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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준금리 인하 걸림돌 ‘중립금리’를 아시나요?

경불진 이피디 2024. 5. 2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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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족 두손들고 환호”…하반기 물가전망 2.3% 뜨자 금리인하 ‘청신호’(매일경제)

다우 종가 4만 돌파, 주간 5연속 상승…금리인하 기대감(뉴스1)

 

지난 주말 모든 언론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금리만 인하되면 그동안 문제가 됐던 경기침체에서 바로 벗어나 한국경제는 물론 증시까지 날아갈 것처럼 떠벌립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경제도 살아나고 증시도 오르고 경불진 광고도 늘어나고···.

 

하지만 걱정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언론들의 기대처럼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냥 뇌피셜이 아니라 여러 정황과 숫자가 그렇습니다.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그 이유를 지금부터 풀어보겠습니다. 제발 경불진의 생각이 틀리기를 바라지만 자칫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가 국가적 재난을 당했던 IMF의 전철을 또다시 밟지 않기 위해 돌다리도 두드린다는 심정으로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지난 17일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만선을 돌파해 마감했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34.21포인트(0.34%) 상승한 43.59, S&P 500 지수는 6.17포인트(0.12%) 올라 5303.27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2.35포인트(0.07%) 하락한 16685.97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에 따라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2024년 들어 각각 11% 이상 상승했고, 다우 지수는 올해 6% 이상 올랐습니다.

 

이렇게 미국 증시가 잘나가는 가장 큰 이유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되살아났기 때문이죠. 트레이더들은 9월에 연준의 첫 금리 인하 가능성을 68%로 보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자 국내에서는 우리가 먼저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KDI는 최근 ‘2024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소비자물가가 올해 2.6%를 찍고, 내년 2.1%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올해 물가가 상반기 3.0%에서 하반기 2.3%로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내년에는 한은 물가안정목표(2.0%)에 다가설 것으로 봤다는데요. KDI 연구원들이 최근 마트나 시장을 가봤는지 의문입니다.

 

여기에 유가도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최근 이스라엘·이란 갈등으로 국제유가 상승이 컸던 상황을 반영해 연간 85달러 유가를 전제로 경제 전망을 짰는데 현재 상황을 분석한 결과 유가가 83달러 선에 머물 것이란 주장입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라파에 대해 전면적인 군사작전을 벌일 조짐인데 과연 유가가 그냥 있을까요?

https://youtu.be/qv-KJtSSGMw?si=BE_-cnwEzcPfhyzx

 

아무튼 KDI가 이런 전망을 내놓은 이유가 있겠죠. 한국경제가 생각보다 좋다는 것입니다. KDI가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2.2%에서 2.6%로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만이 아니라고 강조하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 GDP 성장률을 2.2%에서 2.6%로 올렸고,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2.0%->2.5%), 글로벌 투자은행(8곳 평균치·2.1%->2.5%)도 잇따라 성장 눈높이를 높였다고 주장합니다. 한국은행도 23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올해 성장 눈높이를 2.1%에서 2% 중반으로 끌어올릴 것이 유력하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떠벌리는 이유는 경제상황이 이렇게 나아지고 있으니 그만 금리를 내리라는 거죠. 고금리 충격이 깊어지면서 내수와 투자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 앞서 우리가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으니 우리가 먼저 내려도 걱정할 것이 없다는 거죠.

 

실제로 김미루 KDI 연구위원은 최근 수출이 비교적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수 회복이 지체되고 있다며 그 원인으로 고금리 장기화를 지목했습니다. KDI에 따르면 현재 금리가 지속된다고 가정했을 때 올해 소비는 0.4%포인트, 설비투자를 1.4%포인트 각각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여기에 서민 경제 핑계까지 더합니다. 한은에 따르면 자영업자 314만명의 대출잔액은 1043조원인데,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이들의 이자 부담은 72000억원이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는 거죠. 1인당 평균 이자 부담이 230만원 뛰어오르는데 이를 방치할 것이냐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경제성장률 전망이 허상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번 방송에서도 지적했듯이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한은의 4월 경제심리지수(ESI)94.5. 기업의 체감경기인 4월 전산업 업황실적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겨우 71에 불과합니다. 호성적을 보인 경제성장률과는 딴판이죠.

 

지난 1분기 1.3% 깜짝 성장하는데는 건설과 정부소비 증가의 역할이 너무 컸습니다. 건설은 무려 2.7%나 성장했고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쏟아부은 재정이 올해 전체의 무려 65%. 특히 지난 3월 한 달 동안 851000억 원을 지출해 역대 가장 큰 월간 총지출을 기록했습니다. 즉 아드레날린을 대량으로 맞아 죽어가던 경제가 잠시 살아난 것처럼 보이는 것일 수 있죠.

https://youtu.be/3mK_hjwy3QE?si=P3oKS-KCfHFb_OzL

 

문제는 하반기에는 쓸 약이 없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56조 원이 넘는 사상 최대의 세수 펑크가 발생한 가운데 올 들어서도 3월까지 국세는 849000억 원 걷히는 데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000억 원이나 줄었습니다. 그러니 총선 앞두고 돈을 펑펑 썼던 정부가 갑자기 성과가 낮거나 비효율적인 예산을 과감하게 구조조정하겠다고 나선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더 큰 문제가 있는데요. 정작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만일 미국이 금리를 내리지 않았는데 우리나라만 내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가뜩이나 금리차가 2%포인트나 벌어져 환율시장이 휘청대고 있는데 앞으로의 상황은 안봐도 비디오입니다.

 

그런데 정말 미국 기준금리가 내려가지 않을까요? 시장 참가자들은 미 노동부가 밝힌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4%로 블룸버그 전망치(3.4%)에 부합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CPI는 지난 13.1% 상승한 이후 2(3.2%), 3(3.5%) 등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꺾였다는 거죠. 이에 따라 올해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물론 이르면 7월에도 가능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좀 이상하지 않나요? 우리가 알고 있는 CPI 기준은 2% 잖아요. 아직도 너무 높습니다. 게다가 지난달에 비해 상승률이 겨우 0.1%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이걸로 하락반전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는 거죠.

 

특히 4월 수입물가지수가 심상치 않습니다. 전월 대비 0.9% 상승했는데요.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3% 상승을 큰 폭으로 웃돈 수치입니다. 거의 모든 것을 수입하는 미국 물가가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고용시장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1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222000명으로, 직전주보다 1만명 감소했습니다.

 

이 때문일까요? 시장이나 언론들은 금리인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연준 의원들이 생각은 다른 듯 합니다.

https://youtu.be/bXJi3-z5gr4?si=DLBRa9EAtQEzsv-R

 

연준 주요 인사인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CPI가 완화됐지만 아직 금리를 인하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금리인하와 관련해 지금 통화정책을 바꿀 만한 어떤 지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로레타 메스터 미국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이 2% 목표로 돌아가고 있음을 확신하려면 제약적 통화정책 기조를 더 오래 유지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또 한가지 살펴볼 것이 있습니다. 바로 중립금리. 중립금리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도대체 중립금리가 뭘까요?

 

중립금리는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수준을 말합니다. 좀 어렵죠. 쉽기 이야기하면 경기 과열도 냉각도 유발하지 않는 골디락스 같은 이상적인 금리를 뜻합니다. 이상적이라고 이야기했으니 현실과는 괴리가 상당하겠죠. 각자 생각하는 이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중립금리에 대한 의견이 상당히 갈립니다. 다만 중립금리 수준을 알고 여기에 기준금리를 맞출 수만 있다면 정말 이상적인 경제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데는 다들 동의하죠.

 

하지만 이게 가능할까요? 우리가 이상을 영원히 이룰 수 없는 것으로만 생각하지는 않죠. 이상을 쫓아 열정을 쏟아붓고 기술도 개발하잖아요. 이루고 싶은 꿈이 없다면 대항해시대나 달탐사 등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이상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대표적인 경제학자가 존 테일러. 테일러는 테일러 준칙으로 유명한 학자입니다. 그는 1993년 적정 기준금리 산정 방식을 제안했는데요. 이 식은 테일러 준칙 기준금리=(실질)중립금리+현 인플레이션 상승률(근원 PCE 지수)+0.5×(현 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목표치)+산출갭입니다.

 

다소 복잡하죠. 이걸 쉽게 풀어보면 인플레이션, 산출갭(실제 GDP와 잠재 GDP 차이), 중립금리 등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산정해야 한다는 제언입니다. 그런데 왜 이게 중요할까요? 바로 중립금리가 나오기 때문이죠. 수식에서 중립금리가 변화하면 기준금리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잖아요.

 

그럼 현재 미 연준이 판단하는 중립금리는 얼마일까요?

https://youtu.be/U7D5doSKw3E?si=4M_8nK4Q2ab6oRKt

 

2.6%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달만해도 2.5%였는데 또 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20234분기 기준 1.12%보다는 2배 이상 뛰었습니다. 도대체 중립금리는 왜 오르는 것일까요?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5.25~5.5%(중앙값 5.35%)입니다. 어떤 중립금리 모델을 따르든 현재 추정되는 중립금리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즉 이상적인 금리보다 현실 금리가 더 높다는 거죠. 그럼 어떻게 될까요? 이론적으로는 경기는 침체로 접어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 상황은 어떤가요? 현재 미국 경기는 침체는커녕 과열 양상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매달 나오는 미국의 물가·고용 지표를 긴장감 속에서 지켜볼 수 밖에 없죠, 이번에는 또 얼마나 올랐나하면서요.

 

즉 중립금리가 더 높아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다는 거죠.

 

그런데 미국의 경기 과열은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현재는 과열이 맞지만 언제 꺾일지도 모른다는 거죠. 가장 큰 이유가 정부 부채 때문입니다. 미 재무부 자료를 보면 지난 514일 기준 정부 부채(Debt)345725억 달러에 이릅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4경이 넘는 수준입니다. 세계 최고의 GDP를 자랑하는 미국이지만 GDP 대비 정부부채가 무려 120%를 넘겼습니다.

 

더 큰 문제는 증가 속도가 놀랍다는 점입니다. 대략 100일이 지날 때마다 1조 달러(1300조 원)가 늘어나는 수준입니다. 이 때문에 올 4월 이자 지급에만 6240억 달러가 들어갔습니다. 2021회계연도 정부 빚의 평균 이자율이 1.61%였는데 20232.97%로 올랐습니다. 아무리 마음대로 돈을 찍어내는 미국이지만 이건 견디기 힘들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죠.

 

게다가 최근 미 의회예산처(CBO)가 제출한 자료를 보면 10년 뒤 미국 정부 빚은 189000억 달러 더 불어날 것으로 추정됩니다. 총 나라 빚이 54조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죠. 이 기간 이자 비용으로만 12조 달러 이상이 나갈 것이라는 추정치도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가장 많은 돈을 썼던 2차 세계대전 때 버금가는 수준입니다. 도대체 미국은 왜 이렇게 돈을 많이 쓰고 있을까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과 그 후 대규모 경기부양책 시행, 감세, 급격한 금리 인상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입니다.

https://youtu.be/fnLmNRnzhi4?si=BE2BaTCVd3oBGxAa 

 

이 때문에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에 대해 경고하며 미 정부의 대처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미 정부가 재정적자 문제에 대응하지 않으면 현재 호황을 누리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 성장도 위축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고요.

 

문제는 이런 부채 증가는 결국 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정부의 재정 지출이 증가한다는 건 곧 자금의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이고 이는 자금 수요곡선을 우측으로 이동시켜 금리를 상승시킨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가계부채도 마찬가지입니다. 가계부채가 심각한 것은 우리나라만이 아니거든요, 뉴욕연은에 따르면 1분기 미국의 가계부채는 176900억 달러로 나타납니다. 2018135400억 달러에서 4조달러 넘게 늘었습니다. 이유는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재정난이 심각해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카드빚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런 가계부채에서 문제가 심각해지면 어떻게 될까요? 결국 정부의 재정 투입 압박이 높아지고 이는 또 금리를 상승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중립금리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는 거죠. 이미 연준에서 생각하는 중립금리는 4% 이상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미국 기준금리인 5.5%가 결코 높지 않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미 연준이 또다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말이고요.

 

물론 대선을 앞두고 있어 연준이 정치적 판단을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바이든을 밀기 위해 깜짝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도 있다는 거죠. 만일 그렇게 하더라도 현재 중립금리를 감안하면 대선 이후에는 또다시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 때문인지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설파하는데 미국 국채금리는 또다시 뛰고 있습니다. 2년물이 4.82%, 5년물이 4.44%, 10년물이 4.42%, 30년물이 4.56%4%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올해 초와는 다른 양상입니다.

 

만일 미국이 기준금리를 또다시 올린다면 우리 금융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마침 5월말 한은 컨퍼런스 주제가 중립금리라는데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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