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불진 이피디의 경제공부방
[이피디픽]트럼프는 ‘유용한 바보’일까? 게임이론의 대가일까? 본문
트럼프의 좌충우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 폭탄을 퍼붓겠다고 하더니 발표 몇 시간 전에 한 달은 유예하겠다는 발을 빼고 가상화폐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했는데 정작 측근은 가상화폐 규제를 언급했죠. 게다가 미 정부 선박의 파나마 운하 통행료를 면제 받았다는 깜짝 발표에 파나마 정부는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발끈하고 있습니다.
이럴 줄은 알았지만 트럼프 취임 한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혼란은 갈수록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재미난 지적이 있습니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에너지 분야에서 트럼프는 중국에게 유용한 바보(useful idiot)”라고 보도했는데요. 도대체 바보면 바보지 유용한 바보는 무슨 의미일까요? 호구란 말일까요?
반면 일각에는 트럼프의 좌충우돌이 계산된 전략이란 주장도 있습니다. 이건 무슨 의미일까요?
일단 텔레그래프는 트럼프가 “드릴(drill·시추하다), 베이비, 드릴!”을 외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말만 한 것이 아니라 취임하자마자 전기차·태양광 보조금 축소, 풍력 인가 중단, 석유·가스 채굴 독려 등의 행정명령 보따리에 서명하고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했다는 거죠. 기후위기에 대처하려는 전세계의 노력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셈입니다.
그런데 트럼프의 이런 청개구리 같은 행보가 중국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중국과 무역전쟁을 불사하겠다고 누누이 강조해왔으니 중국에도 타격일 것 같은데요. 텔레그래프는 그렇지 않다고 강조합니다. 오히려 중국을 도와주는 셈이라는 것인데요. 도대채 이게 뭔소리일까요? 혹시 트럼프와 시진핑이 짜고 치는 고스톱?
텔레그래프는 집권 1기 때와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집권 1기였던 2017~2021년에 벌어졌던 미중 관련 굵직한 사건들만 짚어볼까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화웨이 제제일 것입니다. 2018년 중국 최대 IT기업 화웨이 설립자 런정페이의 딸이자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멍완저우가 미국의 제재를 위반했다는 혐의로 캐나다 공항에서 체포돼 전세계가 깜짝 놀랐죠. 미국은 물론 캐나다까지 중국 갈등이 격해졌었는데요. 더 나아가 2019년에는 트럼프 1기 상무부가 화웨이를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미국은 물론 외국 제조업체들까지 화웨이에 반도체를 판매하지 못하게 했죠. 화웨이의 미국 내 5G 네트워크 장비가 중국 군부의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에서였는데요.
하지만 당시 세계 선두를 달리던 중국의 5G 기술 개발을 억제하려는 속셈이 다분했죠.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화웨이는 추락했습니다. 2018년까지 삼성에 이어 세계 2위 스마트폰 제조사였던 화웨이는 트럼프의 제재 이후 고성능 반도체칩 공급이 차단되며 스마트폰 사업이 급격히 축소됐죠. 2021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9% 감소한 약 6368억위안(약 126조원)으로 떨어졌습니다. 화웨이의 반도체 자회사 하이실리콘의 매출은 2020년 82억달러에서 2021년 15억달러로 81% 감소했죠.
하지만 화웨이가 망했다는 이야기가 없습니다. 오히려 화려하게 부활했죠. 중국 정부의 지원과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로 화웨이는 2023년 연간 매출의 23%에 달하는 약 1647억위안(약 32 조원)을 R&D에 쏟아부었습니다. 자체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했죠. 그 결과 2024년 화웨이 매출은 약 8600억위안(약 170조원)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하며 트럼프의 제재 이전 수준에 근접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에서 엄청난 반전이 일어났죠. 중국 내수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을 야금야금 빼앗았는데요. 2024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18%)은 트럼프 제재 이후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하며 애플(17%)을 제쳤습니다.
특히 지난해 11월 출시한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시리즈 ‘메이트70′가 전세계적인 화제였죠. 미국의 반도체 부품 의존에서 벗어나 중국 내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됐기 때문인데요. 운영체제 역시 구글 서비스와 완전히 연결을 끊고 자체 개발한 ‘하모니 넥스트’를 탑재했습니다. 그런데도 세계 최초로 기지국 없이 문자 메시지가 가능한 위성 호출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미국의 강력한 제재 속에 오히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부문 모두에서 기술적 자립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왔죠.
화웨이 만이 아닙니다. 중국의 첨단 기술 발전을 억제하기 위한 트럼프 1기의 광범위한 수출 통제와 제재는 반도체와 수퍼컴퓨터 등 AI(인공지능) 관련 핵심 기술에 대한 중국 AI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당시 미 상무부는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을 제재 명단에 올렸고, 이는 AI모델 훈련에 필요한 GPU(그래픽 처리 장치) 같은 고성능 반도체의 중국 수출 제한으로 이어졌죠.
하지만 얼마전 전세계를 놀래켰던 ‘딥시크’ 열풍에서 보듯 중국 스타트업이 미국의 거대 빅테크 기업에 버금가는 AI를 만들어내기까지 했습니다. 특히 딥시크가 공개된 날이 1월20일. 그런데 공교롭게도 트럼프 취임식 날입니다. 이 때문에 트럼프 취임식 뉴스가 살짝 묻히기도 했죠. 왜 이렇게 호들갑 떠는지는 지난 방송 ‘젠슨 황이 급소 찌른 ‘딥시크’에 박수 보낸 이유는?‘에서 알아봤었죠. 100분의 1에 불과한 개발비용과 이용료에도 불구하고 성능은 챗GPT나 라마 못지 않은데다 오픈소스로 공개돼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든 원하면 가져다가 딥시크를 최적화해서 AI를 만들 수 있으니 우리나라의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기업들은 미국 빅테크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입니다.
즉 트럼프가 기술 개발을 막으려고 제재를 하면 할수록 중국은 독립적인 기술 개발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입니다. 역설적으로 제재를 하지 않았으면 힘들게 기술 개발할 필요를 못느끼면서 미국 기술에 종속됐을수도 있었던 중국이 각성했다는 거죠. “트럼프 형님이 머리를 쎄개 쳐준 덕분에 뭔가 깨닫고 열심히 공부했다”는 것이 텔레그래프의 논리입니다.
따라서 트럼프 2기에서도 트럼프가 셰일 오일 석유 시추 등 전통 화석 연료 산업에 초점을 맞추는 동안, 중국이 친환경 재생 에너지 경쟁력을 강화시키며 전기차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러니 “트럼프는 중국에게 유용한 바보”라고 지적한 것입니다.
문제는 트럼프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을까요?
게임이론에는 ‘적과의 동침(sleeping with enemy)’이라는 전략이 있습니다. 친구도 아니고 믿을 수 없는 적과 같이 잔다니 이게 말이 될까요?
일반적인 시각에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게임이론은 철저히 계산적으로 움직입니다. 적과의 동침이 자신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한다는 거죠. “에이 그런게 어디있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게임이론의 논리는 이겁니다. 일반적으로 할수만 있다면 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모두 제거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죠. 적이 없어야 친구만 남게 되고 발뻗고 잘 수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세상일이 그럴까요? 특히 외교관계에서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적이 사라지면 현재의 친구가 미래의 새로운 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냉전시대에 미국을 괴롭혔던 소련을 무너뜨리기 위해 미국은 중국을 이용했죠. 은둔의 국가였던 중국을 개방으로 이끌었잖아요. 그런데 소련이 무너진 후 미국 세상이 될 줄 알았는데 어느새 중국 G2라며 미국을 위협하고 있죠. 이런 사실을 트럼프도 아는 것입니다.
중국을 무너뜨리면 또 다른 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요. 그래서 트럼프는 강력한 적을 만들지 않으려고 합니다. 겉으로는 자신의 지지자에게 어필하기 위해 중국을 쎄게 때리는 척을 하고 있지만 실상은 솜방망이죠. 오히려 바이든때보다 강도가 더 약해질 수 있습니다. 왜냐면 중국과 동침하는 것이 자신의 비즈니스에 도움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특히 경찰국가의 지위가 허상이라고 생각하는 트럼프는 이를 중국에게 상당히 넘기려고 합니다. 엄청난 인력과 국방비를 들여 러우전쟁이나 가자전쟁에 참여해봤자 좋은 소리도 못드는데 시진핑에게 떠 넘기고 빠져나오고 싶어한다는 거죠. 물론 이권을 몰래 챙기면서요.
따라서 앞으로 각종 뉴스에서 나오는 미국과 중국, 트럼프와 시진핑 관련 내용은 행간을 읽을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혹시 짜고 치는 고스톱은 아닌지? 적과의 동침 전략은 아닌지? 문제는 이러는 사이에 트럼프가 한국에 대해서는 머니머신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 문제죠. 중국과도 과감하게 동침하는 트럼프의 속내를 꿰뚫고 현명하게 트럼프를 구스릴 대통령을 하루라도 빨리 뽑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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