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우리나라는 일본에 적자본 것을 중국에 수출해서 메꾸고 미국에 수출한 것으로 먹고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 무역에서 미국, 중국,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는 이야기인데요. 지금도 그럴까요?
A. 우리나라가 중국과 수교한 것은 29년 전인 1992년. 바로 다음해인 1993년 흑자를 기록한 뒤 올 7월까지 대중 무역의 누적 흑자액은 7,064억 달러, 약 944조 원에 달합니다.
무역 규모도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양국 간 교역량은 수교 첫해인 1992년 약 64억 달러에서 지난해 약 3,015억 달러로 47배나 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이상한 일이 벌어졌죠. 지난 5월, 1994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월 기준 대중 무역적자를 기록하더니, 적자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중국 도시 봉쇄 영향도 있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정치. 윤석열 정부가 탈중국 발언을 하면서 이상하게 적자행진이라는거죠. 물론 중국 정부에서는 아무런 지시도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요. 사드사태 이후 한한령도 중국 당국은 우리 탓이 아니라 애국심 높은 중국 업체들이 알아서 한 것이라고 했잖아요.
상황이 이렇게 급변하면서 우리 교역국 순위도 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2003년 이후 우리나라 무역 흑자 상대국에서 1·2위를 주고받던 중국과 홍콩은 코로나 봉쇄가 이어지며 대중 수출이 부진, 순위가 크게 내려갔는데요. 그래도 지난해까지는 우리나라가 무역흑자를 가장 많이 올린 국가가 홍콩, 베트남, 중국, 미국, 인도 순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한국무역협회 수출입 통계를 분석해 보면 베트남, 미국, 홍콩, 싱가포르, 인도 순입니다.
중국이 아예 사라졌다는 거죠. 특히 5월부터 적자가 이어지며 아예 10위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대(對)중국 무역수지는 2013년 사상 최대인 628억달러 흑자를 기록한 뒤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243억달러로 줄었고, 올해는 10월까지 26억달러 흑자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에서 우리 제품이 밀려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역 적자 상대국 순위도 바뀌었는데요. 지난해만해도 일본, 호주, 사우디, 카타르, 독일 순이었는데 올해는 사우디, 호주, 일본, 카타르, 독일 순이 됐습니다. 특히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1위였던 일본이 올해는 3위를 밀린 것이 눈에 띄죠. 우리나라가 극일한 덕분일까요? 수출 부진 탓에 소재·부품·장비 수입이 줄어 대일 무역 적자가 감소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상황은 결코 아닙니다.
반면 국내 원유 수입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적자 314억달러)가 1위를 차지했고요. 또 우리나라 천연가스 수입 1위에 오른 호주가 218억달러 적자로 2위에 올랐습니다. 원유·가스 등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며 에너지 수입국에 대한 무역 역조 현상이 심각해진 탓입니다.
따라서 일본에서 소재·부품·장비를 수입해 제품을 생산, 이를 중국 시장에 수출해 돈을 벌어들이던 우리 무역·산업 구조가 근본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인도와 동남아 등 새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한데요. 이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대응이 별로 보이지 않아 안타깝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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