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불진 이피디의 경제공부방
과학 논문 휩쓴 중국, 처음으로 미국 누르고 1위 본문
Q, 최근 과학계가 발깍 뒤집혔다고 합니다. 최상위 과학 학술지에 개재되는 국가별 순위가 바뀌었기 때문인데요. 어느 나라 순위가 달라졌을까요?
A, 과학은 해당 나라의 국력을 상징한다고 하죠. 그래서 많은 나라들이 과학기술 발전에 사력을 다하는데요. R&D예산을 줄인 한 나라(?)만 빼고요.
아무튼 해당국가의 과학역량을 평가하는 대표 지표 중 하나가 ‘네이처 인덱스’인데요. 과학 학술지 ‘네이처’를 발간하는 스프링거 네이처는 최상위 학술지에 게재되는 과학 논문 수와 영향력 등을 바탕으로 국가별·기관별 순위를 매깁니다. 올해 발표된 ‘2024 네이처 인덱스’는 지난해 각 분야 최상위급 학술지 145종에 실린 논문 7만5707편을 분석한 것인데요.
여기서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중국은 종합 순위에서 올해 처음으로 미국을 누르고 선두가 됐는데요. 지난해 중국은 물리, 화학 등 자연과학 분야는 최고였지만 생명과학과 보건의학을 포함한 전체 순위에선 총점이 미국보다 낮았는데, 이번 집계에서 명실상부한 1위가 됐습니다.
불과 한 세대(30년) 전만 해도 세계 과학계가 변방국으로 여겼던 중국의 ‘과학 굴기(崛起·우뚝 일어섬)’는 가공할 속도였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죠.
특히 이전에는 중국 과학 논문은 출간 편수만 많고 수준은 떨어지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하지만 최상위 논문을 대상으로 한 ‘네이처 인덱스’에서 종합 1위에 오르면서 인식이 달라졌다는 거죠. “진정한 과학 강국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겁니다.
실제로 학술 정보 분석 기업 클래리베이트 집계에 따르면, 2003년 미국은 상위 과학 논문 점유율이 중국의 20배에 달했는데 10년 후에는 그 차이가 4배로 줄었습니다. 가장 최근 집계인 2022년에는 중국의 상위 논문 점유율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을 합한 것보다 커졌고요. 이번 네이처 인덱스에서도 중국과학원이 최고 연구기관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최상위 대학·기관 10곳 중에서 7곳이 중국 기관으로 집계됐습니다.
중국 과학굴기의 비결이 뭘까요? 예산과 정비, 인적 자원에 대한 집중 투자를 꼽을 수 있는데요. 중국 정부는 올해 과학기술 예산으로 71조원을 투입해 1년 전보다 10% 확대했습니다. 연구와 실험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것인데요. 2000년 대비 R&D 액수는 16배 증가한 상태입니다.
덕분에 중국의 과학 연구 역량은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유전 공학, 양자 기술, 우주 탐사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습니다. 2018년 중국과학원은 영장류 동물로는 최초로 원숭이 복제에 성공했습니다. 중국은 유전체 분석 기술도 최상위 수준으로 올라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요. 양자 통신과 양자컴퓨터 등 양자 기술 분야에서도 세계 정상급으로 평가받습니다. 또 지름 500m의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톈옌’을 4년 전부터 가동 중인 데 이어, 2022년에는 자동 조종 전파망원경을 건설하는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2027년에는 길이 100㎞ 규모의 세계 최대 입자가속기를 착공합니다. 여기에 중국 대학은 매년 140만명 이상의 공학도 졸업생을 내고 있습니다. 인재들이 의대에 몰리는 한국과는 다른 모습이죠.
반면 미국은 중국에 밀려 2위에 올랐고 다음으로는 독일(3위), 영국(4위), 일본(5위). R&D예산을 대폭 줄인 한국은 작년과 같은 8위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작년보다 두 계단 올라 9위에 오른 인도의 추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자칫 9위 밑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크다는 거죠.
https://youtu.be/b78zyfBMcj0?si=w5oMwi3Z3YQXB_V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