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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불진 이피디의 경제공부방
“혹시 바카라 좋아하시나요?” 스마트폰에 며칠 전 모는 010으로 시작하는 핸드폰 번호가 떠서 서둘러 받았더니 이렇게 묻더라고요. ‘후스콜’이란 스팸 번호를 걸러주는 앱도 깔았는데 여기에서도 아무런 표시가 없어 안심하고 받았는데 말이죠. 게다가 처음에는 “바카라? 혹시 새로 나온 자양강장제 이야긴가?”란 생각도 했습니다. ‘박카스’와 이름이 비슷하잖아요. 그런데 잠시 생각해보니 얼마 전 시사 프로그램에서 받던 이름이더라고요. 바로 요즘 청소년들이 빠져든다는 ‘불법 도박’. 그런데 전화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서는 “얼마가 필요해요? 바로 50만원 싸줄까요?”라고 유혹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는 전화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서둘러 전화를 끊었고 혹시나 또다시 전화가 올 수 있어 번호 차단도 했습니다. 그런데 뭔가..
먹는 것마저 줄인다. 온국민이 다이어트를 하는 것도 아니고. 전쟁이 난 것도 아니고. 희한한 일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식료품 물가가 7% 가까이 뛰어오르는 등 먹거리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 1월과 2월 두 달 동안 집계된 식료품 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올라, 지난 2021년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월별로 보면 식료품 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넉 달 연속 6%대를 기록했고 지난달에는 7.3%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러자 어쩔 수 없이 가계들은 식료품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데요. 1인 이상 가구의 식료품·비주류 음료 실질 지출은 1년 전보다 3.9% 줄어든 거로 나타났습니다...
Q. 우리나라도 물가 때문에 걱정이지만 아르헨티나만큼 아니죠. 아르헨티나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무려 211%에 달했거든요. 그런데 재미난 점이 있습니다. 이런 살인적인 물가에 국민들이 소비를 극도로 줄일 것 같은데요. 놀랍게도 고급 식당이나 가게가 호황이라고 합니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요? A. 아르헨티나는 한때 세계 5대 부국에 꼽힐 정도로 부자나라였죠. 예전 방송에서 알아봤듯이 어린 시절 봤던 만화 ‘엄마찾아 삼만리’도 아르헨티나 소년 마르코가 이탈리아에 일하러 간 엄마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이탈리아 소년 마르코가 아르헨티나로 일하러 간 엄마를 찾는 내용이었죠. 그만큼 아르헨티나는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전세계의 부러움을 봤던 나라였습니다. 하지만 서민경제를 주창한 페론 주의를 반대하는 군부의 잦은 쿠..
비트코인 광풍이 또다시 몰려오고 있죠. 2022년 초에는 1만 6000달러(약 2100만 원)까지 떨어졌는데요. 올해 들어 쭉쭉 오르기 시작하더 사상 처음으로 7만달러를 돌파할 정도로 기세가 대단한데요. 작년에 비하면 약 250%가 올랐고, 최근 1달 동안에만 50% 넘게 오른 거예요. 우리나라 시장에서도 1억 원을 돌파할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다들 짐작하실 것입니다. 실물 경제와 연관성이 높은 금융상품인 주식·채권과는 다르게, 암호화폐는 그런 연관이 없어서 예측이 힘들지만, 최근 상승에는 짐작할 만한 이유가 있는데요. 지난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금융상품으로 승인한 것이 결정적이었죠. 그 뒤로 지금까지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대한민국은 누가 뭐래도 민주공화국이죠. 국민의 힘으로 독재를 청산한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라고 생각했는데요. 놀라운 지적이 있습니다. 스웨덴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V-Dem)가 7일(현지시간) 발표한 민주주의 보고서에서 한국을 “민주화에서 독재화(autocratization)로의 전환이 진행되는 국가” 중 한 곳으로 꼽았습니다. 연구소는 이날 공개한 연례 보고서 ‘민주주의 리포트 2024’에서 한국의 지난해 자유민주주의 지수(LDI)가 0.60으로 179개국 중 겨우 47위. 1년 전 28위에서 급락한 것인데요. 특히 보고서는 민주화가 독재화로 전환 중인 국가를 소개하며 그리스, 폴란드, 홍콩, 인도 등과 함께 한국을 꼽았습니다. 특히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민주화 진전이 끝난 후 5년 이내에..
“미국이 일본을 무력으로 굴복시켰을 때 청년 5명이 ‘영국에 유학을 다녀오겠다’며 주 정부에 장학금을 신청했다. 법적으로 장학금을 줄 수 없어 재정국장이 금고 문을 열어둔 채 나갔고 청년들은 금고를 갖고 영국에 다녀왔다. 그중 한 사람이 이토 히로부미다.” 이 이야기를 누가 했을까요? 일본 기사다 총리? 일본 국우 정치인? 놀랍게도 대한민국 여당인 국민의 힘 성일종이 지난 3일 서산장학재단 장학금 전달식에서 축사랍시고 했던 말입니다. 조선침략의 원흉이자 선조들을 지옥으로 몰아넣었던 그 이토 히로부미를 일본을 일으켜 세운 인재(?)라고 추켜세우고 있는데요. 실제로 성일종은 “공부를 하고 난 다음에 일본을 완전히 개화시키고, 한반도에 끔찍한 사태를 (불러)왔던 사람이 이토 히로부미”라면서 “안중근 의사에 의..
유행은 돌고 돈다고 하죠. 경제도 돌고 도는 것은 아닐까요?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마지막에 알려드리겠습니다. ‘파월의 입’에 달린 증시의 운명 최근 며칠 동안 많은 언론과 전문가들이 이런 말을 쏟아냈습니다. 우리시각으로 오늘 새벽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미국 의회에 출석해 증언을 할 예정이었거든요. 이 자리에서 19~20일 열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방향성을 언급할 수밖에 없잖아요. 방향성이란 게 바로 금리인하. 과연 금리 인하에 대한 힌트를 던져줬을까요? 꿈보다 해몽. 좋게 이야기하면 사실보다 해석이 더 중요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죠. 그러나 나쁘게 이야기하면 듣고 싶은 말만 듣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말하는 사람의 의도와는 달리 자의적으로 판단한다는 이야기죠. ‘확증편향’..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는 대학생 장학금 3종 패키지를 발표했죠. 국가장학금 150만명·근로장학금 20만명으로 늘리고 청년도약계좌 가입요건을 완화하겠다는 것이 이 발표의 핵심인데요. 윤 대통령은 “뛰어난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며 “청년들이 걱정 없이 공부하고 일하며 꿈을 키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재미난 뉴스가 있었습니다. 취약 계층을 위한 정책금융 상품인 ‘햇살론’ 공급을 올해 1조원 넘게 줄이기로 했다는 건데요. 다들 아시다시피 햇살론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저소득·저신용자나 빚 수렁에 빠진 연체자가 주로 이용하는 상품이죠. 청년들도 자주 이용합니다. 그런데 올해 전년 대비 1조500억원(17.4%)나 줄이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