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불진 이피디의 경제공부방

그림자금융·낡은 모델···외신들이 지적한 한국경제 문제점 본문

카테고리 없음

그림자금융·낡은 모델···외신들이 지적한 한국경제 문제점

경불진 이피디 2024. 4. 29. 15:38
반응형

 

한 발 떨어질수록 더 잘 보인다는 말이 있죠. 너무 가깝거나 그 안에 있다면 알 수 없던 것들이 조금만 떨어져서 보면 선명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잖아요. 경제도 그렇지 않을까요? 너무 가깝거나 내부에 있을 때는 눈치채지 못했던 것들이 외부에서는 바로 눈에 띄기도 합니다. 특히 국내언론들의 신뢰성이 무너져 내리는 요즘같은 경우 외신들이 전하는 한국경제의 모습이 더 정확하고 사실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죠.

 

갑자기 외신을 거론한 이유가 있습니다. 외신들이 최근 우리 경제 뉴스를 자주 전하는데요.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코로나 때만해도 전세계에서 가장 멋지게 위기를 극복한 나라로 칭송받았는데 이젠 상황이 완전히 바뀌고 있습니다.

 

우선 블룸버그 통신은 우리나라 부동산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규모가 무려 111조원에 이른다고 경고한 것이죠. 특히 한국이 세계 그림자금융의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여기서 그림자금융이 뭘까요?

 

그림자금융은 은행과 유사한 기능을 하지만, 중앙은행의 유동성 지원이나 예금자 보호도 원활하게 받을 수 없어 시스템적 위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금융상품과 영역을 총칭합니다. 그래서 비은행 금융이라고 하는데요. 문제는 은행과 비슷한 기능을 하지만 정부나 규제당국의 규제가 덜한 것이 특징이죠. 즉 중앙은행의 유동성 지원이나 예금자보호 등을 원활하게 적용받을 수 없기 때문에 간혹 시스템 리스크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특히 규제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경쟁적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게 되고 이는 공격적인 투자와 동시에 높은 위험을 수반할 수 밖에 없죠.

 

투자은행, 헤지펀드, 구조화 투자회사 등의 금융기관과 머니마켓펀드(MMF), 환매조건부채권(RP),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의 금융상품이 대표적이죠. 여기에 증권사와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을 통한 PF 대출도 포함됩니다. 정말 위험해보이죠?

https://youtu.be/E_xYFTUJadc?si=jCnO2SVe9yRzNday

따라서 그림자금융이 너무 많다는 것은 은행 등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위험 노출 가능성도 큽니다.

 

실제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촉발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바로 그림자금융 때문이란 지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블룸버그가 우리나라의 그림자금융이 너무 많다고 지적한 것이죠. 정말 우리나라의 그림자금융이 많은 것일까요?

 

블룸버그는 국제금융안정위원회(FSB) 자료를 인용해 그림자금융 부실을 초래할 수 있는 거래 활동 수준은 한국이 선진국들 가운데 미국 다음으로 두 번째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자본시장연구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은행권이 보유한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는 무려 926조원이나 됩니다. 전년(886조원)보다 4.5% 늘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이는 10년 전보다는 4.2배 증가한 수준이자 우리나라 GDP50%에 육박하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이렇게 많더라도 잘 갚으면 문제가 없겠죠.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연체율은 무려 6.55%. 전년 대비 3.14%포인트 올라 2011년 저축은행 사태(5.8%포인트) 이후 12년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습니다. 올해 1분기 연체율도 작년 말보다 상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금융위원회 자료를 보면 2020년 말 3.37%였던 증권사 PF 관련 대출의 연체율이 지난해 3분기 말 13.85%, 4분기 말 13.73%로 올라온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PF 부채 규모가 111조원에 이른다는 추정이 제기되고 있죠.

https://youtu.be/eeptOEbPIJo?si=giQl1TCilIIP8I9q

왜 이렇게 늘어났을까요? 저축은행은 일반적으로 시중은행보다 정기예금 등의 이자를 더 줍니다. 그래야 예금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대출도 더 비싼 이자를 받는데 주택담보대출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죠. 그래서 수익성이 좋은, 즉 이자를 많이 받을 수 있는 곳을 찾기 마련인데요. 저금리와 부동산 가격 상승 시기에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부동산 PF였습니다. 주담대보다 훨씬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데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떼일 염려도 없다는 판단에 PF 대출을 마구마구 늘렸죠. 이런 모습을 증권사들도 그냥 보고 있지는 않았죠. PF 대출을 증권화해서 투자자들에게 판매했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했다면 저축은행이나 증권사 모두 해피했겠죠. PF 관련 영업맨들이 수억원의 연봉도 챙기기도 했거든요.

 

문제는 부동산이 영원히 올라갈 수는 없다는 점이죠.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부동산 경기가 꺾이자 PF 사업장에서 싸이렌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공사가 멈추고 연체를 하고 난리도 아니죠. 돈을 빌려준 저축은행과 증권사들은 멘붕이 올 수 밖에 없죠.

 

쿠엔틴 피츠시몬스 티로프라이스 글로벌채권 매니저는 현재 한국의 상황은 (세계)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의 축소판이라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은 한국 당국이 위험을 관리하고 있지만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면서 일부 소형 기관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블룸버그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 작업)PF 부실 재발 가능성을 높이는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했는데요.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끝이 아니며 PF 부채 위기의 시작일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여기에 1990년대 일본에서와 같이 부동산 가격 급락으로 대출 부실과 경제 타격이 심해질 경우 당국의 대응 여력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을 믿지 못한다는 거죠. 이 때문에 일본처럼 부동산 장기 불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만이 아니라 한국 성장의 기적이 끝나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한국의 경제 기적이 끝났나?(Is South Korea’s economic miracle over?)‘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제목이 너무 살벌하죠.

https://youtu.be/zsEKpsHoxRM?si=EwHF_Dq_EvTE6g63

FT가 이렇게 주장한 이유가 뭘까요? 바로 우리의 자랑 반도체 때문입니다.

 

FT는 한국 정부의 용인 반도체 단지 투자를 한국 정부가 제조업-대기업이라는 전통 성장 동력을 두 배로 키우려는 결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런데 이 모델에 대한 기대가 낮다는 거죠. 이미 활력이 떨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도 개혁 의지가 없거나 무능력함을 드러내는 것이라고도 지적합니다. 즉 과거 성공이 발목을 잡는다는 것입니다. 시대가 변했기 때문에 모델도 혁신해야 하는데 과거에 크게 성공했으니 정부가 그냥 밀어붙여라고 목소리만 높이고 있다는 거죠. 윤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인 좋아 빠르게처럼 말이죠. 문제는 이러다보니 구태 반복에 그친다는 거죠.

 

실제로 FT는 이렇게 직격합니다.

 

용인 메가 클러스터는 한국이 훨씬 가난하고 덜 민주적인 시기 개발된 경제 모델을 유지하려는 한국의 도전을 보여주지만 2027년 첫 번째 단지가 완성되면 그에 적합한 노동력 부족에 직면할 것이다. 재생 가능 에너지의 충분한 공급이 없이 새로운 원전 건설에 관한 초당적 합의도 없다면 전력이 어떻게 공급될지도 불분명하다.”

 

즉 반도체를 만들려면 일단 노동력이 필요한데 갈수록 젊은 인구가 줄어드는 나라에서 인력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거죠. 특히 R&D 예산을 대폭 깎고 의대 열풍을 잠재우지 못한 정부 때문에 고급 인재들은 한국을 등지고 있잖아요. 더 큰 문제는 전기. RE100을 달성해야 만든 반도체를 애플이나 구글 등에 공급할 수 있을텐데 재생에너지 목표를 더 낮췄으니 RE100은 언감생심이라는 것입니다. RE100을 포기하더라도 전력수요를 댈 뾰쪽한 방법도 없고요. 그러니 용인 메가 클러스터가 설사 만들어지더라도 파리만 날릴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이렇게 과거에만 매몰되고 시대의 변화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경제는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데요.

https://youtu.be/6snUsIvNDgA?si=0cMXxnC4n9jxNj4_

더 나아가 FT는 저렴한 에너지와 값싼 노동력에 의존하는 낡은 모델로는 더 이상 성공하기 힘들다고 직격했는데요. 한국 제조업체에 막대한 산업 관세 보조금을 제공하는 국영 에너지 독점 기업인 한국전력은 1500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축적했고 노동생산성도 37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그리스, 칠레, 멕시코, 콜롬비아 다음으로 한국이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저렴한 에너지와 노동력을 갈아넣어 성장했던 모델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거죠.

 

실제로 1970~2022년 사이 연평균 6.4% 성장한 한국 경제 성장률이 2020년대 들어 평균 2.1%, 2030년대에는 0.6%, 2040년대에는 0.1%로 둔화하고 있는 것이 그 근거라는 거죠.

 

이런 활력 둔화는 경제양극화 때문에 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의 대기업-수출주도형 산업 구조는 한편으로 주요 대기업이 헤드라인을 장식할 큰 이익을 (하도급이라는) 독점 계약 관계를 통해 국내 공급업체를 희생하면서 얻은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 노동력의 80% 이상을 고용하는 중소기업은 직원이나 인프라에 투자할 돈이 부족해 낮은 생산성 악화와 혁신 둔화에 빠져 있다. 2021년 한국인의 6%만을 고용한 대기업이 GDP의 거의 절반을 충당하는 한국의 양분화한 경제 구조(two-tier economy)는 사회적지역적 불평등을 야기한다. 이는 다시 서울 안팎에서 소수의 엘리트 대학 자리와 고임금이 보장되는 일자리를 놓고 한국 청년층의 급증하는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재벌들의 경영이 대를 이어 계속되면서 성장보다 현실에 안주하는 성격이 강해졌다.”

 

정말 뼈 때리는 지적 아닌가요?

 

여기에 저출산에 대한 경고도 나왔죠.

https://youtu.be/r3TNk-b0aVw?si=onjchFTou_lHqPlq

2050년 생산가능인구가 2022년 대비 35% 가까이 감소하면서 국내총생산(GDP)28%가량 낮아질 것이라고 FT는 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인용했습니다.

 

이런 상태인데도 한국은 모방을 통해 선진 경제를 따라잡는 식의 경제 구조가 1970년대 이후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고 있고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는 거죠.

 

물론 과도한 지적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한국과 달리 첨단 제조업을 포기했던 많은 서방 국가들이 후회하고 있으며, 미중간 기술 경쟁도 한국에 유리하다는 것이죠. 미국의 견제로 중국 반도체·배터리·바이오 기업들의 서방 시장 진출이 제한될 경우 한국이 수혜를 볼 수 있고, 양안 갈등에 따른 안보 우려로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또 인공지능(AI) 산업 붐도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고요. 특히 한국인의 DNA에 역동성이 내재해 있다면서 경제적 역동성을 다시 펼치기 위해 정책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지만, 기적은 끝나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죠. 하지만 정밀한 계획없이 무조건 밀어붙이는 하면된다식의 정책, R&D 예산을 깎는 등 과학기술에 대한 홀대, 중소기업을 고사시키는 대기업 위주의 경쟁체제 등이 바뀌지 않는데도 기적이 가능할까요?

 

지금이라도 위로부터의 개혁이 있어야 할 듯합니다. 무엇보다 정치부터 바뀌어야 하고요.

 

https://smartstore.naver.com/kbjmall/products/4875486249

 

(사은품 샌들워시 증정) 닉왁스베이스워시1리터 대용량 : 경불진몰

[경불진몰] 경불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착한 쇼핑몰

smartstore.naver.com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