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윤석열 정부가 노동시간 유연화라고 강조하면 주 최대 69시간제로 개편하려고 하는데요. 정부는 이렇게 바뀌어도 전체 노동시간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런데 늘어나지 않는 것만으로 만족해도 될까요? 우리나라의 노동시간은 전세계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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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윤석열 정부가 노동개혁으로 내세우며 일주일 12시간 연장노동시간 규제 기준을 최대 1년 단위로 확대해 일주일 최대 69시간까지 노동할 수 있도록 바꾼다고 하죠. 그러면서 노동자가 원할 때 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할테니 전체 노동시간을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요.
정말 그럴까요? 정부 개편안에 따라 한 달 단위로 연장노동 시간을 관리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단순 계산으로는 한 달 연장노동 시간인 48시간(12시간×4주)을 한 주에 몰아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하루 14.6시간(주 6일 노동 기준)에 이르는 과로에 시달려야 합니다. 주 5일제가 무너지는 거죠.
그래서 개편안에는 11시간 이상 연속휴식을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을 넣었다고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하루는 24시간이죠. 그런데 출퇴근도 하고 잠도 자야하는 11시간 연속 휴식과 함께 밥먹고 휴식할 시간인 1시간 반 법정 휴게시간을 빼면 11시반 반이 남습니다. 이 11시간 반을 꼬박 6일 일하면 69시간이 되는 거죠. 주 5일이 아니라 주 6일. 물론 한달 중 첫주에만 이렇게 일하고 둘째주에는 연장노동시간을 하루 한시간씩 줄여 10시간 반씩만 일하면 셋째, 넷째주는 연장노동없이 법정시간인 하루 8시간 주 5일만 일해도 된다고 정부는 강조합니다. 왜냐면 연장노동시간을 월 단위에서는 52시간, 분기 단위에서는 140시간, 반기 단위에는 250시간, 연 단위에서는 440시간으로 제한하는 규정이 있다면서요.
하지만 이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는 기업이 얼마나 될까요?
이 때문에 주 69시간제가 도입되면 우리나라가 다시 세계 최장 노동시간 1·2위 자리를 다툴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통계에서 우리나라의 연간 노동시간은 1915시간. 2128시간의 멕시코, 2073시간의 코스타리카, 1964시간의 콜롬비아, 1916시간의 칠레에 이은 5위입니다. OECD 평균인 1716시간보다도 199시간이나 깁니다. 하루 8시간 기준으로 1년에 24.8일이나 더 일하는 셈이죠. 노동시간이 가장 적은 국가인 독일의 1349시간보다는 무려 566시간이 깁니다. 독일 노동자보다 무려 70.7일, 1년에 무려 두 달 반이나 일을 더하는 셈이죠.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렇게 살인적인 노동시간마저 최근 들어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2011년만해도 우리나라의 연간 노동시간은 2136시간으로 2285시간의 코스타리카에 이은 2위였습니다.
문제는 다시 노동시간이 늘어난다면 우리 노동자들이, 특히 젊은 MZ세대 노동자들이 견딜 수 있을까요? 하루 11시간 반씩 그것도 토요일도 없이 일한다면···. 정말 공정하고 정의로운 시대라고 생각할지 의문입니다.
그래서 정말 걱정되는 점이 있습니다. 최근 조사결과 MZ세대의 이직률이 현재도 45.5%입니다. 두 번 넘게 이직했다는 응답도 25.9%가 됩니다. 69시간제가 도입되는 이 수치가 급격히 높아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