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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왜 거기서 나와”···재건축 특별법에서 ‘콩코드’ 보인다?

경불진 이피디 2023. 2. 10.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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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코드 오류를 모르시는 분들은 없을 것입니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초음속 여객기인 콩코드는 1976년 상업 비행을 시작했지만 문제가 많았죠. 많은 연료 소모와 비싼 요금, 이착륙 시 발생하는 엄청난 소음 때문인데요. 투자자들은 사업 실패를 예감했지만 장기간 투자한 비용과 시간이 아까워 돈을 계속 쏟아부었습니다. 그래서 투입된 돈이 무려 총 190억 달러. 24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손해를 본 후에야 2003년 운항을 중단했습니다.

 

그래서 투입된 비용이 아까워서 적자가 불 보듯 뻔한 사업을 지속하는 바보같은 짓을 콩코드의 오류라고 하고 경제학에서 매몰비용을 설명할 때 반드시 등장하죠.

 

그런데 콩코드 오류는 경제학 교과서에도 등장하고 일반인들도 다 알 정도로 익숙하잖아요. 그래서 이런 바보같은 짓을 또하는 사람은 없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과거의 실수를 망각하고 반복하는 것이 인간이잖아요. 자칫 콩코드 오류에 빠져드는 비슷한 바보짓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질 것 같아 걱정입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깜짝 놀랄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푸르지오하면 생각나는 건설사 있죠. 바로 대우건설, 시공능력평가 무려 6위에 오른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장 건설업체입니다. 그런데 대우건설이 어제 놀라운 선언을 했습니다.

 

후순위 대출 보증을 서고 있던 울산 동구 일산동 푸르지오 주상복합 아파트 개발 사업을 부도 처리했다는 것입니다. 대우건설은 시공권을 반납하는 대신 대출 보증을 섰던 440억 원은 자체 상환했다고 합니다.

 

울산 동구에 48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를 건설하는 이 사업의 시행사는 토지 매입과 인허가 비용을 위해 증권사와 캐피털 등에서 1,000억 원을 조달했습니다. 대우건설은 여기에 440억 원을 보증했던 것이고요.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대우건설은 공사비로 1,600억 원을 받기로 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단 보증금액 440억 원을 포기하고 시공권을 반납한 겁니다. 다른 시공사를 찾지 못하면 사업 추진이 어려워져 사업 자체를 청산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우건설이 포기한 이유는 뭘까요? 간단합니다. 최근 부동산 하락세에 따른 미분양 급증 상황을 볼 때 분양 성공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한 것이죠. 즉 대우건설은 건물을 완공해도 제때 공사비를 받지 못할 위험성이 커졌다며 손절한 겁니다. 그런데 손절한 것치곤 금액이 너무 크지 않나요? 이번에 포기한 금액은 440억원. 지난해 대우건설의 영업이익이 7600억 원임을 감안하면 무려 5.8%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게다가 받기로 기대했던 1600억원도 포기한 것이니 기회비용은 무려 2040억원에 달하는 셈이죠. 지난해 영업이익의 무려 27%나 됩니다.

 

이런 엄청난 기회비용을 포기하면서까지 포기한 것이죠, 대우건설로써는 정말 잘한 결정으로 보입니다. 경영진이 앞서 언급했던 콩코드의 오류를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매몰비용을 과감히 포기한 것이죠. 박수를 보내야 하지 않을까요?

https://www.podbbang.com/channels/9344/episodes/24621098?ucode=L-cYlmqQUB 

 

[이피디픽]“니가 왜 거기서 나와”···재건축 특별법에서 ‘콩코드’ 보인다?

정부가 최근 재건축 특별법을 만들었는데···. 이젠 20년 된 아파트도 재건축할 수 있다고. 그런데 대우건설은 짓고 있던 아파트를 손절했는데···. 그 이유는? ◆급매 지역서 갭투기 부활 중 ◆

www.podbbang.com

 

그런데 희한하게 언론들은 난리를 칩니다. 대우건설의 손절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 위기가 몰려올 수 밖에 없다는 거죠. 대우건설처럼 손해를 감당할 수 없는 중소건설회사에게는 위기감이 엄청날 수 있다면서요. 그래서 지난해 10월 온 나라를 들썩이게 했던 사태를 다시 소환합니다.

 

경불진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했던 김진태 사태. 즉 레고랜드 사태, 강원도가 지급보증한 레고랜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김진태가 주지 못하겠다며 부도처리하면서 불거졌잖아요. 그래서 가뜩이나 높아진 기준금리와 맞물려 시중 금리가 급등했었고요. 주담대가 무려 8%를 넘보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시장에 돈줄이 말랐다는 하소연도 쏟아지고요. 이에 정부가 무려 50+알파라는 긴급 유동성을 투입해 간신히 숨통을 트이게 했죠.

 

그런데 언론들이 이번 대우건설의 손절이 또다시 PF사태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난리를 칩니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안정화되던 시장 금리가 다시 뛰어오를 수 있다고 공포분위기까지 조성하면서요.

 

물론 언론들이 이런 지적이 전혀 근거없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걱정이 되긴 합니다. 얼마 전 발표된 통계를 보면 지난해 12월 기준 누적 전국 미분양 주택 수가 68000가구. 20121275000가구 이후 최고로 치솟았습니다. 특히 속도가 무섭죠.

 

혹시 지난해 2월 미분양이 얼마나 됐는지 기억나시나요? 겨우 2만이었습니다. 그런데 11월이 되니 58000, 이제는 68000. 지난해 4분기에만 무려 26000가구가 급증했습니다. 증가율이 무려 62%.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업계 마지노선을 불리는 7만은 물론 올 연말까지 미분양이 10만가구도 돌파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3166000여가구 이후 최고입니다.

 

이런 수치를 근거로 건설사를 끼고 있는 언론들이 정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미분양 물량을 정부에서 책임지라는 거죠. 2의 김진태 사태가 벌어지면 어떻게 하겠냐는 거죠.

 

그런데 수요보다 더 많은 지어서 남는 아파트 재고를 사준다면 자동차 많이 생산해 제고가 쌓여도 정부에서 사줘야 하나요? 식량주권에 해당하는 쌀이 남는 것을 정부가 왜 사주냐고 목소리를 높이더니 아파트는 무슨 주권이기 때문에 사줘야 한다는 걸까요?

 

게다가 정부가 시장에 개입했던 IMF 시절 미분양은 166000가구였습니다. 지금보다 3배 가까이 미분양이 많은 것이죠. 따라서 지금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윤 대통령이 사주라고 해도 원희룡 장관이 나라면 그 돈에 LH가 매입한 미분양 아파트를 사지 않겠다고 말하며 우회적으로 거부했잖아요. 그래서 원장관이 이건 잘했네라고 칭찬까지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역시나더군요.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서민경제보다는 부동산 살리기에 여념없는 정부의 부동산을 맡고 있는 원희룡 장관이 1기 신도시 재건축 속도를 빠르게 하는 대책을 내놨거든요. 뼈대는 이겁니다. 노후 계획 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만들어 30년이 지나야만 시작할 수 있는 재건축을 20년 된 아파트도 할 수 있도록 단축했습니다. 게다가 안전진단 기준도 대폭 완화한다고 하고요. 게다가 용적율은 대폭 올려줍니다. 현재 250%인 것을 무려 두배. 최대 500%까지 허용하겠다는 거죠. 예를들어 20층짜리 10개 동이 있었던 단지라면 이거를 40층으로 10개 동으로 만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한마디로 분담금을 낮추고 재건축 수익을 더 챙기라는 겁니다. 물론 둔촌주공 재건축에서 앞 집, 옆 집이 대화도 가능하게 그대로 노출되는 것 같이 주거의 질은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지만요.

 

지은지 20년 밖에 안된 아파트도 재건축을 할 수 있다니 놀랍죠. 반백세 된 여의도라든지 은마아파트 주민들 입장에서 보면 정말 기가막힐 노릇이다고 할 수 있고요.

 

게다가 일본만 해도 50년이 지나도 재건축을 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20년이니 자원낭비라는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겠죠. 더 큰 문제는 대우건설마저 미분양이 무서워 포기하는 판에 정부가 추진하겠다는 재건축이 제대로 될 수 있을까요?

 

아무튼 일산, 분당 등 신도시 주민들이 원하니 어쩔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인 듯합니다. 여기 거주하는 가구만 29만여 개. 표만 따져 봐도 100만 표 가까이 되잖아요. 총선을 앞두고 무리하게 밀어붙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따져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을 연착륙 시키겠다는 고집을 피우고 있는 정부가 잇따라 내놓은 대책들은 콩코드의 오류에서 과연 벗어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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