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진짜라고 믿으면 그게 진실인거야

 

아직도 기억이 선명한 영화가 하나 있습니다. ‘건축학 개론’에서 납득이로 인기를 끌었던 조정석이 주연을 한 영화 ‘특종: 량첸살인기’ 인데요.

 

이혼과 해고 위기에 몰린 열혈 방송기자 허무혁(조정석)은 우연히 받은 제보로 연쇄살인사건 관련 특종을 터뜨리는 과정의 좌충우돌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특종이 사상 초유의 실수이자 오보임을 알게 된 조정석이 모든 것을 사실 대로 밝히고 사직서를 제출하려고 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놀랍게도 조정석이 보도한 오보 그대로 살인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사건이 점점 더 깊은 미궁 속으로 빠져 듭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바로 조정석의 상사이자 보도국장 역으로 나온 이미숙이 등장하는 부분입니다. 오보를 공개하려는 조정석에게 이미숙은 이렇게 말합니다.

 

“어차피 그동안 허기자가 취재한 것. 다 진실이라 생각해서 다 보도한 것 아냐?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최소한 나는 그래. 뉴스란 게 그런거잖아. 뭐가 진짜고 가짜인지 가려내는거 그거 우리 일 아냐. 보는 사람들 일이지. 그들이 진짜라고 믿으면 그게 진실인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