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불진 이피디의 경제공부방
불매운동 외국은 어떻게 하나? 본문
외국에서는 부도덕한 기업은 철저히 응징합니다. 미국의 에너지 회사 엔론이 대표적이죠. 1931년에 설립된 엔론은 연간 1000%가 넘는 고성장을 거듭하며 2000년 매출 1000억 달러를 돌파해 미국 재계 7위에 이름을 올리는 신화를 썼습니다. 하지만 2001년 12월 엔론은 돌연 파산했죠. 차입에 의존해 무리하게 추진한 신규사업의 실패들을 CEO(최고경영자) 제프리 스킬링과 회계법인 아서앤더슨이 짜고 분식회계로 덮은 채 주가 높이는 데만 열을 올리다 끝내 파국을 맞은 것입니다. 2000년 매출은 실제론 63억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죠. 엔론은 미국 정부는 물론 소비자들로부터 엄청난 지탄을 당했습니다. 결국 40개국 약 2만1000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었고, 주당 90달러까지 치솟았던 엔론의 주식은 그야말로 휴지조각이 되고 말았습니다.
엔론 사태 이후 미국 정부는 ‘제2의 엔론’이 나오지 않도록 기업회계의 투명성을 높이는 ‘사베인-옥슬리법’을 제정했습니다. 제프리 스킬링은 24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데 최근에야 14년형으로 감형받았습니다. 비리 규모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긴 하지만 우리나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03년 분식회계 혐의로 7개월간 수감됐던 것과는 차이가 확실히 납니다.
일본 유키지루시 유업의 사례도 주목할 만합니다. 1925년 설립된 이 기업은 한때 일본에서 8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며 승승장구했습니다. 연 매출이 1조3000억엔(약 13조원)에 달할 정도였죠. 그런데 2000년 6월 일부 소비자가 이 회사 우유를 마시고 식중독에 걸렸습니다.
당시 유키지루시 유업 CEO는 “해당 우유와 식중독의 연관관계는 증명된 바 없다”고 발뺌했죠. 이후 식중독 환자가 1만5000여명까지 늘어나자 “공장의 기계 하나가 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그 기계는 이미 가동 중단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기계가 계속 돌아가고 있다는 게 방송을 통해 보도되면서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났고 결국 스노우 우유로 유명한 유키지루시 유업은 문을 닫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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