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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행간 읽기

사냥한 고기를 약자에게 먼저 나눠야 하는 이유

by 경불진 이피디 2019. 11. 17.

 

20대 국회가 2016년 530일 개원. 한겨레신문에 ‘20대 국회 초선 출사표연재. 서울 강북을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남긴 출사표가 인상적입니다

 

맘모스 사냥에 성공했을 때 부족장이 누구에게 먼저 고기를 나눠줄까?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 대상으로 '정치라는 직업에 대한 강의'를 해달라는 난감한 요구에 응했던 때였다. 아이들에게 물었다.

 

"맘모스 사냥에 성공했을 때 부족장은 누구에게 가장 먼저 고기를 나눠줬을까요?"

 

어른들을 상대로 한 다른 강의에서도 같은 질문을 던졌는데 어른들은 이구동성으로 '힘센 사람''사냥에 공이 큰 사람'을 뽑았다. 그런데 아이들은 대부분 '어린이', '힘없는 사람', '노인들'을 말했다. 아이들은 정답을 알고 있었다.

 

위험한 사냥에 나갈 때 '내가 죽거나 다치면 내 가족이 모두 굶어 죽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 사냥꾼은 몸을 사린다. 누군가의 희생이 보상받을 수 없다면 아무도 공동체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현명한 부족장이라면 사냥에 나가 죽거나 다친 사냥꾼의 남은 가족들을 위해 먼저 고기를 나눠줘야 한다.

 

그 부족의 장래를 위해서 아이들에게 먼저 고기를 나눠줘야 하고 부족을 위해 희생한 노인과 여성들도 당연히 배려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고 더 강력해질 수 있다. 보훈과 배려, 약자에 대한 돌봄이 인간 사회의 가장 강력한 통합력이고 인간이 자연계에 우뚝 설 수 있는 비밀인 것이다.

 

나이와 경험 많은 부족장이 발휘하는 지혜, 사회통합과 공동체를 강하게 지키는 임무, 그것이 정치이고 정치인의 역할이다. 그래서 정치는 그 시대 가장 지혜로운 자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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