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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서브프라임, 영국은 LDI···그럼 우리나라는?

경불진 이피디 2022. 10. 1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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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제공

 

닷컴버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공통점이 뭔지 아시나요?

 

아마 정답을 대부분 아실 것입니다. 버블 붕괴죠. 그런데 이 버블을 만든 주범은? 선뜻 답을 못하시는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바로 금융상품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야 서브프라임모기자라는 빌런이 있었지만 닷컴버블 때는 아니지 않았나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그 때도 있었거든요. 어떤 금융상품일까요?

 

따상하면 떠오르는 단어있죠. 바로 IPO, 기업공개죠.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만 해도 IPO를 하는 기업의 공모주만 받으면 따상은 기본 따따상도 노릴 수 있다는 소문에 많은 분들이 도전하셨죠. 하지만 아파트 분양당첨보다 훨씬 높은 경쟁률에 실패하거나 겨우 한두주 받는데 그쳤죠.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실패했던 것이 오히려 다행이잖아요. 공모주 따따상 노리다 쪽박찼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쏟아지니까요.

 

그런데 2000~2002년 미국도 비슷했습니다. 수익모델이 입증되지도 않은 닷컴기업을 무분별하게 상장시킨 기업공개(IPO) 제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피봤죠. 그래서 닷컴버블의 뒤에는 금융상품이란 빌런이 있었다고 이야기한 거고요.

 

글로벌 금융위기 때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을 모아 만든 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이 왜 빌런이었는지는 설명을 하지 않아도 다들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 과거 닷컴버블과 글로벌 금융위기를 다시 꺼내든 이유가 있습니다. 현재 진행중인 금융위기 속에서 스멀스멀 몸집을 불리는 빌런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게 도대체 뭘까요?

 

 

LDI라고 들어보셨나요?

 

Liability-driven investment의 약자인데요. 우리말로 하면 부채연계투자를 의미합니다. 복잡한 것 빼고 문제가 되는 것만 간단히 설명하면 연기금에서 사용하는 투자전략인데요. 매월 일정액의 연금을 지급해야 하는 연금펀드는 이 지급 의무를 다하기 위해 모아놓은 돈을 불려야 하잖아요. 이 때 동원하는 투자전략이죠.

 

뭐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인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 세계 연기금들의 운용자금은

죄다 국민의 혈세로 운영이 되잖아요. 우리나라 국민연금도 마찬가지죠. 따라서 투자전략을 어떻게 세울까요? 공격적으로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할까요? 쉽지 않죠. 만일 손실이 난다면 국민들의 노후가 엉망이 되잖아요. 따라서 가장 보수적인 방법으로 운용할 수 밖에 없죠. 그럼 투자방법 중 가장 보수적이라고 평가되는 것이 뭘까요? 바로 국채죠. 국채는 해당국가가 망하지 않는 한 지급이 보장되니까요. 그리고 채권도 비슷하고요,

 

그래서 연기금들은 주로 채권에 집중하곤 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죠. 우리나라를 비롯해 선진국들은 급속한 고령화로 연금 받을 사람은 갈수록 늘어나죠. 기존의 투자전략만 가지고는 국민들이 만족할만한 연금을 지급하기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자칫 기금이 고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요. 연금을 받는 사람들은 내가 이거 받으려고 연금 부었냐는 불평도 쏟아지죠.

 

그래서 등장한 것이 LDI입니다.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부채연계투자죠. 그런데 왜 부채와 연계할까요? 너무 낮은 연금수익율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즉 연금 수익을 맞추기 위해 투자 수단을 동원한 것인데요. 바로 사다리, 즉 레버리지를 사용한다는 거죠.

 

https://www.podbbang.com/channels/9344/episodes/24497275?ucode=L-cYlmqQUB 

 

[이피디 픽]미국은 서브프라임, 영국은 LDI···그럼 우리나라는?

최근 영국발 금융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LDI가 있다고. 그 뒤에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는? 우리나라 국민연금은 괜찮을까? ◆한은, 두 번째 빅스텝 ◆전세자금대출 10명 중 6명은

www.podbbang.com

그런데 이런 레버리지를 어떻게 사용한다는 것일까요? 아주 간단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연기금들이 약속한 연금을 지급하는데 가장 큰 변수가 되는 것이 금리죠. 금리가 변하면 약속한 연금만큼 수익을 올리는데 변화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4%에서 3%로 떨어지면 30년 동안 얻을 수 있는 이자 수익이 1%포인트만큼 줄게 됩니다. 그러면 난리나겠죠. 내 연금 돌려달라는 시위가 벌어질 수도 있고요. 그래서 연기금들은 미래에 약속한 연금 지급액을 맞추기 어렵게 만드는 금리 하락과 인플레이션 상승을 헤지하기 위해 금리 스왑과 같은 다양한 파생상품에 투자합니다.

 

LDI가 일종의 파생상품이라는 거죠. 그런데 다들 아시다 시피 파생상품은 장점도 있긴 하지만 단점이 어마무시하잖아요. 자칫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세계 최강 미국이 파산위기에 몰릴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마이너스까지 추락한 금리는 연기금들을 유혹하기 시작합니다.

 

일부만 파생상품에 투자하면 문제없을 것이야. 머리 좋은 펀드매니저들이 투자하는데 설마 무슨 일이 있겠어. 금리가 쉽게 오르지 않을 뿐더라 오르더라도 미리 대비할 수 있어

 

그런데 미리 점치고 대비하지 못한 것이 생기기 마련이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고 누가 알았겠습니까? 디플레이션을 걱정했는데 갑자기 인플레이션으로 돌변할지 누가 점칠 수 있었을까요? 세계 경제를 리드할 줄 알았던 미국이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 저혼자 살겠다고 미친 듯이 금리를 올릴 것이란 것은 누가 미리 예측했겠습니까?

 

결국 폭탄이 터지기 시작했는데요. 가장 먼저 터진 곳이 바로 영국입니다. 얼마 전에도 전했지만 한 때 세계 최강이었던 영국경제가 현재 국가 부도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엉망이죠. 새로 취임한 트러스 총리가 섣부르게 꺼내든 부자감세도 원인이었지만 LDI가 위기를 증폭 시킨 것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마이너스 금리가 장기화되자 영국 연기금은 레버리지 효과를 노리고 LDI투자를 했는데요. 한동안 이를 통해 3~4파운드로 10파운드를 투자하는 효과를 봤습니다. 제대로 레버리지를 누린 것이죠.

 

하지만 물가가 폭등하고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난리가 났죠. LDI로 레버리지 효과를 보려면 저금리 상태여야 하는데 금리가 치솟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영국 연기금이 손쓸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금리가 치솟은 바람이 영국인들의 노후자금인 연기금의 손실이 점점 늘어나게 됩니다. 왜냐면 LDI가 금리스왑과 같은 파생상품이라고 했죠. 그런데 파생상품은 전체를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증거금만 넣어 투자하잖아요. 이를 통해 레버리지를 노리죠. 문제는 금리가 급등하면 헤지 비용이 늘어날 수 밖에 없고 마진콜을 당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즉 추가 증거금을 더 넣으라면 요구를 받게 된다는 거죠. 영국 연기금이 LDI관련에 요구당한 마진콜이 무려 2432조원 규모에 달한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는 4570조원으로 평가되는 영국 GDP의 절반에 육박하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그러면 연기금은 추가증거금을 더 넣기 위해 가지고 있던 채권을 팔 수 밖에 없고 그러면 채권 공급이 늘어나 채권 가격은 더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또다시 증거금을 더 넣으라면 마진콜 요구를 받게 되고요. 한마디로 손절이 손절을 부르는 악순환의 늪에 빠진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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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영국 파산 위기설이 솔솔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이번 사태에 대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몰고 온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까지는 아니지만 거의 비슷한 상황이라고 평가합니다.

 

문제는 이런 사태가 영국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전문가들은 미국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시그널이 나오기 전까지는 혼란이 계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 금리가 문제라는 이야기인데요. 하지만 현재 미국은 13일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가 관건이긴 하지만 물가가 잡혔다는 기대를 하기 힘든 상태죠. 사우디에 뒷통수를 맞아 국제유가가 다시 오름세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발등에 떨어진 불을 잡기 위해 영국 연기금이 망하건 말건 신경쓸 여력이 없다는 말이죠.

 

그럼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국민연금도 주식 채권만이 아니라 파생상품도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193206억원. 운영기금이 9159000억원에 달하니 걱정되는 수준은 아니긴합니다. 하지만 환율이 급등하고 현정부에서 약속했던 미국과의 통화스와프가 물건너가자 얼마전 희한한 일을 했죠. 국민연금이 한국은행과 통화스와프를 맺었는데요

 

 그것도 무려 100억달러 규모로. 자칫 우리의 노후자금이 환율방어하는 도시락 폭탄 만드는데 쓰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영국마저 금융위기에 흔들리는데 우리나라는 이래도 되는지 정말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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