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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조 잭팟’ 체코원전 무산위기···‘원전 동맹’ 미국 태클 이유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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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조 잭팟’ 체코원전 무산위기···‘원전 동맹’ 미국 태클 이유는?

경불진 이피디 2024. 8. 26.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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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차를 타고 가다보면 ‘24조원 체코 원전 수출현수막이 많이 보입니다. 지난달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한 팀코리아24조원 규모 체코 원자력발전소 2기 프로젝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여당에서 내걸은 현수막인데요.

 

당시 언론들도 난리가 났었죠.

 

특히 조선일보는 718일자 1면 톱기사로 유럽서 프랑스 꺾었다, 24조 체코 원전 수주를 배치한데 이어 2면에 탈원전 아픔 딛고정부·기업 '팀코리아'가 해냈다’ ‘탈원전 폐기한 , 원전 용량 4배 늘리는 유럽은 원전 신대륙’ 3대통령 세계 최고 원전 경쟁력, 다시 한번 인정받아등의 기사를 쏟아냈고

 

19일에도 ‘3대 위기 극복한 체코 원전 역전극등의 기사를 실었죠.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 정말 해냈구나라는 뿌듯함까지 내비쳤습니다. 이후 이달 들어서도 윤대통령이 MB를 만나 원전 수주에 대해 언급했다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죠.

 

그런데 지난 24일 갑자기 논조가 확 달라졌습니다.

‘[단독] 미국 태클에 걸린 K원전 체코 수출

 

그토록 물고 빨았던 것을 감안하면 황당하죠, 도대체 왜 논조가 바뀌었을까요? 그리고 미국이 태클 건 이유가 뭘까요?

 

일단 조선일보 기사를 좀 살펴보겠습니다.

 

지난달 한국수력원자력이 24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 수주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미국의 몽니에 후속 절차가 난항을 겪고 있다. 원전 수출 사상 최대 규모 계약을 앞두고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한국형 원전이 자사의 원천 기술을 침해했다며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도 아니고 미국에, 그것도 조선일보가 몽니라는 표현을 했다니 놀랍죠. 그런데 젊은 분들 중에는 처음 들어보는 단어일 수도 있습니다. 몽키도 아니고 몽니가 뭘까요? 사전에는 이렇게 설명돼 있습니다.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할 때 권리를 주장하기 위하여 심술을 부리는 성질.’ 좀더 쉬운 말로 하면 땡깡이죠. 한마디로 미국 땡깡 때문에 체코 원전 수출이 막힌다는 건데요.

 

조선일보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1978년 결성된 원자력공급국그룹(NSG) 지침에 따라 우리나라는 원전을 해외에 수출할 때 원천 기술을 가진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동의를 받게 돼 있다. 첫 원전 수출인 2009년 UAE(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수주 때는 문제없이 이 절차가 이뤄졌지만, 이번 체코 원전을 두고선 웨스팅하우스 측이 지식재산권 문제를 거론하며 동의를 거부하고 있고, 미국 에너지부도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사이의 문제”라며 발을 빼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여기서 이상한 점이 보이죠. 2009년에는 문제 삼지 않았지만 지금은 웨스팅하우스가 권리를 주장한다는 이야기잖아요. 아니 이런 것도 미리 파악하지 않고 수주전에 뛰어들고 수출 결정이 난 것처럼 현수막까지 내걸었나요? 정말 어의가 없습니다.

아무튼 웨스팅하우스가 지적재산권 문제를 거론하는 근거도 궁금하실 텐데요.

 

웨스팅하우스는 고리 1호기 건설부터 국내 원전 사업에 참여하며 각종 원전 기술을 국내에 전수한 기업입니다. 국내에서 건설한 원전 28기 가운데 18기가 웨스팅하우스 계열이고, 해외에 수출하는 한국형 원전의 기반도 웨스팅하우스 모델이죠. 이 때문에 원천 기술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웨스팅하우스는 202210월 미국 법원에 한수원이 자사의 기술을 침해했다면서 한수원이 원전을 수출하려면 미국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지난해 9월 미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은 다행히도 원전 수출 통제권은 전적으로 미국 정부에 있기 때문에 웨스팅하우스는 소송 자격이 없다며 각하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달 항소했고 현재 항소법원에서 소송이 진행 중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황당한 것은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인데요.

 

이달 초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동철 한전 사장, 황주호 한수원 사장 등으로 구성된 민관 대표단이 체코 원전 수주 마무리 작업을 위해 미국을 찾아 미 에너지부 및 웨스팅하우스 고위 관계자와 접촉했지만 별 성과 없이 귀국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뒤늦게 미국에게 양해를 구했는데 나한테 떨어지는 것도 없는데 내가 왜라는 핀잔만 들었다는 이야기죠.

 

혹시 미국의 마음까지 어떻게 살피냐고 하실 수 있어서 꼭 집고 싶은 뉴스가 있습니다.

 

정부, 하반기 HLBC 재가동 추진한미 원전동맹시동

 

2022631일자 기사 제목입니다. 당시 한미정상회담에서 합의된 한미 원자력고위급위원회(HLBC)2022년 하반기 중 재가동되면서 원전 동맹을 맺을 것이라고 용산 대통령실과 언론들이 요란이 피웠었는데요. 그래서 폴란드 원전을 같이 수주할 것이라고 난리를 쳤는데요.

 

특히 원전동맹 근처에도 못 갔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한미가 함께 힘을 합쳐 따낼 것이라고 대통령실과 언론이 그렇게 자랑스러워하던 폴란드 원전을 미국의 웨스팅하우스가 따낸 것입니다. 당시에도 지적재산권을 문제 삼아 소송을 건 이유가 컸다는데요. 그런데 이번에도 거의 비슷하게 당할지도 모른다는 거죠. 이건 윤정부의 일방적인 애정공세를 미국이 이용해 먹는 것 아닌가요? 문제는 한번이 아니라 두 번 씩이나 거의 비슷하게 당할 위기라는 점이죠. 한번은 실수일 수 있지만 두 번은 뭐라고 하죠.

 

아무튼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간다고 용산에서도 판단한 듯합니다. 윤대통령이 오는 9월 체코 순방에 삼성·SK·LG 그룹 총수를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고 합니다. 그룹 총수들을 병풍처럼 세운다고 달라질게 있을까요? 체코는 아무래도 미국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잖아요.

그럼 해결책은 없을까요? 크게 두 가지가 보입니다.

 

첫째. 돈으로 해결하는 방법. 2009년 이명박 정부가 400억 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출을 수주했다고 난리였는데요. 이때도 웨스팅하우스가 지적 재산권을 걸고 넘어져 기술 자문료를 주고 증기 터빈을 당시 웨스팅하우스 모회사인 도시바에 하청을 주는 형태로 타협했습니다. 여기에 건설비용의 상당액수를 한국 정부가 수출입은행을 통해 초장기 대출까지 해준 것으로 드러났죠. 특히 이명박은 UAE로부터 자이드 환경상을 받고 상금 50만달러를 개인 통장으로 받기도 했습니다. 국부를 축내면서 자신의 부만 챙긴 것이죠.

 

따라서 이번에도 이렇게 돈으로 해결하는 겁니다. 그러면 원전수출해서 남는 것은 거의 없고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죠.

 

두 번째. 폴란드 때처럼 큰 것은 포기하고 콩고물만 먹는 것입니다. 웨스팅하우스에게 뺏긴 정부원전 대신 민간에서 만드는 원전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데요. 이미 2022년 폴란드 민간 발전사와 협력의향서를 체결했습니다. 아무래도 정부 주도보다는 규모가 작을 수 밖에 없겠죠.

 

문제는 이런 콩고물을 미국이 그냥 나둘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1886년 창립돼 전세계 원전의 절반을 지은 웨스팅하우스는 미국의 자랑이었죠. 하지만 2005년 원전부분을 일본의 도시바에 팔았고 7000억엔(7조원)의 손실을 안기며 도시바를 파산하게 만들었죠. 이후 2022년 세계 최대 청정에너지 투자자 중 하나인 브룩필드리뉴어블파트너스와 캐나다 우라늄 연료 공급업체 카메코가 참여한 컨소시엄에 팔리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그것도 겨우 79억달러(113000)에 말이죠,

 

이런 웨스팅하우스가 독기를 품지 않았을까요? 자칫하면 또다시 매각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라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탈탈 털 것 같은데요. 그래서 우리나라 원전 수출에 태클은 건 것이죠. 제 코가 석자니까요.

 

여기에 경기침체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인력을 감축하거나 보유 지분을 팔아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가 글로벌 인력의 7%를 감축한다고 밝혔고 인텔 역시 실적 둔화에 따른 100억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 계획을 지난 1일 발표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미 지난 6월 다수 사업부에서 최대 1500여개 일자리를 줄였죠.

 

다가오는 미국 대선에서 해리스와 트럼프 모두 일자리 문제를 나한테 맡기라고 큰소리 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게 체코 원전을 쉽게 양보할까요? 윤대통령은 재벌총수 데리고 체코를 갈 것이 아니라 해리스와 트럼프를 만나야 하지 않을까요?

https://youtu.be/0Nrh8HugY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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