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불황에 빠지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축되기 시작합니다. 뭘 해도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고 도전하는 것도 포기하고 핑계를 대기 시작하죠. “어차피 실패할 거야”라고 여기면서요.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아무리 불황이라도 헤쳐나갈 방법은 반드시 있습니다. 그런 방법이 어디있어라고 하실지 모르겠는데요. 지금부터 세계적인 기업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힌트를 찾아보면 어떨까요?
애청자 여러분들은 달리기 좋아하시나요? 저는 요즘 마라톤에 도전중인데요. 물론 풀코스는 아니고요. 10km, 15km 정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달리다보면 잡생각이 없어지고 살짝 ‘러너스하이’도 느끼는 것 같고 좋더라고요. 하지만 더운 날씨 탓에 갈증이 장난 아니죠. 물이나 스포츠 음료수 병을 들고 뛰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물병을 넣을 수 있는 조끼도 샀지만 달릴 때마다 걸리적거리더라고요. 그래서 간편한 에너지젤을 드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그런데 최근 재미난 제안을 받았습니다. 에너지젤 대신 케첩을 먹어보라는 건데요. 그게 말이 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이런 제안을 하는 업체가 있다고 합니다. 도대체 어디 일까요?
바로 세계 1위 케첩 브랜드 하인즈(Heinz). 지난해 전세계에서 6억5000만병이 팔릴 정도로 케첩하면 하인즈를 떠올리는 분이 많습니다. 특유의 뒤집힌 용기 디자인으로 세계적인 프랜차이즈에서도 만날 수 있죠. 점유율이 미국 80%, 유럽 60%를 자랑한다고 합니다. 물론 국내에서는 오뚜기가 있지만요.
그런데 하인즈의 이런 성장에는 마케팅, 특히 스포츠 마케팅이 한몫했다는 사실 아시나요? 하인즈는 세계 1위 업체 답게 연간 광고비만 무려 1조원이 넘는데 그 대부분을 스포츠와 관련된 곳에 쏟아붓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하죠. 케첩회사가 스포츠 마케팅을 한다니···. 딱히 연결고리가 강해보이지는 않잖아요. 코카콜라나 펩시 같은 음료도 아니고 버드와이저같은 맥주도 아니니까요? 케첩을 보통 감튀 먹을 때 쓰는데 스포츠와는 그닥 관련있다고 하기 힘들잖아요.
하지만 하이즈가 그동안 해왔던 마케팅을 보면 정말 ‘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웬만한 업체들이 상상하기 힘든 기발한 마케팅으로 스포츠 팬심을 사로잡고 있거든요.
https://youtu.be/9GX9TZIHYAA?si=MLrxhqq3En8s6fL0
대표적인 예가 지난 카타르 월드컵. 그런데 월드컵은 아무나 마케팅을 할 수 있지 않잖아요. 무려 1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낸 피파 공식파트너만이 월드컵 마케팅을 할 수 있죠. 그냥 월드컵 용어나 엠블럼 등을 마케팅에 활용했다가는 엄청난 소송 비용을 치러야 합니다. 그럼 하인즈는 피파 공식파트너일까요? 놀랍게도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면 월드컵 마케팅을 할 수 없잖아요. 혹시 소송비용 내면서까지 하는 것일까요? 그건 당연히 아니죠.
여기서 놀라운 아이디어가 나오는데요. 하이즈는 SNS에 자신의 이름과 같은, 즉 하인즈가 이름인 사람을 찾는다고 올렸습니다. 그 중 토마스 하인즈란 사람을 선정해 월드컵이 열린 카트르에 보내줬는데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하인즈가 직접 월드컵에 가서 광고를 할 수 없으니 하인즈란 이름의 사람을 걸어다니는 광고판으로 만든 것이죠. 즉 토마스 하인즈가 ‘My name is heinz’라고 크게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월드컵이 열리는 경기장과 카타르 도심을 돌아다닌 것입니다. 특히 티셔츠 뒷면에는 QR코드를 새겨 하인즈 씨를 찾으면 경품을 주는 이벤트도 열었습니다. 그러니 카타르에서는 하인즈 찾기 열풍이 벌어졌고 하인즈를 찾은 월드컵 응원객들은 찍은 사진을 SNS에 퍼나르기 시작했죠.
덕분에 하인즈 찾기는 무려 1500만 명이 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야말로 마케팅 대박이었죠. 하지만 이를 지켜본 피파가 가만히 있을까요? “감히 우리랑 계약도 맺지 않고 월드컵 마케팅을 해!!” 당장 멈추라고 경고합니다. 이건 공식 스폰서를 맺지않고 하는 꼼수 마케팅, 즉 앰부시 마케팅이라는 주장이죠. 하인즈는 할 수 없이 3경기만에 이벤트를 멈췄습니다. 하지만 이미 본적은 뽑고도 남았습니다. 겨우 월드컵 3경기 티켓값과 항공비 등을 지원해 1000억원 가까운 돈을 내야하는 공식스폰서 못지않은 마케팅 효과를 누렸기 때문입니다. 정말 기발하지 않나요?
물론 ‘세계 1위기업이 이런 꼼수를 쓰다니’라는 비난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인즈가 매번 이런 꼼수를 쓰는 것은 아닙니다. 2022년에는 이탈리아 축구 명문 인터밀란과 공식 후원계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그럼 인터밀란 유니폼에 하인즈가 새겨진 것일까요? 아니면 홈구장 이름이 하인즈로 바뀌었을까요? 둘다 아니라고 합니다. 그럼 무슨 후원을 한 것일까요?
https://youtu.be/b78zyfBMcj0?si=cox2-q2BXdRyX1cZ
이런게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공식 소스 파트너. 케첩이 소스니까 그럴 수 있겠다 싶지만 상상외죠. 그런데 공식 소스 파트너로 뭘 할 수 있을까요? 여기에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수만명이 모이는 축구 경기가 열리는 날 관중들은 신이 나겠지만 경기장 밖에 경기를 정작 못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경기티켓을 사지 못한 사람들일까요? 그럼 사람도 있겠지만 꼭 필요한 일을 해야 하는 투명노동자. 예를들어 경기장 밖에서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사장님은 관중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경기장 밖에서 함성만 청취할 수 밖에 없잖아요. 진행요원이나 청소노동자들도 계시고요. 의외로 이런 분들 각 경기장마다 많죠.
하인즈는 놀랍게도 이런 분들에게 주목했습니다. 그래서 인터밀란 경기장 앞에서 수십년 동안 음식을 팔면서도 정작 경기는 한번도 보지 못했던 사장님들중 3분을 뽑아 경기장에 깜짝 초대했다고 합니다. 장사는 하인즈에서 고용한 일일 셰프에게 맡기고요. 장사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경기를 들어설 때 전광판에는 “모든 시합에서 이를 위해 요리하는 영웅들”이라며 세분의 얼굴까지 보여줍니다. 이를 본 사장님들의 눈에는 눈물까지 고였는데요.
이 장면은 유튜브에서 조회수 무려 270만회가 넘었다고 합니다. 광고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 수 있었는데도 ‘감동적이다’ ‘따뜻하다’는 댓글도 쏟아졌습니다. 스포츠 경기를 즐길 때 먹는 햄버거나 샌드위치 등 음식에 하인즈가 늘 같이 해왔다는 것을 직접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느끼게 됐고요. 이 정도면 하인즈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을 안다고 여겨지지 않나요?
전세계적으로 저작권 관련 소송이 끊이질 않죠. 상표 등을 살짝 비틀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업체들도 많잖아요. 특히 세계적인 기업일수록 이런 저작권 침해는 끊이질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작권 침해 찾아내느라, 소송하느라 많은 비용을 쓰기 마련인데요.
https://youtu.be/hmfsV33LALw?si=-qiC0tIsIFjjqb30
그런데 정반대 모습을 보이는 곳도 있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음료시장의 절대강자인 코카콜라. ‘Thanks for Coke-Creating’ 캠페인. 이게 뭘까요?
저작권보호에 치밀하지 않은 저소득 국가들에서는 코카콜라와 유사한 상표가 난무하죠. 거리의 아티스트들 혹은 가게들이 코카콜라의 공식 로고와 닮은 그림이나 상표를 쓰고 있고요. 이건 법적으로는 분명 저작권 침해소지가 높습니다. 다른 기업은 물론 코카콜라도 얼마전까지는 이들에게 소송하느라 정신없었죠.
하지만 생각을 바꿨다고 합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마음대로 배껴라. 낙서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낙서했다고 혼내지 말고 아예 벽 하나에 마음대로 낙서하라고 하는 집이나 학교들이 있죠. 갈등이 사라지고 아이들의 창의력 향상에도 도움되는 교육적으로도 좋은 방법인데요.
코카콜라도 마찬가지인거죠. 저작권을 침범하려는 사람들을 혼내는 것이 아니라 아예 마음대로 침범하라고 장을 열어준 것입니다. 전세계의 현지 가게를 찾아 파트너십을 맺고, 수백 가지의 Coke-Creations을 제품패키지, 옥외광고, 인쇄물, 소셜 광고 등을 통해 선보인 거죠. 그리고 현지 신문에 해당 내용을 싣고 참여자들에게 특별한 선물까지 보냈다고 합니다. 자신들이 만든 가짜 코카콜라 로고를 새긴 코카콜라를 보내 준 것이죠. 이를 받은 사람들은 정말 기쁘지 않았을까요? 평생 간직하겠다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더 나아가 이런 가짜로고들을 아카이브해 책으로도 만들어 이들의 팬심을 소중히 여긴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왜 이렇게 할까요? 폰트, 색깔, 병의 모양 등을 변형시켜도 누구나 이 로고가 '코카콜라'임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바로 오래된 글로벌 브랜드의 힘이죠. 이러한 점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상표를 변형시켜도 여유있게 받아들이는 태도를 취한 것입니다.
코카콜라의 주요 가치가 다양성, 포용, 커뮤니티와 같은 가치라고 하더라고요. 이런 철학에서 나온 마케팅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이에 많은 언론들이 “코카콜라는 모방이 최고의 칭찬인 것을 증명했다.” “코카콜라가 비공식 버전의 로고를 끌어안았다.” 등의 칭찬을 쏟아냈습니다.
이처럼 자신의 권리를 침해받았다고 성질내고 싸우려하고만 하지말고 소통을 통해 오히려 바이럴하는 기회로 활용하다니 기발하지 않나요? 당연히 이들 지역에서는 코카콜라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질 수 있을테고 저작권 침해로 인해 손해보다 훨씬 많은 이득을 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https://youtu.be/dgeM1M6pg1Y?si=puC1nqVplvjmVdfM
“언젠간 먹고 말거야.”
아마 이 광고를 다들 기억하실 것입니다. 한번 손을 데면 다 먹어야 끝나는 과자 치토스죠.
그만큼 중독성있는 맛이 일품인 과자인데요. 단점도 있죠. 살찌는 것, 그것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치토스를 먹다보면 손이 더러워진다는 점입니다. 치토스를 먹은 손으로 스마트폰을 만지거나 키보드를 사용해보신 분들은 아실 것입니다. 정말 짜증나잖아요. 잘 지워지지도 않고요. 그래서 치토스 먹다가 손을 씻으러가는 분들도 많은데 문제는 잘 씻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비누를 써도 치토스의 빨간 색이 손에 남아있는 경우도 많죠. 이 때문에 치토스를 멀리 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더라고요.
치토스를 생산하는 펩시코도 당연히 이런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타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요. 그럼 치토스의 가루를 없앴을까요? 그건 절대 안되죠. 그게 생명인데요. 매운맛 치토스를 다룬 영화 ‘플레이밍 핫’에서도 이 가루가 치토스 인기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잖아요.
그럼 어떻게 했을까요? 치토스는 2023년 NBA 챔피언이자 치토스 팬인 자말 머레이(Jamal Murray)와 함께 최근 'The Other Hand(다른 손)' 캠페인을 최근 시작했습니다. 이게 무슨 캠페인?
아이디어는 99% 사람들은 치토스(Cheetos)를 먹을 때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손을 사용한다는 설문 결과에서 출발합니다. 오른손, 왼손 하나만 주로 쓰니 “치토스를 먹을 때 사용하는 손을 쓰지 못하게 되면, 어떤 황당한 일들이 벌어질까?”라는 상상의 나래를 펼친 것이죠.
주로 사용하는 손으로 치토스를 먹느라 스케치 아티스트는 그림을 제대로 그리지 못하고, 스포츠 팬은 친구와 하이파이브를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제빵사는 생일 케이크를 망치고, 풋볼 선수는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하고, 성형외과 의사는 환자의 코를 삐뚤게 만드는 등 황당한 실수를 이어가죠. 이런 황당한 상황을 보여줍니다. 이유가 뭘까요?
손에 치토스 가루가 잔뜩 묻어도 자신이 좋아하는 치토스를 포기하지 않은 팬들에게 찬사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입니다. 이렇게 불편한데도 치토스를 사랑해줘서 고맙다는 거죠.
더 나아가 치토스는 미국 각지에서 다양한 'The Other Hand' 옥외광고(OOH)도 선보였는데요. 미국 뉴욕에서는 치토스를 먹느라 다른 손으로 운전을 해 잘못 주차된 차를 선보였고, 뉴욕타임스에 실린 광고에는 치토스를 먹느라 한 손으로만 글을 적어 문법적 오류가 가득합니다. 치토스는 해시태그, CheetosOtherHand를 사용해 소비자와 치토스 팬들도 해당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티나 마할(Tina Mahal) 펩시코(PepsiCo) 북미 지역 마케팅 담당 수석 부사장은 "치토스 팬들의 손가락은 늘 그들이 사랑하는 오렌지색 치즈 가루(Cheetle)로 덮여있다"며 "하이파이브를 놓치는 것부터 일상적인 업무 사고까지, 이 캠페인은 자신이 좋아하는 간식을 위해 무엇이든 하려는 팬들에게 바치는 찬사“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른 손을 사용해도 괜찮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려고 한다”고 덧붙였죠.
단점을 장점을 승화시키는 멋진 마케팅아닌가요?
지금까지 설명드린 하인즈, 코카콜라, 치토스는 세계적인 기업이니 이런 놀라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수 있지라고 여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대로 하인즈는 월드컵 공식 파트너가 아니고 코카콜라는 저작권 침해에 골머리를 앓고 있고 치토스는 손이 더럽혀진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단점에 짜증내지 않고 이를 기발한 아이디어로 극복하는 모습은 우리들도 충분히 배울 수 있지 않을까요?
https://smartstore.naver.com/kbjmall/products/4875486249
닉왁스베이스워시1리터 대용량 : 경불진몰
[경불진몰] 경불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착한 쇼핑몰
smartstor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