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불진 이피디의 경제공부방

[이피디픽]제주항공 참사도 인재?!···블라인드가 말하는 것은? 본문

카테고리 없음

[이피디픽]제주항공 참사도 인재?!···블라인드가 말하는 것은?

경불진 이피디 2024. 12. 31. 09:39
반응형

 

또다시 끔찍한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승객 181명이 탑승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추락했는데요. 안타깝게도 구조된 2명 이외에는 모두 숨진 것으로 보입니다.

 

도대체 왜 이런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을까요? 이미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죠.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왜 인재라고 할까요?

 

1:29:300의 법칙.

아마 많은 분들이 아실 것입니다. 그 유명한 하인리히 법칙이죠. 다들 아시다시피 1931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가 쓴 산업 재해 예방 :과학적 접근을 통해 세상에 처음 알려진 이 법칙이죠. 산재 통계를 수시로 접했던 그는 75000건의 사고 통계를 분석했습니다. 그래서 신문 1면에 나올 만한 산재 현장에서는 그 전에 29건의 경미한 사고와 300가지의 지나치기 쉬운 징후(전조)가 있더라는 규칙성을 발견했죠. 이 덕분에 하인리히의 법칙 또는 1:29:300 법칙이 탄생한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보통 하인리히 법칙을 거론할 때 현장에 있었던 노동자들이 부주의한 탓을 하는 경우가 많죠. 정신차리지 않고 얼빠진 상태에서 일해서 사고가 일어난다면서요. 하지만 하인리히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오히려 비난 받아야 할 사람들은 감독관이라고 지적합니다. 사고를 미리 예방하지 않고 원인을 파악하지도 않아 큰 사고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이죠. 한마디로 참사는 관리감독을 잘못한 책임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참사의 대부분은 인재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태원 참사, 오송지하차도 참사, 채상병 사망 사건 등 현정부 들어 끊이질 않는 참사가 바로 하인리히 법칙이 설명하는 인재였잖아요. 정부가 사라진 자리에서 참사가 스멀스멀 기어나왔던 것입니다. 게다가 참사가 발생한 이후에도 고쳐지는 것이 거의 없어 보입니다. 말로는 사고원인을 철저히 조사한다고 하지만 그야말로 말뿐. 사건을 덮기 일쑤였죠. 진상규명은 요원하기만 합니다. 그러니 누가 참사를 막기 위해 애를 쓸까요?

 

그럼 이번 제주항공 참사는 어떨까요? 아직 정확한 사고원인을 알기는 어렵지만 추정이 가능한 내용이 여럿 있습니다.

 

우선 거론되는 것이 제주항공의 높은 항공기 운항률. 제주항공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 14273억원, 영업이익 1051억원을 올렸습니다. 이 비결이 바로 항공기 운항률입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제주항공의 월평균 항공기 가동시간은 418시간입니다. 티웨이항공(386시간), 진에어(371시간) 등 다른 저비용 항공사(LCC)보다도 10% 가량 높은 수준이죠.

 

항공기 가동시간이 높다는 것은 항공사가 그만큼 기체를 효율적으로 운영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돈을 잘 벌었다는 거죠. 다른 말로 하면 쥐어 짰다는 이야기입니다. 항공기도 기계인 만큼 높은 항공기 가동시간은 기체 피로도를 높일 수 밖에 없습니다. 노후화도 빨라지죠. 게다가 제주항공이 보유한 41대 항공기의 평균 기령은 14.4. 티웨이항공(38, 13.0), 진에어(31, 12.7)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오래됐습니다. 그런데 더 많은 운항을 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죠.

항공기 가동시간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인력 규모가 이전만 못지 않다는 점도 이같은 우려를 키우고 있는데요. 앞서 언급한 항공기 운항시간 417시간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같습니다. 코로나 기간인 2021년에 132시간까지 줄었다가 회복된 것이죠.

 

그럼 인력도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야 정상이겠죠. 하지만 제주항공의 운송 인력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3188명으로 20193306명 대비 3.6%나 적습니다. 항공기 가동시간은 늘어났는데 인원충원은 그에 못 미쳤으니 노동자들은 최대한 굴린 것이죠.

 

회사의 이런 처사에 대한 불만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이미 지적됐는데요.

 

제주항공에 재직 중이라고 밝힌 한 작성자는 지난해 11업무 과다로 직원 여러명이 돌아가시고 산재처리를 안하고 있으며 정비비용을 아끼느라 1년에 공중에서 엔진이 4번 꺼지는 등 타 항공사에서는 그룹 역사 전체적으로 몇 번 있을까말까한 중대사고가 일어나고 있다제주항공의 안전불감증을 감시하고 멈춰달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른 작성자 또한 지난 2요즘 툭하면 엔진 결함으로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사장 하나 잘못가져와서 정비도 운항도 재무도 개판이다보니 요즘 다들 다른 항공사로 탈출하는 분위기라고 비판했고요.

 

또 다른 작성자는 제주항공의 특정인을 지목하며 “(그가) 3년간 본부장으로 일하면서 수많은 죄를 지었다비용 절감을 위해 저가의 교체엔진을 사용하던 간사이발 여객기가 엔진에 치명적 손상을 입어 엔진 하나만으로 다시 비상 회항한 일을 조류충돌로 은폐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참사에도 제주항공은 조류충돌로 인한 랜딩기어 불발에 따른 사고로 추정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것도 은폐 시도가 아닐지 의심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김인규 한국항공대 비행교육원장은 원인은 분석해봐야 알겠지만 애초에 랜딩기어 3개가 모두 안 나온 것은 매우 드문 현상이다. 조류 충돌만으로 일어났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기체결함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자 제주항공의 최대주주인 애경그룹에 대한 불매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이번 참사 뿐만 아니라 애경그룹이 가습기 살균제 파동과 연루돼 있기 때문입니다.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는 2002~2011년 독성 화학물질을 이용한 가습기살균제 제품 가습기메이트의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고 판매해 98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2019년 기소됐죠. 지난 26일 대법원이 금고 4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 재판은 아직까지도 현재진행형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다시 한번 이번 참사가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싶습니다. 제주항공에 많은 문제가 있었는데도 이를 관리감독해야할 정부, 특히 국토교통부가 손놓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제주항공이 최근 5년간 국토교통부로부터 7건의 제재를 받았습니다. 허가받지 않은 위험물을 운송하거나 운항 절차 미준수는 물론 객실승무원의 음주가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이건 음주운전이잖아요. 그런데 운항정지는 겨우 3. 기가 막히죠.

 

게다가 지난 6월 국토부가 안전하지 않은 항공기에 1명도 못 태운다며 전수점검에 나섰다는 뉴스가 화제인데요. 당시 박상우 국토부 장관이 직접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올해에만 제주항공을 비롯해 항공 종사자 83명이 음주 상태로 업무를 수행하려다 적발됐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이러니 하인리히 법칙이 작동되도록 참사를 방치했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과연 어디에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죠.

 

문제는 윤석열 내란 사태로 정말 정부가 없는 것 같은 상태라는 점입니다. 탄핵 절차가 길어진다면 이번 참사보다 더 끔찍한 참사가 발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탄핵이 결정돼 정부가 제기능을 발휘하도록 해야 할텐데요. 이번 참사를 보고 헌법재판관들도 깨달은 바가 있겠죠.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