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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문(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제질문)

뒤늦게 RE100 선언한 삼성···정부와 갈등 빚나?

경불진 이피디 2022. 9. 2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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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용어를 꼽으라면 많은 분들이 ‘RE100’을 거론하실 것입니다.

당시 대선 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가 “RE100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입니까?”라고 윤석열 후보에게 묻자 다시 한번···”이라고 말해 모르고 있다는 것이 들통 났습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과 지지자들이 진로이즈백만 알고 RE100은 모른다고 비난하자 “TV토론이 장학퀴즈냐는 식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 힘이 대응했죠. 그러면서 많은 언론들도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골탕 먹이기 위해 어려운 전문용어인 ‘RE100’을 거론했다고 공세를 펼쳤습니다. 한마디로 대통령은 몰라도 되는 용어인데 이재명 후보가 너무 나갔다고 주장한 것이죠.

 

하지만 당시 이런 상황에 대해 경불진에서도 우려했듯이 RE100은 결코 대통령이 몰라서는 안되는 단어입니다. RE100을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우리 수출, 더 나아가 우리 경제의 미래가 걸려있기 때문입니다. 그냥 농담따먹기할 수준의 용어가 결코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정치인이라면, 특히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면 RE100의 의미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후 한동안 언론에서도 언급하지 않았던(일부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RE100이 다시 언론 중심에 서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 삼성이 RE100을 언급했기 때문인데요. 그동안 RE100에 가입하지 않고 버텼던 삼성이 왜 뒤늦게 가입한다고 했을까요? 이로 인한 우리 경제에 어떤 파장이 미칠까요? 오늘은 RE100에 대한 궁금한 질문들을 하나하나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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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문]뒤늦게 RE100 선언한 삼성···정부와 갈등 빚나?

삼성이 뒤늦게 RE100 가입을 선언했는데···.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하지만 재생에너지 조달은? 정부 원전 정책과의 갈등은? #경제브리핑 #경불진 #RE100 #삼성 #탄소중립 #재생에너지 #태양광 #풍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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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예전에도 설명드렸긴 했지만 복습차원에서 RE100에 대해 정확히 알아봐야겠죠.

 

RE100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입니다. 2014년 뉴욕기후주간을 맞아 국제 비영리 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The Climate Group)’이 시작한 국제적 캠페인이죠. 2050년까지 전 세계 모든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는 목표입니다. “겨우 국제캠페인? 별거 아니네라고 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일단 가입이 쉽지 않습니다. “그냥 참가할께요라고 해서는 안된다는 거죠. 가입조건이 매우 까다로운데요. 미국 경제지 포춘이 선정한 1000대 기업 또는 동급이면서 연간 전력 사용량이 0.1테라와트(TWh)를 넘어야 하는 등 더 클라이밋 그룹이 제시한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또 재생에너지원으로 전력의 100%를 공급하겠다는 공개 선언도 해야 하며 매년 재생에너지를 소비량과 방법 등에 대해 제3자 검증을 받아 결산한 자료를 제출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재생에너지 쓸께요라고 말만해서는 안된다는 거죠. 실천을 하고 그 결과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목표는 2050년까지. 이 때까지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재생에너지로만 만들 수 있도록 많은 기업들이 공급망, 공장 구조 등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기준이 생각보다 높기 때문에 가입 기업이 많지 않겠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글로벌 1000대 기업중 몇 %나 가입했을까요? 많아야 10%?

 

현재 RE100에 가입한 기업은 381개나 됩니다. 가입율이 38%에 달한다고 볼 수 있겠죠. 가입기업에는 구글. 나이키,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페이스북), 인텔 애플, 스타벅스, 이케아, BMW, GM, 폭스바겐, 볼보, 테슬라, HP, 코카콜라, 이베이, 소니, TSMC 등 웬만큼 유명한 기업은 죄다 가입을 마쳤습니다.

 

우리 기업들도 있습니다.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SKC, LG에너지솔류션, 고려아연, 아모레퍼시픽, KB금융그룹, 한국수자원공사, 미래에셋증권, 롯데칠성음료 등 총 21개 기업이 가입한 상태입니다. 이는 미국(88), 일본(63)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를 대표한다는 삼성전자 이름이 없는 것이 눈에 거슬렸는데요. 그래서 지난 2월 세계 3대 연기금 운용사인 네덜란드연금자산운용(APG)은 탄소배출 감축을 촉구하는 내용의 주주 서한을 보냈고, 국내외 기후·환경단체들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달라는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다행이 이번에 가입을 선언했으니 늦었지만 반갑긴 합니다.

 

둘째, 삼성이 가입을 머뭇거렸던 이유는 뭘까요?

 

삼성전자가 쓰는 전력은 25.8테라와트시. 이는 구글과 TSMC1.4, 인텔의 2.7, 애플의 9배나 됩니다. 전세계 IT 제조기업들 중 가장 많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삼성전자가 배출한 탄소는 1,700만톤에 달합니다. 자동차 800만대의 배출량과 맞먹습니다. 갤럭시나 냉장고 등을 만들면서 엄청난 환경오염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스마트폰, TV, 냉장고 등 거의 모든 IT가전 제품이 따지고 보면 쓰레기를 배출하면서 만들어졌다는 거죠.

 

그래서 삼성만큼이나 전기를 많이 써왔던 애플은 4년 전, 구글은 5년 전에 이미 RE100을 달성했습니다. 쓰레기 배출을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보다 전기를 훨씬 많이 쓰는 삼성으로써는 RE100 가입은 비용증가로 이어질 수 밖에 없죠. 저렴한 산업용전기를 써서 제품을 만드는 것이 훨씬 비용을 아낄 수 있는데 100%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만 써야하는 RE100에 가입하면 더 비싼 전기를 써야하니 비용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는 거죠.

 

하지만 문제는 이미 버틸만큼 버텼다는 점입니다. 더 이상은 무리라는 거죠. 왜냐면 삼성으로부터 부품 등을 공급받는 애플 등이 RE100을 선언한 탓에 재생에너지로 만들지 않은 삼성 제품은 더 이상 사지 않을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폰 등에 들어가는 부품도 재생에너지로 만든 것을 써야 RE100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한마디로 앞으로 글로벌 기업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RE100에 가입해야 한다는 거죠. 이를 지키지 못하는 기업의 제품이나 부품은 외면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삼성전자도 많이 늦었지만 RE100가입을 선언하며 초저전력 반도체와 전자제품을 개발하고, 제품에 쓰는 플라스틱도 친환경 재생 소재로 모두 바꾸기로 했습니다. 삼성의 목표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 0. 삼성전자가 쓰는 전기를 100% 재생에너지 전기로 바꿔 실천하겠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세계 최대 투자자 중 하나인 네덜란드 연기금은 그동안 선언을 미뤄온 삼성전자의 태도가 장기 투자자에게 상당한 우려를 안겼다이번 삼성전자의 동참 선언은 한국 경제의 성장 방식에 근본적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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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삼성이 RE100을 선언했지만 걸림돌도 많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이젠 RE100 가입은 기업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면서 다급해진 우리 기업들도 삼성전자처럼 앞 다퉈 동참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이 앞섭니다.

 

이유는 다소 황당한 곳에 있습니다. 100% 재생에너지 전기를 쓰고 싶어도, 우리나라엔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가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RE100을 하려고 해도 할 여건이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게 얼마나 황당한 이야기인지 삼성전자의 상황을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회사답게 전 세계에 여러 사업장을 두고 있죠. 그런데 미국, 유럽, 중국 사업장은 이미 2년전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완료했다고 합니다. 나머지 해외 사업장도 2027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라는 군요. 이 정도면 RE100에 가입하겠다고 당당히 이야기해도 될텐데 왜 머뭇거렸을까요?

 

바로 본사가 있는 우리나라, 한국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한국에서 18.4테라와트시를 썼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재생에너지는 0.5테라와트시, 고작 2.7%에 불과합니다. 이걸 2050년까지 100%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무려 17.9테라와트시를 재생에너지로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쓰고 싶어도 쓸 재생에너지가 없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겨우 43.1테라와트시. 삼성전자가 계획대로 18.4테라와트시를 쓴다면 우리나라 나머지 기업과 국민은 겨우 24.7테라와트시만 써야 한다는 계산입니다. 산술적으로 불가능하죠.

 

게다가 값도 비쌉니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전기는 화석연료나 원자력 전기보다 10% 정도 더 비쌉니다. 이건 다른 나라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요즘 바이든을 앞세워 재생에너지분야에서도 메이드인 USA를 외치는 미국의 경우 재생에너지가 오히려 20%나 쌉니다. 이유가 뭘까요? 태양광과 풍력을 엄청나게 늘렸기 때문입니다. 이 덕분에 미국에서는 PPA(재생에너지 판매계약)가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현재로써는 꿈도 못꾸죠.

 

넷째,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가격이 유독 비싼 이유가 뭘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재생에너지 가격도 수요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데 RE100 등으로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공급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정부시절에는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활성화에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그래서 재생에너지비중을 2030년까지 30.2%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비록 성에차진 않지만 지난해 7.5%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많이 늘어나는 셈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30%도 넘어서게 되고요.

 

하지만 원전에 꽂힌 윤석열 정부는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계획을, 최근 오히려 21.5%로 축소했습니다. 이 때문에 기후환경단체들은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기후환경단체 '기후솔루션'삼성의 야심 찬 계획을 환영하고 다른 기업의 RE100 동참을 기대한다면서도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정부의 기조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기후환경단체들이 이렇게 강경하게 나오는 것은 지난달 전력수급 기본계획 자문기구인 총괄분과위원회가 '10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을 공개하면서 2030년까지 원자력 발전 비중은 대폭 늘리고, 재생에너지 비중은 그만큼 줄였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0월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2030 국가 온실가스감축 목표(NDC) 상향안에서는 2030년 원전 비중을 23.9%로 설정했었는데, 지난달 나온 이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서 '32.8%'로 대폭 올렸습니다. 원전이 늘어난 만큼 다른 곳에서 줄여야죠,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주민 수용성과 실현 가능성 등을 이유로 NDC 상향안 30.2%에서 21.5%까지 깎았습니다.

 

이에 대해 기후환경단체들은 더 많은 기업이 RE100에 가담해 재생에너지 수요가 커질 전망이 짙게 나온 상황에서,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에 얼마나 적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기후환경단체들은 정부가 이렇게 미온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RE100에 동참한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은 '녹색 프리미엄' 정도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녹색 프리미엄은 기업이 기존과 같은 방식의 전기(화력, 원자력 등)를 구매하면서 녹색 전환에 쓰일 웃돈을 얹어 주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쓰는 전기는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을까요? 기후 변화를 초래하지 않을까요? RE100의 취지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자는 건데, 이를 회피하는 수단을 제공하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우리나라도 지분투자, PPA(전력구매계약), 3PPA,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구매와 같은 다양한 재생에너지 전력 조달제도가 도입돼 있지만 실적은 저조합니다. 여러 규제와 제약, 그리고 업체 로비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낙후된 전력산업 구조, 화석연료와 원전에 의존하는 관행이 여전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윤석열 정부가 부추기고 있다는 거죠.

 

문제는 윤석열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미국, 유럽 등 다른 나라와는 정반대라는 점입니다. 글로벌 화석연료 공급망 위기에 따라 유럽, 미국이 앞다퉈 재생에너지 목표를 상향하고 대대적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데 윤석열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은 후퇴하고 있다는 거죠. 재생에너지는 내팽개쳐 둔 채 원전에만 '올인'하겠다는 현행 정책 기조를 고수한다면 기후 위기는 물론이고 우리 제품의 수출길도 막힐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다섯째, 일부학자들은 원전도 재생에너지만큼이나 친환경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언론들도 이에 동조하는 경우가 많죠. 물론 원전의 전기 생산단가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는 물론 화석연로보다 싼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이런 계산에서 빠진 것이 있죠. 핵연료 처분장, 중대사고 우려, 사회적 갈등 등의 비용은 계산하기 힘들어서인지 없습니다. 따라서 이런 것까지 따지면 원전이 가장 비싼 에너지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저희도 이말이 맞다고 생각하고요. 실제로 RE100 이행 수단에서 원전은 폐기물 등의 문제로 제외돼 있습니다. 원전으로 만든 전기를 돌려 생산한 제품으로는 RE100을 인정받기 힘들다는 거죠.

 

그래서일까요? 이번에 RE100을 선언한 삼성전자가 원전은 뺐습니다. 그래서 이런 소식에 정부는 쓴 입맛을 다시고 있다고 합니다. 자신들이 밀고 있는 원전을 제치고 재생에너지만 쓰겠다고 하는데 윤석열 정부는 지난 정부의 태양광 비리를 파헤치겠다고 벼르고 있거든요, 어찌보면 윤석열 정부는 믿는 도끼였던 이재용에게 한방 먹은 셈입니다. 이 때문에 RE100을 실천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늘려달라는 삼성과 원전바라기 윤석열 정부간의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될까요?

 

경불진 애청자들도 움직여야 할 때입니다. 갈수록 극심해지는 기후재난을 막기 위해서라도 RE100 실천이 중요한데요. 우리 스스로도 플라스틱 등 생활 폐기물을 되도록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겠죠. 더 나아가 RE100을 제대로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투자를 할 때도 해당 기업이 RE100을 선언하고 잘 실천하는 지를 살펴야 합니다. 이런 기업일수록 주가 상승률이 높다는 통계는 여러 군데에서 쏟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피디가 만드는 경불진도 순수하게 두 피디 노동만 들어가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RE1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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