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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문(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제질문)

[이피디픽]5월 기준금리 인하된다는데…내 대출금리도 내려갈까?

by 경불진 이피디 2025. 5. 26.

 

대선을 앞두고 이번주 중요한 이벤트가 있습니다. 바로 29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요. 거의 모든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금리를 내릴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미 관세 충격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1분기 역성장을 기록한 데다, 환율 안정과 국내외 성장률 전망 하향이 맞물렸기 때문인데요. 그럼 더 중요한 것이 있죠. 내 대출금리도 내려갈까요?

 

다들 아시다시피 온 나라가 대선 열기로 뒤덮이고 있죠. 사전투표가 28, 29일 실시되는데 바로 29일 기준금리도 결정됩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0.25%포인트 인하하는 것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미 4월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금통위원 6명 전원이 3개월 내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하면서 사실상 5월 금리 인하를 예고했다는 분석인데요. 이창용 한은 총재도 국회 출석이나 해외 출장 등 기회가 있을 때 마다 금리인하 사이클에 있다”, “금리를 충분히 낮출 것이라며 금리인하를 강조해 왔습니다.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을 줄줄이 하향 조정하면서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힘이 실리고 있죠. 금융연구원은 지난 6일 발표한 ‘2025년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제시했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를 0.7%까지 낮췄습니다. 이에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국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0%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2%대인 잠재성장률에 휠씬 못미치는 성장에 그칠 전망입니다. 경제는 보수라더니 윤석열 정부가 경제를 얼마나 망쳐놨는지 증명해주고 있죠.

이렇게 경제가 폭망했으니 금리라도 낮춰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달 금통위에서 금리 동결 주요 배경이었던 환율도 다소 잠잠해진 상태입니다. 1400원을 넘나들며 급등하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370~1390원대로 안정세를 보이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부담도 한층 줄어들었죠.

 

물론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발표 등 굵직한 국내외 이벤트가 예정돼 있죠. 게다가 미 연준의 금리인하가 사실상 9월 이후로 미뤄진 상화에서 한은이 금리를 내리면 한미 기준금리 차는 또다시 2%포인트로 벌어지게 됩니다. 경제 체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이런 차이를 감당할 수 있을까요?

 

그래도 국민들의 이자부담이 너무 가중되고 있으니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대출자들은 반가워하지 않고 있습니다. 체감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기 때문이죠.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주담대 금리는 4.27~4.52%, 평균 금리는 4.39% 수준입니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한 지난해 9(3.60%)보다 되레 0.79%p 상승한 수치죠.

 

이유가 뭘까요? 가계대출 급증 때문이라고 합니다.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이달 들어 1조원 넘게 급증했습니다. 이는 지난달 월간 증가폭(8868억원)을 이미 넘어선 규모죠. 월말까지 상환 규모가 관건이지만 신용대출이 한 달에 1조원 넘게 급증한 것은 2021718636억원 이후 310개월 만입니다.

 

이러자 금융당국이 또다시 가계대출 관리를 압박하기 시작했고 은행권이 가산금리 상향과 우대금리 축소를 통해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9월 대출금리 세부 현황을 보면 5대 은행의 평균 가계대출 가산금리는 3.09%로 올해 3(3.15%)보다 0.06%p 높아졌습니다. 같은 기간 금리산정의 기준이 되는 지표금리는 3.26%에서 2.91%0.35%p 내려간 것과 상반되는 움직임입니다. 여기에 은행들은 우대금리도 1.00%p 가량 축소했죠,

이에 대한 반발도 심해질 수 밖에 없겠죠. 그러자 주담대 금리를 낮추기 시작했습니다. NH농협은행이 이달 22일부터 변동형 주담대 우대금리를 0.45%포인트 확대해 금리 하단을 3.36% 이하로 낮춘 것이죠. KB국민은행도 이달 14일 대면으로 시행되는 5년 주기형 주담대 가산금리를 0.08%p 내렸습니다. 가산금리가 조정되면서 이 상품의 금리는 3.56~4.96%에서 3.47~4.88%로 낮아졌습니다.

 

신한은행은 이달 16일부터 비대면 주담대와 전세대출에 우대금리 0.1%p를 새롭게 적용했죠. 그간 신한은행의 비대면 주담대와 전세대출은 별도로 우대금리가 없었으나 우대금리 신설로 금융채 5년물 주담대 금리 하단은 3.55%에서 3.46%로 내려갔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금리를 내리는 걸까요? 그건 아닙니다. 가계대출에 대한 금융당국의 압박을 핑계로 대는데요.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에 대한 당국의 관리 기조와 내부 리스크 평가 기준을 고려하면 섣불리 대출금리를 크게 내리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대출금리에 반영되기까지는 일정한 시차가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한마디로 당분간 대출금리를 더 내리긴 힘들다는 거죠.

 

그런데 재미난 점이 있습니다. 수신금리가 일제히 내려가고 있다는 점인데요. 하나은행이 지난 13일부터 수신상품 기본금리를 최대 0.30%p 인하했으며, 우리은행도 같은날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금리를 0.20%p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3년 만에 금리 1%대 예금 상품들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대출금리가 3% 대인데 예금금리는 1%대이니 예대금치가 1%포인트가 넘게 벌어지고 있는데요. 5대 은행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예대금리차는 3월 신규취급 기준 평균 1.472%포인트로 집계됐습니다. 전월 1.38% 대비 0.092%포인트 확대된 수치죠.

 

이러자 은행들은 땅집고 헤엄치기 식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5대 은행의 올해 1분기 거둔 당기순이익이 무려 43349억원. 지난해 대비 28.5%(9624억원) 급증했습니다.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로 추락하고 기업들의 수출길은 막히고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은 폐업하는데도 은행들은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듯합니다.

이를 그냥 놔두서는 안되겠죠. 다가오는 대선에서 이에 대한 공약도 있어야 할 듯한데요.

 

민주당은 은행의 가산금리 산정 항목을 법률로 정하는 방안을 공약에 넣었습니다. 가산금리 산정시 각종 비용을 차주에게 전가할 수 없도록 방지해 원리금상환 부담을 경감시키겠다는 것인데요. 특히 시중은행들이 대출받는 금융소비자(차주)에게 가산금리 명목으로 교육세 부담을 전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가산금리는 차주의 신용도에 따라 차등 산정·적용되는 금리입니다. 영업상 비밀로 취급되는 가산금리 산정 방식은 은행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은행들이 장난칠 수 있다는 거죠. 특히 이자수익의 일부를 교육세로 내야 하는 은행들이 이를 가산금리 산정 항목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건 너무나 불공평한 것 아닌가요? 돈 빌린 서민들은 원금은 원금대로 갚고, 이자도 내는데 왜 은행 대신 교육세 부담을 져야 하나요? 이러니 기준금리를 낮춰도 서민들의 이자부담은 그대로고 은행들만 돈버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민주당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5대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했지만, 서민들의 이자 상환 부담 문제가 유의미하게 변화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은행의 교육세 부담 구조를 법인세의 부가세 형태로 고치는 법안을 만들어 아예 못하도록 못을 박겠다는 거죠.

 

정치 효능감이 이런 것 아닐까요? 앞으로 내 대출금리가 내리길 원한다면 대선 투표 정말 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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