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윤석열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일이 아직도 오리무중입니다. 빠르면 2월말이라던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3월말이 다 되도록 탄핵 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요. 이러는 사이에 국론이 갈라지는 것은 물론 외국인들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빨리 빨리 민족이라더니 왜 이렇게 굼뜨는 거야”라는 분위기인데요. 가뜩이나 나쁜 경제에 치명타가 될 조짐입니다.
첫 번째 계단: ‘한국 패싱’ 본격화
윤석열의 비상계엄 이후 ‘한국 패싱’ 이야기가 솔솔 흘러나왔습니다. 조셉 윤 주한 미국 대사대리는 “언론에 많이 나오는 ‘코리아패싱’이라는 건 절대 없다고 본다”고 말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한데요.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취임하고 처음으로 이번주에 인도·태평양 지역을 찾을 예정입니다. 그런데 하와이, 필리핀, 일본만 방문합니다. 헤그세스 장관은 애초 한국 방문도 검토했으나 막판에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 나아가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일본, 태국, 인도, 프랑스를 방문하면서 우리나라는 패싱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계엄 사태 이후 탄핵 국면을 고려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지 않을 수 없죠.
실제로 트럼프 취임이후 우리 정부 고위관계자가 미국 고위급과 소통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인데요. 어제까지 대통령 권한 대행이었던 최상목은 트럼프와 전화통화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외교·국방장관의 방미도 성사되지 못했고요. ‘역대 최고 수준의 한미동맹’이라는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의 주장에도 말이죠.
두 번째 계단: 트럼프·김정은 직접 만난다?
트럼프 1기 때 문제인 대통령이 중재했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트럼프와 김정은이 한국을 제치고 직접 만날 것이라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매일경제는 카린 폰히펠 전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소장이 이런 주장을 했다고 전했는데요. 그는 최근 트럼프가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는 것처럼 북한에도 그럴 수 있다는 설명했습니다.
폰히펠 전 소장은 “트럼프가 종종 자기 주변 인사보다 푸틴의 말을 더 신뢰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트럼프는 본인이 세계적인 평화 중재자로 보이길 원하기 때문에 김정은을 직접 만나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한국도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해야 한다는 거죠. 즉 한국을 패싱하고 미국과 북한이 수교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전망에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미국의 국가안보 정책을 총괄하며 두 차례 진행된 북미정상회담에도 직접 관여했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힘을 보탰습니다. 볼턴은 “한국을 패싱하고 트럼프가 단순히 핵무기 사용에 대한 제약만 약속 받고 북한에게 경제적 제제완화와 지원까지 해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는데요. 아예 대놓고 한국을 왕따시킬 조짐이라는 거죠.
세 번째 계단: 국격도 추락한다
힘들게 쌓아올린 국격이 무너지는 뉴스도 있습니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윤석열 부인 김건희의 “이재명도 쏘고 나도 자결하겠다”는 발언을 보도했는데요. 특히 이 매체는 해당 내용을 전하며 ‘desire to murder’(살해 욕구)라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더 타임스는 “과거 한 기자가 몰래 녹음한 대화에서 그녀는 자신이 권력의 실세고 윤석열이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이는 유지될 것이라고 암시했다”고 전했는데요. 이어 “그의 박사학위 논문은 역술인에 관한 것이었다”라며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손바닥에 임금 왕(王) 자를 썼던 과거 등도 함께 소개했습니다.
이 뉴스를 접한 외국인들은 한국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혹시 넷플릭스 드라마 아니냐”고 하지 않을까요?
네 번째 계단: 탄핵선고 미정에 불안감 커져
어제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 심판을 기각하면서 외신도 소식을 긴급 타전했습니다.
하지만 AP는 “헌재가 아직 윤 대통령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며 “대규모 탄핵 찬반 집회가 서울과 한국 주요 도시 거리를 분열시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도 소식을 전하며 “윤석열 탄핵 또는 기각 여부에 대한 판단은 언제 내릴지 발표하지 않으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기각 시 대통령직 수행을 둘러싸고 그 어느 때보다 분열된 대한민국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고요.
외신들도 윤석열의 복귀를 바라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다섯 번째 계단: 정치가 경제를 뒤흔들다?!
정치가 흔들리니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올해 경제 전망이 점점 더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거시경제조사기구인 암로(AMRO)는 우리나라의 GDP 성장률은 1.6%로 제시했습니다. 직전 전망인 지난해 12월 1.9%보다 0.3%포인트 내려 잡은 수치입니다.
앞서 19일에는 국제 신용평가회사 피치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3%로 낮췄습니다. 지난해 12월 2%로 제시했던 숫자를 지난달 1.7%로 하향 조정한 뒤 한 달 만에 또 1.3%까지 내린 것인데요. 17일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5%로 대폭 낮췄습니다.
윤석열 탄핵이 늦어질수록 이 수치는 더 내려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여섯 번째 계단: 환율도 들썩인다?!
한동안 잠잠했던 환율도 다시 들썩이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전거래일보다 5원 오른 달러당 1467.7에 주간거래를 마감했는데요. 이는 지난 1월 3일(1468.4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이날 금융시장 약세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소추안 기각 결정이 주로 작용했는데요. 윤석열 탄핵 심판 일정이 나오지 않은 탓에 불안 심리가 커진 영향이라는 분석이죠.
특히 원·달러 환율은 강달러 현상에 주춤하는 것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103~104 수준으로 지난 1월 고점 대비 5% 넘게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원화는 이달 들어 달러당 1450원선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탄핵 지연이 우리 환율을 흔들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일곱 번째 계단: 코스피도 하락 전환
코스피도 6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습니다. 특히 거래대금이 6조9040억 원으로 직전 거래일보다 7조 원 넘게 줄면서, 2달 만에 최소를 기록했습니다. 탄핵 지연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경기를 부양할 ‘추경’도 큰 진척이 없자 경기 펀더멘탈 악화 우려도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은 보고서에서 “정치 상황에 따라 원·달러 환율 연고점(1475원) 돌파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고환율이 지속할 경우 외인 유입이 제한돼 증시의 상승세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여덟 번째 계단: 4월2일 상호관세 발표국에 한국 포함
이런 상황에서 외신들은 다가올 한국의 악재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월 2일 트럼프의 상호관세의 대상은 이른바 ‘더티 15’(Dirty 15) 국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는데요. 이 리스트에는 주요 20개국(G20)과 유럽연합, 호주, 브라질, 캐나다, 중국, 인도, 일본, 멕시코, 러시아, 베트남, 한국 등이 포함돼 있다는 거죠.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상호관세 방침을 공식화했을 때보다는 범위가 줄어든 것입니다. 즉 대통령 등 국가 정상이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면 빠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트럼프 주요 관리들도 베트남(3위), 대만(6위), 일본(7위) 등 한국(8위)보다 무역적자 규모가 큰 나라들보다 상대적으로 한국을 더 언급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인데요.
미 상무장관을 만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상호관세를 피하기 어렵다”는 자포자기한듯한 발언은 우리국민들을 분노하게 합니다. 그러려면 왜 장관직 하나요?
아홉 번째 계단: 한국경제 살리려면
정치가 빠르게 안정돼야 합니다. 일본계 글로벌 투자은행(IB) 노무라는 최근 발간한 ‘한국: 탄핵 시나리오와 그 영향’ 보고서를 통해 신속한 추경이 한국 경제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는데요,
노무라는 보고서에서 “탄핵 인용시 신속한 추경이 가능하고 소비자 심리도 살아나며 경제 위험이 걷힐 것”이라며 “추경 규모가 20조 원 이상이 될 경우 올해 한국 경제의 하방 위험은 한결 누그러질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이런 면에서 최근 이재명 대표의 움직임이 눈길을 끄는데요. 이 대표는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이자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는 유발 하라리 교수와 최근 만나 AI를 주제로 대담을 나눴는데요.
이 대표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지 않고 국가 간 경쟁도 과열되지 않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인공지능 기술 개발로 인한 혜택과 이익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발언해 하라리 교수의 호응을 받았습니다.
더 나아가 보수논객인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의 발언은 놀라움까지 주는데요.
그는 “이재명이 한국경제의 찐 ‘봄’을 가져올 것이고 외교, 국방까지 안전한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그렇게 공격하던 보수논객이 이제야 정신 차린 건가요?
최근 이재명 대표와 인터뷰를 한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도 “이재명 대표가 주어지는 문제를 순간적으로 점검하고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긴장을 유지하는 수준이 상당히 깊이가 있었다”고 놀라워 했습니다.
더 나아가 삼성전자 이재용 대표도 이재명 대표와 만남을 가졌잖아요. 국정원보다 더 정보력이 뛰어나다는 삼성이 이런 행보를 보인 것은 매우 놀랍죠. 이재명 대표에게 삼성은 물론 한국경제의 운명이 걸었다는 이야기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