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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적 양극화 ‘앰비슈머’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경불진 이피디 2024. 6. 1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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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전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계층·세대·지역 등에 의한 양극화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죠. 그런데 최근에는 양극화의 성격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기존 계층·세대·지역 등의 구분이 아니라 전혀 다른 곳에서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는데요. 도대체 어떤 곳일까요?

 

최근 미국 CNN은 고물가 속에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물가가 너무 높으면 고가 대신 저가만 팔리는 현상이 짙어지는데요. 최근에는 고가와 저가, 특히 초고가와 초저가 매출이 동시에 늘어나고 있다는 거죠. 혹시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으로 나뉜 소비 때문일까요? 그게 아니라고 합니다. 같은 사람이 초저가와 초고가를 동시에 소비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데요. 도대체 이게 무슨 이야기일까요?

 

CNN이 전한 최근 유통업계의 1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월마트와 코스트코와 같은 대형할인마트들이 호실적을 냈습니다. 월마트는 식료품과 샴푸, 치약 등 생활필수품에 대한 할인행사를 진행하면서 매출이 지난 분기 대비 3.8% 증가했죠. 저가형 제품 유통 아울렛 매장인 올리즈 바겐 아울렛과 코스트코도 1분기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고가의류업체 아베크롬비앤피치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늘어난 102000만달러(14000억원)7분기 연속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또 수백 달러짜리 주방용품인 르크루제의 더치오븐과 4000달러짜리 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판매하는 윌리엄스소노마도 1분기 매출이 증가했고요.

 

재미난 것은 몇 년 전만 해도 월마트를 가는 사람들은 저소득층, 아베크롬비앤피치는 고소득층으로 구분됐었는데요. 이젠 그런 구분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월마트에서 저렴한 밀키트로 저녁을 때우면서 아낀 돈으로 아베크롬비앤피치 같은 고가 브랜드 의류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거죠.

 

참고로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에도 있죠. 흔히 MZ 세대들은 떡볶이값 아껴 호텔 뷔페를 간다고 하잖아요. 이런 현상을 소위 앰비슈머라고 합니다.

https://youtu.be/hmfsV33LALw?si=jpdjIV_wGLW1sC9L

 

앰비슈머(Ambisumer)’양면적 소비자(Ambiguous Consumer)’의 줄임말입니다. 평소에는 가성비를 꼼꼼히 따지지만, 스스로에게 중요한 가치를 제공하는 상품에는 소득 수준이나 제품 가격에 상관없이 지갑을 여는 이들을 말하죠.

 

소비 양극화가 한사람에게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값비싼 오마카세나 파인 다이닝은 기꺼이 소비하면서 생활용품은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할인에 할인을 받아 구매하는 식이죠. 가방, 의류, 운동화 등은 고가의 럭셔리 브랜드를 선택하면서 식비 부담을 덜려고 편의점 도시락을 애용하기도 하고요. 즉 평소에는 가성비를 철저히 따지지만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것에는 가심비를 추구하는 소비 형태입니다. 그래서 야누스 소비라고도 불리죠.

 

일각에서는 MZ세대들이 SNS에 보여주기 위한 플렉스즉 허영의 과소비라고 평가절하합니다. 자기분수에 넘치는 실속없는 소비를 하고 있다는 거죠.

 

하지만 이런 소비가 늘어나는 진짜 이유가 뭘까요? 열심히 공부한 후 직장을 다니며 결혼한 후 돈을 모으면 편안한 내집을 마련하고 휴가철마다 해외여행도 다닐 수 있는 생활을 꿈꾸지만 요즘 이런게 가능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소위 금수저 아니면 이런 꿈을 꾼다는 자체가 허영이죠. 거의 이룰 수 없는 꿈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즘 MZ세대가 부모세대보다 못하는 첫세대가 될 것이란 한탄이 나오고 있죠. 이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MZ세대들은 스스로 살길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부모세대가 꿈꿨던 것은 불가능하니 자신이 노력한 한도 내에서 가능한 소박한 꿈을 꾸는 거죠. 그래서 가끔은 비싼 호텔 뷔페를 먹고 고급 의류도 한두벌 장만하고요. 그리고 아파트를 사는 것이 불가능하니 비싼 외제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입니다. 이런 것으로 대리만족하고 있는 것이죠.

 

MZ세대들이 플렉스에 빠지고 앰비슈머가 되는 것은 따지고 보면 기성세대 탓이 큽니다. MZ세대들에게 공부하라고만 강요했지 잘 살 수 있는 기회를 주지 못했으니까요. 이는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도 마찬가지죠.

https://youtu.be/yucHx2QTau8?si=e7cViaVrcUu9YFAb

 

그런데 MZ세대들 사이에 앰비슈머가 되는 현상이 짙어지면 짙어질수록 경제는 어떻게 될까요?

 

일단 미국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은 누가 뭐래도 소비의 나라죠. 미국 경제는 소비에서 시작해 소비로 끝납니다. 그도 그럴것이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41분기 기준으로 무려 68.9%에 달합니다. 이 비중은 민간투자(18.2%)나 정부지출(17.1%), 수출(11.1%)보다 압도적으로 높죠. 이게 어느 정도 수준인지 우리나라와 비교해 볼까요? 우리나라의 경우 GDP에서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48.9%정도입니다. 미국보다 20%포인트 낮습니다. 반면 민간투자 20%, 정부지출은 18.9%, 수출이 44%입니다. 민간과 정부지출 비중은 비슷하지만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우리나라가 4배나 많죠. 이 의미는 나중에 다시 살펴보고요.

 

이처럼 소비가 중요한 미국에서 최근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바꿀 때가 됐는데도, 아이폰을 교체할 때가 됐는데도 머뭇거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거죠.

 

실제로 미국 상무성이 발표한 20241분기 경제지표를 보면 미국의 상품소비증가율은 20241분기 -1.9%(전기대비연율)를 기록하며 20213분기(-8.5%)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20241분기 미국 GDP증가율은 1.3%를 기록하며 그다지 나쁘지 않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1분기 GDP는 서비스소비(3.9%), 민간투자(3.2%), 정부 소비·지출(1.3%) 등의 증가에 주로 기인했습니다. 주택 교통 건강관리 등 서비스 소비는 늘렸고 기업들의 투자와 정부지출 등에 기인해 경제가 성장했지만 물건을 직접 만들어 파는 것은 큰 폭으로 줄었다는 거죠.

 

실제로 상품 소비 중 내구재 소비가 20241분기 4.1%나 감소해 소비감소를 주도했습니다. 내구재란 자동차를 비롯해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기기와 가구 등을 말하죠. 이런 내구재는 값이 비싸 한번 구매하려면 소비자들이 큰 결심을 해야 합니다. 소득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거나 소비지출을 줄일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품목이라는 말입니다.

 

이런 소비 감소는 2분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4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보다 0.2% 증가하는데 그쳤죠. 증가율로는 20241월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전달인 3월 증가율이 0.7%였던 것을 감안하면 하락세가 가파릅니다.

 

이런 미국 소비 감소가 물가도 끌어내리지만 문제는 경제도 침체시킨다는 점입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5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48.7을 기록했습니다. 이 지수는 미국 400여개 기업의 신규주문, 생산, 납품실적 등을 설문조사를 통해 파악한 후 지수로 표시한 것인데요. PMI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가 앞으로 확장될 것을 의미하고, 50 아래면 경기가 수축될 것을 의미합니다. 이 지수는 시장의 예상치(49.6)를 밑돌았고 4(49.2)보다도 더 떨어졌습니다.

 

즉 소비가 줄어들면서 기업도 생산을 줄이고 이로 인해 경기가 하락할 것을 현장에서 예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로인한 파급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조짐인데요. 기업의 생산이 줄어들면 고용도 줄어들 수 밖에 없겠죠. 그러면 임금도 하락하고요. 실제 미국 4월 임금상승률은 0.2%를 기록해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https://youtu.be/dgeM1M6pg1Y?si=f6QPpApDuRCVB4Qf

 

이렇게 임금이 줄어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소비는 더 위축되고 이로 인한 경기 위축 효과는 더 커질 수 밖에 없죠. ‘소비감소- >생산 감소- >고용감소- >임금하락- >소비감소의 악순환 고리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재미난 점은 6월 발표된 비농업고용자수는 시장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272000명을 기록해 고용시장은 탄탄하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좀 황당하죠.

 

소비 양극화가 계층간이 아니라 한 사람 내에서 벌어지듯이 미국 경제지표도 혼재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1분기 GDP를 시작으로 4월 개인소비지출, 5월 제조업 PMI등 일련의 소비 생산 지표가 모두 경기하강을 예고하면서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5월말 연4.6%까지 올랐던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6월 들어 4.3%대까지 하락했죠.

 

반면 비농업고용자수가 발표되면서 미국 국채금리는 다시 상승세로 반전했습니다. 아직 미국 고용이 탄탄하고 연준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현상을 월스트리트저널은 경제 지표들이 서로 다른 두 개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미국의 저소득층과 젊은 층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며 소득과 지출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식품 회사들은 앞다퉈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보고하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도 부자들을 타깃으로 한 사업은 타격을 입지 않았습니다. 일례로 중산층과 부유층이 주로 이용하는 크루즈 업체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전체 상품 생산 부문 일자리는 25천개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레저 숙박 부문에서는 42천개의 일자리가 급증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양극화된 소비가 계층간의 차별을 넘어 혼재되고 있습니다. 고소득층도 월마트에 가고 저소득층도 크루즈 여행을 즐기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거죠.

 

이런 주장도 있습니다. 미국 통계국에 따르면 미국의 Z세대 인구 중 48%가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하는 캥거루족으로 집계된다는데요. 이들은 비싼 월세와 생필품 지출을 줄이는 반면, 명품 브랜드를 소비하며 글로벌 명품 시장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거죠. 즉 결혼이나 내집마련이라는 꿈을 포기하는 대신 부모에게 기생하면서 명품소비를 즐긴다는 이야기인데요. 그런 모습은 우리나라 MZ세대에게도 보이지 않나요?

https://youtu.be/y7Fwj2GaN10?si=gg4huBKuNnrOEBxi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이를 두고 MZ세대들을 비난해서는 안됩니다. 이들이 이렇게 만든 것은 바로 기성세대 탓이 크니까요?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 살펴봐야 할 점이 있습니다. 미국 경제 지표가 혼재되고 미국 소비자들이 앰비슈머로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GDP44%나 차지하는 수출이 괜찮을까하는 점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현 정부들어 탈중국한답시고 나섰다가 탈한국을 당해 우리의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 수출이 급감했잖아요. 이 자리를 차고 올라온 것이 미국입니다.


올해 들어 대미(對美) 수출 규모가 대중(對中) 수출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지난 15월 대미 수출 규모는 533억달러로 대중 수출(5269천만달러)보다 약 61000만달러 더 많습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대미 수출이 대중 수출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죠. 지난 2002년 이후 22년 만에 역전되는 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에서 본격적인 경기침체가 벌어진다면 우리 수출은 어떻게 될까요? 미국과 중국이라는 가장 큰 시장 두 개에서 줄어든 만큼 다른 나라로 수출 할 수 있을까요?

 

게다가 앞에서도 살펴봤듯이 앰비슈머는 흥청망청 돈을 쓰는 소비자가 결코 아닙니다. 그들 나름대로의 가치판단에 의해 대부분 신중한 소비를 합니다. 이런 소비 트렌드 변화를 만족시킬 만한 우리의 수출 주력품이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또 한가지. 스스로 앰비슈머라는 생각이 든다면 소비하기 전에 세가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스스로의 경제 여건에 맞는 소비인지 확인하기

시간을 두고 그 제품이 정말 필요한 건지 생각하기

일시적인 만족감을 과도하게 추구하는 건 아닌지

 

희망이 사라졌다고만 한탄하지 말고 언젠가 다가올 희망에 현명하게 대비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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