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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vs 저커버그 ‘세기의 대결’ 경영학적으로 살펴보면···

경불진 이피디 2023. 6. 2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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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제공

“붙자”
“위치 찍어라”

 

이게 도대체 무슨 이야기일까요? 혹시 PC방에서 게임을 하다 감정이 틀어지자 현피(현실에서 만나 싸움을 벌인다는 뜻의 은어) 하자는 것일까요?

 

아마 많은 애청자 분들이 눈치 채셨을 것입니다. 최근 외신을 통해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는 뉴스죠. 세계 최고 부자 순위를 다투는 테슬러의 CEO 일론 머스크와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 간에 벌어진 일인데요. 감정 싸움이 격해지면 실제 링 위에서 격투를 벌이자고 설전을 펼치고 있어 성사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 경기가 열리면 10억 달러 이상의 역대 최대 흥행 수입을 올릴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요.

 

그런데 좀 이상하죠. 세계 최고의 부자들이 왜 이렇게 유치한 싸움을 할까요? 그런데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싸움의 의외의 결과를 낳았다고 하는데요. 도대체 어떤 결과 일까요?

 

일단 이번 싸움의 발단부터 살펴봐야 겠죠. 여느 싸움처럼 시작은 매우 사소했습니다. 한 사용자가 트위터를 통해 메타가 트위터의 대항마로 스레드(Threads)’라는 이름의 SNS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한다는 소식을 머스크에게 보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스레드가 진짜 트위터의 라이벌이 될까라는 질문을 던졌다는 거죠. 질문이 매우 도발적이죠. 이제 곧 출시된 제품이 18년 역사를 자랑하는 트위터의 라이벌이라니···. 이건 저커버그가 트위터를 무너뜨릴 무기를 만들었는데 쫄지 않았냐는 것으로도 들리죠.

 

이러자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머스크가 가만히 있을리 없죠. 발끈합니다. 그래서 머스크는 이렇게 답하죠. “전 지구가 조만간 아무 대안도 없이 저커버그 손가락에 지배당하겠냐.”

 

한마디로 비꼰 것이죠. 저커버그가 만든 것이 형편없다. 햄버거나 만들어라는 뜻으로 보입니다.

 

이 대화를 본 다른 이용자가 또다시 도발의 강도를 높이죠. 머스크에게 이런 충고아닌 충고를 남긴 것입니다.

 

“저커버그가 주짓수를 한다는데 조심하라”

 

이에 머스크가 가만있을까요? 더 크게 발끈합니다.

 

“나는 링에서 격투 벌일 준비가 돼 있다.”

 

주짓수 그게 뭔데, 난 충분히 이길 수 있어라고 큰 소리를 친 것이죠.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 대화를 저커버그도 봤나봐요. 아무도 주변에서 알려줬겠죠. 머스크가 도발한다고요. 그러자 재미있다고 느꼈을까요? 저커버그가 기름을 끼얹죠.

 

머스크의 트위터 대화를 캡처한 화면에 위치를 보내달라는 메시지를 달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입니다. 자신있으면 정말 붙자는 거죠.

 

이러자 머스크도 그만 둘 수 없죠. “진짜라면 해야지. 라스베이거스 옥타곤.”

 

옥타곤은 UFC 시합에 사용되는 매트가 깔리고 울타리로 둘러싸인 경기장을 말한다고 합니다. UFC 경기장을 진짜 찍은 것입니다. 자신 있으면 여기로 나오라는 거죠. 그럼 저커버그는 어떻게 했을까요?

 

저커버그와 친하다는 한 테크 전문매체 기자가 저커버그는 머스크와의 결전에 대해 진심이며 세부 사항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정말 싸움을 하겠다고 말했다는 거죠.

 

이러자 IT마니아들 뿐만아니라 UFC 등 격투기 마니아들까지 난리가 났죠. 정말 세기의 대결이 열리지 않을까요? 정말 열린다면 누가 이길까? 온갖 예측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벌써 승패를 건 도박 사이트까지 등장했든데요. 현재 예상은 저커버그의 승률이 80% 이상이라고 합니다. 저커버그가 52살인 머스크보다 13살이나 어린 39살인데다 이미 종합격투기(MMA) 훈련을 받고 있으며 최근 주짓수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거든요, 게다가 머스크는 트위터에 나에게는 상대방 위에 누워 아무 것도 하지 않은 대단한 움직임이 있다. 아는 이를 해마(Walrus)라고 부른다나는 아이들을 들고 공중에 던지는 것 외에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남기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나이에서나 운동신경에서나 머스크가 밀리는 셈이죠. 이런데도 실제 경기를 할까요?

 

놀랍게도 할 가능성도 높다고 합니다.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단체인 UFC의 데이나 화이트 회장도 지난 22TMZ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온라인상에서 설전이 있고 난 후 머스크, 저커버그와 직접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는데요. 화이트는 저커버그가 먼저 전화를 걸어 와 머스크가 진심인가요라고 물었다이에 머스크에게 연락하자 저는 정말 진지합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화이트는 머스크-저커버그 간 대결은 세계 역사상 가장 큰 싸움이 될 것이라며 모든 유료 시청 기록을 깰 것이라고 장담했다는데요. 전체 흥행 수입은 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는 거죠. 이는 지금까지 격투기 역사상 최대 흥행 경기였던 2017년의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코너 맥그리거의 권투 대결을 뛰어넘는 규모라고 합니다. 당시 흥행수입은 6억 달러(7800억원)로 알려져 있습니다.

 

더 나아가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얼굴을 넣은 격투기 포스터도 등장했습니다. 공식포터스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바라고 있다는 거죠. BBC등 일부 언론들은 UFC 경기장과 같은 쇠창살 우리 안에서 두 사람이 결투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죠? 다 큰 어른들이 왜 이렇게 유치하게 싸울까요? 게다가 머스크는 1390억 달러(176조원), 저커버그는 768억 달러(10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지냈는데 고등학생처럼 그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피터지게 싸울까요?

 

그런데 역사는 반복되는 법. 과거에도 비슷한 세기의 대결이 있었다는 사실 아시나요? 예전 방송에서 한번 소개하면서 다시는 보기 힘들 CEO 간의 대결이라고 설명했었는데요.

 

1992320일 미국 댈러스 체육관에서 세기의 대결이 열렸습니다. 신문은 이 경기를 댈러스의 대결(Malice in Dallas)’이라는 제목으로 크게 보도했죠. 취재진과 관중들이 가득 메운 가운데 두 남자가 링 위에 올랐는데 누구 였을까요?

 

경기장에 마주 선 선수는 저비용항공사의 대명사이자 지금까지 가장 성공적인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항공의 CEO인 허버트 켈러허, 그리고 스티븐스 애비에이션의 커트 허월드 회장이었습니다.

 

이 두 사람이 경기장에 선 이유가 뭘까요?

https://youtu.be/BisSaXdk5uU 

 

당시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현명한 여행을 하라(Just Plane Smart)’는 광고를 내보냈습니다. 그러자 비슷한 슬로건을 사용하던 스티븐스 항공사는 발끈했죠. 스티븐스 애비에이션의 광고문구는 플레인 스마트(Plane Smart)’ 였거든요. 저스트 한 단어만 차이나죠. 화날 만도 해보입니다.

 

그래서 허월드 회장은 당장 광고를 중단하라고 켈러허 회장에서 전화합니다. 하지만 켈러허 회장은 저스트가 다르다며 거절하죠. 결국 거친 말까지 오고 갔고 당연히 법정소송으로 이어질 위기였습니다. 그런데 켈러허 회장이 재미난 아이디어를 냅니다. 법정소송을 해봤자 변호사들의 배만 불려줄테니 둘이 만나서 해결하자는 것이었는데요. 그럼 머스크와 저커버그처럼 현피하자는 것일까요? 맞습니다. 현피를 제안했죠. 이에 허월드 회장도 물러서지 않고 받아들렸죠. 그럼 당시에는 UFC가 없었는데 복싱으로 대결한 것일까요?

 

그게 아닙니다. 허월드 회장은 37세로 젊은 나이였지만 켈러허 회장의 나이가 무려 61. 복싱을 하기에는 너무 많죠, 그래서 두 사람이 선택은 팔씨름이었습니다. 팔씨름 단 한판으로 승부를 내자는 것이었죠.

 

켈러허 회장은 61세의 나이였지만 체력훈련까지 하며 진심으로 대결에 임했다고 합니다. 이 훈련 과정은 한 언론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죠.

 

대결은 어떻게 펼쳐졌을까요? 미국 댈러스 체육관에 수많은 기자와 관객, 양사 직원들까지 들어차 발 디딜 틈이 없었다고 합니다. TV를 통해 생중계도 됐죠. 그래서인가 양 선수가 링에 오를때는 그 유명한 록키 테마곡까지 흘러 나왔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세기의 대결처럼 펼쳐진 것이었죠. 그럼 누가 이겼을까요?

 

켈러허 회장이 체력훈련까지 했지만 나이를 이길수는 없었다고 합니다. 24살이나 어린 허월드 회장의 승리.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쉽지 않게, 너무나 당연하게 패배한 켈러회 회장은 허월드 회장의 손을 번쩍 들어 승리를 축하했다고 합니다. 거친 말싸움까지 했었는데도 말이죠. 이게 끝이 아니었죠. 허월드 회장도 즉석에서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Just Plane Smart’라는 홍보 문구를 사용하도록 허락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말 훈훈한 결말이었죠.

 

사우스웨스트 출처:/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캡처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켈러허 회장은 그렇다면 나도 아껴뒀던 소송비용을 근육위축병협회에 기부하겠다고 응답했습니다. 양사는 즉석에서 예상 소송비용의 10%15000 달러를 자선사업에 기부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체육관에 모인 양사 직원들이 회장과 함께 축제를 즐겼다고 합니다. 정말 놀랍지 않나요? 거친 말싸움 때문에 너죽고 나살자라고 하다가 이렇게 쉽게 화해해 버리다니···. 이러려면 뭐하러 싸웠나 싶기도 하죠?

 

하지만 이 세기의 대결은 놀라운 반전을 이뤄냅니다. 이 대결 덕분에 사우스웨스트와 스티븐슨이 전국에 이름을 알기기 됐다는 거죠. 그야말로 윈윈게임. 이 소식을 접한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도 흐뭇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을 정도로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주가.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주가가 3배 이상 급등했습니다. 덕분에 이 세기의 대결은 유머와 비즈니스를 결합한 펀 경영의 성공사례로 경영학에서 다루기까지 합니다.

 

더 나아가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항공사 중 하나가 됐습니다. 특히 사우스웨스트는 경영학 교과서에도 자주 등장하는데요. 이 항공사는 최저가 운임을 앞세우고 있어 고품격 서비스와는 거리가 멉니다. 하지만 정시 안전운항과 즐겁고 유쾌한 서비스가 강점이죠. 앞서 언급한 (Fun) 경영의 대명사로 불리죠.

 

켈러허 회장은 유머는 조직의 화합을 위한 촉매제라며 일은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 경영신조라고 입버릇처럼 말합니다. 그래서 켈러허 회장은 출근할 때 회사 정문에서 집무실에 들어가기까지 직원들과 많은 대화를 하느라 점심때가 돼서야 집무실에 도착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켈러허 회장은 모든 직원들의 이름을 외웠고, 어디서 만나든 먼저 인사를 건넸다고 합니다. 특히 직책이나 직위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 한 사업부서 사장이 이런 불평까지 했다는 군요. “우리보다 직원들이 중요합니까?” 이에 대한 켈러허 회장의 답이 무엇이었을까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경영전문지 포브스는 켈러허 회장이 직원들로부터 사랑받는 이유를 20가지나 들었는데요.

 

  • 심각하게 생활하지 말 것,
  • 거칠게 행동할 수 있지만 비굴하지 말 것,
  • 합당한 일을 하고 있다면 윗사람에게 다소 불손하게 보여도 된다,
  • 가치있는 것에 시간을 할애하라

 

등이 눈길을 끄는데요.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바로 이것이죠.

 

“가장 중요한 규칙은 기존 규칙을 깨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는 것이다.”

 

켈러허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렇게 말한다고 합니다.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서는 모든 규칙을 언제나 다시 생각하고 의심해야 한다.”

 

이런 파격에 워낙 익숙하니 세기의 대결이라는 기막힌 아이디어도 내놓은 것 아닐까요?

 

그런데 이런 생각도 드실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경영해서 회사가 굴러갈까요? 놀랍게도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운항을 시작한 1971년과 세기의 대결을 펼친 그 이듬해를 제외하고는 2019년까지 무려 47년 연속 흑자라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세기의 대결이 흑자행진에 큰 역할을 한 셈이죠. 하지만 아쉽게도 2020년 전 세계에 불어닥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2020년에는 약 35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2021년에는 다시 흑자로 전환했다고 합니다.

 

***그나무상

 

이번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대결도 켈러허와 허월드 대결 때처럼 아름다운 결말을 맺을 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실제 대결을 벌일지도 아직 의문이고요. 하지만 이런 재미난 이슈가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지 않나요? 항상 근엄하게 주변 가신들에 둘러 쌓여있는 우리 재벌가의 CEO들과는 달라 보인다는 점이죠.

 

예를들어 국내 대표적인 맞수인 삼성전자의 이재용과 LG전자의 구광모가 가전 1위 자존심 다툼만 하지 말고 멋진 대결을 펼쳐보이면 어떨까요? 롯데의 신동빈과 신세계의 정용진도 마찬가지죠. 머스크나 저커버그처럼 UFC까지는 아니더라도 켈러허와 허월드처럼 팔씨름이라던지 바둑이라던지 장기 대결은 충분히 가능하잖아요.

 

더 나아가 주변 사람과 자칫 다툼이 커질 것 같으면 켈러허와 허월드처럼 이색 대결을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싸움 그 자체에 매몰돼 왜 씨움이 필요한지 그 의미조차 잊고 얼굴 찡그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보다는 유쾌하게 푸는 게 훨씬 좋잖아요. 웃으면 복도 온다고 하고요

 

https://youtu.be/fz37ROtK-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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