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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베 이기려면 ‘리더십’보다는 ‘리드십’이 필요하다 본문

경제 뒷이야기

일본 아베 이기려면 ‘리더십’보다는 ‘리드십’이 필요하다

경불진 이피디 2019. 7. 30.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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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베는 미쳤지만 일본 국민들은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 증명됐습니다.

지난 21일 실시된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여권이 개헌 발의선인 3분의 2 의석을 유지하는 데에는 실패했기 때문이죠. 오후 8NHK 출구조사 등에서는 개헌 발의선이 넘었다고 나와 JTBC, KBS 등 국내 언론들이 아베의 공세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쏟아내는 뉴스를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개표결과 자민·공명·일본 유신회 등은 81석을 얻어 과반 의석은 확보했으나 개헌 가능선은 85석에는 4석이 모자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과반은 확보했지만 선거에서 이기지 못한 것이죠. 특히 이번 선거 전까지 참의원에서 개헌세력은 개헌 발의 가능선인 3분의 2 이상 의석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이번 선거에서 이에 못미친 것이죠.

 

이에 따라 아베는 자신의 숙원이던 전쟁가능 국가로의 개헌은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아베는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무소속 의원들과 개헌 협상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입니다. 게다가 일본 국민들의 개헌에 대한 관심도 높지 않습니다. NHK가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개헌 필요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9%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따라서 개헌은 완전히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아베는 3연임을 금지한 당헌을 바꿔서라도 4연임에 나설 의지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에 대한 강공태세를 이어가고 있죠. 아베는 아사히TV와의 인터뷰에서도 한국에 정상회담을 요청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한국이 청구권협정 위반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답변을 가져오지 않으면 건설적인 논의가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계속 까불면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이라고 이미 답변을 했는데 무슨 답변을 더 가져오라는 건지. 그런데 이렇게 강공 발언을 이어가는 모습에서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시끄럽게 짓는 개는 물지 않는다는 말이 있잖아요.

 

이미 아베의 사실상 패배를 예감했는데 이전부터 일본은 우리국민들의 불매운동에 매우 긴장하는 듯합니다. 어떻게 든 우리의 불매운동을 깎아내리려는 시도가 여기저기서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죠.

 

일본의 대표적인 꼴통 우익 언론인 주간신쵸는 한국불매 운동 낮에는 반일, 밤에는 아사히 맥주로 건배, 어처구니없는 실태’라는 제목의 온라인 기사를 최근 개제했습니다. 제목처럼 어처구니 없는 내용이지만 조금 살펴보면요. “한국내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유니클로와 토요타, 소니는 물론 아사히, 기린 등 구체적인 제품명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품목 중 맥주 같은 소비재는 극히 미미하다. 수출총액 6조엔중 80억엔에 불과하다.”

 

화나지만 일단 팩트체크부터 하겠습니다. 주간신쵸의 주장 중 수출총액 6조엔중 80억엔에 불과하다는 말이 맞을까요? 이건 팩트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전형적인 가짜뉴스 유형이라는 말입니다. 팩트를 가지고도 교묘히 가짜 뉴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흐름출판사의 만들어진 진실설명드릴 때 말씀드렸었죠?

 

신의 선물이라는 퀴노아가 서구에서 인기를 끌면서 가격이 급등했는데 정작 퀴노아 농가들조차 사먹지 못할 정도가 됐다. 그래서 퀴노아 농가들이 퀴노아를 먹을 수 있게 서구에서 퀴노아 소비를 줄이자는 운동이 일어났다.’

 

한마디로 퀴노아를 퀴노아 농부들에게 양보하자는 것입니다. 착한 소비운동으로 보이죠.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이 운동 때문에 퀴노아 농부들이 굶어죽게 생겼으니까요? ‘퀴노아를 양보했으니 퀴노아를 먹으면 되지라고 생각을 하실 수 있는데요. 찬찬히 따져볼까요?

 

앞서 언급한 내용에서 팩트가 아닌 것은 없습니다. 퀴노아 인기로 가격이 급등한 것도 맞고 퀴노아 농가들이 사먹기 힘들 정도인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전형적인 가짜 뉴스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정작 퀴노아 농가들은 원래부터 퀴노아를 잘 먹지 않는다는 사실을 살짝 빼놨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금방 눈치챌 수 있습니다. 퀴노아는 다이어트 건강식인데 매일 같이 농사를 짓는 농부들이 다이어트를 할 이유가 있나요? 게다가 맛도 없고요. 정작 퀴노아 농가들은 재배한 퀴노아는 대부분 서구에 팔고 자신들은 밀가루 등으로 만든 빵을 먹었습니다. 퀴노아 농가들이 퀴노아를 먹지 않은 것은 가격이 비싸진 이유보다는 다른 먹을 것들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살짝 빼고, 즉 앞뒤만 전달하고 중간을 빼버리는 사실을 가지고도 왜곡이 가능했던 것이죠. 서구의 퀴노아 열풍으로 안데스 산맥의 사람들이 전통적인 퀴노아를 먹지 못하고 있다고 말이죠. 정작 안데스 농부들은 퀴노아를 예초부터 먹지 않았는데도요. 결국 퀴노아 농부에게 퀴노아를 양보하자고 선한 것처럼 포장한 가짜뉴스 때문에 퀴노아 농부들은 큰 타격을 입었던 것이죠. 퀴노아가 팔리지 않으니 다른 것을 사먹기 힘들어진 것입니다. 팩트를 가지고도 사실을 왜곡하는 수법이 정말 놀랍지 않나요?

 

주간신쵸도 퀴노아 농부들을 괴롭했던 수법으로 우리를 괴롭힙니다. 사실을 가지고도 왜곡보도한 것이죠. 주간신쵸가 언급했던 ‘수출총액 6조엔중 80억엔에 불과하다’는 말은 팩트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볼 점이 있습니다. 80억엔이면 우리나라 돈으로 870억원 쯤 되죠. 최근 불매운동 덕분에 우리 주변에 몰랐던 일본 소비재를 너무나 많이 발견해 깜짝 놀라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너무나 적은 수치 아닌가요?

 

주간신쵸는 기사에서 이렇게 언급했죠.

 

한국내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유니클로와 토요타, 소니는 물론 아사히, 기린 등 구체적인 제품명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품목 중 맥주 같은 소비재는 극히 미미하다. 수출총액 6조엔중 80억엔에 불과하다.’

 

이를 그대로 받아드리면 일본에서 우리나라에 수출하는 액수가 6조엔인데 이중 소비재는 80억엔이라는 말이잖아요. 즉 국내에서 판매되는 일본 소비재가 870억원이라는 말인데요. 그런데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수입한 총액은 약 500억달러입니다. 얼추 주간신쵸가 말한 6조엔 정도 됩니다. 그런데 이중 소비재 비중이 10% 정도니 50억달러, 59000억원입니다. 일본돈으로는 5380억엔이 넘습니다. 주간 신쵸에서 말한 80억엔과는 차이가 너무 크죠.

 

그럼 80억엔은 뭘까요? 870억원은 일본에서 우리나라에 수출한 소비재 총액이 아니라 맥주 총액입니다. 즉 일본산 맥주 수입액이 870억원이란 말이죠. 따라서 주간신쵸는 한국으로 수출하는 총액 6조엔중 맥주는 80억엔에 불과하다고 써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불매운동이 효과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맥주 수출액을 전체 소비재인 것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죠. 앞서 퀴노아 농부가 퀴노아를 못먹어 굶어죽게 생겼다고 왜곡한 것처럼 말이죠.

 

주산신쵸가 이렇게 팩트를 가지고 가짜뉴스를 만든 이유가 있습니다. 일본 맥주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가 어디일까요? 아무래도 인구가 많은 중국이나 미국 등이 떠오르시겠죠.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나라입니다. 2017년 기준 일본 재무성 기록에 따르면 일본의 맥주 수출액이 전년에 비해 35.7%나 증가하며 사상 처음으로 100억엔(1천억원)을 돌파했습니다. 그런데 이 중 63%는 바다 건너 한국 시장으로 들어왔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80억엔(870억원)에 달하죠. 이는 대만 16억엔, 미국 8억엔, 호주 8억엔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특히 국내 수입 맥주 1위 아사히 맥주는 2016년 대비 2017년 한국 수출액을 55%나 늘리기도 했습니다. 삿포로맥주도 지난해 9월 에비스맥주를 투입하며 한국 수출액을 전년비 2배로 늘렸습니다. 즉 맥주수출의 106이나 차지하는 나라에서 불매운동이 일어나지 일본으로써는 똥줄이 타고 있는 것이죠. 실제로 기사에서 언급된 아사히 맥주는 편의점에서 최대 40%까지 매출이 급감하며 판매순위가 3, 4위로 밀려났습니다. 우리나라로의 맥주 수출이 40% 줄어들면 단순계산으로도 일본 전체 맥주 수출은 25% 이상 감소하는 타격을 입게 됩니다.

 

그래서 주산신쵸는 일본 우익들은 한국에서 일본 제품의 인기가 많다. 반일운동과 일본제품 인기를 야유하는 우스갯 소리로 낮에는 반일, 밤에는 아사히라는 말이 있다. 수입맥주 중 아사히가 가장 맛있고 인기있기 때문에 일본 제품을 철거해도 판매점 매출이 떨어질 뿐이라고 조롱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불매운동은 국회 앞에서의 시위같은 것, 문재인 대통령이 치켜든 주먹 때문에 양국의 건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우리측 대응노력도 깎아내리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극우 성향인 산케이신문 계열 후지TV의 히라이 후미오 해설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까지 언급했습니다. 후미오는 박근혜 전 대통령도 탄핵당했고 노무현은 탄핵 도중 목숨을 끊었다며 노 전 대통령 죽음에 대해 잘못된 사실을 전한 뒤 무너진 한일관계를 구할 길은 문 대통령 탄핵밖에 없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이건 정말 용서하기 힘들죠. 선을 넘은 것 아닙니까? 우리가 일본에 대한 불매운동을 한다고 아베 사임을 요구하진 않잖아요. 참의원 선거에서 실패해서 일본인 스스로 끌어내리길 원했던 것이죠. 개헌선을 실패했지만 아쉽게도 과반은 넘었더라고요.

 

그런데 일본 우익들의 도발은 끊이질 않는 군요. 최근 일본 커뮤니티에는 한국제품 불매운동이라는 제목의 일본에 포스터가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포스터에는 다케시마 불법 점거와 천황 모욕에 대한 항의라며 한국 제품 불매 운동으로 한국에 분노를 느끼는 한국 불매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불매운동에 맞불을 놓겠다는 것인데요.

 

그런데 재미난 점이 있습니다. 이 포스터에는 롯데를 비롯해 롯데리아, 농심 신라면 등이 명시돼 있습니다. 물론 김치를 비롯해 하이트진로의 막걸리, 양반김, 과자 같은 식료품과 삼성, LG, 대우 등의 가전제품, 화장품 등도 불매 대상으로 꼽았고요. 여기에 재일교포인 손정의 회장이 운영하는 일본 정보통신(IT)기업 소프트뱅크나 재일교포들이 많이 운영한다는 소문이 있는 파칭코(도박의 일종)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특히 포스터에는 진로에는 바퀴벌레가 검출됐으며 김치에는 기생충이 나왔다는 가짜뉴스도 들어있더군요.

 

정말 화나는 뉴스죠. 그런데 재미있다고 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 포스터가 최근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20148월 독도 영유권 분쟁으로 인해 한일 감정이 최악에 다다르자 일본 내 일부 우익 세력이 만든 것을 재활용한 것입니다. 재활용할 것이 따로 있지 이걸 재활용합니까? 그래서 뜬금없이 하이트진로의 막걸리가 나오고 대우가 나오는 군요. 더 재미난 것은 롯데, 농심 신라면이죠. 대표적인 친일기업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불매운동 대상으로 언급되고 있는데 일본에서 도와주는 것일까요?

 

아무튼 포스터까지 새로 만들지 않고 재활용하는 일본에서의 한국 불매운동이 제대로 될 턱이 없죠.

 

이처럼 삐걱거리는 일본과는 달리 우리는 점점 단일대오가 갖춰지는 모습입니다. 이젠 언급하기 힘들 정도로 사회 각계분야에서 자발적으로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는데요. 리얼미터에 따르면 현재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응답은 54.6%로 한 주 전보다 6.6%포인트 상승했죠. 특히 10명 중 7명은 앞으로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토착왜구 빼고는 거의 대부분 불매운동에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인데요.

 

주말인 20일 오후 6시 시민사회단체들이 주최한 경제보복 아베규탄촛불집회가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과 광화문 광장 등에서 열렸죠. 비가 내리는데도 15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일본의 경제도발을 규탄했잖아요,

 

게다가 감동적인 불매운동도 있더라고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노점 500여 곳 상인들이 아베를 규탄한다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은 홍대 등에서도 일본 불매운동을 알리고 있는데요. 외국인들에게도 일본의 부당함을 알리겠다는 것입니다. 다음 주까지는 전국에서 1000여 명의 상인들이 현수막을 내걸 예정이라는데요. 정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군요.

 

일반 마트에서도 불매운동은 더욱 확산되고 있는데요. 일본 제품 불매 선언에 참여한 마트협회 회원사는 3500여곳이 넘습니다. 슈퍼마켓조합까지 동참하면 3만여 곳에 이릅니다. 개별적으로 일본 불매 운동에 나서고 있는 편의점과 음식점 등을 포함하면 일본산 제품 판매 불매운동에 나서는 업체는 6만여곳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는 군요.

 

특히 이런 마트들은 판매제품의 15%가 넘던 일본산을 모두 빼고 나니 진열대 곳곳이 비어 있다고 합니다. 반품도 안 되는 일본산 식품류는 지하 창고 한켠에 쌓여 있고요. 이미 수천만 원씩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뜻있는 마트들은 불매운동을 계속 이어갈 생각이라는 군요. 이런 마트들은 쉬지 못하게 우리가 많이 팔아들여야 겠죠. 실제로 한국마트협회가 일본 불매운동에 동참한 마트들의 매출현황을 살펴봤는데요. 놀라운 일이 있었습니다. 15%에 달하는 일본산 제품을 팔지 않았는데 오히려 매출은 10% 늘었다고 합니다. 매출 감소를 떠 앉으면서 불매운동 동참한 마트들을 우리국민들을 바쁘게 만들어준 것이죠.

 

그런데 아쉬운 이야기를 하자면 상대적으로 열약한 중소마트들은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동참하는데 대형마트들은 뭐하냐는 것이죠. 이마트, 트레이더스, 홈플러스, 롯데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들은 눈치를 보고 있다고 합니다. 대형마트들도 일본제품 불매 운동에 동참하라는 요구 여론이 높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전전긍긍이라는 군요. 현재까지는 일본 불매운동 대신 일본 제품 프로모션 자제와 상품 진열 재배치를 통한 후선 배치 등이 고작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유는 있습니다. 반일 감정을 사유로 일본제품을 철수하게 된다면 공정거래법 등 관련 법령 위반 소지가 있다는 군요. 또 일본산 불매 운동이 우리나라 수입상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중소마트들은 이런 우려가 없을까요? 설령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대처는 중소마트보다 대형마트가 훨씬 잘 할 수 있을텐데요. 이건 핑계에 불과하죠.

 

핑계를 증명하는 뉴스도 있네요. 앞서 언급한 대형마트 중에 빠진 곳이 있죠. 바로 하나로마트입니다. 국내 매출 규모 5위 안에 드는 농협하나로마트 창동점은 매장 내 일본산 제품들을 모두 판매 중지했습니다. 일본산 제품들이 있던 자리에는 욱일기 위에 엑스표시를 넣은 사진과 함께 농협하나로 창동점은 일본산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안내물을 배치했고요. 서산축협 하나로마트도 불매운동에 동참했습니다. 하나로마트 전 점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좀 아쉽지만요. 아무튼 정용진씨 정신차리세요.

 

참고로 약사님들이 하고 있는 일본약 불매운동도 마찬가지인데요. 약국 살 수 있는 일본약이 생각보다 많아서 깜짝 놀랐는데요. 한국다케타제약의 감기약 화이투벤’, 구내염 치료제 알보칠’, 비타민 액티넘을 비롯해 한국코와의 위보호제 카베진’, 한국다이이찌산쿄의 기미치료제 트란시노등 인기약이 다 일본 거라고 합니다. 여기에 령제약은 다이이찌산쿄의 기미치료제 '트란시노'를 위탁 판매하고 기침·가래약 용각산의 원료를 공급받고 있다는 군요. 동아제약은 눈세안제 '아이봉', 동화약품은 동전파스 '미니온', 일동제약은 재생밴드 '케어리브'를 판매 중이라고 합니다.

 

일본 불매운동이 이처럼 확산되는 것은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누구의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발적이었기 때문이잖아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2년전 촛불혁명에 참여했던 것처럼 말이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동참을 권하는 움직임이 큰 도움이 됐었죠. 이번 불매운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페북에 공유된 글인데요. 아주 감동적입니다.

 

‘일본인들의 ‘혐한’은 관동대학살을 저질렀으나 한국인들의 ‘반일’은 평화적인 만세운동으로 표출됐습니다.
일본인들의 혐한은 민족차별주의였으나 한국인들의 반일은 인류평등의 대의를 극명했습니다.‘  
‘탄핵운동은 몹시 추운 겨울에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가야 했지만 불매운동은 집안 소파에 누워서 가능하다. 세상 편한 전쟁이구만 오래 못할 이유가 없지.
독립운동은 못했지만 불매운동은 계~~~속 할 수 있다.’

 

정말 그렇지 않나요? 화적으로 인류평등의 대의를 표명하니 전세계인들의 호응도 받을 수 있는데다 집에서 가만히 앉아서도 가능하기 때문에 일본 아베가 무릎 꿇을 때 까지 계속 할 수 있잖아요.

 

게다가 일본 불매운동을 계속할 수 있는 방법도 계속 공유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경불진에서 소개한 다음에 난리가 난 사이트가 있죠. 일본제품과 대체품 알려주는 사이트인 노노재팬닷컴. 한 때 사이트가 마비될 정도였다고 하죠.

 

이 사이트를 만든 김병규씨는 JTBC 뉴스룸과 인터뷰에서 이춘식 할아버지가 최근 배상 판결을 받았는데 그로 인해서 수출제재가 발생하고 한일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미안하다고 말씀했더라. 그 기사를 보고 되게 마음이 아팠다진짜 관심을 받아야 되고 배상 받아야 될 분들이 잊혀지는 것 같아서 강제징용 피해자분들을 위한 그런 위로와 공감의 표시로 사실 이걸 만들게 됐다는 선한 의도를 설명하셨잖아요.

 

노노재팬닷컴과 비슷하게 바코드 숫자로 일본제품을 구분하는 방법이 페북 등으로 공유되고 있습니다. 바코드에서 맨 앞자리 3개 숫자가 국가코드인데 한국제품은 ‘88’, 일본제품 ‘45’ 또는 ‘49’로 시작한다는 내용입니다. 실제로 과거에 샀던 일본 제품 바코드를 보니 ‘49’로 시작하더군요. 이 방법만 알면 불매운동은 아베가 무릎을 꿇는 그날까지, 조선일보가 폐간되는 그날까지 계속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살펴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한 두명의 소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일본 불매운동이 이처럼 국가적인 차원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이유를 경제학적으로도 설명할 수 있을까요?

 

혹시 이런 유튜브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록 공연이 벌어지는 야외무대 외곽에 많은 사람이 앉거나 누워서 음악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한 청년이 일어나 음악에 맞춰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기 시작했죠. 그야말로 막춤이었죠. 막춤을 추고 있으니 다들 웃기만 했습니다. ‘저 또라이라고 생각했겠죠. 간혹 춤을 쫓아하려는 사람이 한두명 있었지만 너무나 우스꽝스러워 수초 또 십여초 같이 하다기 포기하고 맙니다. 너무 창피했던 것이죠.

 

그런데도 처음 춤을 시작한 청년은 멈추지 않습니다. 계속 춤을 이어간 것이죠. 그런데 재미난 일이 벌어졌습니다. 3분후 지나가던 한 사람이 동참합니다. 같이 막춤 삼매경에 빠진 것이죠. 그런데 또 1분후에는 또 다른 청년이 참가합니다. 막춤을 추는 사람이 세사람으로 늘어난 것입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막춤에 참가하는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이죠. 7분 후에는 무려 100명 이상으로 불어났습니다. 음악이 끝나자 이들은 서로 박수 치고 환호까지 합니다. 이 과정을 담은 영상은 인터넷 비디오 공유사이트인 유튜브에서 600만 번 이상의 클릭을 받았죠.

 

그런데 이 장면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닙니다. 2009년 미국의 사스쿼치 뮤직 페스티벌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었죠. 너무나 재미있죠. 그래서 경제학자들이 이 장면을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무시할 수 있는 막춤에 100명 넘게 동참한 이유가 뭘까? 아무리 같이하자고 호소하고 강요해도 불가능한 일이잖아요.

 

 

혹시 춤의 대가인 유노윤호나 박피디 등이 춤을 추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분석을 해보니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처음 춤을 추기 시작한 청년이 유노윤호나 박피디처럼 춤을 출 수 있으니 리더십을 발휘한답시고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동작을 강요한다면 쫓아하는 사람은 이피디말곤 없을 것입니다. 이피디도 강압에 의해. 아는 사람 몇몇을 제외하고 큰 집단으로 퍼지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죠? 아무리 같이 하자고 호소하고 방법을 알려줘도 눈길도 주지 않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아무런 강요를 하지 않았는데 왜 다들 동참했을까요? 경제학자들이 분석해보니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여겨졌던 것 중에 없었던 것이 있습니다. 바로 리더십입니다. 뭔가를 이루려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들 하잖아요. 누가 이끌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요. 전쟁도 그렇고 비즈니스나 정치도 그렇고. 수장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단일대오가 만들어진다고 들 생각하죠.

 

하지만 앞서 사스쿼치 뮤직 페스티벌 사례는 다르죠. 일본 불매운동도 마찬가지고요. 누가 나서서 리드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불매운동은 이렇게 하는거야, 시위하려면 나를 쫓아해 라던가 춤은 이렇게 춰야해, 내 동작을 따라해봐라 등의 말이나 행동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냥 마음이 이끄는 대로 불매운동을 하고 리듬에 몸을 맡기고 느낌대로 춤만 췄던 것입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바로 리더십과 다른 리드십이 발휘됐기 때문입니다. 리드십이 뭘까 궁금하실 텐데요. 리더십은 조직체를 이끌어나가는 지도자의 역량을 뜻하잖아요. 조직의 구성원들을 가르치고 다스려야 할 대상으로 여기고 당근과 채찍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죠. 하지만 리드십은 좀 다릅니다. 조직원을 다스려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함께 할 동료로 여기는 것이죠. 같이 생각하고 행동해야할 동지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즉 여러 명의 선도자가 모범을 보이며 일종의 팬덤을 형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강요는 절대 하지 않습니다. 다만 행동을 보여주죠. 그리고 자발적인 동조자가 생길 때까지 기다립니다. 물론 효율적이진 않죠. 리더십을 발휘해서 그냥 이거해라고 하면 쉽잖아요. 하지만 리드십은 자발적 동조자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핵심입니다. 기다리다 날 새겠네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맞습니다. 앞서 사례에서 한두명이 쫓아 추다가 창피해서 도망갔을 때 첫 번째 춤을 추던 사람이 나도 창피한다고 여기도 춤을 멈췄으면 아마 거기서 끝났을 것입니다. 그냥 멍청한 똘아이로 남겠죠. 하지만 그런 창피함을 무릎쓰고 끝까지 춤을 추다보니 첫 번째 동조자가 나왔고 곧 이어 두 번째, 세 번째 등으로 늘어난 것 아닙니까. 자발적인 동조자들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며 뭔가 재미있는 일이라는 인상을 끊임없이 줬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죠.

 

게리 하멜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리드십이 성공하려면 첫 두 명의 동조자를 어떻게 끌어들이느냐가 중요하다고요. 그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기다려야 한다고요. 일단 세 명의 팀이 형성되면 이후의 참가자들에게도 이 그룹에 참여하는 것이 더는 위험하거나 모험적이지 않다는 인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식이 형성되면 이후에는 걷잡을 수 없는 흐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하멜 교수는 이렇게 강조합니다.

 

“리더십을 통해 조직을 관리, 통제해야 한다는 리더십적 사고는 20세기 유물이 된 지 오래다. 이제는 조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열정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고 CEO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리더십만 강조하는 우리 기업들, 특히 재벌들에게 주는 교훈이 매우 큰 듯 합니다. 특히 모든 것을 자기가 하려고 하는 재드래곤, 몽구엉아 말이죠. 꼰대같은 우리 부장들도 마찬가지죠.

 

일본 불매운동도 마찬가지지 않을까요? 누가 리더십을 발휘한답시고 이렇게 해야 해, 시위는 이렇게 하는 거야라고 했으면 일본 우익이나 자한당, 왜구언론이 원하는대로 아마 지금쯤 불매운운동은 사그라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불매운동을 강요하는 사람 있나요? 지시하는 사람 있나요? 거의 모든 국민이 자발적으로 하고 있잖아요. 한두명이 여기저기서 시작하니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죠. 그래서 일본 불매운동의 불길을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촛불혁명이 박근혜를 끌어내린 것처럼 아베와 왜구신문, 자한당이 물러갈 때까지 활활 타오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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