’가 생각났다?

경불진 이피디 2023. 3. 1.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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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AI’. GPT열풍이 시작된 후 이젠 너무나 익숙해진 용어죠. 경불진에서도 지난 131일 자 연설문도 쓴다는 GPT’대한민국 대통령은?”을 물으니···‘라는 제목으로 다뤘기 때문에 애청자 여러분들도 한번쯤은 챗GPT를 써보셨을텐데요. 어떤 질문을 하고 어떤 대답을 받으셨나요?

 

특히 지난 1월만 해도 2021년까지 축적된 정보만 가지고 대답했기 때문에 현재 날씨라던가 오늘 주요 뉴스 등 시의성있는 질문에는 답변을 못했지만 최근 업그레이드를 통해 실시간 정보도 답변을 해줍니다. 텍스트, 오디오, 이미지 등의 기존 콘텐츠를 활용하여 유사한 콘텐츠를 새로 만들어내는 인공지능 생성AI’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생성AI는 단순히 텍스트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거의 모든 창작활동에서 활약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인간이 오랜 시간 머리를 짜내며 해야 했던 창작활동에 대한 정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젠 생성AI가 만든 창작물이 대거 활용되고 있다는 건데요. GPT 등의 활약을 보고 유튜브 제작을 접었다고 선언하는 유튜버도 나오고 있고요. 창작자들은 다 죽었다는 하소연도 쏟아집니다. 정말 생성AI가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꿔놓을까요? ‘생성AI’에 대한 궁금한 질문들을 하나하나 물어보겠습니다.

 

 

책 한 권이 7시간만에 뚝딱?

 

최근 출판계에 화제가 되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 그런데 저저가 눈길을 끕니다. 바로 GPT’. 인간 출판 기획자의 기획안으로 챗GPT AI가 쓴 최초의 책!이란 부제가 붙어 있군요. 지난 22일 출간 됐는데 알라딘에서 경제경영분야 14위에 올라있군요,

 

놀라운 것은 책을 만드는 시간? 책 한 권을 완성하려면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요? 참고로 경불진 두 피디가 썼지만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보다 인기를 끌지 못했던 경제시그널의 경우 기획단계를 빼고 순수하게 쓰는 시간만 3개월 가량 걸렸습니다. 이것도 엄청 빠른 것입니다. 10년 넘게 글 쓰는 것으로 밥을 먹고 살았던 기자 출신인 덕분이었죠.

 

그런데 챗GPT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을 쓰는데 걸린 시간을 듣고 자괴감까지 느껴졌습니다. 겨우 7시간. 한사람도 아니도 둘이서 3개월 걸려서 쓴 경제시그널보다 인공지능이 겨우 7시간 걸려 만든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이 더 많이 팔린다니···.

 

그런데 이것은 약과. 실제로 역량 있는 전문가가 챗GPT와 공저를 하는 경우도 등장했습니다. 국내를 대표하는 뇌과학자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도 오는 28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라는 책을 낼 예정인데요. 저자에 김대식과 함께 챗GPT가 떡하니 올라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죠. 이미 해외에선 챗GPT가 쓴 책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미국 전자책 서비스 홈페이지에는 공동 저자에 챗GPT 이름이 올라간 책이 200권 이상 검색됩니다. 미국의 한 출판사는 온라인으로 접수한 단편SF소설을 표절 등의 이유로 이달에만 500편 넘게 거절했다는 군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까지 완성도는 뛰어나지 않다는 점입니다.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을 출간한 출판사 스노우폭스북스의 서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AI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출판계가 고사하지 않을까 하는 위기의식에서 AI의 성능과 가능성을 알아보고자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10페이지 정도는 놀라울 정도의 완성도를 보였으나 여러 장을 아우르는 유기적 연결에서는 미흡했다고 설명합니다.

 

책의 전반적인 연결성에선 아직 부족하다는 이야기인데요. 그런데 이 말도 위안이 되는 것 같지는 않군요. 첫 작품이 이 정도면 점점 인간을 뛰어넘는 책을 쓸 수도 있다는 이야기 아닐까요?

 

https://www.podbbang.com/channels/9344/episodes/24634250?ucode=L-nShQDM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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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작품인줄 알았는데

 

그런데 이건 약과입니다. 이미 미술 시장에서는 생성AI 때문에 난리가 나고 있다고 합니다. 온라인에서 인공지능(AI)으로 그린 그림을 손그림이라고 속여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거죠. 캐리커쳐라든지 반려동물 그림을 아마추어 미술가에게 의뢰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들어 직접 그리지 않고 인공지능에게 맡긴다는 거죠. 웬만한 미술가가 그린 것 같이 뛰어나기 때문에 깜빡 속아넘어가기 십상이라는 것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요? 이미 그림 그려주는 생성AI프로그램은 여럿 있습니다. 스테이블 디퓨전, 달리2, 딥 드림 제너레이터, 미드저니 등이 대표적이죠. 가장 인기있는 것은 미드저니,

 

미드저니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엔지니어 출신인 데이비드 홀츠가 개발한 ‘AI 화가프로그램입니다. 게이밍에 특화된 음성 채팅 프로그램인 디스코드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으로, 로그인만으로 비교적 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접속 후 프롬프트에 ‘/imagine’이라는 명령어를 넣고 원하는 문장이나 단어 등을 입력하면 이미지를 생성해줍니다. 이 때문에 최근 유튜브나 블로그에 미드저니로 그림그리기 방법을 알려주는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는데요. 저도 해보니 정말 놀랐습니다. 그림에 젬병인 제가 미드저니에 부탁하니 미켈란젤로도 울고갈만한 그림을 만들 수 있는데요.

 

특히 명령어를 자세히 쓸 수로 더 멋지고 마음에 드는 그림을 얻을 수 있더라고요. 예를들어 단순히 고양이를 그려달라는 것이 아니라 아기 고양이가 먹이를 잔뜩 먹고 기분 좋게 갸르릉 거리는 모습을 그려달라고 하는 거죠. 물론 한글이 아니라 영어로 해야 하는데 영어에 약한 분들은 구글 번역기를 이용해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는 존재하는 것만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예를들어 회사 로고도 부탁할 수 있습니다. ‘아재개그와 경제분석을 잘하는 캐릭터 로고를 부탁했더니 정말 재밉는 로고를 만들어주더라고요. 그것도 10초만에.

 

애청자 여러분들도 구글 검색에서 미드저니를 검색하시고 직접 하면 해보시길 바랍니다. 왜 미술계가 깜짝 놀라는 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생성AI로 만들어진 그림이 넘쳐나자 AI가 그린 그림의 저작권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단 미국에서는 AI가 생성한 이미지는 저작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이 나왔습니다.

 

만화형 소설인 그래픽 노블 작가 크리스 카슈타노바는 여명의 자리야라는 작품을 쓴 후 이미지는 미드저니에게 맡겼다고 합니다. 글은 작가가, 그림은 인공지능이 맡아하는 공동창작을 했다는 거죠. 그리고 이에 대해 저작권을 요청했는데요. 미 저작권청은 카슈타노바가 쓴 글, 그리고 그가 행한 이미지의 선택·배치는 저작권이 인정되지만 미드저니로 만들어진 만화 이미지에 대해 저작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거죠.

 

미 저작권청은 미드저니의 특정 결과물을 이용자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저작권 측면에서 예술가의 다른 도구와 차별된다라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카슈타노바는 이미지 자체가 나의 창의성을 표현한 것이므로 내게 저작권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죠.

 

앞으로는 인간과 AI의 공동창작에 대한 저작권 논란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더 나아가 챗GPT로 재미난 만화 줄거리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미드저니에게 그림을 그리게 한다면 누구나 기안84같은 웹툰 작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노래도 만들 수 있을까?

 

설마 음악도 가능할까요? 작곡과 작사의 작자도 모르는 이피디도 음악을 만들 수 있을까요? 이미 가능하다고 합니다. GPT에서도 ‘30초짜리 피아노 곡 작성해줘라고 올리면 뚝딱 만들어주긴 하는데요. 들어보면 좀 이상하더라고요. 무슨 기계음같고요, 아무래도 작곡은 전문이 아닌 듯합니다.

 

그런데 아이바(avia)’라는 음악전문 생성AI가 있더라고요. 이 사이트에서 들어가서 작곡을 부탁하면 정말 눈 깜짝할 사이, 10초 내에 한곡이 뚝딱 완성됩니다.

 

사용법도 어렵지 않습니다. 로그인한후 ‘create track’을 누리면 EDM, 테크노, 솔로피아노 등 다양한 음악 장르가 나오는데 그중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옵션을 조정하면 끝. 만든 것은 바로 들어볼 수 있고 다운로드도 가능합니다. 또 옵션을 통해 원하는 템포나 멜로디 등을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AI가 만든 음악이 별거 있겠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제가 아이바에 부탁해 30초만에 만든 음악 한번 들어보세요.

New Composition #2.mp3
2.16MB

 

 

그럴싸하죠?

이 정도면 음악 저작권 때문에 고민인 유튜버들은 아이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물론 아이바 무료버전의 저작권을 아이바에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월 49유로를 내는 유료버전을 쓰면 저작권도 유튜버가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거죠.

 

그런데 한달 49유로면 68000원 정도잖아요. 작곡가에게 맡긴다면 이 정도로는 택도 없겠죠. 더 나아가 생성AI는 작사도 충분히 가능하죠.

 

실제로 챗GPT테크노 풍 노래 작사하나를 부탁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다음과 같은 작사를 해줬는데요.

 

(Verse 1)
내게로 다가와 데크노의 리듬 소리
떨리는 내 맘을 가볍게 만들어
함께 춤을 추며 느낄 수 있는 건
이 순간이 마지막인 걸 알아

 

(Chorus)
Let's dance to the beat of Dekno
손을 높이 뻗고 함께 춤을 춰봐
Let's dance to the beat of Dekno
우리의 추억, 이 순간을 간직해
(Verse 2)
무대 위로 올라간 순간
나의 모든 것을 다 보여주고 싶어
따스한 빛 속에서 내가 노래하는 걸
너와 나 함께 느껴봐

 

(Chorus)
Let's dance to the beat of Dekno
손을 높이 뻗고 함께 춤을 춰봐
Let's dance to the beat of Dekno
우리의 추억, 이 순간을 간직해

 

(Bridge)
이 밤이 끝나고 나면
어제와 같은 내일이 우리를 기다리겠지만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말자
감동으로 가득 찬 밤을 함께하자

 

(Chorus)
Let's dance to the beat of Dekno
손을 높이 뻗고 함께 춤을 춰봐
Let's dance to the beat of Dekno
우리의 추억, 이 순간을 간직해

 

그럴싸하죠.

 

 

따라서 작곡과 작사는 생성AI에 맡기고 우리는 프로듀싱만 하는 것도 가능해진다는 거죠.

 

생성AI가 인간의 창작활동을 빠르게 대체하지 않을까

 

점점 두려움이 느껴지시죠. 앞으로는 작가, 미술가, 음악가는 물론 유튜버 등도 다 생성AI로 대체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서 챗GPT에 직접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이런 대답을 하더라고요.

 

GPT나 다른 인공지능 기술이 현재 인간의 창작활동을 대체할 수 있는 정도는 아직까지 매우 제한적입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창의성과 상상력을 모방하거나 자동화하는 능력이 있지만, 인간의 창의성이나 창작 프로세스의 복잡성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창작활동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창작 과정을 이해하고 구현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과 인공지능의 창의성과 상상력이 지속적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인공지능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창조하기 위한 창의적인 사고나 자율적인 의사결정 능력 등의 능력에서는 인간보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창작활동을 대체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대신 인공지능은 인간의 창작활동을 보조하거나 향상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디자이너나 작가들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아이디어를 도출하거나 컨텐츠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을 이용해 다양한 창작 과정을 자동화하거나 최적화할 수 있어, 인간의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고 더 많은 창작 활동을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대답을 들으니 더욱 걱정되죠? 생성AI가 인간을 위협하지는 않을거야라고 안심시키면서 뒤로는 뭔가 꿍꿍이를 꾸민다는 의심도 듭니다.

 

하지만 지나친 두려움에 빠질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직까지 생성AI가 만드는 세상이 인간의 창의력에서 나온 것보다는 훨씬 못하거든요. 얼마전 튀르키예 구호기금 모금 사진에서 손가락 6개인 소방관이 나온 것처럼 엉뚱한 일도 자주 벌입니다.

또 지난 131일 자 연설문도 쓴다는 GPT’대한민국 대통령은?”을 물으니···‘에서 우리나라 대통령을 문재인이라고 답한다고 했는데요. 지금 물으면 어떻게 될까요?

 

‘20232월 기준, 대한민국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입니다.’

 

이처럼 틀린 답을 하는 경우가 아직 너무나 많다는 거죠.

 

더 나아가 인공지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극복해줄 수 있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tvN ‘알쓸인잡에서 김상욱 물리학자가 마르셸 뒤샹의 사례를 들어서 이런 말을 하더군요.

 

“19세기 당시 미술사조는 위대한 인물이나 역사적 사건을 실제처럼 생생하게 구현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었는데 카메라의 발명과 함께 미술가들이 일대 혼란에 빠진 거죠. 미술가들은 현상을 사진처럼 똑같이 모사하는 것을 포기하고 대신 인상주의나 큐비즘으로 가게 되는데요. 그 와중에 뒤샹은 그림조차 그리지 않고 판매하는 변기 하나를 사와 사인만 해서 이라고 이름 붙여 출품하며 일약 화단의 이단아로 파란을 일으켰죠​​.

뒤샹은 원래 미술은 우리에게 이야기를 거는 것이라며 미술의 정의 자체를 바꿔버렸어요. ‘인간의 망막을 기쁘게 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 인간을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들겠다라는 말 하나로 일약 현대미술의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변신해버린 저 변기!!!

 

인간이 카메라에 졌다고 의기소침해질 필요는 없는 거죠. 인간만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선언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이 예술이다! 라고 선언하면 예술이 된다.“

 

정말 그렇지 않나요?

 

마찬가지로 자동차가 인간보다 훨씬 빠르지만 여전히 인간은 올림픽을 열고 우리끼리 모여 달리기를 하며 가장 빠른 사람을 영웅으로 추앙하고 있잖아요. 자동차와 인간이 경쟁을 할 필요는 없죠. 따라서 인간은 인간끼리 경쟁하고 고민하고 의미를 선언하면 됩니다. 굳이 인공지능이랑 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그러면서 위대한 예술사가 곰브리치의 말도 김 박사는 덧붙였는데요.

"나는 미술은 믿지 않는다. 미술가들을 믿는다."

 

예술을 예술답게 만드는 건 결국 인간에게 달렸다는 것, 인간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모색하고 결국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라는 믿음만이 인공지능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 아닐까요?

 

그리고 준비도 해야 합니다. 생성AI가 활약하는 시대에 우리는 뒤샹처럼 어떤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하고 질문을 해야 하는지. 꼬리에 꼬리는 무는 질문. 꼬꼬문이 그래서 중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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