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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식 장기불황 막으려면 ‘사회의 극장화 현상’부터 해결해야?!

경불진 이피디 2023. 8. 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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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후반 일본에서 유학했던 지인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유학당시 뉴스 보기가 너무 괴로웠어요. 뉴스만 틀만 정말 영화나 소설 속에서나 봤을 법한 끔찍한 범죄가 거의 매일같이 흘러나왔거든요. 그런데 처음에는 너무 무서워서 아는 일본인들에게 이야기했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뭐 그런 것 가지고 호들갑이냐는 듯한 반응이었기 때문인데요. 늘 상 있는 일이라 신경도 쓰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25년 전쯤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매우 놀랐거든요. “얼마나 흉악한 범죄 이길래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지인이 알려준 링크를 클릭했다가 떨어뜨릴 법 했습니다. 정말 상상도 하기 힘든 범죄가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더라고요. 인간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사건이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고 있었는데요. 범죄나 탐정 소설이나 영화가 일본 내에서 인기있는 이유가 현실이 더 잔인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최근들어 우리나라 뉴스를 보기가 두렵다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제 지인이 일본에서 봤던 것과 흡사한 범죄가 우리나라에서도 벌어지고 있거든요. 특히 1년에 한건 있을까 말까한 범죄도 요즘 잇따라 우리를 충격에 몰아넣고 있죠. 신림역, 서현역 등 전국 곳곳에서 끔찍한 사건이 이어지고 있잖아요. 그래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호신용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무서워서 밖에 나가기가 무섭다는 분들까지 있더라고요.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자부했던 대한민국인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요?

 

많은 전문가들이 원인분석에 나서고 있는데요. 사이코패스, 마악 등 여러 이유가 거론되고 있는데 경제방송이니 만큼 경제적인 시각에서 원인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흉악범죄와 경제가 무슨 상관이지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으실텐데요. 매우 상관있습니다. 속담도 있거든요.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하죠. 그런데 반대로 가난이 싸움 붙인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경제가 나빠지면 인심이 나빠지고 범죄도 늘어난다는 이야기인데요. 문제는 이를 넘어서는 경우도 있다는 거죠. 그게 뭘까요?

 

https://youtu.be/RWUnvvURonQ

사회의 극장화 현상이란 용어를 들어보셨나요?

 

일본 릿교대학의 사이토 세이치로 교수가 1999년에 펴낸 책 제목이 일본경제 왜 무너졌나였습니다. 90년대 일본 경제가 몰락하기 시작한 이유를 개구리를 빌어 설명하고 있는데요. 다들 아시는 내용입니다. 비이커에 개구리를 넣고 끓이지 시작하면 개구리는 물이 따뜻해지는 것을 즐기기까지 하죠. 그러다 너무 뜨꺼워진 것을 알았을 때는 너무 늦었죠. 빠져 나오지 못하고 죽습니다. 당시 거품 경제에 취한 일본이 비슷한 상태였다는 거죠. 위기가 오는데다 알아채지 못했다가 장기 불황에 빠졌다는 건데요. 이 내용까지는 아마 다들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 사이토 교수는 재미난 주장도 합니다. 일본에서 사회의 극장화 현상을 목격했다는 거죠. 그게 뭘까요?

 

사회의 위기를 자신과 분리해 남의 일로 파악하는 현상인데요. 마치 극장에서 영화를 보듯, TV를 보듯 별다른 감정없이 보고만 있다는 겁니다. 바로 자신의 일인데도 말이죠.

 

그래서 주변에서 끔찍한 사건이 벌어져도 아무런 느낌이 없다는 것입니다. 당장 내 일이 아니니 그냥 TV화면속, 신문 속 일로 치부해버린다는 거죠. 그래서 강력범죄가 기승을 부려도 오히려 일반 국민 대부분은 두려움도 느끼지 않는다는 거죠. 그건 TV 속 일이니까요?

 

한마디로로 나만 아니면 돼라는 생각이 확산됐다는 거죠. 참고로 예전 방송에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나만 아니면 돼거든요, KBS 예능 ‘12에서 자주 이런 소리를 해서 아이들을 보지 못하게도 했는데요. 동료가 추운데 밖에서 오돌오돌 떨고 배고파하는데 게임에 이겼다고 나만 아니면 돼를 외치면 편안히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요? 공감능력이 제로가 아니면요. 물론 웃기기 위한 설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래도 이건 인간성 파괴로 보이다면 너무 지나친 지적일까요?

 

아무튼 일본에서는 이미 1990년대부터 나만 아니면 돼가 확산되면서 사회극장화 현상이 짙어졌다고 사이토 교수는 지적합니다. 그런데 이유가 뭘까요?

 

선진국 진입이라는 사회적 목표 달성 후의 상실감, 버블의 붕괴 그리고 이어진 경제의 장기 침체와 정치적 혼란 때문이라는데요. 부동산 거품이 커지고 주가는 폭락하고 그래서 파산자가 속출하는데도 이에 책임져야 할 정치인들과 기득권들은 건재하니 분노를 넘어 아예 자포자기 한다는 거죠. 어차피 내 힘으로는 바뀔 것이 없으니 그냥 나 혼자만 잘 사는 것도 아니고 문제 없으면 된다는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웃집에 사람이 죽었는데도 3달이 넘어서야 발견되는 끔찍한 사건이 이 때부터 일본 사회를 뒤덮었다고 하더라고요. 사회에 불만을 품은 묻지마 범죄도 유행했고요.

 

사람들은 아예 경제나 정치 뉴스를 외면하면서 자극적인 예능 오락프로그램만 일본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게임이나 만화 마니아들이 히키코모리가 되기도 했고요.

 

이런 일이 확산되면서 거의 모든 구성원이 불감증에 빠지기 시작했다는 거죠. 사람이라면 느껴야할 불안과 위기감마저 사라져버렸다고 합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이 고통을 느껴도 별다른 감흥이 없다는 거죠. 한마디로 일본 사회 전체가 병들어가기 시작했다는 건데요.

 

문제는 사회극장화 현상이 경제위기를 장기화시킨다는 점입니다. 사회가 병들고 모든 사람들이 의욕상실에 빠지니 경제가 살아날리 없겠죠. 일본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제를 살리겠다는 수많은 노력이 한순간은 성공하는듯했다가 실패하면서 더 깊은 상실감에 빠져들었고요. 이젠 장기불황이 체질화됐다는 거죠. 이런 현상이 바로 사회극장화에서 비롯됐다는 거죠. 남의 고통을 느끼지 못하니 결국 자신의 고통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몰락한다는 것입니다.

https://youtu.be/FCuItStt2cY

그런데 여기까지 들으시면 어떠셨나요?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도 비슷하지 않나요?

 

다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경제가 한순간에 10년 전으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무려 8.2%나 감소했다는데요. 주요국 중 세 번째로 많이 줄어들었다는 거죠. 앞서 언급했던 일본이 15.1%, 스웨덴 8.5% 다음으로 감소폭이 컸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상승률(-8.2%)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7(7.9% 증가), 2018(5.8%)은 물론, 직전해인 2021(10.3%)에 증가세를 보인 것과 정면 대비되는 모습이죠. 이에 따라 한국의 1인당 GDP는 이탈리아, 일본에 이은 세계 23.

 

여기에 지난해 한국의 명목 GDP16733억 달러로 전년(18177억 달러) 대비 7.9%(1444억 달러) 감소했는데요. 이같은 감소율은 주요국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입니다. 때문에 우리나라 GDP 순위는 10위에서 13위로 급락했죠.

 

그런데 10년 전인 2013년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세계 23위였고 명목 GDP는 세계 13위 수준 였거든요. 우리경제가 정확히 10년 전으로 돌아간 것이죠.

 

이렇게 된 원인은 무역에 있겠죠. 7월 무역수지가 163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실상은 처참합니다. 수출이 50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5% 감소하면서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죠. 특히 반도체 수출은 12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글로벌 에너지·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입이 더 많이 줄면서 흑자. 즉 불황형 흑자입니다.

 

특히 수출이 얼마나 줄었는지 보면 깜놀할 수준입니다.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무려 99억 달러 감소. 그런데 올 7월에 기록한 504억 달러는 과거 2018년에 기록했던 518억 달러보다 더 적습니다. 수출만 놓고 보면 그야말로 잃어버린 5년이 된 셈이죠.

 

여기서 더 주목해야 할 점은 정부가 강조하는 상저하고도 이미 틀렸다는 것이 증명됩니다. 2분기 수출 증가율이 12%인데 7월에 벌써 16.5%거든요. 그런데 수출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수입. 2분기 13.4%에서 725.4% 급등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외국 원자재를 가져다가 가공해서 수출하는 것이 주력이잖아요. 그런데 수입이 준다는 것은 앞으로 수출이 더 줄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수출이 5년 전이 아니라 10년 전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거죠.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자료가 한가지 더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한국은행이 지난해 가구당 순자산이 전년보다 4.1%나 줄었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이후 첫 감소. 부동산 경기하락 때문이긴 하지만 충격적이죠.

 

그런데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더 놀랍습니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국가 전체로는 1년 사이에 441조원이나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1년동안 가계는 318조원이 감소했어요. 비금융기업, 금융기업에서 각각 603조원, 22조원 늘고 정부도 134조원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은 600조 이상 자산이 늘어났는데 가계만 300조 넘게 줄었다니···. 그것도 한해 만에. 그런데 이런 현상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있는 현상이라는 점이 더 두렵다는 거죠. 특히 경제주체별 비중을 살펴보면 가계가 202158%에서 지난해 55%3%포인트나 감소했거든요. 대신 기업이 14%에서 17%로 올라갔고요. 그런데 가계 비중 55%200857%보다 적습니다. 이 또한 15년 전으로 회귀하는 거죠.

 

문제는 이렇게 가계비중이 줄어드는 현상이 일본에도 있었다는 점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일본이 장기불황에 빠지면서 보였던 바로 그 현상이거든요. 정부와 기업만 부자가 되고 국민은 가난해지고. 일본 경제가 이렇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셨을것입니다. 잃어버린 10년이 2030년으로 이어진 것이 국민이 점점 가난해지는 것을 방치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잖아요, 그래서 우리보다 선진국이라는 일본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이 우리나라보다 적다고 해서 화제도 됐었고요, 그런데 다시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이 일본보다 적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죠.

 

우리 경제가 정말 일본 경제화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사회도 맨 처음 언급한 극장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수출이 역대급으로 감소하는데도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했다며 현정부는 좋아라 합니다. 가당치도 않아 보이는 상저하고만 외치면서요.

 

게다가 미국과의 금리역전도 2%포인트나 벌어졌는데도 우리 금융시장은 안정됐다고 안심하라고 합니다. 여기에 세수가 올 상반기 들어서만 40조원이나 줄었거든요. 2021년에는 49, 2022년에는 37조원이나 증가했는데 말이죠.

 

그런데도 국채발행이나 추경은 필요없다고 똥고집을 부립니다. 아무런 대책이나 조치 없이, 마치 우리 경제가 침몰하는 것을 극장에서 팝콘 먹으면서 지켜만 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떠오르는 장면이 바로 극장화라는 거죠.

https://youtu.be/P4IjtiF5V3M

 

***그나무상

 

그럼 우리나라도 어쩔 수 없이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에 빠질까요?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과는 다르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아직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는 거죠.

 

일본은 범죄가 만성화됐기 때문인지 주변에서 범죄가 일어나도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누가 피흘리고 그냥 지나친다는 거죠.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다르잖아요. 서현역 인근에서 참혹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졌을 때에도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지혈하며 피해자 곁을 지킨 윤도일(18) 군 같은 영웅들이 있습니다. 정부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아 참사가 벌어진 오송 지하차도에서도 3명의 소중한 생명을 구한 화물차 운전기사 유병조(44)씨도 있고요. 아직 우리사회가 살만하다는 소식을 전해주는 영웅들이 사회 곳곳에 계십니다. 일본과는 다르게요.

 

게다가 일본 대부분의 국민들이 불감증에 빠진 것은 정치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정이 혼란하고 경제가 폭망해도, 민주당이 2년 정도 정권을 잡은 짧은 기간을 빼고 자민당 장기 집권은 변치 않죠.

 

정치가 바뀌지 않으니 희망도 사라지고 불감증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다르죠. 4.19혁명, 광주민주화혁명 여기에 촛불혁명까지. 정치를 우리 손을 바꾸겠다는 열망이 전세계 어느나라보다 높습니다. 그리고 정치를 바꿨을 때 경제도 살아났습니다. 예전 방송에서도 전해 드렸지만 김영삼이 망쳐놓은 경제 김대중 대통령이 살려놨잖아요. 이명박근혜가 망쳐놓은 경제도 문재인 대통령이 살려놨고요.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일본처럼 되지 않기 위해서는, 극장의 사회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정치부터 바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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