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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임대주택이 가져올 놀라운 변화는?

경불진 이피디 2020. 11. 2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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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다큐온 캡쳐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집에 머무셨던 분들이 많으셨을 텐데요. 그래서 그동안 못봤던 다큐멘터리를 VOD로 여러 편 봤는데요. 그중 한 가지를 오늘 여러분들과 함께 이야기 나눠볼까 합니다.

 

바로 KBS에서 하는 다큐온이란 프로그램인데요. 9월 18일과 25일 이틀에 걸쳐 방송됐던 주거대변혁 공공임대주택 2부작입니다. 코로나 이후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또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도 엿볼 수 있고요. 매우 유익한 내용인데 시청률이 아쉽더라고요. 겨우 1.1%에 불과했습니다. 아마 애청자 여러분들 중에서도 보신 분들이 드물 것 같네요. 저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는지 잘 몰랐는데 경불진이 자랑하는 임흥렬 컨설턴트가 추천해주더라고요. 너무 재미있게 봤다면서요. 그래서 다큐온이 전한 내용을 지금부터 요약하면서 경제학적인 의미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도시별 삶의 질 순위 보고서에서 1위를 차지한 있는 도시가 어디일까요? 바로 오스트리아의 입니다. 세계적인 경영컨설팅 업체 머서가 정치·경제·환경·치안·교육·대중교통 등 39개 요소를 분석해 삶의 질·생활환경(Quality of Living) 순위를 21년째 매기고 있는데 지난해 발표에서 빈은 무려 10년 째 1위입니다. 참고로 2위는 취리히, 3위에는 뮌헨, 밴쿠버, 오클랜드, 6위는 뒤셀도르프, 7위는 프랑크푸르트, 8위 코펜하겐, 9위 제네바, 10위는 바젤이 올랐습니다. 벤쿠버와 오클랜드를 빼고는 10위 안에 있는 도시는 전부 유럽에 있군요. 그럼 궁금해집니다. 우리나라 도시들은 몇위일까요?

 

일단 아시아 1위는 전체 25위인 싱가포르입니다. 일본의 도쿄 (49), 고베 (49), 요코하마 (55), 오사카 (58), 나고야 (62)가 뒤를 이었고 홍콩이 71위입니다. 우리나라 도시 중 서울은 77, 부산 94위에 그쳤습니다. 전세계 231개 도시 중에서 겨우 중간보다 살짝 위에 그친 셈입니다.

 

그럼 도대체 빈이 10년 연속 1위에 오른 비결은 뭘까요? 그리고 서울과 부산의 순위가 중위권에 머무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눈에 두드러지는 것은 바로 부동산 가격입니다. ‘경제시그널에서도 살펴봤던 글로벌 도시통계 정보 제공 사이트 넘베오(NUMBEO)’를 보면 빈 도심 내 아파트 가격은 1당 약 987만원입니다. 우리 기준인 1평으로 따지면 약 2961만원이죠. 물가, 소득 수준에 따른 부동산 가격을 가늠할 수 있는 소득 대비 집값 비율(PIR·Price to Income Ratio)’은 얼마나 될까요? PIR집 한 채를 구입하기 위해 돈을 모아야 하는 햇수로 생각하면 이해가 편한데요. 빈은 12.96입니다. 참고로 앞서 삶의 질 2위인 취리히의 PIR8.06, 프랑크푸르트9.72, 코펜하겐 8.54, 제네바 9.28, 바젤 9.38 10 이하이고 밴쿠버 11.91, 오클랜드 11.29, 뮌헨만 17.72로 높습니다.

 

그럼 서울과 부산은 얼마일까요? 서울은 26.58입니다. 부산은 넘베오에 없지만 비슷하지 않을까요? 한마디로 집을 얻기 위해 우리나라 노동자는 빈의 노동자보다 무려 2배가 넘게, 13.62년을 더 일해야 합니다. 100세 인생을 감안해도 우리나라 노동자는 오스트리아 노동자보다 인생의 10% 이상을 집사는데 시간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너무나 끔찍하지 않나요?(우리나라 노동자들 불쌍합니다)

 

그러면 이런 질문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오스트리아는 물가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왜 부동산 가격만큼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저렴할까요? 참고로 오스트리아는 시내버스나 지하철이 우리나라 돈으로 3000원이 넘고 식당에서 웬만한 식사를 하려면 2만원이 훌쩍 넘을 정도로 물가가 비쌉니다.

 

그 이유를 다큐온은 사회주택에서 찾고 있습니다. 사회주택은 우리나라로 치면 공공임대주택입니다. 어떻게 공공임대주택이 부동산 문제의 해결책이 됐을까요?

 

빈이 사회주택을 만든 계기는 어찌 보면 현재 우리나라 부동산과 비슷한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1930년 대 빈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 중의 하나였다고 합니다. 급격한 도시화로 사람들이 몰려들어 주택난이 심각했죠. 그래서 이런 일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집 없이 침대를 몇 시간씩 빌려 잠을 자는 배트게어생활을 하는 시민들이 늘었다는 거죠. 이게 도대체 무슨 이야기일까요? 셋집에 살고 있지만 집세가 부족한 사람들이 더 가난한 사람들에게 일정시간 침대를 빌려주고 돈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정말 끔찍하죠. 그래서 이런 문제까지 불거졌다는 군요. 결핵에 걸리는 시민이 급증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결핵을 빈 질병이라고 부를 정도였다는 군요.

 

상황이 심각해지자 빈 시정부와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습니다. 주거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하나의 기본권으로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죠. 그래서 찾아낸 것이 바로 칼 막스 호프라는 사회주택입니다.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빛, 공기, 햇빛이 잘드는 집을 만들자는 원칙도 세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당시로써는 획기적인 건축공간도 만들었다고 합니다. 공동탁아소, 목욕탕, 세탁소 등 공동시설을 갖춘 것이죠. 이 때문에 오스트리아 노동자들은 칼 막스 호프를 노동자들의 천국이라고 부르기까지 했습니다. 주거환경이 급격히 좋아진 것이죠. 이 덕분에 오스트리아의 사회주택은 살기 좋은 집을 넘어 아름다운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럼 빈의 사회주택 비율은 얼마나 될까요? 참고로 우리나라는 10%정도입니다. 그런데 빈은 무려 70%라는 군요. 또 싱가포르는 무려 90%입니다.

 

이에 힘을 얻은 빈 정부는 지금도 비영리 사회주택연합(GBV)을 설립해 운영 중입니다. 비영리 사회주택연합의 회원은 기업과 사회주택조합들입니다. 이들은 한가지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는데요. 그 윈칙은 바로 건축에 들어가는 만큼만 집세로 받을 것입니다. 놀랍지 않나요?

 

실제로 비영리 사회주택연합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주택을 짓는데 들어가는 실질적인 비용, 즉 건설비용과 부지매입비용 등을 계산하고 그 비용을 갚아나가기 위해 약 30~40년 동안 얼마만큼의 돈이 들어가는 지를 계산해서 집세를 정합니다. 이 덕분에 시장에 맡기는 것보다 최소 30%이상 저렴하죠.”  

건축으로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 원칙.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서 상상하기 힘든 일죠. 특히 이런 추가 원칙도 있다는 군요. 사회주택으로 이윤이 생기면 사회주택 건설에 재투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사회주택 건설비용은 30~40년 동안 회수되는데 오스트리아의 사회주택은 40년 넘는 것이 많다고 합니다. 따라서 건설비용이 이미 넘은 사회주택에서 걷는 임대료는 다시 사회주택을 짓는데만 쓰도록 한다는 것이죠. 이런 놀라운 시스템은 주거비를 낮추는 것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합의 덕분에 시가 사회주택을 짓는데 토지와 건설비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수 있었고 디자인 심사도 시에서 담당해 가장 예술적인 사회주택이 탄생한다고 합니다.

 

혹시 이런 사회주택이 마음에 안들면 어떻게 할까요? 마음에 맞는 사람들이 모여 임대주택을 지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협동조합형 임대주택인 것이죠. 이런 주택은 건설비의 최대 90%를 시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특히 마음에 맞는 사람들이 함께 지으니 자신들이 필요한 공동 공간도 개성있게 만든다고 합니다. 어린이 공연무대, 미술관, 도서관, 세미나실, 수영장 등을 만드는 것이죠. 특히 이런 공간을 자신들이 만들었다고 다른 지역 주민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것이 아니라 개방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렇게 지어진 집의 30%는 노인이나 장애인들에게 입주권을 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집세가 아니라 거주비용이라고 표현하더군요. 집세로 돈을 버는 사람이 없고 공동체에 사는데 들어가는 비용만큼만 내는 것이랍니다. 너무나 마음에 들어 내집 마련의 꿈이 아예 없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빈에서는 우리로써는 도저히 상상하기 힘든 상황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아파트나 주택을 구할 때 어디로 가나요? 네이버나 직방, 아니면 부동산을 직접 방문할 것입니다. 하지만 빈 시민들은 다른 곳으로 간다는 군요. 바로 시청입니다.

 

시청에 있는 주거복지 서비스센터에서 이사할 집이 필요하다고 문의하면 된다고 합니다. 공무원들이 사회주택이나 협동조합형 임대주택 등 알맞은 곳을 찾아둔다는 것이죠. 덕분에 돈이 없는 서민들이 무리해서 집을 사는 경우가 없다고 합니다. 사회주택이나 협동조합형 임대주택이 일반 주택 못지않은 좋은 위치에 주거환경까지 좋은데도 저렴한 덕분이죠.

 

각장의 필요나 소득 수준을 고려해 자신에게 가장 잘맞는, 희망하는 집을 구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도와준다니 너무나 놀랍지 않나요?

 

우리가 상상하기 힘든 주거형태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암스테르담도 과거에는 빈과 비슷했다고 합니다. 1900년대 도시에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하층민들이 살 집이 없어 햇볕도 들지 않는 지저분한 운하의 지하 숙소에서 힘들게 살았다는 군요. 이 때문에 전염병이 창궐해 사회문제가 됐죠. 이 때 네덜란드 정부가 나서 사회주택 건설을 추진했고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건축가들이 자신의 명예를 걸고 건축설계를 했다는 군요. 그래서 1920년대에 더 쉽이라는 사회주택이 탄생했는데 휩기적인 설계로 노동자의 궁전으로 불리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햇볕이 잘들고 화장실 등이 설치된 것말고 더 놀라운 것이 있었다고 합니다.

더 쉽이 생기기 전만해도 노동자들이 주로 사는 숙소 1층에 위치한 것이 있었다고 합니다. 바로 술집이죠. 그래서 노동자들은 받은 임금 대부분을 술값으로 탕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더 쉽 등 사회주택은 1층에 전혀 다른 시설물을 배치했습니다. 그게 뭘까요?

 

바로 우체국입니다. 편지 보내라고···. 아닙니다. 우리나라도 우체국에서 편지를 보내는 것 이외에 하는 것이 있잖아요. 바로 저축이죠. 실제로 더 쉽 1층에 우체국이 생기자 노동자들은 저축을 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달라진 집이 노동자들의 삶을 바꾸기 시작한 것이죠. 바로 옆구리를 슬쩍 찌르는 넛지효과처럼 말이죠. 그냥 노동자들에게 저축해야 한다고 강요한 것이 아니라 멋진 집을 주고 우체국까지 만들어 주니 노동자들이 멋진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단순히 시설만 좋게 만든 것은 아닙니다. 사회주택에 산지 20년이 된 돈 하이드란씨는 66세인 지금도 한 집에서 마음 편하게 살고 있다고 합니다. 월 임대료가 겨우 57만원 밖에 안되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20년이나 사회주택에 사는 것이 가능할까요? 바로 네덜란드 정부가 제도를 꼼꼼히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세입자의 권리가 철저히 보호됩니다. 네덜란드의 공공임대주택 세입자는 원하는 만큼 그 집에서 살 수 있고 다양한 주택법이 있다는 군요. 주택조합이 입주자의 동의 없이 함부로 매매하는 것도 막고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건물의 주인이 바뀌어도 입주자를 그냥 내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거주하는 동안 쫓겨날 걱정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네덜란드 사회주택의 목적이라는 군요. 건물주의 권리보다 세입자의 권리를 더 우선시하는 것이죠. 최근 임대차 3법이 사회주의 법이라고 광분하는 보수야당이나 언론들이 이를 알고 있을지 모르겠네요.

 

이같은 사회주택이 현재 암스테르담 전체 주택의 50%나 된다고 합니다. 상당히 많죠. 그런데 놀라운 점이 있습니다. 사회주택과 일반주택이 반반이라는 이야기인데 그 누구도 이를 구분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조차 어떤 집이 일반주택이고 사회주택인지 구분하지 못한다는군요. 겉으로 구분이 불가능하게 아예 섞어있다는 것이죠. 사회주택에 대한 차별적 시선을 없애기 위해서 이렇게 한다고 합니다. 임대주택을 아예 따로 짓는 우리나라와는 딴판이죠.

 

이같은 일이 가능한 이유도 오스트리아처럼 사회주택협회가 주도가 돼서 사회주택의 질을 높이고 임대료를 합리적으로 유지하기 때문이라는 군요. 특히 가장 교통이 좋은 곳에 사회주택을 짓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대학가 인근에는 가장 목 좋은 곳에 셰어하우스 같은 사회주택이 있는데요. 그 이유는 학생들이 임대료 걱정없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는 군요. 이는 1945뒤보라는 학생주택협회가 좋은 집이 좋은 학생의 기초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사회주택만들기 운동을 시작한 덕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네덜란드 사람들은 사회주택을 평생 한두번은 거쳐 가는 곳으로 생각한다는 군요. 방세 내기 위해 알바를 몇 개씩 뛰어야 하는 우리나라 학생들에게는 꿈같은 이야기죠.

 

그런데 결코 꿈만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불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선진국 수준의 주거안전망 완성을 목표로 중장기(2020~2025) 주거복지 종합대책안 마련해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공주택 공급은 2025년까지 연평균 21만호씩 이어가 장기공공임대 주택 240만호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거죠. 이는 20171365000호에서 1035000호 증가하는 것으로, 같은 기간 전체 주택수 대비 공공임대주택 재고율은 6.7%(올해 잠정 7.6%)에서 10% 이상으로 높아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8.0%)를 상회하게 됩니다. 그럼 재고율 10%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우리나라 전체 임차가구 10가구 중 3가구 이상이 공공임대주택에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30%가 공공임대주택 주민인데 아무래도 사회적 편견은 줄어들지 않을까요? 물론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겠죠.

 

그래서 정부에서는 공공임대주택의 다양한 유형과 기준을 하나로 합치는 대대적인 제도 통합 계획을 선언했습니다. 이를 통해 오스트리아나 네덜란드 못지않는 수준 높은 공공임대주택을 짓겠다는 거죠. 특히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지역에 멋진 공공임대주택을 만들겠다고 합니다.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넘어설 수 있는 다양한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는데요.

 

빼곡하게 개발돼 부지 확보부터가 쉽지 않은 도심의 경우에는 리모델링을 한다고 합니다. 원래는 고시텔이 있던 곳을 매입, 공공임대주택으로 변신시킨다는 데요. 실제로 노량진의 고시원은 청년공공임대주택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군요. 여기는 역세권이기 때문에 청년층의 선호가 높다고 합니다. 지역주민들의 반발도 없고요.

 

설립초기 지역주민의 반발이 극심했던, 무단 점검까지 해서 10개월이나 공사가 지연됐던 경춘선 숲길에 들어선 공릉동 행복주택도 좋은 사례라고 합니다. 주민들을 위한 카페, 회의실, 창업지원센터를 지역주민들에게도 개방해 호평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공공임대주택의 재고율이 정부의 계획대로 202510%로 높아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최소한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다)’, ‘빚투(빚내서 투자)’와 같은 황당한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을까요?

 

실제로 결혼 1년 차 오수현 씨는 1년 전 신혼집을 구하면서 밑져야 본전으로 넣어본 '행복주택'에 입주 당첨돼 매일 집 앞의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합니다. 초역세권 입지에 임대료마저 저렴한 행복주택 생활로 그는 새로운 꿈을 향해 뛸 여유를 얻었다는 군요.

물론 일부에 한정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아직도 임대아파트는 물새고 시설이 허접하다는 인식도 있고요. 게다가 따가운 시선도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공공임대주택이 오스트리아 빈이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처럼 절대 다수가 된다는 달라지지 않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공공임대에 산다면 편견도 사라지지 않을까요? 너무나 먼 이야기라고요. 앞서 오스트리아와 네덜란드는 빠르게는 1920, 늦게는 1950년에서 시작해서 50년이 채 지나기 전에 시스템을 정착시켰습니다. 길러야 50년 정도 걸린 셈이죠. 그럼 우리나라는 공공임대주택이 얼마나 됐을까요?

 

놀랍게도 처음 도입된 것이 1990년입니다. 벌써 30년이나 된 것이죠. 빨리빨리의 나라인 우리나라의 실력이라면 오스트리아나 네덜란드가 걸린 50년보다는 훨씬 빨리 정착시키지 않을까요?

 

참고로 1990년 강북구 번동에 국내 최초로 지어진 1호 공공임대아파트의 경우에는 지금도 30년 넘게 사는 입주민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여느 아파트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단지 주민들은 마치 한 대가족처럼 가깝습니다. 특히 요즘은 서울 시내인데 텃밭은 물론 논까지 만들어 벼농사를 짓더군요. 그야말로 생태 아파트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죠. 이곳 주민들에게 요즘 언론에 난무하는 영끌’, ‘빚투가 오히려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을까요?

 

https://youtu.be/x7s3J0EUn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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