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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그랜드슬램’ 위기 삼성 스포츠···반도체 사업은 괜찮을까?

경불진 이피디 2023. 6. 3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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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불진 애청자 여러분들 중에서도 야구 마니아가 많으실 것입니다. 저는 국내프로야구 마니아고 박피디는 메이저리그 광팬인데요. 여기서 퀴즈 하나.

 

올해 국내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 1위 팀은 아마 다들 아실 것입니다. 국내프로야구는 LGSSG2강으로 이루며 1위 자리를 주고받고 있죠. 메이저리그는 아메리칸리그에서는 탬파베이가, 내셔널리그에서는 애틀란타가 압도적으로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그럼 문제는 꼴찌는 어느 팀일까요?

 

놀랍게도 국내 프로야구는 삼성 라이온즈. 2743패로 승률이 겨우 0.386 밖에 안됩니다, 게다가 만년 꼴찌였던 한화와의 경기차도 4게임이나 벌어졌고요.

 

그런데 상황이 더 심각한 것은 메이저리그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2160패로 승률이 겨우 0.259. 처참하죠.

 

참 이상하죠. 삼성 라이온스는 국내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명문구단이죠. KIA타이거즈 다음으로 많은 8번이나 우승했고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위 빅클럽은 아니지만 메이저리그 우승횟수가 27차례의 뉴욕 양키스, 11차례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다음으로 많은 9번이나 됩니다. 박피디가 사랑하는 LA다저스의 6차례 우승보다도 많습니다.

 

이런 명문구단이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나란히 꼴찌라니···. 정말 별일이란 생각도 들죠. 특히 삼성라이온즈는 프로야구가 출범한 이래 한 번도 꼴찌를 하지 않았고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국내에도 머니볼이라는 책과 영화로 매우 익숙한 구단이잖아요. 뭔가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경제학적으로 살펴볼 것도 있어 보이는데요. 우리 일자리의 미래도 엿볼 수 있고요.

 

일단 삼성부터 살펴볼텐데요. 한때 삼성 제국으로도 불렸죠. 돈으로 우승을 부른다는 의미였는데요. 삼성은 자타공인 한국 넘버원이자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글로벌 기업이죠. 특히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내세운 ‘1등주의를 달성하기 위해 프로스포츠에도 아낌없는 돈을 투자했는데요. 이 때문에 돈성(+삼성)’이라는 말까지 생겨났죠.

실제로 성과도 냈습니다. 프로야구의 삼성 라이온즈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KBO리그 최초의 4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삼성 왕조를 구축했죠. 통산 8회의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명실 상부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구단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런데 프로야구 만이 아닙니다. 삼성은 국내 4대 스포츠 프로구단을 소유하고 있는데요.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수원 삼성 블루윙즈는 리그 우승 4,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 5회 등을 기록하며 FC서울과 K리그를 양분했었죠.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대거 보유해 레알 수원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남자배구의 삼성화재 블루팡스는 V리그 통산 8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비롯해 챔피언결정전 7연패라는 대업적을 세웠죠. 이는 프로배구 최고 기록입니다.

 

프로농구의 서울 삼성 썬더스는 챔피언결정전 우승 2회를 비롯해 꾸준히 강팀 대열에 올라 있었고요.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죠. 자칫 삼성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것이란 이야기까지 나오는데요. 야구에서의 만루홈런, 테니스나 골프에서는 한 해에 4대 메이저대회 등 스포츠 종목별 해당 메이저대회를 모두 휩쓰는 경우 또는 해당 종목에서 대기록을 세우는 경우를 지칭하죠. 그런데 삼성의 그랜드 슬램은 거꾸로입니다. 4대 프로 스포츠 모두 꼴찌.

 

실제로 삼성라이온즈는 현재 한화에도 3게임이나 뒤지는 꼴찌. 여기에 프로축구 수원 삼성 역시 214패라는 부끄러운 성적으로 K리그1위에서 꼴찌입니다.

 

여기에 프로농구 서울 삼성(1450)과 프로배구 삼성화재(1125)는 최하위로 올 시즌을 이미 마쳤습니다.

삼성제국이 왜 이렇게 몰락했을까요? 많은 전문가들은 돈에서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2010년대 중반부터 프로 스포츠단 운영 주체가 삼성전자 등에서 제일기획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거죠. 제일기획이 팀을 맡고 나서 스포츠단 투자가 줄었으니 성적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논리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여기서 잠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상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혹시 힌트가 나오지 않을까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원조는 1901년 창단한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입니다. 1910년대에만 월드시리즈 정상에 세차례나 섰었죠. 이후 1955년 캔자스시티로 연고지를 옮겼다가 1968년부터 오클랜드에 정착했습니다. 이 사이에 팀은 꽤 오랜 시간 암흑기를 겪었는데요. 이후 1972년부터 74년까지 3년 연속 정상에 서는 위업을 달성하죠. 이후 다시 약체로 전락했었는데 이를 다시 일으켜 세운 사람은 바로 그 유명한 빌리 빈 단장. ‘저 비용 고효율의 머니볼 시대가 도래한 것이죠.

 

특히 세이버 매트릭스라는 통계를 야구에 접목시켜 선수의 가치를 유명세가 아닌 객관적 결과물을 통해 분석했는데요. 예를들어 타자의 경우 기량을 판단하는 절대적 기준이었던 타율·타점 대신 출루율·장타율 등에 주목했고, 볼넷을 얻거나 희생타를 치는 능력 등도 고려해 시장에서 저평가돼 있던 선수들을 중용했죠. 이를 통해 2002시즌에는 아메리칸리그 MVP 지암비를 팔고도 아메리칸리그 역대 최다 연승인 20연승을 기록했습니다. 우승은 못했지만 이를 토대로 책과 영화가 나온 것이고요.

하지만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머니볼은 이후 사그라들었는데요. 지난해 60102(승률 0.370)30팀 중 가장 낮은 승률을 기록했고 올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가장 큰 이유는 머니볼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머니볼은 돈을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지 아예 쓰지말자는 것은 아니거든요. 프로는 돈으로 말한다는데 돈을 아예 쓰지 않고 이긴다는 것은 도둑놈 심보죠. 실제로 애슬레틱스는 올 시즌 30팀 중 선수 연봉이 가장 적은 팀입니다. 총액이 약 6000만달러로 뉴욕 메츠(34600만달러)6분의 1 수준에 불과하죠. 메츠의 두 베테랑 투수 맥스 셔저와 저스틴 벌렌더(4333만달러)의 연봉을 합하면 애슬레틱스의 총 연봉을 훌쩍 뛰어넘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반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올 시즌 선수단 총 연봉이 뒤에서 세 번째인 탬파베이 레이스는 2020년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등 최근 4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올랐습니다. 올해도 0.659로 아메리칸리그에서 압도적인 1위고요. 돈이 곧 성적은 아니라는 거죠.

 

그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또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오클랜드는 팀성적만이 아니라 꼴찌를 하는 것이 또 있습니다. 바로 평균 관중.

 

오클랜드의 올 시즌 홈 평균 관중은 겨우 8875명으로 역시 30팀 중 최하위입니다. MLB 구단 중 평균 관중이 1만명이 넘지 않는 유일한 팀이죠. 1위인 LA 다저스(47841)와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 평균관중수인 11100명보다도 적고요.

 

성적이 꼴찌니 당연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라고 합니다. 오클랜드가 구단신축을 시에서 막는다는 이유로 라스베이거스로 연고지를 이전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죠. 떠날 팀인데 애정을 줄 팬이 있을리야 없잖아요. 이렇게 팀이 어수선하고 팬들의 마음을 돌리니 성적이 좋아질리 없죠.

 

그럼 삼성도 같은 이유일까요? 일단 많은 언론들이 거론하는 돈 문제는 아닌듯합니다.

 

제일기획이 팀을 맡고 나서 스포츠단 투자가 줄었다는 지적에 대해 삼성은 구단 운영비는 그전과 큰 차이가 없다고 항변해 왔거든요.

 

실제로 2023시즌 삼성라이온즈의 소속선수 전체 연봉은 몇위일까요? 988200만원으로 SSG랜더스(146400만원)에 이어 2위입니다. 가장 적은 한화의 47720만원보다 2배 가까이 많습니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전 가드 이정현은 2022~23시즌 보수총액이 7억원으로 전체 선수 중 5위였습니다. 돈을 안쓰는 것은 절대 아니죠.

 

물론 예외는 있죠. 수원삼성은 지난 시즌 팀 연봉이 887500만원로 시도민구단인 강원FC(944800만원), 인천유나이티드(887900만원) 보다 적긴 합니다. 삼성화재도 전체 구단 중 연봉 꼴찌.

 

그럼 삼성이 야구와 농구에만 투자하고 축구와 배구는 버리는 것일까요? 그건 아닐 것입니다. 국내 대표하는 그룹이 국내 4대 스포츠 중 2, 특히 가장 많은 팬을 가지고 있다는 축구를 버린다는 것은 말이 안되죠.

 

https://www.podbbang.com/channels/9344/episodes/24726619?ucode=L-cYlmqQUB 

 

[이피디픽]‘꼴찌 그랜드슬램’ 위기 삼성 스포츠···반도체 사업은 괜찮을까?

‘제국’이라고도 불렸던 삼성 스포츠가 일제히 몰락하고 있는데···. 프로농구, 프로배구에 이어 야구, 축구도 꼴찌 위기라고. 제일기획이 맡으면서 투자가 줄었기 때문? ‘머니볼’로 유명한

www.podbbang.com

그럼 이유가 뭘까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찾아야할 것 같은데요. 아니 꼴찌팀에서 그것도 연고지 이전 때문에 난리난 팀에서 무슨 이유가 있다고라고 하실 수 있는데요. 그게 아니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유명하게 만든 머니볼에서 찾아야 한다는 거죠.

 

머니볼이 가르쳐주는 교훈은 단순히 통계를 야구에 도입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복잡한 숫자 속에 숨어있는 진정한 가치를 발견해야 한다는 의미인데요. 타율이 모든 것으로 여겼던 당시 야구계 관행을 뒤집고 팀 승리에 더 기여할 수 있는 출루율을 중시하는 것처럼 말이죠. 즉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것들 중에서 가치 있는 것을 찾아내라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뭘까요?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가치를 발견할 비법이 뭘까요? 바로 애정입니다. 사랑하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죠. 애정을 가지고 대상을 사랑스럽게 바라봐야 숨은 가치가 보이는 법입니다. 그저 돈만 쏟아 붓는다고 가치가 보이는 것은 아니죠.

 

이재용 회장 등 삼성 경영진들이 과연 프로구단에 얼마나 관심이 있을까요? 다른 그룹 회장들과는 달리 이재용 회장이 야구장을 찾은 것은 2015년 이후 찾아보기 힘듭니다. 스스로 야구 마니아라고 밝히는데도 말이죠. 축구, 농구, 배구장 방문은 아예 없고요.

그런데 스포츠만이 아닙니다. 이재용 회장은 올해 상반기 42동안 해외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시작으로 스위스·일본·중국·미국·프랑스·베트남 등 여러 나라를 돌았습니다. 공개된 일정만 단순 계산해도 한 달이 넘는 기간을 해외에서 보낸 셈이죠. 물론 글로벌 기업이니 만큼 해외를 챙겨야 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삼성이 올 상반기 공식화한 투자발표는 거의 대부분 미국을 비롯한 해외입니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를 잡겠다며 야심차게 발표한 2025년부터 2나노 공정 양산 계획도 어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발표하더라고요. 윤 대통령이 만들겠다고 강조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아직도 발표하지 않고요. 2042년에는 하루최대 7GW 이상이 전력이 필요하다고만 합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이야기일까요? RE100을 맞추려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가 더 필요한데 정부에게 이거 해줄 수 있냐고 묻는 것입니다.

 

이미 이재용의 마음은 한국을 떠난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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