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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아르헨티나와 현재 일본의 공통점은? 대한민국은? 본문

꼬꼬문(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제질문)

1930년대 아르헨티나와 현재 일본의 공통점은? 대한민국은?

경불진 이피디 2022. 4. 2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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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찾아 삼만리

지난 5일 꼬꼬문시간에 일본에서 공공목욕탕 요금 10엔 올렸다가 난리났다는 이야기를 전해드렸던 것 기억나시나요? 달러 다음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엔화가치가 폭락하면서 일본이 싸구려 나라가 됐다는 충격적인 이야기인데요. 특히 평균임금이 낮아지면서 겨우 우리 돈으로 100원에 발발 떠는 일본인이 많다고 설명드렸죠. 그런데 이런 사단이 난 가장 큰 원인이 아베노믹스였다는 사실도 알아봤고요.

 

그런데 오늘도 일본 이야기를 또 해야 할 것 같습니다. 3050클럽에 G7, 한때 미국 경제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고 여겨졌던 일본의 몰락이 생각보다 빨라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떠오르는 국가가 있는데요. 어디일까요? 그리고 일본의 몰락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을 뭘까요?

 

오늘도 궁금한 질문들을 하나하나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최근 전해지는 일본발 뉴스를 보면 정말 심각합니다.

 

https://www.podbbang.com/channels/9344/episodes/24333609?ucode=L-cYlmqQUB

 

[꼬꼬문]1930년대 아르헨티나와 현재 일본의 공통점은? 대한민국은?

최근 일본 경제 몰락과 관련된 뉴스가 쏟아지고 있는데···. 만화 ‘엄마찾아 삼만리’에 담긴 비밀을 아시나요? 포퓰리즘 때문에 아르헨티나가 과연 몰락했을까? 정치와 경제의 상관관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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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무역통계에 따르면 2021회계연도(2021.4~2022.3) 수출은 전년 대비 23.6% 늘어난 858786억엔, 수입은 33.3% 증가한 912534억엔이었습니다. 따라서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흑자가 아닌 53749억엔(516천억원) 적자입니다. 2019회계연도에 12936억엔 적자를 기록한 이후 2년 만에 적자 전환이며, 적자 폭은 2014회계연도(91277억엔) 이후 7년 만에 최대치입니다.

 

이런 추세는 올해 더 심각해지고 있어 지난 3월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14.7% 늘어난 84609억엔를 기록했지만 수입은 31.2% 증가한 88733억엔으로 무역수지는 4124억엔(4조원) 적자입니다. 일본의 월간 무역수지는 작년 8월 이후 8개월 연속 적자.

 

이에따라 일본의 상징 엔화의 가치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는데요. 지난 20일 엔·달러 환율은 20년 만의 최고치인 달러당 129엔대까지 급등했습니다. 최후의 저지선이라던 이른바 구로다 방어선(달러당 125)마저 무너졌죠. 현재도 128엔대. 20203102엔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2년 만에 20% 넘게 가치가 폭락한 것입니다. 자치 130엔대도 무너질지 모릅니다. 내년 3월엔 150엔이라는 초유의 전망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금리를 올려야 하잖아요. 미국을 비롯해 우리나라 등 거의 모든 나라들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고요. 하지만 일본은행의 행보는 반대입니다.

 

섣불리 금리를 올렸다가는 오히려 막대한 국가부채로 인한 재정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인 257%입니다. 40%후반인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어마무시하죠. 따라서 일본에서 기준 금리가 인상되면 국채발행 분에 대한 원리금 상환 부담이 막중해집니다.

 

아베노믹스가 만든 장난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외통수에 걸린 모양새입니다.

 

이 때문일까요? 도저히 믿기 힘든 일이 일본에서 벌어졌습니다. 일본에서 사라진 질병이었던 성병 '매독' 감염자가 최근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거죠. 21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14주 간 일본 전역에서 보고된 매독 감염자 수는 2592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기간 1595명보다 1000여명 가랑 더 늘어난 것이죠.

 

신문은 올해 환자 수가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던 지난해(7875)보다 1.6배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제는 보편적인 성병이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매독 증상

매독은 다들 아시다시피 후진국 병이잖아요. 성관계를 통해 전파되지만 항생제로 치료 가능하죠. 그런데 21세기에 그것도 일본에서 매독이라니 정말 이해하기 힘들죠.

 

게다가 전세계가 모바일을 넘어 클라우드 시대로 나아가고 있는데 후진국도 아닌 일본에서는 아직도 팩스를 쓰고 도장을 고집하고 종이서류를 받는 불편함을 당연하게 여긴다는 소식도 다들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일본은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간다는 말이 있죠. 1980년대까지 미국과 자웅을 겨뤘던 일본인데 망하려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까요?

 

여기서 떠오르는 나라가 있는데요. ‘엄마 찾아 삼만리란 만화영화 기억하시는 분들 많으실 것입니다. 13살의 백인 소년 마르코가 머나먼 이국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엄마를 찾아 헤맨다는 감동적인 이야기인데요. 이 때 마르코는 배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거든요. 그래서 어린 시절 이 만화를 봤을 때는 가난한 남미 소년이 부자인 유럽에 가서 엄마를 찾는 구나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아무래도 가정부를 쓸 정도의 부자면 유럽의 부자 나라일테고 대서양을 건넜으니 북미, 중미 아니면 남미잖아요. 그런데 북미는 미국과 캐나다이니 아닐테고 중미에는 백인이 많지 않고 따라서 남미에 아르헨티나가 떠올랐죠. 아르헨티나에는 백인이 많잖아요. 따라서 아르헨티나의 마르코가 유럽 부잣집에서 일하는 엄마를 찾았던 것으로 생각했죠.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완전히 반대더라고요. 유럽, 그것도 G7국가인 이탈리아 소년이 아르헨티나로 일하러 간 엄마를 찾는 내용이더군요. 사실을 알고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아르헨티나는 다들 알다시피 국가 부도 위기를 몇 번이나 겪을 정도로 경제가 망가진 나라잖아요. 그런데 부자나라인 이탈리아 사람이 가정부로 일하러 왔었다니 상상이 안가죠.

 

참고로 현재 양국의 경제 상황을 비교해 볼까요. 이탈리아, GDP 1조 8,864억 4,527만 달러 세계7위입니다. 인구는 6,026만 2,779명 세계25위. 1인당 GDP는 3만4777달러로 세계 29위. 대한민국이 3만4994달러 한단계 위인 세계 28위입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GDP 3,830억 6,698만 달러 세계29위입니다. 인구는 4,601만 234명 세계32위. 그런데 1인당 GDP는 1만2187달러로 세계 66위에 불과합니다. 1만4825달러의 중국, 1만3268달러의 불가리아보다 낮습니다.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엄마찾아 삼만리의 원작은 이탈리아의 아동 문학 작가 에드몬도 데 아미치스가 썼다는군요. 이 분은 1846년에 태어나서 1908년에 돌아갔습니다. 따라서 엄마 찾아 삼만리에는 1800년대 후반의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의 경제 상황이 담겨져 있는데요. 이탈리아는 476년 서로마제국의 멸망 이후 이민족의 침입과 외세의 지배를 받아왔습니다. 이후 1300년 이상 통일을 이루지 못했죠. 그러나 1820년부터 통일운동이 시작됐고 결국 1870년에 통일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프랑스, 오스트리아, 프로이센까지 통일을 방해하기 위해 이탈리아 땅에서 전쟁을 벌이면서 전 국토가 전쟁터로 변했죠. 이탈리아 국민들이 살기 힘들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 부자나라에 가는 이탈리아 국민들이 많았는데요. 바로 엄마찾아 삼만리의 마르코 엄마도 아픈 남편을 대신해 타국으로 돈 벌러 간 것이죠. 그래서 갔던 나라가 바로 대서양 너무 아르헨티나.

 

그럼 당시 아르헨티나가 이탈리아보다 잘 살았다는 건데요. 자료를 찾아보니 놀랍더군요. 1816년 독립한 아르헨티나는 다른 라틴아메리카의 여러 나라와 마찬가지로 정쟁과 내란, 혁명을 되풀이하며 어려운 시절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19세기말, 엄마찾아 삼만리가 쓰여지던 시절 프랑스·독일계는 물론 이탈라아계의 이민이 활발해짐에 따라 근대화가 진행됐다고 합니다.

특히 비옥한 초원 팜파스에서 나는 농축산물과 육류를 수출해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습니다. GDP는 중남미 전체의 50%를 차지했을 정도였습니다. 1929년 경제 대공황의 위기도 있었지만 아르헨티나의 경제는 1940년대 중반까지 더 성장을 이루어 갔죠. 그래서 한 때 5대 부국으로 불릴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를 증명해주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일제에 잔혹한 탄압을 받던 1913,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는 지하철이 달렸습니다.

 

이렇게 잘나가던 아르헨티나가 몰락한 이유가 뭘까요? 많은 전문가들은 포퓰리즘을 지목합니다. Don't cry for me Argentina(아르헨티나여, 나를 위해 울지 말아요). 다들 아실 것입니다. 마돈나가 열연했던 주인공인 에바 페론. 후안 페론 대통령의 아내죠.

 

1946년 대통령이 된 페론이 사회적 정의·경제적 자유·정치적 독립을 슬로건을 내걸고 급격한 임금 인상과 무상 복지 확대에 나섰기 때문에 나라 경제가 망가졌다고 난리를 치죠. 그래서 아르헨티나는 1958년 이후 22, 3년에 한 번꼴로 구제 금융을 받았다고 강조합니다. 포퓰리즘이 나라를 망쳤다고요.

 

그런데 페론 대통령이 군부 쿠데타에 물러난 것은 1955년입니다. 첫 구제금융은 1958년인데 페론 대통령에게 책임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참고로 페론 대통령이 집권하기 전인 1930년에도 쿠데타로 친나치 성향 군부가 집권했었습니다. 그래서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나치잔당이 아르헨티나로 숨어든 것입니다.

 

이처럼 아르헨티나의 정치역사는 민주정권과 군부쿠데타의 반복입니다. 민주정부가 들어서서 뭔가 좀 하려고 하면 어느 샌가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무의로 만들었죠.

 

쿠데타에 의해 쫓겨났던 페론 대통령도 1973년 다시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1년 후인 1974년 고령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이후 아내였던 이사벨이 뒤를 이어 세계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올랐지만 1976년 또다시 쿠데타로 쫓겨났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페론정권을 포퓰리즘이라고 욕하며 정권을 잡은 군인들이 페론주의를 배격하고 급격한 중공업 육성정책을 핍니다. 박정희처럼 말이죠. 그런데 이때 과도한 외자유치를 했고 이게 악순환의 시작이었죠. 이에 군부는 알짜배기 국가자산을 매각해서 이자를 갚고 급가에 국영기업을 헐값이 외국에 넘기면서 자기뱃속을 채우기까지 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누구처럼 말이죠.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죠. 국민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바깥으로 관심을 돌리는데요. 바로 전쟁을 일으킨 거죠. 포클랜드 전쟁.

 

1982년 선전포고도 없이 영국을 공격하며 일으킨 이 전쟁에서 아르헨티나는 무참하게 깨집니다. 이후 군부는 민간인에게 정권을 넘길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한번 기울어지기 시작한 국력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죠.

 

특히 결정타는 1990년에 닥쳤습니다. 1000%가 넘는 살인적인 물가상승률에 몸살을 앓던 1989년 대통령 선거에서 페론주의를 내세운 카롤로스 메넴이 당선됐습니다. 서민들을 위한 복지정책을 펼치고 물가를 잡겠다고 약속했죠. 문제는 대통령이 되자마자 입을 싹 씻었다는 점입니다. 페론주의와는 정반대인 신자유주의 정책을 도입하며 돈 나가는 것을 팔아먹었죠. 한마디로 좌회전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 한 셈입니다.

 

이런대도 경제가 살아나지 않자 메넘을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는데요. 바로 디노미네이션. 199211일자로 10000 아우스트랄을 1페소로 만들어버린 것이죠. 이런 조치에도 물가는 잡히지 않고 외화는 계속 빠져나가고 결국 아르헨티나는 지옥문을 열어 제낀 것입니다. 아베가 아베노믹스라며 돈을 미친 듯이 풀어 일본 경제를 말아먹은 것처럼 말이죠. 이후 아르헨티나는 7번의 국가 부도사태까지 겪어야 했습니다. 서민들의 생활을 처참할 수 밖에 없었죠.

 

따라서 아르헨티나의 몰락원인을 우리가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한때 세계 5위 부국이었던 나라가 국민들에게 복지를 잘해줬다고 나라가 망한다는 것이 말이 될까요?

 

실제로 페론주의를 연구한 책에서는 이렇게 강조합니다. 페론집권기에 아르헨티나 국민 총생산은 127퍼센트, 개인소득은 232퍼센트 증가했다고 합니다. 역사상 최대의 산업투자를 했으며 농업 일색이었던 산업구조를 공업과 농업 양날개 체제로 재편했으며 기간산업을 국유화 했다는 군요. 뿐만 아니라 전체인구의 60%를 차지했던 극빈 민중들이 페론 집권기를 통해 국부의 33%를 거머쥐게 됐다고 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토호 및 제국주의적 해외자본과 마찰이 있었고 그들이 결국 군부를 움직여 쿠데타를 일으켰죠. 쿠데타 세력이 전쟁을 일으켜 아르헨티나를 말아먹은 것이고요. 이 때문에 1910년대 세계 5위 부국이었던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100년여 년이 지난 지금은 국가부도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정리해보면 1880년과 1929년 사이 엄청난 경제발전으로 세계 부국 5위에 들었던 아르헨티나는 1930년 쿠데타로 위기를 맞았다가 1946년 페론의 등장으로 다시 발전을 했지만 1955년 쿠데타로 또 다시 몰락의 길을 걸었습니다. 이후 페론 대통령 재등장 등 몇차례 민주화 시도가 있었지만 매번 쿠데타로 무의가 되고 결국 민심을 돌리기 위해 일으킨 1982년 포클랜드 전쟁에서 패하면서 재기불능 상태에 빠지고 말았죠. 이후 아르헨티나는 3년에 한번꼴로 구제금융이나 디폴트를 신청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한때 잘나가던 아르헨티나가 무너지는데는 50년도 채 걸리지 않은 셈이죠.

 

그럼 일본은 어떻게 될까요?

 

최근 일본에서는 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날이란 책이 인기라고 합니다. 일본 대장성(현 재무성) 관료 출신 경제학자 노구치 유키오 히토쓰바시대 명예교수(81)가 쓴 책인데요. 이 책에서는 일본은 지금까지 약 50년간 선진국의 지위를 누렸지만, 이제는 거기에서 미끄러져 내려오기 직전이다. 나라경제의 풍요로움을 나타내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지표에서 유독 일본만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경제성장률로는 한국, 대만에 추월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주장합니다.

 

일본 경제의 ‘날개없는 추락’이 멈추지 않고 진행된다면 머지않은 장래에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것은 물론 개발도상국 수준 전락한다는 거죠. 한마디로 아르헨티나의 전철을 밟은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사리사욕 빠진 정치인의 잘못된 판단이 잘나가던 경제를 말아먹고 재기하지 못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걱정이 앞섭니다. 아르헨티나의 군부쿠데타와 민주화 반복은 우리 정치 역사와 더 비슷하지 않나요? 아르헨티나와 일본과 다른 길을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애청자 여러분들은 이미 답을 알고 계시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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