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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어떻게 당신이 10초 뒤에 무엇을 할지 알까?

경불진 이피디 2022. 8. 17.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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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주말에 한 젊은 여자가 신발 매장을 찾았습니다. 판매원이 무엇을 찾냐며 다가왔지만, 여자는 매장을 한 번 둘러본 뒤 가게를 나왔습니다. 그 뒤에도 여자는 무려 다섯 번이나 매장을 찾았지만 구매를 하지 않았습니다. 판매원이 완전히 지쳐 포기할 무렵, 마침내 여자는 450달러(60만원)나 하는 구두를 사 갔습니다. 여자가 구두를 산 것은 첫 방문 후 무려 2주나 지난 뒤였습니다.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드실 것입니다. 같은 매장을 다섯 번이나 방문했는데 신발을 사지 않고 나올 용기는 제게는 없거든요. 아마 경불진 애청자분들도 웬만하면 그냥 사지 뭐하러 다섯 번이나 방문했을까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가게 점원이 소금을 뿌려도 할말 없겠네라고 혀를 끌끌 차는 분들도 계실테고요. 그런데 이 방송을 들으시는 애청자 여러분들도 대부분 비슷한 행동을 해봤을 것입니다.

 

에이 말도 안된다고요. ‘나는 그렇게 뻔뻔하지 않아. 내 얼굴을 그렇게 두껍지 않아라고 하실 수 있는데요. 하지만 많은 애청자분들이 다소 뻔뻔하고 얼굴 두껍다고 느낀 행동을 분명히 해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왜냐면 앞에 언급했던 사례는 오프라인에서 벌어지는 것이 아니거든요. 신발매장이라고 했지만 오프라인 매장이라는 말은 한마디도 안했습니다. 바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온라인몰에서 신발을 구매할 때 한번 둘러보고 바로 샀던 적 있으신가요?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디자인 성능은 물론 가격 비교해보고 쿠폰은 없는지 살펴보고 다른 매장에서는 더 싸게 팔지 않는지 따져보고···. 장바구니에 넣었다가 삭제했던 경험도 수도 없이 많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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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당연하죠. 하지만 이 당연한 행동에도 의미가 있다고 주장하는 책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책 소화제시간에 소개할까 하는데요.

 

구글 최고 데이터분석 전략가인 닐 호인이 쓴 컨버티드(Converted): 마음을 훔치는 데이터 분석의 기술이 주인공입니다. 닐 호인은 10년 넘게 구글의 최고 데이터 분석 전략가로 활약하면서 매출 20억달러를 달성하고 구매전환율을 400% 수직 상승시킨 것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노하우를 책을 통해 함께 나누고 싶다고 하는데요.

 

이 책의 부제는 실리콘밸리 최고 데이터분석 전략가가 밝히는 60억 고객을 사로잡는 법인데요. 책 띠지에 있는 구글은 당신이 10초 뒤에 무엇을 할지 알고 있다!’라는 광고문고가 더 제 마음을 사로 잡더라고요. 그래서 책을 사자마자 단숨에 읽었는데요. 250여 페이지로 그렇게 길지 않는 내용이라 하루 만에 다 읽히더라고요. 하지만 책의 여운은 며칠동안 계속 뇌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책에서 소개한 각종 마케팅 기법과 사례가 바로 얼마전 나에게도 있었던 일이었거든요. 또 구글과 같은 회사들이 사용하는 이 기법이 마음을 끄는 법과 다르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도 여러 방면에서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휴가철 여행 예약 사이트에 접속하면 이런 문구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긴급 : 객실이 하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경고 : 현재 15명이 이 웹페이지를 보고 있습니다!

 

이런 문구를 보면 뭔가 불안해진다는 것을 느끼게 되죠. 자칫 지금 예약하지 않으면 놓칠 수 있다는 생각에 서둘러 예약 버튼을 누르기도 하고요. 그런데 여행 예약 사이트들이 결코 하지 않는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고 합니다.

 

https://podbbang.page.link/EHLJMCAqH5Y6LMyQA

 

[책소화제]구글은 어떻게 당신이 10초 뒤에 무엇을 할지 알까?

구글 최고 데이터분석 전략가인 닐 호인이 쓴 ‘컨버티드(Converted): 마음을 훔치는 데이터 분석의 기술’. 마케터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필요한 내용이 가득한데···. 여행 예약 사이트가

www.podbbang.com

현재 15명이 이 웹페이지를 보고 있습니다라고 했지만 15명은 사실 똑같은 시간대가 아니라 다른 시간대에서 그 웹페이지를 보고 있는 숫자라고 합니다. 심지어는 무작위로 숫자를 나열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건 사기 아닌가요? 물론 여행사이트들의 이런 행위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여행 사이트뿐만이 아니라 마케팅을 연구하는 많은 사이트들이 이런 방식으로 우리를 유혹한다는 점입니다. 우리 뇌에 잠재돼 있는 손실 회피 성향을 자극한다는 것입니다.

 

손실 회피 성향이 뭔지는 다들 아실 것입니다. 얻은 것의 가치보다 잃어버린 것의 가치를 크게 평가하는 것을 뜻하죠. 충분히 예약할 수 있었는데도 예약하지 못하면 상실감이 더 크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손실의 상실감을 이익의 기쁨보다 두 배나 더 크게 받아들이죠. 그래서 이런 사이트들은 객실이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고 빨간 경고문을 띄우면 손실보면 배 아플텐데 그러지 말고 지금 예약해요. 경쟁자가 15명이나 있어요라고 부추기는 것입니다. 물론 작가는 마케터들에게 이런 손실 회피 성향을 잘 활용하라고 책에서 충고하지만 우리는 이런 것에 더 이상 속으면 안되겠죠.

 

다음 사례도 재미있습니다. 마치 우리 부부의 이야기와 비슷했기 때문인데요.

 

저자는 어째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러 기업과 판매 사이트에서 매우 중요한 사람’, VIP로 대접받는다고 합니다. 한 소매유통점에서도 무료배송, 우선 할인, 전용 쿠폰 등의 혜택을 누린다는 거죠. 하지만 아내는 지난 1년 동안 같은 소매유통점에서 30차례 가까이 구매했지만 나와 다르게 VIP가 아니라고 합니다. 아내는 저자가 받는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군요. 그래서 이런 사실에 매우 뿌듯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저자는 자신이 산 제품의 이윤이 많고 리뷰도 열심히 썼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저희 부부도 비슷하거든요. 저는 여러 사이트에서 VIP고객인데 와이프는 일반 등급인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가끔 이를 핑계 삼아 와이프를 놀리기도 했거든요. 저자도 비슷했나 봅니다.

 

그런데 소매유통점에 근무하던 친구 하나가 그 이유를 간단히 알려줘 충격을 먹었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뭐냐면요.

 

너는 그 소매유통점에 비용을 많이 부담시키는 고객이라서 그런 거야!”

 

한마디로 저자는 좋은 고객이 아니라 나쁜 고객이었다는 거죠. 즉 소매유통점은 저자가 온라인 광고에 얼마나 클릭하는 지 셌다고 합니다. 또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할인쿠폰이 나올 때까지 얼마니 기다리는 지도 측정했다는 거죠. 그래서 저자가 온라인 광고를 클릭하지 않고 바로 사이트에 접속해 물건을 사도록 할인쿠폰, 무료배송 혜택을 줬다는 것입니다. 광고 비용을 많이 발생시키지만 이런 혜택을 주지 않으면 다른 사이트로 넘어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반면 와이프는 광고를 통하지 않고 사이트에 직접 접속해 구매하고 할인쿠폰 여부도 잘 따지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 회원으로 나눴다는 거죠.

 

물론 여기서도 저자는 마케터는 고비용 고객과 저비용 고객을 구분하는 노하우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우리는 혜택을 많이 얻으려면 스스로를 고비용 고객으로 보여야 한다는 사실도 깨닫게 됩니다. 사이트에 직접 접속하는 것보다는 광고 클릭을 통해 접속하고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아두고 당분간 기다려야 한다는 거죠. 실제로 저같은 경우에도 네이버나 카카오 검색을 통해 들어가면 할인쿠폰을 주거나 장바구니에 며칠 담아두면 혹시 잊지 않았냐며 장바구니 쿠폰을 보내주는 사이트들이 많더라고요. 물론 모든 온라인 쇼핑몰이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노하우를 잘만 이용하면 보다 저렴하고 합리적인 쇼핑이 가능하다는 것을 저자는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이 책은 마케터들에게 더 유용한 책으로 보이긴 합니다. 저자는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광고에 헛돈을 쓰고 있다며 이렇게 꼬집습니다.

 

누군가가 길 가는 이를 마구잡이로 불러세워 결혼해 달라고 애원한다면 정신 나간 사람일 확률이 높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업이 이런 식으로 광고를 한다. 아무에게나 광고를 보여주며 돈을 쓰라고 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하면서 고객이 늘어나길 바라는 건 바보짓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세 가지를 강조합니다.

데이터를 분석해 돈 쓸 가능성이 높은 가치 있는 고객을 추려내라

이들을 집중 공략하라

회사의 열성 팬으로 만들라

 

이런 소비자는 경제위기가 닥쳐도 사업을 지탱해줄 강력한 구매자, 컨버티드(converted)’가 된다는 거죠.

 

그런데 이런 노력은 마케터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타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한 번도 노력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회사와 학교는 물론 집에서도 협업하며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도 컨버티드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특히 이 말이 마음에 남더군요.

 

고객의 이름을 부르면 지갑이 열린다. 그러나 명심할 점이 하나 있다. 바로 고객에 대해 충분히 많이 알고 있어야만 고객의 이름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관관계도 비슷하지 않나요? 친하지도 않은데 고향이나 학교 따져가며 친한척하는 것보다는 그 사람이 취미, 생각, 고민 등을 다양한 관계를 통해 알아낸 정보로 접근해야 더 친해질 수 있잖아요. 마음을 훔치고 싶은 사람이 있는 애청자분이라면 오늘 소개해드린 컨버티드꼭 읽어보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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