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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의 TV토론 ‘판정패’로 미 금리 흔들린다?!

경불진 이피디 2024. 7. 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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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중요한 세계 이벤트를 꼽으라면 오는 11월에 열릴 미국 대선이 빠지질 않을 것입니다. 자칭타칭 전세계 최강인 미국의 대통령을 뽑는 이벤트인데다 조 바이든 현직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직 대통령간의 리턴매치라는 점에서 관심이 높죠.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전세계 정치, 외교, 군사는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파장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바로 현재 세계 경제의 가장 큰 관심 중의 하나인 기준금리 향방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금요일 많은 분들이 관심있게 보셨을 것입니다. 바이든과 트럼프 간의 첫 번째 TV토론이 열렸잖아요. 이번 토론은 여러 면에서 기록을 남겼습니다.

 

일단 미국 대통령 후보 토론이 TV로 처음 중계된 1956년 이후 전·현직 대통령이 대선후보로서 맞붙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선거를 5개월 남겨둔 시점에서 이례적으로 빨리 열렸죠. 4년 전인 2020년 첫 TV토론은 9월에 열렸거든요. 3개월이나 앞당겨진 셈이죠. 이유가 뭘까요? 지난달 바이든이 소셜 미디어에서 제안했고, 트럼프가 한 시간 만에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내기도 먼저 제안한 사람이 지는 경우가 많잖아요. 이번 TV토론 결과도 비슷합니다. 바이든이 제안했는데 판정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거든요.

 

왜 이런 평가가 나왔을까요? 첫 번째 주제가 경제 문제였기 때문에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상호 합의에 따라 사전에 준비한 메모 없이 연단에 나선 두 후보에게 진행자는 질문을 던졌는데요.

https://youtu.be/9GX9TZIHYAA?si=_v7IS0tN42kT3LrO

 

먼저 트럼프 대통령 때보다 경제가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에게 뭐라고 할 것인가라고 묻자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추락하는 경제를 넘겨받았고 코로나19 팬데믹에 너무 부실하게 대응해 많은 사람이 죽고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만들어냈고, 그렇게 잘했던 적은 없었다라며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엉망이었고, 인플레이션이 이 나라를 죽이고 있다라고 반박했죠.

 

팩트체크가 필요하긴 하지만 일단 트럼프의 반박에 더 점수가 갈 듯합니다. 코로나는 이미 잊혀진 악몽이고 인플레이션은 현재 진행형이니까요.

 

바이든은 트럼프 재임기 실업률이 15%에 달했다면서 일자리 창출 등을 성과로 내세웠는데요. 이에 트럼프는 그가 만든 일자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회복된 것과 불법 이민자를 위한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습니다.

 

불법이민문제로 보수층을 자극한 것이죠.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남부 국경 단속을 강화한 것을 언급하며 지금은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사람이 40%나 줄었다라고 반박했지만 좀 약해보입니다. 이민자가 없었다면 물가는 더 뛰었을 것이고 식당 등에서 더 많은 팁을 내야 했을 것이라고 답했으면 어땠을까요?

 

실제로 많은 경제전문가는 현재 미국 경제의 나홀로 호황 배경으로 이민자들을 꼽고 있거든요 이들은 질 낮은 일자리를 책임져 임금과 물가 상승 압력을 낮췄고 이를 통해 노동시장 붕괴를 막는 것은 물론 소비 시장에서도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거죠.

https://youtu.be/b78zyfBMcj0?si=F-DTt9y9E4PbVnBV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올해 미국 노동력은 이민자 증가로 예상보다 170만 명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CBO는 높은 이민율이 향후 10년간 미국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0.2%p 증가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민자 증가가 미국 경제를 살리고 있다는 거죠.

 

두 후보는 고령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기도 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나이 말고 기록을 봐달라면서 나는 한국에 가서 삼성전자가 미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도록 설득했다라고 경제적 성과를 열거했습니다.

 

반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골프 실력을 내세우며 나는 일반 대회에서 두 차례나 우승했고, 그러려면 꽤 똑똑하고 공을 멀리 칠 수 있어야 한다라며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은 공을 50야드도 못 보낸다라고 비꼬았죠.

https://youtu.be/hmfsV33LALw?si=o9xpviIL3uMLL5q-

 

이 밖에도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특히 바이든이 트럼프에 대해 '패배자'(loser), '호구'(sucker)라 표현했고 트럼프는 바이든을 '이 자'(this guy·)라 칭하는 등 상대를 경멸하는 호칭을 거침없이 썼습니다. 또 두 사람 다 상대를 '최악의 대통령'(두 사람 다 상대에 대해) 이라며 깎아내렸습니다.

 

하지만 대체적인 평가는 바이든 대통령의 열세.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세에 당황한 듯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고, 목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고 가끔 말을 더듬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반면 트럼프는 바이든의 발언 중간중간 고개를 가로젓고 납득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거친 주장과 허위 진술로 공격했다라며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짓말을 하고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고 비난하면서도 말을 더듬고 적절한 단어를 떠올리지 못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도 이날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는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라며 그는 자신의 주장을 온전히 전달하는 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라고 혹평했습니다.

 

반면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토론이 끝난 뒤 매우 행복해 할 것이라고 상반된 평가를 내렸습니다.

 

AP통신도 바이든 대통령의 고르지 못한 토론은 81세의 그가 대통령으로 일하기에는 너무 늙었다는 많은 미국인의 우려를 더 확고하게 했다라며 민주당이 새로운 인물을 찾아야 한다는 물결이 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물론 이번 TV토론 한번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2차 토론은 ABC 주최로 오는 910일에 열릴 예정입니다. 하지만 2차가 마지막이 될 공산이 큽니다. 통상 대통령 후보의 토론 세 번, 부통령 후보 토론을 한 번을 치르는 게 관례지만 미 언론은 바이든과 트럼프가 올해는 토론회를 두 차례만 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전했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2차 토론에서 뒤집힐 가능성도 있습니다.

https://youtu.be/dgeM1M6pg1Y?si=EP2hM3d534cQx9QU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따져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번 TV토론이 미 연준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크게 줄 것 같은데요.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이번 대선의 킹 메이커는 파월 연준 의장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죠. TV토론 1번 질문이 경제문제이듯이 이번 대선에서도 경제가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인데요. 미국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가 금리이기 때문이죠.

 

현재 나홀로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미국이 언론들의 주장처럼 금리를 내리거나 아니면 금리를 동결시키느냐에 따라 미국 민심이 바뀔 수 있습니다.

 

만일 금리를 내린다면 바이든에게 유리할 수 있고 금리를 동결한다면 트럼프에게 유리할 것이란 게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따라서 바이든은 은근히 파월에게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는 반면 트럼프는 금리를 내리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는 지난 2월 미 폭스뉴스 방송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등 민주당을 돕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내가 대통령이 되면 정치적인 그를 의장으로 다시 임명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재미난 점은 2018년 파월을 처음으로 연준 의장에 앉힌 장본인은 트럼프였다는 것인데요.

 

그런데 여기서 더 재미난 점이 있는데요. 바로 파월의 이력입니다. 미 연준 의장이니 당연히 경제학을 전공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파월은 놀랍게도 비경제학자 출신입니다. 프린스턴대에서 정치학 학사를 받은 후 조지타운대에서 법학 박사를 받았습니다. 따라서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인 1979년 임명된 폴 볼커 이후 40여년 동안 이어져온 경제학자 출신이 연준 의장을 맡는다는 전통이 깨진 셈이죠.

 

게다가 연준 의장하면 보통 유대인일 것으로 여기는데요. 파월은 유대인도 아닙니다. 40년간 연준의장은 유대인이란 공식도 깨진 것이죠.

https://youtu.be/yucHx2QTau8?si=t7sCWf_aLN6PlPR_

 

물론 파월이 경제 쪽 이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파월은 1997년부터 2005년까지 칼라일 그룹 파트너로 일하며 칼라일 미국 바이아웃펀드 내의 인더스트리얼 그룹을 설립하고 이끌었습니다. 당시 그는 베어링 회사 렉스노드의 인수·합병(M&A)을 주관해 무려 9억달러(12400억원)의 시세 차익을 남기고, 자신도 인센티브와 투자 이익 등 수천만 달러를 벌었죠. 칼라일 그룹을 나온 후에는 직접 투자회사 세빈캐피털파트너스를 설립해 산업 부문 전문 금융과 기회주의적 투자에 주력했습니다. 2008년에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에 투자하는 사모펀드 및 벤처캐피털 회사인 글로벌환경펀드(GEF)의 파트너를 맡기도 했죠.

 

파월은 투자가로서 화려한 이력을 남기면서 수백억원의 재산을 모았습니다. 연준 의장 임명 당시 워싱턴포스트(WP)는 파월의 자산이 5500만달러(당시 약 600억원)에 달한다며 “1948년 이후 가장 부유한 연준 의장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처럼 파월은 경제를 학문으로 배우진 않았지만 실무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월가를 비롯해 정가에서도 주목 받는 인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런 파월이 이번 대선에 킹메이커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파월도 이번 TV토론을 매우 관심있게 지켜봤을 것입니다. 파월의 판단은 어땠을까요?

 

물론 파월은 정치적 싸움이 끼어들지 않겠다고 이야기합니다. 통화정책 결정과 관련해 경제 지표에만 초점을 맞춘다며 데이터 디펜던트(data dependant)’를 거듭 강조해 왔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연준의 금리 인하 여부는 올해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어 파월로서는 경제와 정치 이중으로 부담이 큰 실정입니다.

 

파월은 임기 초반 제로 금리 시절에는 연준을 대체로 잘 이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금리 인상기 이후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금리 대응이 늦어 물가를 더 빨리 잡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는가 하면, 금리를 0.75%포인트씩 올린 자이언트 스텝등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도 있죠. 현재는 금리 인하가 언제 적절하냐를 두고 시장의 의견이 팽팽한 상태입니다.

 

과거 파월의 행보를 환영하던 주식시장은 이제 그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파월은 증시가 급락하려 할 때마다 금리를 인하하거나 금리 인상을 미뤄 파월 풋(Powell Put)’으로 불렸습니다. 연준이 시장을 떠받치는 움직임을 투자자가 하락장에서 손실을 줄이고자 매입하는 풋옵션에 비유한 것입니다. 투자자는 파월이 주식시장을 펌프(pump)한다고 표현하기도 했죠.

https://youtu.be/y7Fwj2GaN10?si=I42olcvXdhEXTV2n

 

하지만 2022년 이후 금리 인상과 함께 매파 성향을 보이면서 오히려 증시 하락을 이끌었고, 이제 시장은 파월 의장이 입을 열 때마다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파월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정치를 잘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선 여론 향방과 TV토론 평가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도 크다는 말입니다.

 

이런 점에서 최근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심상치 않죠.

 

매파로 불리는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최근 연설에서 아직 금리를 낮추는 것이 적절한 시점은 아니며 물가와 관련해 여러 가지 상승 리스크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지표에서 인플레이션 둔화가 정체되거나 역전된 것으로 나타나면 기준금리를 인상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기 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까지 내려간다는 명확한 증거가 필요하다연준이 적어도 2024년 말까지 정책 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라고 말했고요.

 

TV 토론 직후 채권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는데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42%(0.018포인트) 오른 4.306%를 기록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더 뛰어서 4.392%를 기록했고요.

 

로이터통신은 채권시장은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금리가 상승한다는 합의가 명확하다고 전했습니다. 홍콩 투자은행 삭소의 레드먼드 웡 대중국 전략가도 트럼프 2.0 확률이 점점 더 높아지는 데 따라 채권 이자율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고요.

 

정치적 감각이 뛰어난 파월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보이지 않나요? 물론 2차토론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지만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정부와 여당은 한국은행에 금리를 내리라고 압박하고 있다니···. 정말 걱정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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