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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 명대사

상습적인 거짓말 ‘리플리 증후군'

경불진 이피디 2019. 7. 24.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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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가득히의 한장면

태양은 가득히라는 영화 기억나시나요. 1960년에 유명한 알랭 들롱이 주인공을 했고 1999년에는 데이먼을 주인공으로 해서 리메이크했었죠.

 

이 영화는 1955년 미국 여류 소설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1921~1995)재능 있는 리플리씨’(The Talented Mr. Ripley)가 원작이라고 합니다.

 

소설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충분히 능력도 있고 야망도 있지만 고아로 자라서 변변한 직업조차 갖지 못했던 주인공 리플리는 낮에는 피아노 조율사, 밤에는 호텔 벨보이로 하루하루를 버텨 내고 있었죠. 그런데 하루는 마땅한 옷이 없어서 재킷 하나를 빌려 입었는데 프린스턴대 로고가 찍힌 것이었어요. 때마침 호텔에 머물던 선박 재벌 그린리프씨가 자기 아들 디키도 프린스턴 출신이라고 하며 아는 척을 하길래 리플리도 잘 알고 있는 척했습니다. 그랬더니 이탈리아에서 놀고먹는 아들을 데리고 오면 많은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합니다. 그때 리플리는 갈등을 느끼죠. 선박왕의 아들을 죽이고 신분을 위조해서 내가 대신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 때문에 말입니다. 물론 영화는 비극으로 끝나죠.

 

그런데 이 소설 때문에 등장한 용어가 있다고 합니다. ‘리플리 증후군이 그 주인공인데요. 성공에 대한 욕구는 강하지만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해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시달리다가 마음속으로 꿈꾸는 허구의 세계가 진실이라고 믿고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인격장애 증상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리플리 증후군은 과연 개인적인 문제일까요.

 

최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최신호에 재미난 논문이 실렸습니다. 영국 노팅엄대 시몬 게히터 교수와 미국 예일대 조너선 슐츠 교수가 함께 한 연구한 논문인데요. 159개국의 정치적 부패, 조세 포탈, 선거 부정 데이터를 수집한 뒤 이것들을 조합해 국가별 규칙 위반의 일상화 정도를 수치화한 다음 23개국에 직접 가서 대학생 또래들을 대상으로 개인의 정직성을 측정했습니다. 결론은 부패와 사기가 구조화된 나라에 사는 사람들일수록 거짓말할 가능성이 높다입니다.

 

힘 좀 쓴다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을 보면 사람들이 나 하나쯤이야하는 생각을 한다는 겁니다. 낙서와 쓰레기에 둘러싸여 사는 사람들일수록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버릴 가능성이 높다는 깨진 유리창 가설처럼 말이죠.

 

연구진은 그 결과 규칙 위반 일상화 정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개인의 정직성도 떨어진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개인의 정직성 측정 대상자들 대부분이 새빨간 거짓말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고 합니다. 스스로 정직한 사람이라는 확신을 가지면서 적당한 거짓말로 실리를 챙기는 정당화된 부정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더군요.

 

연구자들은 특정 국가에서 부정행위가 만연하는 것은 경제적 불안정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죠. 사회구조적 부패가 경제적 불안정이나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겠어요. 제발 정치하는 사람들이나 정책을 펼치는 사람들은 나는 금수저, 은수저니까라는 생각으로 제 잇속이나 챙길 생각은 그만하고 어떻게 하면 사회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할까 고민하는 건 어떨까 건의하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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