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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통계 보니···‘난방비 폭탄’ 후폭풍 결국 ‘000’에서 터진다?!

경불진 이피디 2023. 1. 2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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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20만원 정도 나왔었는데 35만원이나 나왔어요.”
“그건 약과야, 우리집은 40만원이 훌쩍 넘었어요.”

 

이번 설 연휴기간 많이 들었던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3년 만에 거리두기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가족·친척·친구들과 모인 자리에서 가스비·난방비 폭탄을 맞았다는 하소연이 끊이질 않더라고요. 서로가 우리집, 우리 아파트가 더 많이 올랐다며 불만을 쏟아내는데요. 설이라 여기저기 쓸 돈도 많은데 가스비까지 이렇게 오르면 어떻게 살라는 거냐며 분통을 터뜨리는 분들도 많으셨죠.

 

그런데 문제는 이번 한번으로 그칠 가능성이 적다는 거죠. 게다가 가스비·난방비 폭탄이 우리 경제와 사회에 끼칠 영향도 매우 클 수도 있습니다. 특히 천연가스는 우리나라 전기 생산의 35%를 담당합니다. 난방 연료로 사용하는 집이 2천만 가구에 달합니다. 그래서 가스비·난방비 폭탄의 원인과 후폭풍에 대해 궁금한 점을 하나하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왜 이렇게 많이 오른 걸까?

 

난방비는 크게 도시가스와 열요금으로 나뉩니다. 중앙난방과 개발난방 가구에 부과되는 도시가스 요금은 그 연료인 액화천연가스, LNG를 수입하는 한국가스공사가 도매요금을 책정해 각 지자체에서 공급비용을 고려해 소매 요금을 결정하죠, 지역난방 가구에 부과되는 열요금은 집단 에너지 사업자가 도시가스 요금에 맞춰 조정합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 탓으로 가스요금에 연동되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가격이 지난해 크게 올랐습니다. 상승폭이 한해동안 128%. 지난해 6월과 12월의 수입 단가를 비교해도 60%나 상승했고요. 그래서 지난해 LNG 수입 물량은 1년 전보다 겨우 1% 올랐지만, 수입액은 31조 원에서 61조 원으로 늘었습니다. 단가가 2배나 뛰었기 때문이죠. 단가가 34.24달러로 전년(15.04달러)보다 128%나 올랐습니다.

 

이러다 보니 도시가스와 열요금도 최근 1년 사이 각각 38.4%, 37.8%나 올랐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난방을 틀일이 거의 없으니 이렇게 오른 도시가스 요금 열요금이 실감나지 않았습니다. 난방을 틀지 않을 때 가스요금은 보통 1만원 내외잖아요.

 

하지만 겨울에는 다르죠. 난방을 본격적으로 틀기 시작하면서 가정마다 난방비와 온수비가 올라갈 수 밖에 없는데요. 기존에도 겨울에는 봄여름가을에 비해 많이 낸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너무 심하다는 거죠. 지난 겨울에 20만원 냈던 가스요금이 30만원 대 후반으로 훌쩍 오른 경우도 많으니까요.

 

이 때문에 이게 우리집 난방비가 맞느냐는 하소연에서부터 계량기가 고장난 줄 알았다는 한탄까지. 그리고 애꿎은 관리사무소에 항의 전화도 빗발치고 있다고 하고요. 특히 이런 일은 구축아파트에서 많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지은 오래되면 연손실도 높아지고 난방을 더 떼야 하잖아요.

 

문제는 이런 국제 가스가격 상승분이 다 반영되지도 않았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고공 행진하는 환율의 여파로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지난해 7월 이후에만 무려 3차례에 걸쳐 요금 인상을 단행한 바 있죠, 너무 자주 많이 오르니까 지난해 9월 도시가스요금을 올리면서 정부는 이렇게 설명했었죠. MJ2.7원 올라서, 4인 가족을 기준으로 5400원을 더 내야 한다고요. 그리고 앞서 올린 3차례를 합쳐도 11390원 정도 밖에 안되니 2배이상 올린 영국이나 유럽에 비하면 적게 올린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나마 우리나라가 에너지 사정인 낫다면서요. 그래서 오르긴 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도 있으니 한 달에 11390원 정도면 참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대부분 생각했었죠.

 

그런데 이번에 가스비 폭탄을 맞고 배신 당한 느낌이라고 합니다. 4인 가족은 11390원 오른다더니 왜 113900원이나 오르냐는 거죠. 우리가 40인 가족도 아닌데···.

 

더 큰 문제는 앞서 정부가 가스요금은 인상을 자제했다고 했잖아요. 올릴 요인이 있는데도 동결시켰다는 건데요. 이건 인상을 뒤로 미뤄놓은 것이잖아요. 자칫 더 크게 올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고요. 실제로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난해 12전기·가스 요금 조정안 대국민 설명문을 통해 동절기 난방비 부담 등을 감안해 1분기 가스요금을 동결했다면서도 “2분기 이후 인상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올린 것에 두배는 더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럼 20만원 내던 난방비가 60만원을 훌쩍 넘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죠. 다음 겨울부터는 난방비 폭탄이 본격화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가스요금은 물론 환율도 최근 많이 내리지 않았나요?

실제로 국제 LNG 가격은 빠르게 안정되고 있습니다. 유럽 가스 가격지표인 네덜란드 TTF 2월 인도분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전일보다 1.6% 내린 메가와트시(MWh) 60.717유로에 거래됐습니다. 이 가격은 작년 12월 초 이후 60% 이상 떨어진 것인데요.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지난해 11월말 MMBtu 7.33달러였다가 현재는 3.17달러로 130%나 폭락했습니다.

 

국제가스가격이 왜 이렇게 떨어졌을까요? 이번 겨울이 오기전 유럽에 엄청난 한파가 닥칠 것이란 경고가 많았죠. 그래서 유럽에서 난방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돌면서 세계 가국이 가스 사재기가 빈발했다고 합니다. 자칫 자국민이 얼어죽었다는 말도 안되는 기사가 나올 수 있다는 두려움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외신에서 보셨을 것입니다. 이번 겨울철 유럽 기온이 평년보다 높다고 하죠. 겨울인데 반팔 입고 다닐 수 있는 나라들도 있을 정도로요. 그래서 난방 수요가 예상보다 많지 않았다는 거죠. 천연가스 가격은 하락할 수 밖에 없고요.

 

그런데 국내 가스회사들과 정부는 휘발유 대란 때와 똑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지금 쓰고 있는 가스는 이미 가격이 높을 때 계약한 것이고 국제가격 하락이 국내에 반영되려면 시간이 걸린다고요. 그런데 오를 때는 바로 반영하지 않았나요?

 

게다가 가스도 결제를 대부분 달러로 하고 있는데요. 환율도 지난 101442원까지 치솟았다가 지금은 1235원으로 떨어졌잖아요. 환율 인하분도 15%나 되는데 이건 왜 정부에선 언급하지 않을까요?

 

셋째, 가스요금 급등 가능성도 있다?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의 리오프닝이죠.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포기하면서 중국에서의 천연가스 수요가 크게 늘 수 있다는 것인데요. 중국은 제로코로나 정책을 펴던 지난 2021년 천연가스 수입량 세계 1위에 올랐습니다. 2021년 수입량이 무려 8140만톤. 아무래도 14억 인구의 힘 덕분이죠. 제로코로나 상태에서도 이 정도인데 리오피닝하면 천연가스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겠죠. 그래서 가스요금이 다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고요.

 

그럼 세계 2위는 어디일까요? 놀랍게도 일본이네요. 7430만톤을 수입했습니다. 그럼 3위는 더 놀랍게도 대한민국입니다. 인구 5000만 밖에 안되는 대한민국이 4690만톤의 천연가스를 수입해 14억 인구로 세계 1위 인구 대국인 인도를 앞질렀습니다. 인도의 천연가스 수입량은 2400만톤. 우리가 천연가스를 이렇게 많이 쓴다는 사실이 깜놀 수준아닌가요?

 

그런데 여기서 또 한가지. 우리나라는 천연가스를 주로 어디서 수입할까요?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호주가 566만여톤으로 가장 많았고, 카타르 499만톤, 미국 272만톤, 말레이시아 258만톤, 오만 253만톤 순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걱정되는 것이 있죠.

 

지난번 방송에서 언급했듯이 윤석열 대통령이 UAE는 우리의 친구고 이란은 UAE의 적이라고 했던 발언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은데요. 이란 내에서 한국 선박을 나포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고요. 그런데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천연가스의 35% 가량이 이란 앞바다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합니다. 만일 이란이 우리 선박을 위협해 중동에서 천연가스와 원유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천연가스 가격 폭등을 맞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당장 호주나 미국에서 천연가스를 들어오면 되지 않느냐고 하실 수 있는데요. 만일 이란 때문에 우리가 수입선을 돌린다면 호주나 미국에서 천연가스 가격을 어떻게 할까요? 안봐도 비디오죠. 따라서 이란과의 갈등을 하루라도 빨리 풀어야 할텐데요. 대통령실의 반응을 보면 그럴 가능성이 매우 적어 보여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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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가스비 폭탄의 후폭풍 중 가장 걱정되는 것은?

 

물가가 오르고 서민경제가 어려워지는 여러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는 다른 방송에서도 들을 수 있을테니 생략하고요. 오늘 핵심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난방비 폭탄의 후폭풍을 가장 세게 맞을 곳이 어디일까요? 자영업자? 펜션?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부동산입니다. 거의 모든 규제를 풀면서 부동산 띄우기에 나서고 있는 정부의 정책이 무용지물 될 수 있다는 거죠. 즉 연착륙이 아니라 경착륙, 추락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가스비 폭탄과 부동산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하실 수 있는데요.

 

이번에 가스비 폭탄 맞으신 분 들 중에서는 이런 생각을 하실 수 있습니다.

 

“가뜩이나 대출이자가 두 배로 올라 신경질 나 죽겠는데 가스요금까지 두 배냐. 집이 웬수다.”
“가스요금에 관리비까지 오르니 도저히 못살겠다.”

 

물론 난방비 폭탄은 12월에서 2월까지 석 달 밖에 안되는데 과장이 심하다고 하실 수 있는데요. 문제는 시기. 일단 부동산 상승기라면 가스요금이 오르더라도 별 상관하지 않는 분위기일 수 있습니다. 가스요금보다 아파트가격이 몇배 더 오르기 때문이죠. 하지만 하락기라면 어떨까요?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는 것도 신경질 나는데 난방비까지 폭탄 맞으면 정말 아플 수 밖에 없죠.

 

또 한가지 시기는 난방비 폭탄 이야기가 터져 나온 것이 설 직전이었다는 점이죠. 아마 그 전까지는 난방비에 대부분 관심이 없었을 것입니다. ·여름·가을에는 가스를 많이 쓰지 않잖아요. 하지만 겨울에는 달라지죠. 본격적인 난방을 하면서 원래도 겨울만 되면 가스요금 때문에 부담스러웠거든요. 하지만 이번에는 가스요금이 두 배 넘게 오르기도 해 부담 정도가 더 심하다는 거죠.

 

그런데 하필이면 이 시기가 1년 중 돈 쓸일이 가장 많은 때라는 점입니다. 크리스마스에다 연말, 그리고 설까지 매달 들어가는 돈이 장난이 아니죠. 특히 요즘은 세뱃돈도 얼마나 줘야 하느냐는 논란이 일 정도로 부담이 크죠. 게다가 자동차 모시는 분들은 자동체세도 내야 합니다. 또 비싼 집을 가지신 분들은 종부세도 이 기간 동안에 납부해야하죠.

 

그래도 연말정산으로 돌려받을 수 있지 않느냐 하실 수 있는데요. 지난해 연말정산을 토해낸 직장인이 무려 400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스비까지 상상외로 오르니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라는 거죠. 특히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이번이 끝이 아니라 올해 또 오른다면 정말 끔찍할 수 있겠죠.

 

그런데 이런 생각이 깊어지면 어떻게 될까요? 과거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면 유추할 수 있습니다.

 

주거비 부담률 역대 최고전월세난방비 상승 탓(연합뉴스)

 

지난 2012327일자 기사 제목입니다. 당시 현대경제연구원이 조사한 결과 가계 총지출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율인 슈바베 계수가 11.5%를 기록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높았다고 합니다. ·월세 가격과 난방비가 동시에 치솟아 주거비 부담이 역대 최고치로 급증했기 때문이라는데요.

 

이 당시 부동산 시장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대치 은마아파트의 굴욕!8억원대 붕괴(머니투데이 2012.03.07.)

 

강남 부동산 불패신화가 이미 무너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2012년 서울 아파트 가격은 무려 4.67%나 떨어졌죠. 이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이 하락인데요. 물론 지난해 즉 2022년에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7.7%나 빠지며 하락 기록을 갱신했죠.

 

그런데 2012년 당시 눈여겨 볼 기사가 있습니다.

 

 

수도권 대형아파트의 굴욕...가격 하락폭 '소형의 11'(머니투데이2012.03.14.)

 

즉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데 난방비 폭탄이 떨어지면 아무래도 난방비를 많이 내야하는 대형 평수의 하락폭이 더 클 수 밖에 없다는 거죠. 그래서 소형 면적이 상대적 인기를 끌면서 아파트 시장에 기현상이 벌어졌는데요. 40평과 50평 아파트의 가격이 같은 단지가 여럿 있었습니다.

 

이런 흐름이 이번에도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 이후 편안한 주거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면서 인기를 끌었던 대형 아파트들이 난방비 폭탄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거죠. 이젠 코로나 거리두기도 풀리고 집에 머무는 시간도 줄어들고 있는데 비싼 난방비를 부담하면서 대형에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앞서 2012년과 같은 대형아파트의 굴욕이 시작된다는 거죠.

 

또 재건축 수요 때문에 구축 아파트가 인기 있잖아요. 윤석열 정부 들어서 재건축 규제도 대거 풀고 있으니 더 인기를 끌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고요. 하지만 규제를 풀어도 재건축이 시작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기간도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요. 그 기간 동안 난방비 폭탄을 견뎌야 한다는 건데요. 특히 구축일수록 열손실이 커 난방비 폭탄도 크게 맞는다는 이야기도 있죠. 물론 재건축으로 아파트 시세 차액이 크다면 견딜만 하겠죠. 하지만 지금과같은 장에서 그런 기대는 줄어들 수 밖에 없죠. 이런 상황에서 난방비 폭탄은 견디기 힘들 것입니다.

 

즉 이번 난방비 폭탄은 대형아파트, 구축 아파트 가격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죠, 대형아파트 구축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면 다른 아파트들도 가격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난방비 부담이 큰 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아파트 할인 분양, 판매가 급증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러면 아파트 가격 하락은 더 심해질 수 있고요. 여기에 금리도 꺾이지 않을 조짐이고요, 이를 해결하려면 가스 요금이 더 이상 오르지 않도록 해야 할텐데요. 지금이라도 이란에 제대로 사과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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